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59)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59화(59/176)
§59. 재계약 협상(1).
“네, 알지만 묻게 되는군요. 그만큼 아쉽습니다. 그처럼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선수가 어느새 우리 팀의 핵심 선수가 되어 버리는 일은 거의 흔하지 않은 일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군요. 참으로 대단한 일입니다.”
감독의 이런 말에는 페레즈 코치 역시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였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를 한눈에 알아보신 감독님의 선견지명에 대해서도 저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페레즈 코치의 찬사에 포체티노 감독은 겸양의 말로 받았다.
“저도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우연히 그 시간에 노트북을 켰고, 그리고 문득 손이 국가대표 시합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우리 팀의 손이 뛰기에 그냥 한번 볼까 하는 생각에 경기를 본 것이지요. 그냥 무료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본 거지요. 그렇게 보면 저 역시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운도 실력이라는 훌륭한 말이 있습니다.”
“하하, 오늘따라 달콤한 말을 정말 잘하시네요. 그러니 제가 저녁이라도 사야 그만두시겠네요.”
“하하하, 이렇게 식사를 얻어먹을 줄은 또 몰랐네요.”
유난히 사이가 정말 좋은 감독과 코치 사이였다.
커피를 두어 모금 더 마신 후 페레즈 코치는 전과는 다르게 아주 심각한 얼굴로 한 가지를 물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
“진과 계약 연장에 관한 이야기는 해보셨습니까?”
그가 얼핏 듣기로는 벌써부터 이진에게 관심을 가지는 구단이 꽤 많다고 들었다.
그러니 저절로 걱정이 되는 것이다.
페레즈 코치의 질문을 듣고 포체티노 감독의 얼굴 역시 그와 비슷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포체티노 역시 이진의 계약 문제가 걱정되었다.
“안 그래도 레비 회장에게 이야기를 해두긴 했습니다. 팀을 위해서는 그와 계약 연장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말입니다. 꼭 계약 연장에 성공해 달라는 부탁도 거듭했지요. 그러니 잘 될 겁니다.”
걱정하던 페레즈 코치의 얼굴에 그나마 약간의 안도의 빛이 나타났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걱정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레비 회장이 그의 가치를 제대로 인지 못 해 조건을 짜게 부르다 계약 연장에 실패할까 말입니다. 그동안 너무 연봉에 관해 다른 선수에게 짜게 굴었던 전적이 워낙 많아서요.”
그건 포체티노 감독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무턱대고 그렇게 짜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았다.
그래서 페레즈 코치의 거듭된 걱정에 포체티노 감독이 회장 레비를 대신해 그의 입장에 관해 설명을 해주었다.
“그 역시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원체 구단주가 돈을 풀지 않으니 그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구단의 재정을 구멍 내지 않은 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이진의 계약 문제만큼은 제가 그에게 이번에는 아주 강하게 요청을 했으니, 레비 회장도 진심으로 노력할 겁니다. 우린 그를 믿고 시합에 대한 걱정만 하면 될 겁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군요.”
페레즈 수석 코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팀의 중앙에 이진이 없는 모습은 이제는 상상하기도 싫었다.
* * *
사이 좋은 감독과 코치가 이진의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우연의 장난인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의 재계약에 관한 이야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토트넘의 회장 다니엘 레비와 이진의 에이전트 회사인 브리온 스포츠의 조나단 루이스, 에릭 루이스 부자가 한 호텔의 조용한 VIP룸에서 은밀하게 만나고 있었다.
오늘 이진의 재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야 할 레비 회장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 좋게 생긴 노인네를 힐끔 쳐다봤다.
그의 옆에 앉아 있는 아들이 오늘의 협상 대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아쉽게도 오늘 자신은 에이전트 업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이 노인네를 상대해야 했다.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차를 마시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오늘 협상이 쉽지 않을 거 같다는 반갑지 않은 예감이 문득 들었다.
아마 어려운 자리가 될 것은 분명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람 좋은 표정을 짓고 있지만, 이 노인의 진면목을 아는 레비 회장은 그 모습이 오히려 더 무섭게 느껴졌다.
동양의 속담에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했던가?
재계약을 제안하는 쪽은 토트넘 구단이니 일단 레비 회장이 먼저 재계약에 관한 말을 꺼내야 했다.
“시즌 후반기에 들어 뒤늦게 리그에 참여한 이진 선수의 활약 덕분에 팀의 사정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구단을 대신해서 그의 에이전트인 브링온 스포츠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레비 회장의 말을 들은 조나단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말했다.
“하하하, 이거 레비 회장의 감사 인사를 들었지만, 진심으로 기뻐하지 못해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편하지는 않습니다. 진행 상황에 따라 팀을 얼마 후 옮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우리 역시 토트넘 구단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거든요.”
조나단의 말을 들은 레비 회장의 얼굴에 바로 불편한 기색이 생겨났다.
처음부터 이렇게 세게 나올지는 전혀 예상도 못 했던 부분이었다.
레비 회장도 지금 이진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매우 많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짜고짜 곧바로 이적을 천명하는 듯한 말을 던지다니···
간단하게 인사만 건넸을 뿐인데, 이렇게 바로 머리가 아프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협상은 이제 시작이었다.
“하하, 이거 시작부터 너무 하시네요. 조금 살살 부탁합니다. 우리는 지금은 한배에 타고 있는 한 가족 같은 입장 아닙니까?”
당황했지만,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협상 상대인 조나단 루이스도 좋은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에는 동의하는 바였다.
“하하하, 제가 너무 직설적이었죠? 제가 원래 말하는 습관이 이렇습니다. 고치려 했지만 쉽게 고치지 못하겠더군요. 이제 이 은퇴할 시기를 보고 있는 나이가 되었으니 고치기에는 늦었습니다. 그러니 마음씨 좋은 회장님께서 너그럽게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어쩌다 보니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축구계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 조나단 성격에 대해서 모를 수는 없지요. 그러니 그 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조나단의 사과를 다니엘 레비 회장이 편하게 받아주면서 협상장의 분위기는 다행히 크게 나빠지지는 않았다.
에이전트로서 조나단은 영국 내에서는 전설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니 레비 회장도 조나단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가 원래 이렇게 직설적으로 돌려 말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는 소문이 자자한 사실이었다.
이번에는 조금 전과 반대로 조나단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시간은 돈보다 더 중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회장님께 제가 먼저 제안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토트넘 구단에서 우리 이진 선수에게 제시하고 싶은 조건을 먼저 이야기해 주십시오. 피차 쓸모없는 탐색전은 피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결국, 협상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은 아까운 시간만 버리게 될 겁니다.”
조나단의 말을 들은 레비 회장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협상장에서는 누가 주도권을 잡고 이야기를 하느냐가 무척 중요한데, 오늘은 계속 끌려가는 거 같아 속이 편치 못했다.
조나단 루이스와는 두 번째 만나는 자리인데, 처음과 너무 다름에도 놀라고 있었다.
하긴 처음 자리는 이진의 프리미어 리그 진출 계약 대행 정도의 입장이었고, 지금이 본격적인 협상 자리이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할 것이다.
아마 지금의 모습이 그동안 그에 관해 들었던 소문의 진상과 가장 가까운 모습일 것이다.
“많이 바쁘신 모양입니다.”
“괜히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요즘 무척 바빠진 것은 사실입니다. 원인은 이진이라는 보석 같은 녀석 때문입니다. 허허허.”
기분이 좋은지 조나단은 조금 웃었다.
그리고 곧 웃음을 지우고는 다시 레비 회장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저는 성격상 블러핑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가 하는 말들은 다 사실이라고 보셔도 무방할 겁니다. 이제 그만 회장님께서 준비해 오신 최상의 카드를 보여주시지요. 미리 노파심에서 말씀을 드리지만,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만들어 오신 협상용 카드가 있다면 그건 제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성격이 모가 난 편이라 그걸 보면 못 참고 자리에서 바로 일어날지도 모르거든요.”
조나단은 레비 회장을 계속 강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의 눈빛에 압도당한 레비 회장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한숨을 내쉬며 품속에서 카드가 든 봉투 하나를 꺼냈다.
“휴~, 오늘 절 너무 압박하시네요. 일단 알겠습니다. 우선 저희 쪽에서 준비해 온 카드를 먼저 보여 드리죠.”
레비 회장은 카드 봉투를 조나단에게 건넸고, 조나단은 말없이 그가 내민 봉투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자신의 생각대로 이야기가 잘 진행이 되고 있었다.
이쪽 업계에서는 레비 회장 역시 협상의 귀재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다행히 아쉬운 쪽은 레비 회장 쪽이기 때문에 이런 이점을 이용해서 그를 처음부터 압박했다.
이쪽을 앞으로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었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생각대로 진행이 되고 있었다.
봉투를 펴고 카드를 꺼내 레비 회장의 재계약 조건을 보았다.
그러나 그것을 본 조나단은 손이 점점 떨리고 있었다.
이것은 전략이 아니라 진심으로 화가 나서 생긴 생리 현상이었다.
화를 꾹 참은 조나단은 들고 있던 카드를 봉투에 다시 넣고, 그 카드 봉투를 다시 레비 회장에게로 내밀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그대로 일어나 레비 회장에게 인사의 말을 건넸다.
“그동안 우리 이진 선수를 잘 돌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우선 전합니다.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지만 앞으로도 좋은 관계로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드리며 저는 이만 다른 볼일을 보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 참고로 찻값은 제가 내고 갈 테니 제 것은 계산하실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에릭 가자.”
아버지의 말에 옆에서 말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에릭 루이스 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브링온 스포츠의 반응에 놀란 다니엘 레비 회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을 나가려고 하는 그들을 붙잡았다.
“아니, 이거 왜 이러십니까? 협상은 이제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이번만 보고 안 볼 사이도 아니니 잠시만 더 이야기를 나누시도록 하시지요.”
조나단은 자신을 만류하는 레비 회장의 손을 뿌리치고 나가려 했지만, 레비 회장 역시 최선을 다해 그를 달랬다.
결국, 조나단은 다시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의 맞은 편에 앉은 레비 회장은 식은땀을 닦으며 숨을 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