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5)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5화(5/176)
§5. 시즌 개막을 앞두고(2).
나는 침대 옆에 놓아둔 스마트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현재 시각은 오전 5시 59분이었다.
원래 자기 전 아침 운동을 위해 알람 시각을 오전 6시에 맞춰 놓았는데, 지금 딱 1분 남은 것이다.
1분 후 나의 기상을 위한 맹렬히 소리를 내줄 스마트폰을 들어서 알람 해제 버튼을 눌렀다.
이미 일어났는데, 스마트폰님이 헛수고하실까 배려한 거다.
“으윽. 아이고, 삭신이야.”
찌뿌둥한 몸을 억지로 펴며 크게 기지개를 켰다.
온몸이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기지개를 켜니 덕분에 잠이 조금 달아난 것 같았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 간단하게 세수를 했다.
그런 뒤 방으로 와 운동복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곧바로 아침 훈련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아침 훈련은 주로 달리기를 했다.
약한 체력을 늘리기 위해 진짜 큰일이 있지 않은 이상 단 한 번도 빼먹지 않았던 아침 운동이다.
옷을 입은 후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냉장고를 열어 물을 꺼낸 후 한 잔 가득 따라 마시고 있으니, 한참 달콤한 잠에 빠져 있어야 정상인 동생 수정이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반쯤 감긴 눈을 보니 잠에서 완전히 깬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거실로 나온 이유를 물었다.
“이 시간에 네가 웬일로 깨어있는 거야? 혹시 밤새 안 잤어?”
내 물음에 수정이는 하품을 ‘쩍’하고 크게 하면서 대답했다.
“잤어. 2시 잤는데···으윽, 화장실 가고 싶어서 깼어. 오줌 누고 나니 목이 말라서 물 마시러 나온 거야.”
그러고 보니 수정이가 문을 열고 나온 곳은 자기 방이 아니라 화장실이었다.
나도 착각해서 화장실을 수정이 방이라 생각했다.
조금 전에 내가 세수한 곳인데··· 나도 아직 잠에서 완전히 깬 것은 아닌 모양이다.
“아침 운동 가?”
“응.”
물을 마시던 수정이가 물었고 내가 대답했다.
수정이도 물을 마시려는 듯 냉장고를 열었다.
그리고는 내게 물었다.
“근데 말이야··· 다른 운동선수들도 다 오빠처럼 이렇게 열심히 운동해?”
“응?”
“다른 선수들도 다 오빠처럼 이렇게 빡시게 사는지 갑자기 너무 궁금해지네. 만약 그렇다면 운동선수들은 정말 재미없게 사는 거 같아서 너무 불쌍해. 운동선수의 삶이란 것이 이렇게 고단하고 재미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를 거야.”
여동생의 말을 들은 나는 즉각 반박했다.
“새벽에 운동 나가면 얼마나 상쾌한지 모르지? 궁금하면, 지금 오빠랑 같이 한 번 나갈래? 엄청 좋아.”
내 권유를 들을 생각이 단 1%도 없는 동생이었다.
“난 됐어. 그런 상쾌함은 그냥 평생 모르고 살고 싶어. 오빠나 많이 느끼셔. 아~, 졸리다. 난 들어가서 다시 잘래.”
“그래, 얼른 들어가 자.”
손까지 흔들며 방으로 들어가던 동생이 갑자기 내 쪽으로 몸을 ‘획’하고 돌렸다.
그리곤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근데 오빠, 혹시 살쪘어?”
역시 예리한 눈을 가진 동생이었다.
“그게 네 눈에는 보여?”
“응, 보여. 제법 찐 거 같은데··· 지금 몇 킬로야?”
늘어난 몸무게를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흐흐, 72kg.”
“와, 엄청나게 늘었네. 혹시 그 도사 할아버지가 준 산삼 먹고 난 후부터 이렇게 살이 붙기 시작한 거야?”
“응, 대충 맞는 거 같아. 그 뒤부터 몸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거 같으니까··· 살도 붙고, 근육도 붙고 있어. 혹시 근육이 늘어난 것은 잘 안 보여?”
수정이는 다시 내 전신을 찬찬히 훑어봤다.
“오, 자세히 보니 근육도 좀 붙은 거 같네. 그 도사 할아버지가 돌팔이는 아닌 모양이야. 사실 난 조금 의심했었거든. 너무 허황된 말을 하니까 오히려 믿기 어렵더라. 우리나라 어딘가에 계실 도사님 죄송해요. 소녀가 잠시 도사님의 신통력을 믿지 못하고 의심했었습니다. 진심으로 이렇게 두 손 모아 사죄드릴게요.”
새벽부터 이상한 상황극을 시작하는 동생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난 집을 나서기 위해 신발을 신었다.
“어, 오빠 바로 가는 거야? 잘 갔다 와.”
정신 차린 동생의 배웅을 받으며, 난 드디어 집을 나섰다.
아침 운동은 늘 하던 대로 했다.
가볍게 걷기 시작해서, 시간이 조금 흐른 뒤부터는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몸이 뜨거워져 옴이 느껴지자, 그때부터는 제법 속력을 올리며 달렸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특성상 전·후반 90분 동안 쉴새 없이 움직여야만 했기에, 체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달리기를 많이 하는데, 그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냥 똑같은 속도로 많이 뛴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다른 스포츠와 다른 축구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라 평소 뛰는 법도 다른 운동과 달라야 했다.
나는 빠르게 뛰다가 천천히 뛰고, 다시 빠르게 뛰는 것을 반복하며 달렸다.
전력으로 뛰다가 천천히 움직이면서 다시 힘을 회복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후, 어느덧 잠시 쉬는 구간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오는 것만 해도 무척 힘든 코스였다.
도착했어도 가만히 선 채로 쉬면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나는 천천히 걸으며 숨을 골랐다.
그렇게 걸으면서 유유히 흐르고 있는 낙동강을 바라봤다.
오늘따라 감회가 새로웠다.
어느덧 제대한 후 새해를 맞은 것이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팀에 다시 합류하기 때문에 조금 긴장된 기분도 느끼고 있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 분명 전과 많이 다를 거야. 내 몸도 많이 달라지고 있잖아. 올 시즌에는 15게임 출전이 목표다.”
교체든 선발이든 상관없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느니, 나름 소박한 목표를 세운 것이다.
그리고 올해 세운 목표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에 도전해 보기.”
남이 들으면 비웃을까 걱정되는 목표였다.
체력도 없는 편이었고, 무릎을 다친 후에는 가지고 있던 유일한 몇 가지 장점 중 하나인 스피드도 잃었다.
그래서 내가 원하지 않던 포지션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뛰어야 했다.
그러나, 나에게 중앙 미드필더란 축구를 하는 동안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였다.
내가 축구를 시작한 계기도, 팀의 중원을 책임지는 중원의 사령탑인 중앙 미드필더가 되기 위해서였다.
팀의 여러 가지 사정상 감독님과 코치님이 원하는 포지션인 오른쪽 윙을 보고 있지만, 여전히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였다.
가능하다면, 반드시 도전해 보고 싶은 목표였다.
“아자 아자. 이진 할 수 있다! 이진 파이팅!”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보며 굳은 결의를 다지는 나였다.
* * *
수원FC.
제법 긴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프로축구 구단 중 하나이다.
수원FC의 정식명칭은 수원시민프로축구단이다.
수원FC는 시민구단이었다.
시민구단이라는 것은 특정한 기업을 메인 스폰서로 삼아 만들어진 팀이 아니라, 연고지의 시민에게 공개 주식매매 등의 수단으로 자금을 모아 창설한 구단이라는 뜻이다.
시민구단의 환경상 재정적으로는 열악한 편이었다.
수원FC는 2003년 3월 수원시청 축구단이란 이름으로 창설이 되었고, 지금의 이름인 수원FC는 2013년에 변경한 구단명이었다.
2017년을 맞아 새롭게 올 한 해를 시작하는 순간이 되었다.
며칠 뒤면 정식 캠프가 시작되는데, 아직은 캠프 시작 전이라 선수들이 머무는 숙소는 텅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축구장 내 사무실은 한 곳은 다른 사무실과 다르게 불이 켜져 있었다.
그곳은 수원FC의 감독실이었다.
축구단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의 한 해는 당연히 선수들보다 빠르게 시작되고 있었다.
사무실 의자에 앉아, 믹스 커피가 든 종이컵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수원FC 코칭스태프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이게 정상적인 모습이다.
2015년 수원FC는, 죽을 쓰며 맛있게 말아먹었던 전반기와 다르게, 후반기에 돌풍을 일으키며 기적과 같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 2부 리그의 강팀들을 파죽지세로 물리치며 결국, 승격 신화를 쓴 미라클팀 수원FC였다.
그렇게 구단 정식 창설 후 최초로 프로축구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 진출한 수원FC는, 2016년 시즌이 끝난 후 최하위로 강등하게 되었다.
마치 요정의 마법을 통해 평소 때와 다르게 공주가 된 거 같은 기분을 느끼며 무도회에 참석했던 신데렐라가, 12시 종이 ‘땡’하고 울리자, 요정의 마법이 풀려 본래의 허름한 옷차림의 부엌떼기로 돌아간 것과 비슷했다.
1부 리그 승격은 분명 달콤했지만, 한 시즌 만에 강등이라는 쓴맛도 제대로 보게 된 것이다.
다시 내려온 2부 리그.
이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러나, 승격을 이루었던 2015년 시즌과 비교해서 어느 하나 나은 점이 단 하나도 없었다.
2016년 시즌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였다.
강등 여파로 팀의 주력 선수들은 거의 다 팀을 옮겼고, 그 탓에 거의 새로운 베스트 일레븐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었다.
감독 김덕제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답답한 상황은 없을 것이다.
강등의 여파로 경질이 될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와 다르게 감독직을 지킨 김덕제 감독은 심각한 얼굴로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조동화 수석 코치에게 물었다.
“동현이는 곧 계약서에 사인하겠지?”
김덕제 감독의 질문을 들은 조동화 코치는, 자신 있는 표정과 말투로 호언장담했다.
“감독님,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구단과 계약한다고 저에게 확실하게 약속했습니다. 그 녀석 고구려대 나오지 않았습니까? 학교 선배인 저한테 뻥카를 내밀 녀석이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가는 선배들 얼굴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평소에 학연과 지연을 심하게 챙기는 수석 코치 때문에 속상했던 적이 많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그 학연, 지연 덕분에 때문에 안심이 되었다.
“그래, 정말 다행이군. 난 자네만 믿겠네.”
감독 입에서 자신을 믿는다는 말이 나오자, 기분이 매우 좋은 듯 보이는 수석코치였다.
김덕제 감독은 기분 좋아 보이는 수석 코치에게 한 가지 부탁을 더 했다.
“일본에서 들어오는 최선동이 일정도 점검해줘. 자네가 직접 선동이에게 전화해서 챙겨봐 주겠나?”
감독의 부탁을 들은 그는 더 기분이 좋아져 환한 미소를 지었다.
“네, 제가 잘 챙기겠습니다. 그럼 바로 나가서 선동이에게 연락하겠습니다.”
“그래, 좋네. 나가서 일 보도록 해.”
조동화 코치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감독에게 인사한 후 사무실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