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54)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54화(54/176)
§54. 대 맨유전(3).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이진은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픔이 점점 가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휴~, 다행이다.’
몸이 이렇게 반응할 경우는 큰 부상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쓱.
누워있던 이진에게 쭉 뻗은 팔 하나가 갑자기 나타났다.
갑자기 등장한 팔 주인을 고개 들어 확인한 이진은, 작게 미소지으며 그의 팔을 잡고 일어났다.
“괜찮아?”
“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거 같아요.”
“그래? 정말 다행이다.”
이진을 손수 일으켜 세워 준 선수는 바로 손홍민이었다.
“진아, 스몰링의 반응이 조금씩 느려. 경기 중에 제대로 집중을 못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 녀석 뒤를 노릴게.”
“네, 형님. 알겠습니다. 기회를 보고 뒤로 뛰시면, 제가 형님이 뛰는 타이밍 맞춰서 뒷공간으로 패스를 보낼게요.”
프로 생활을 오래 한 그의 눈에는 그 짧은 시간에 상대가 몇 번 뛰는 것을 보고도 그 선수의 컨디션이 어떤지 파악이 되는 모양이었다.
물론, 프로라고 무조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손홍민의 경우처럼 다년간 리그에서 꾸준히 경기출장을 해서,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야 가능한 경지였다.
거기에 섬세한 감각도 필수적 요소였다.
손홍민은 이 모든 걸 가지고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이런 점을 빠르게 캐치하여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경기는 다시 재개되었다.
토트넘은 전과 같은 패턴의 공격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전과 비교해 공격 리듬이 조금 늦어졌다.
그 이유는 공격 전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레이 메이커 이진이, 계속적으로 린가드의 거친 파울로 인해 넘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제시 린가드는 주심에게 노란색 경고 카드를 받고야 말았다.
이전에 미미 구두로 주의를 준 상황이라, 거친 태클의 반복을 보고 주심도 주머니에서 노란색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이거 재밌네.”
다시 쓰러진 이진은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마치 자신이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플레이 메이커 안드레아 피를로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전설적인 선수와 자신이 비슷한 처지가 되니, 이건 마치 자기 자신이 전설적인 선수인 피를로가 된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그런 상상 때문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는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제시 린가드를 문득 쳐다봤다.
“그럼 저 녀석은 박지훈 선배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속에서 승부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지금부터는 내가 네가 원하는 대로 제대로 피를로로 변신해 주지.”
제시 린가드를 쳐다보는 이진의 눈에는 어느새 독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그럼 넌 박지훈 선배 역할이 되는 거야. 근데··· 네가 과연 박지훈 선배처럼 할 수 있겠어? 그 정도 기량이 네가 있어?”
이제부터 승부는 누가 더 피를로와 박지훈에 가깝게,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오늘 제시 린가드 선수가 이진 선수에게 무척 많은 파울을 가하네요.]이진이 자꾸 쓰러지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김영남 캐스터가, 걱정이 잔뜩 담긴 어조로 말했다.
[맨유에서도 아는 겁니다. 현재 토트넘 공격의 중심이 바로 이진 선수라는 것을요.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을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거친 리그가 바로 영국 프리미어 리그이거든요. 이진 선수가 이런 견제에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이겨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장재현 해설 위원의 말을 듣기라도 하였을까?
이진의 플레이가 달라지고 있었다.
좀 더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는 이진.
공을 동료와 주고받고 뛰는 움직임이 더욱 역동적이면서 빨라졌다.
그런 그를 쫓으려면 린가드의 움직임 역시 더욱 빨라져야만 했다.
이진을 적극적으로 마크하다 보니, 그의 움직임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 자식 갑자기 왜 이래?’
공격을 당하면 기세가 죽는 것이 보통인데, 이진은 달랐다.
오히려 땅에 쓰러지면 쓰러질수록 더욱 기세가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막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 것이다.
툭, 타다닥.
공을 잡은 동료의 시선에서 잘 보이는 빈공간을 손으로 가리키며 그곳으로 뛰는 이진.
공을 가지고 패스할 곳을 찾던 다이어는 그런 이진의 모습을 확인하고 바로 그가 원하는 대로 패스를 보냈다.
다이어에게서 공을 이어받으면서 바로 치고 달리는 이진.
달리는 이진에게 그의 뒤를 쫓던 린가드가 바짝 따라붙었다.
린가드는 최선을 다해 달리면서 이진을 잡으려고 했다.
어깨로 밀고 심판이 파울로 불지 않는 한도 내에서 손으로 잡기도 하였다.
그러나,
퍽.
린가드는 순간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다.
경합을 벌이던 이진이 자신을 향해 어깨차징을 가했는데, 이건 무슨 황소가 자신을 들이박는 기분이 들 정도로 아팠다.
순간적으로 느낀 엄청난 고통 때문에 저절로 얼굴이 일그러진 것이다.
이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공을 더 길게 차고 속도를 더욱 올렸다.
어느새 폭발적인 순간 가속도를 가진 이진이다.
그리고 치고 나가는 이진을 더욱 막기 힘들어진 린가드의 머릿속에는 순간 ‘파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다.
지금 상황에서 파울을 하면 백퍼센트 심판이 자신에게 노란색 카드를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금 현재 경고를 한 번 받은 상황이기에 여기서 한 번 더 카드를 받으면 바로 퇴장이었다.
그런 상황이 린가드의 발목을 잡아 버린 것이다.
결국, 린가드는 이진을 놓쳐 버리고 말았다.
설렁설렁 걷고 있는 손홍민의 모습은 경기장에서 격렬한 축구 시합을 하고 있는 선수가 아니라, 마치 동네에서 뭐 구경할 게 없냐는 식으로 두리번거리며 산책하는 사람처럼 한가로워 보였다.
그러나 실상 그는 좋은 찬스를 노리고 있었다.
그의 고개를 연신 요리조리 움직이며 경기장 내의 상황을 두루두루 살피고 있었다.
힐끔 쳐다본 맨유의 센테백 스몰링은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약간 멍한 느낌의 얼굴표정을 가지고 공을 가진 이진을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의 지금 그의 뒷공간을 노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못하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제 기회가 생기면 그 틈을 파고들면 되는 것이다.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제시 린가드와 경합을 벌이던 이진이 그를 돌파하고 프리한 상태로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급한 포그바가 수비하러 다가오자, 달리는 스피드를 그대로 살려서 빠른 오버스텝 연속 두 번으로 간단히 그를 제쳐 버렸다.
그리고 순간 눈이 마주친 두 사람.
손홍민은 몸을 돌려 그대로 공간을 향해 뛰었고, 이진은 백스핀을 제대로 먹인 로빙 쓰루패스를 시도했다.
[스피드를 살려 멋진 개인기로 포그바 선수를 돌파한 이진. 그대로 수비 뒷공간을 향해 로빙패스를 시도합니다. 아, 이 공은 달리는 손홍민 앞에 바로 떨어집니다!]완전한 슈팅 찬스를 잡은 손홍민.
백스핀이 제대로 먹어서 그런지 공은 바운드가 될수록 누군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는 듯 점점 멈춰서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골을 노리고 있는 손홍민에게 다이렉트 슈팅을 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와 같았다.
골잡이 손홍민은 그런 메시지를 받자마자 몸이 자동으로 반응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엄청난 횟수의 반복 슈팅 훈련을 했었다는 손홍민.
그래서 타고난 오른발 대신 왼발 슈팅이 이제는 더 편하다는 그의 몸이 반응을 한 것이다.
그의 강력한 왼발이 강한 슈팅을 날리기 위해 활처럼 휘어졌다.
뻐엉!
우와아아아.
그의 왼발이 휘둘러지자 잠시 후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함성으로 인해 경기장이 흔들릴 지경이었다.
어시스트는 이진, 그리고 골은 손홍민이었다.
멋진 코리안 듀오의 합작품이 터진 것이다.
이런 사실은 해설을 맡은 장재현의 심장을 터질 듯이 뛰게 만들었다.
터질 듯이 뛰는 심장 때문에 말을 하는 장재현의 목소리는 저절로 떨리고 있었다.
[아, 정말 대단합니다. 이진의 패스에 손홍민의 멋진 마무리. 이건 가히 예술 작품입니다!]벤치에서 득점 상황을 지켜보던 포체티노 감독은 두 손을 동시에 하늘을 향해 뻗으며 환호했고, 코칭 스태프과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선수들도 신이 나서 골라인 근처까지 달려 나와 경기장 안을 향해 환호했다.
토트넘 벤치의 모습을 본 손홍민은, 득점을 올린 기쁨을 동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벤치를 향해 달렸고, 곧 필드 안팎의 모든 토트넘 선수들이 기쁨의 골세레머니를 함께 하고 있었다.
이와 상반되게 실점을 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힘이 빠지는 듯,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골라인에 서서 경기를 지켜보던 무리뉴 감독의 고개도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했고, 그는 애꿎은 잔디만 구둣발로 찰 뿐이었다.
그렇게 전반전은 1:0으로 끝이 났다.
* * *
좋은 경기를 펼친 탓인지 후반전을 대비해 지시를 내리는 포체티노 감독의 얼굴이 약간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전반전의 리드는 잊어버리자. 시합은 현재 0:0 박빙의 상황이라고 생각해. 우선 긴장감을 잃지 않아야 해. 만약 우리가 느슨해지면 상대는 절대 그 틈을 놓치지 않을 거야. 이 사실을 명심해. 우리는 오늘 시합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것을 명심하라고.”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고 후반전에서도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을 주문하는 그였다.
선수단의 모든 선수를 향해 후반전을 대비한 정신적인 준비를 요구한 그는, 이어서 에릭센과 이진만을 따로 불렀다.
자신의 부름에 다가온 이진을 보고, 포체티노는 그의 몸 상태를 먼저 물었다.
“몸은 좀 어떤가?”
약간의 부상 걱정이 있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감독의 질문에 이진은 씩씩한 표정으로 답을 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씩씩한 그의 답을 들으니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거친 파울을 여러 차례 당한 터라 생각지도 못한 부상이 충분히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잠시 이진의 몸 상태에 대한 안부를 물은 그는, 옆으로 다가온 두 사람을 향해 따로 작전을 지시했다.
“후반전에는 맨유 쪽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거다. 우리는 그 빈틈을 노린다. 특히······”
감독의 열성적인 작전 지시를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듣고 있었다.
특히 아직 언어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진의 경우는 한 단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 시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커룸.
원했던 그림대로 경기가 풀려가지 않아 무리뉴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우선 리드를 당한 사실 때문에, 유난히 더 힘들어 보이는 선수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자, 시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후반전에 충분히 역전할 수 있어. 그러니 힘을 내야 해! 모두 고개를 들어! 자신감을 가지라고!”
선수단을 독려한 그는 그 다음으로 선수 교체를 통한 전술 변화를 꾀하였다.
“마루앙, 몸을 빨리 풀어. 후반전에 바로 투입이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