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9)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39화(39/176)
§39. 이적 이야기가 시작되다.
이상조도 이진의 성장을 위해서 상위 팀에 가서 경기에 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 녀석을 보내는 게 녀석한테는 더 낫겠죠?”
이상조의 말을 들은 김덕제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자네도 이미 답을 알면서 그런 무의미한 질문을 왜 하는가?”
김덕제의 말에 이상조도 쓴웃음을 지었다.
“아쉬워서 그러죠. 올해 제가 코치로서 거의 처음 가르친 녀석이니까···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네요. 이제 다른 팀에 가면 다른 코치가 그 녀석을 맡는다고 생각하니 자식 뺏긴 것처럼 아쉬운 마음도 들고요.”
이상조의 입장에는 이진은 정말 특별한 선수일 것이다.
코치직을 맡고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선수였고, 심혈을 기울여 가르쳤던 선수였다.
그리고 단 1년 만에 말도 안 되는 성장세를 보여준 선수이기도 했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가늠하기 힘들 선수라는 점에서도 정말 자신에게 남다른 경험을 안겨준 선수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 다른 팀으로 갈 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아쉬움 마음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상조를 바라보는 김덕제 감독의 얼굴에는 그가 대견스럽다는 표정이 지어졌다.
이 또한 코치로서 경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프로에서 코치 그리고 감독을 맡게 되면 매년 경험해야 하는 고통이기도 했다.
지금 이진의 일부터 앞으로 그도 이런 힘든 경험을 자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은 그를 더욱 좋은 지도자로 만들어줄 좋은 자양분이었다.
이상조의 코치로서의 성장은 은사인 김덕제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드는 것이니,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여기저기 전화가 너무 많이 옵니다. 모두 진이 녀석 때문에 오는 전화에요. 이적 협상이 잘 될 수 있도록 다리를 놔달라는 부탁 전화인 거죠. 그래서 매번 거절 의사를 밝히는 것도 정말로 곤욕이네요. 심지어는 화를 내고 욕을 하는 선배도 있다니깐요.”
이것은 김덕제도 겪고 있는 일이었다.
이진에 관한 다른 구단의 관심은 이미 예전부터 있었다.
원체 리그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이러한 타구단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때는 바로 이란전이 끝나고 난 뒤였다.
그때부터는 한순간에 겨울 이적 시장의 폭풍의 핵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이니 이진의 이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구단에서 계속 연락을 해오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는 이진의 코치인 이상조가 가장 확실한 타깃이었다.
그가 나서서 도와주는 것은 이진의 이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었다.
김덕제는 이적 문제로 골치가 아팠을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했다.
“좋은 감독이 되려면 이런 일은 아무렇지 않게 넘겨야 해. 앞으로 자네는 이런 일을 비일비재하게 겪을 테니 단단해져야 하고 말이야. 담담하게 넘기도록 노력해.”
김덕제의 말을 들은 이상조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말 끔찍하네요. 앞으로 이런 일을 자주 겪으며 살아야 한다니 말입니다. 아, 벌써 스트레스가 오는 거 같네요.”
감독인 김덕제 앞이라 장난을 섞으며 너스레를 떠는 이상조의 등을 김덕제가 토닥였다.
그런 다음 다시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이었다.
아직 우승 축하 자리는 끝이 난 것이 아니었다.
* * *
잠에서 깨어나서 간단하게 세면을 한 뒤에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때문일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오늘도 운동 나가니? 오늘 같은 날에는 좀 쉬지그래?”
어젯밤에 과음한 상욱이 형이 언제 일어났는지 누운 채로 반쯤 감긴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진은 술을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우승 축하 자리였기 때문에 어제 하루는 술을 마셨다.
감독님도 어제는 허락하셨기 때문에 마음 놓고 마신 것이다.
“형 미안. 나 때문에 깼지? 조용히 한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소란스러웠나 보네. 나 신경 쓰지 말고 더 자. 나는 간단히 몸 좀 풀고 올게. 그냥 누워 있으니 영 찌뿌둥해서 그래.”
“알았어. 잘 갔다 와. 너무 무리하지 말고. 프로는 쉴 때 잘 쉬어야 하는 법이야.”
나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 뒤 상욱이 형의 고개는 다시 그립던 베개로 향했다.
난 숙소를 나와 익숙한 런닝 코스로 향했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달리니, 잠들어 있던 몸이 다시 새롭게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오늘 같은 날은 나도 사실은 운동 한 번만 거르고 더 자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나의 약해진 마음을 추스르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 가지 걱정 때문이었다.
‘시즌 막바지에 오니까 체력적으로 전보다 힘들어졌어.’
사실 이것은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인 것이다.
시즌을 열심히 보냈다면 어떻게 시즌이 끝나갈 때쯤 체력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특히 다른 스포츠 종목과 비교해서 경기 당 뛰는 양이 상당히 많은 편인 프로축구 선수가 시즌 종료가 다가올 시기에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나는 1년 동안 체력적으로 힘든 줄 모르고 지내왔었다.
팀 선배들의 경우를 살펴보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말이 주로 여름부터 많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나는 여름에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한 마디로 최근까지 체력적인 문제를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랬던 내가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느끼니 솔직히 불안감이 생겨났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걱정되는 생각은, 우연한 기회에 먹은 동자삼 덕분에 체질이 바뀌었으니, 약효가 떨어지고 나서 하루아침에 다시 원래대로 약골로 돌아가 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오늘 아침에도 체력 훈련을 나온 것이다.
불안한 마음을 훈련으로 이겨낼 생각이었다.
제법 긴 거리를 달린 후 서서히 걸었다.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정해진 지점에서는 다시 달릴 생각이었다.
“후, 후.”
머릿속에는 다른 걱정거리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적 문제였다.
감독님과 코치님에게 예전부터 이적에 관련해서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내 경우는 내년까지 구단과 계약이 되어 있는데, 아마 구단에서는 이번에 이적을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구단에서는 내 가치를 반영한 연봉을 지급할 여건이 못 되었다.
그리고 영세한 시민 구단의 사정상 우승에 따른 연봉 인상을 위해서는 돈이 더욱 필요했다.
물론 새로운 스폰서의 지원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되겠지만, 내게 지금 이적 권유가 들어오는 중이니 이번 기회에 이적료를 얻는 것도 구단으로서는 좋은 기회였다.
구단으로서는 이적료를 얻고, 나는 높은 연봉을 얻게 되면 서로 윈윈하는 셈이 된다.
감독님은 단호한 태도로 나에게 말했다.
프로는 곧 돈이라고 하시면서, 좋은 제안이 오면 심사숙고해서 팀을 옮기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선수 생활은 경우에 따라 매우 짧을 수도 있으니, 기회가 왔을 때 돈을 벌 수 있으면 벌어야 한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그리고 앞으로 내 기량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서도 더 좋은 팀에서 경기하는 것이 나에게 더욱 도움이 된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축구라는 경기가 팀 스포츠이다 보니, 더 좋은 기량을 가진 동료들과 플레이하는 것이 내 기량을 더욱 빠르게 향상시키는 대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 팀 동료들과 헤어지는 것은 무척 아쉬웠지만, 그것 또한 프로의 숙명이니 나 또한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상조 코치님은 유럽으로 이적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해주셨다.
아무래도 국내리그보다 유럽리그에서 뛰는 것이 내 기량을 향상시키기가 더욱 유리하다는 견해를 보이셨다.
그래서 코치님 생각으로는 유럽으로 갈 수 있다면 최대한 빨리 나가는데 나에게 더 나은 선택 같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어느덧 걷다 보니 이적에 관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올랐다.
그래서 난 조금 더 걸어야 하지만 다시 뛰기 시작했다.
뛰면서 흘린 땀으로 이런 고민을 잠시 잊기 위한 것이다.
어차피 고민한다고 바로 좋은 답을 얻는 문제도 아니었다.
지금은 조용히 이적 관련 제안들을 기다리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니 지금 운동 중일 때는 잠시 잊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난 그저 열심히 달리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노력할 뿐이다.
* * *
아침마다 하는 달리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구단 직원분이 내 방 앞에서 서성거리며 서 있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난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데, 구단 직원분은 걸어오는 나를 보고 표정이 환하게 변하셨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는데, 마침 지금 돌아오시네요. 최상욱 선수한테 아침 운동 나갔다는 말은 들었는데, 언제 오실지 몰라서 난감했습니다.”
이분이 지금 아침부터 나를 찾은 거야?
용무가 나에게 있었던 모양이다.
“무슨 일 있으세요?”
내 물음에 직원분이 용건을 말씀해 주셨다.
“구단 사무실로 이진 선수를 찾는 전화가 왔어요. 이진 선수 할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하셔서 혹시 중요한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가 번개같이 뛰어 왔거든요. 다행히 이진 선수를 만났네요.”
구단 직원분의 설명은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내게는 할아버지가 없기 때문이다.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두 분 모두 다 돌아가셨다.
그래서 내 얼굴에는 의아함이 나타났다.
“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안 계신데요. 혹시 성함은 말씀하지 않으시던가요?”
내 질문에 직원분은 기억을 더듬으며 전화로 들었던 이름을 기억해 냈다.
“할아버지가 자기 이름을 박계록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외할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네요. 그럼 누구시죠?”
그 이름을 들은 나는 깜짝 놀랐다.
“박계록 어르신요?”
“네, 분명 그렇게 말씀하신 거 같은데··· 아마 맞을 겁니다.”
생각보다 강한 나의 리액션에 구단 직원분이 조금 놀라신 모양이다.
박계록 어르신이 전화하셨다면 나는 무조건 받아야 했다.
그래서 내 마음이 매우 다급하게 변했다.
혹시라도 어렵게 전화를 주신 은인 같은 어르신이 헛수고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내가 강하게 원해도 절대 연락처를 주지 않으셨던 분이라 나중에 다시 연락을 드리기도 힘들었다.
“어서 가시죠. 제가 아는 분입니다.”
나의 재촉에 직원분도 어쩔 수 없이 함께 뛰어서 사무실로 가야만 했다.
오늘은 직원이 제대로 체력 훈련을 받으시는 날이었다.
* * *
2017년 K리그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강한 감독은 오랜만에 단장실에 방문할 생각을 했다.
내년 시즌을 위해 부탁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