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6)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36화(36/176)
§36. 이란전(4).
빠르게 올라오는 이진의 모습에서 위험을 감지한 케이로스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어서 막아!”
너무나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이진 때문에 철옹성과 같았던 이란 수비진에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감독의 지시를 들은 이란의 수비형 미드필더 에자톨라히가 이진을 막기 위해 황급히 앞으로 나섰다.
이진은 드리블하는 와중에 주변을 빠르게 확인하고 있었다.
자신의 옆에는 패스를 받아 주기 위해 권정훈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런 권정훈을 막기 위해 따라서 움직이고 있는 이란 선수의 모습도 보였다.
이진은 지금 이 기세를 그대로 살려서 과감히 공격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혹시 막히더라도 뒤에서 따라오는 구지철이 일차적으로 이란의 역습을 저지해 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스피드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스텝오버를 실행하는 이진.
일명 헛다리 짚기 페인팅을 실행한 것이다.
오른쪽으로 칠 것 같이 보였지만, 그쪽은 페인팅이었다.
이것에 속은 수비수의 몸은 이미 한쪽으로 치우친 후였고, 이진은 그대로 왼쪽으로 공을 드리블해서 올라갔다.
아주 간단한 페인팅 모션이었지만, 타이밍이 절묘했던 탓에 상대는 속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모습은 마치 전성기 때의 지네딘 지단의 모습과 흡사했다.
이제 이진이 앞을 막고 있는 선수는 수비수 4명 밖에 없었다.
센터백 사이에 있던 황의찬은 크게 손을 들며 비어 있는 공간을 향해 달렸다.
자신에게 쓰루 패스를 보내 달라는 강한 의사가 담긴 움직임이었다.
이란 센터백 중 한 명은 그런 황의찬을 따라 황급히 움직였고, 다른 한 명은 이진의 앞을 막아섰다.
전방의 비어 있는 공간을 향해 뛰던 황의찬, 어느새 오른쪽 측면에서 파고 들고 있는 이재영, 그리고 자신의 앞을 막아선 센터백을 상대해서 한 번 더 과감한 드리블 돌파도 가능했다.
과연 이진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진의 발이 움직이면서 그가 택한 답안지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몸이 오른쪽 전방으로 향하고 있던 이진은 그 자세 그대로 발목을 크게 돌리며 골대 기준으로 오른쪽 아크 방향으로 공을 빠르게 보냈다.
반대쪽으로 사이드 체인지 패스를 날린 것이다.
이 공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고 있던 대한민국 에이스 손홍민의 발끝에 걸렸다.
일명 ‘손홍민 존’이라 불리는 아크 서클 오른쪽과 왼쪽.
지금은 오른쪽에서 제대로 된 찬스를 잡은 것이다.
황급히 손홍민의 앞을 막아서는 이란의 오른쪽 풀백 레자에이안 선수의 머릿속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손홍민은 양발을 다 잘 쓰는 선수라 어느 쪽으로 치고 들어올지 순간적으로 막막했기 때문이었다.
순간 손홍민은 특유의 빠른 스텝오버를 시전했다.
이것을 본 레자에이안은 손홍민이 선택한 방향이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오른쪽으로 스텝오버를 한 후 왼쪽으로 빠르게 드리블하는 그의 버릇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력을 다해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손홍민은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특별하게 한 번 더 페인팅을 걸었다.
경기를 치르면서 상대가 자신의 습관이나 버릇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손홍민이 평소와 다르게 상대에게 페인팅을 한 번 더 건 것이다.
결국, 스텝 오버는 속임수였고, 그 덕에 앞이 시원하게 열렸다.
지금 손홍민의 눈에는 수백, 아니 수천 번 연습했던 슈팅 코스가 제대로 보였다.
손홍민은 발은 경쾌하게 움직였다.
뻐엉.
특유의 오른발 감아 차기 슛을 시도하는 손홍민.
발에서 전해지는 감각은 제대로 맞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골이다.’
손홍민은 순간적으로 골을 강하게 예감했다.
그러나, 골키퍼가 운 좋게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상태였다.
평소였다면 이것은 치명적인 미스 플레이였지만, 지금 이 순간은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손홍민의 결정적인 슈팅을 기적적으로 골키퍼가 손으로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막았습니다! 골키퍼 베이란반드의 슈퍼 세이브! 골대를 향하던 공은 골키퍼의 손에 걸려서 막힙니다. 아! 이때 흐르는 공을 향해 달려드는 선수가 있습니다. 슛! 골! 골~~~~~~~! 골대 앞으로 쇄도하던 이진 선수의 슛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천금과 같은 선제 득점을 올립니다.]골을 넣은 이진은 그대로 이란 벤치를 향해 뛰었다.
그리고 이란 벤치를 바라보면 천천히 뛰는 이진.
이것은 그 유명한 박지훈 선수의 대 일본전 골 세레머니였다.
그것을 본 이란 벤치는 그저 멍하니 서서 이진의 골 세레머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장면을 본 경기장은 난리가 났다.
흥분한 것은 캐스터와 해설자도 마찬가지였다.
[아, 이게 뭔가요? 혹시 산책 세러머니입니까?] [하하하, 맞는 거 같습니다. 예전에 박지훈 선배가 했던 그 세레머니 같네요. 당시 박지훈 선배가 일본 관객들의 야유에 화가 나 이런 세레머니를 한 적이 있죠.] [맞습니다. 박지훈 선수가 훗날 인터뷰에서 야유하던 일본 관객들을 조용히 시키고 싶었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그럼, 이진 선수는 누구를 조용히 시키고 싶었을까요? 그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하하하.]이진도 한국 사람이라서 케이로스 감독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2014년 월드컵 예선에서 현재 이란 대표팀 감독인 케이로스 감독의 주먹감자 세레머니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 앙갚음을 하고 싶다는 치기 어린 생각을 했었다.
혹시 골을 넣게 되면 어떤 세레머니가 좋을까 생각을 했는데, 고민 끝에 얻은 답인 산책 세레머니를 케이로스 감독 앞에서 드디어 해 보인 것이다.
해석하면 ‘케이로스 감독님, 입 닥치고 조용히 있으세요.’ 뭐 이런 뜻이라고 볼 수 있었다.
동료 선수들이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이진을 순간적으로 덮쳤다.
기쁨에 못 이겨 이진을 덮친 것이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이진의 골로 인해 축제의 장으로 변해 버렸다.
* * *
“만세!”
“와아! 오빠가 골을 넣었다!”
이진의 득점 장면을 집에서 보고 있던 이진의 아버지와 여동생 이수정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엄마 김정숙은 치밀어오르는 감동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흑흑, 우리 아들 잘했다. 흑흑.”
이런 장면은 TV를 시청하는 모든 국민의 공통된 모습이었다.
* * *
경기는 어느새 후반전이 되었다.
점수는 여전히 1:0.
그러나 경기 내용은 완전히 대한민국 쪽으로 넘어온 상황이었다.
‘의찬이는 스피드를 살려서 공을 받을 때 위력적이지.’
황의찬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이진은 공을 소유하자마자 어느새 오른쪽 골라인에서 달리고 있는 황의찬을 향해 빠른 땅볼 패스를 보냈다.
달리면서 공을 받은 황의찬은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자신을 막아서는 수비수를 그대로 돌파한 후 크로스를 올렸다.
‘정훈이 형과 재영이 형은 센스가 돋보이는 움직임이 많지.’
패스 길을 막으며 단단히 서 있는 수비수 사이로 이재영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수비 옆을 빠르게 지나가는 전진 패스가 이재영에게로 연결되었다.
센터백을 앞에 두고 좌우로 빠르게 바디 페인팅을 거는 이재영, 그리고는 이재영은 그대로 슈팅을 날렸다.
일반적인 슈팅과 비교해서 한 박자 빠른 슈팅이었다.
하지만 아쉽게 슈팅은 수비수의 발에 걸렸다.
수비수 발을 맞고 흐르던 공은 어느새 나타난 권정훈의 몫이었다.
권정훈은 지체 없이 왼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
왼발이 장기인 권정훈의 강력한 슛이었다.
때앵.
권정훈의 강슛은 아쉽게도 골대를 맞아 버렸다.
무척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대한민국 선수들은 그냥 잊어버렸다.
공격이야 다시 하면 되는 것이다.
경기의 흐름은 완전하게 대한민국 쪽이었다.
다시 경기는 속행이 되었고, 잘 풀리지 않은 경기 때문에 골라인까지 걸어 나온 케이로스 감독은 선수들을 강하게 다그쳤다.
“물러서지 마. 올라가!”
경기에 지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상 물러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에 따라 다시 전진을 시작했고, 곧 중앙에서 뺏고 뺏기는 혼전 양상이 벌어졌다.
이 싸움의 승자는 대한민국이었다.
경합 상황에서 공을 차지한 구지철은 어느새 좋은 위치로 올라가 있던 이진을 향해 패스했다.
“받아!”
이진이 공을 받자 손홍민은 그대로 스타트를 끊었다.
다른 선수보다 순간적으로 공간을 빠르게 찾아가는 그의 크랙으로서의 클래스가 잘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이진은 확인한 공간을 향해 그대로 로빙 쓰루 패스를 날렸다.
뻐엉.
공은 정확히 노리고 있던 빈공간에 떨어졌다.
제법 거리가 멀어 강하게 찼지만, 밑을 깎아서 찼기 때문에 구르던 공은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점점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공을 차지한 사람은 빠른 스프린터 대시를 보여주는 손홍민 선수였다.
[아, 골키퍼와 1:1. 손홍민 선수 그대로 골키퍼까지 제칩니다. 아무도 없는 빈 골대에 공을 집어넣은 손홍민, 골입니다. 대한민국의 에이스 손홍민이 추가 골을 넣으면서 경기는 이제 2:0으로 변합니다.]완벽한 승리였다.
이제까지 당한 모든 분풀이를 하는 듯한 맹공격이었다.
기세가 오른 상황에서 신태영은 달아오른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히기 싫었다.
교체 선수로 다시 공격수를 넣으면서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을 택했다.
[선수 교체입니다. 이재영 선수를 빼고 이동민 선수를 넣네요. 이러면 전방에 있던 황의찬이 오른쪽으로 가고 전방에는 이동민이 설 거 같습니다. 2:0에 만족을 하지 않는 대한민국입니다.]이러한 신태영의 결정은 한 골 더 득점하는 것으로 달콤한 열매를 맺게 된다.
그리고 그 골의 주인공은 오늘 MOM에 선정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인 이진이었다.
[이동민 공중 경합. 공이 흘러나옵니다. 이 공에 달려들며 슛! 골입니다! 멋진 중거리 슛을 때린 선수는 오늘 시합의 영웅, 이진 선수입니다.]결국, 시합은 3:0으로 벌어졌다.
완패라는 사실에 케이로스 감독도 더 이상 소리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장에 있던 이란 선수들은 믿어지지 않는 경기 결과에 화가 났다.
[아, 반칙입니다. 공을 가지고 상대의 압박에 벗어나고 있던 이진 선수를 향한 아즈문 선수의 과격한 태클입니다. 달려온 주심 아즈문 선수를 향해 레드카드를 뽑습니다. 퇴장입니다.]짜증이 난 아즈문이 이진을 향해 악질적인 태클을 가한 것이다.
아즈문은 공이 지나가고 없는데도 이진을 향해 강한 태클을 가했다.
누가 봐도 이진의 발목을 노린 악질적인 태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결과 아즈문은 퇴장이었다.
후에 추가 징계를 받을 정도의 악질적인 반칙이었다.
[이진 선수 다행입니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군요.]태클이 들어오는 것을 먼저 알았기에 다행히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발목이 조금 부어오르기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뼈에는 이상이 없는 거 같았다.
감독 신태영은 그런 이진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교체를 지시했다.
[이진 선수가 벤치로 물러납니다. 22번 이진 선수를 대신해서 15번 장만수 선수가 교체로 경기장에 들어옵니다.]오늘 경기에서 맹활약했던 이진이 결국 교체로 나오게 되었다.
관객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벤치로 걸어 나오는 이진을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 모습을 본 이진은 왈칵하고 눈물이 날 거 같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특별한 감동이었다.
“수고했다.”
신태영은 고생한 이진을 향해 어깨를 두드려 주었고, 이진은 치료를 위해 락커룸으로 신속히 이동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의 3:0 완승이었다.
이로써 대한민국 대표팀은 자력으로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