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64)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64화(64/176)
§64. 챔피언스 리그 대 유벤투스전(4).
산체스를 보고 웃으며 다가온 이진은, 아직은 서툰 영어였지만 손짓, 몸짓까지 하면서 열심히 산체스에게 말했다.
공교롭게도 산체스 역시 남미 출신 선수라서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둘의 의사소통은 어려운 편이었다.
이진은 산체스를 향해 크게 외쳤다.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직접 시범까지 보이며 말했다.
“웃어, 산체스. 웃으라고!”
“?”
다짜고짜 다가와서 웃으라고 말하며 괴상한 몸짓까지 하는 그가 솔직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러나, 그가 다음으로 한 말은 산체스 역시 이해할 수 있었고,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전반 실점은 우리 모두의 실점이야. 왜냐하면, 우린 팀이니까. 그러니 잊자. 그리고 대신 부탁해, 산체스. 이제부터 내가 열심히 해서 2골 넣을 거야. 네가 한 점도 주지 마. 알았지? 우리는 원팀. 함께 노력하자.”
아주 간단한 말밖에는 할 수 없는 처지라 분명히 설명은 부족했다.
그러나 말을 하는 그의 얼굴로 표정, 몸짓을 통해 그가 자신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다 알 수가 있었다.
‘기운 내. 열심히 뛰어 후반전에 2골을 넣을 테니, 무실점은 네가 맡아줘. 우리는 팀이니 함께 노력해서 8강에 꼭 올라가자.’
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이진의 노력이 통했을까?
표정이 좋지 않았던 산체스가 드디어 웃었다.
이진은 웃는 산체스를 향해 손을 들었고, 산체스는 이진과 함께 하이파이브하며 가라앉았던 기분을 추스를 수 있었다.
이진은 실수를 저질러서 괴로워하는 동료를 위해서라도 후반전에 2골을 반드시 넣을 작정이었다.
* * *
[두 팀 중에 챔피언스 리그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릴 팀이 가려질 마지막 후반 45분이 시작됩니다.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45분. 드디어 그 후반전이 시작됩니다.]드디어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현대 축구가 예전과 비교해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이야기하는 사람의 관점과 철학에 따라 매우 다양한 점들이 나올 수 있지만, 반드시 나올만한 이야기는 바로 활동량이 많이 늘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 요한 크루이프가 토털 사커라는 개념을 세상에 들고 나온 이후부터, 더 이상 수비와 공격은 특정 선수들의 몫이 아니었다.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를 함께 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토탈 사커가, 현대 축구의 주류적 흐름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공격수는 공격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일 앞에서 수비를 서는 사람이 되어 버린 지 오래였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상 지금 현역으로 뛰고 있는 프로 축구 선수들은 과거의 선수들에 비해 그만큼 뛰는 양이 늘 수밖에 없었다.
이런 변화 때문에 생긴 현상 하나는 후반전에는 체력 문제 때문에 전술적인 변화가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후반 종반으로 가면 대부분의 선수가 거의 10km 가까이 달린 후이므로, 그때부터는 정신력으로 버티며 뛰고 있는 셈이다.
오늘 두 팀도 마찬가지였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곧바로 시작된 격렬한 공방전.
밀고 밀리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아무래도 골을 넣어야 하는 쪽은 토트넘 쪽이었으니, 볼 점유율은 토트넘 쪽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토트넘은 파상공세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유벤투스를 밀어붙였다.
그리고 유벤투스는 그런 토트넘의 공격을 훌륭히 막아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유벤투스 쪽에서는 수비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후반전에 들어오면서 더글라스 코스타 선수가 활약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스타는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과 개인기를 이용해서 토트넘의 왼쪽 풀백인 벤 데이비스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에릭 다이어가 적절하게 도움 수비에 들어갔기 때문에 또다시 실점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홈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강렬한 역습을 수차례 보여주었다.
아무튼,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뛰었다.
후반전이 절반 정도 흘렀을 무렵, 양 팀 선수들은 이제부터는 정신력으로 뛰고 있었다.
이쯤에서 양 팀 감독의 머릿속에는 선수 교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된다.
벤치에서 투입을 간절히 기다리던 선수를 경기장 안으로 들여보내면, 그 선수는 지친 선수 대신 열심히 뛰어 팀 전체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이니 감독 입장에는 반드시 고려해 볼만 한 수였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교체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조금 전부터 교체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단을 내리고 있지 못하는 중이었다.
그가 교체를 결정하지 못하게 하는 애매한 점은, 분명 점수가 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인데도, 팀의 공격은 괜찮아 보인다는 점이었다.
공격 전개가 답답하거나, 혹은 지금 모습으로는 도저히 득점이 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 과감하게 선수 교체를 통한 승부수를 던졌을 텐데, 지금 그의 눈으로 보기에는 팀 공격이 나쁘지 않았다.
정말 부폰이라는 전설적인 선수의 믿기 어려운 선방이 아니었다면, 벌써 2~3골은 들어갔다고 봐야 할 정도로 좋은 공격이었다.
[이진 슛! 부폰 선방! 슈퍼 세이브! 전설은 끝이 난 것이 아니라 아직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벌써 전설이 된 골키퍼 부폰. 오늘도 그의 명성에 걸맞은 최고의 선방을 보여줍니다.]자신의 슛을 믿을 수 없는 반응 속도로 막아 버리는 부폰 골키퍼의 모습을 본 이진은 어이가 없는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제기랄, 저걸 막냐? 와, 미치겠네.”
정말 미칠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유벤투스 쪽이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상대편 감독 알레고리는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위험했던 상황에서 나온 부폰의 환상적인 선방으로 인해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시합이 끝나면 근사한 곳에 가서 식사라도 사야겠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부폰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알레고리 감독이었다.
후반 들어 유벤투스는 계속 밀리고 있었다.
토트넘은 분명 강했다.
그들이 유벤투스를 이기고 8강으로 올라가도 정말 하나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멋진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힘들게 막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자신은 없었다.
그러니 선수 교체를 통한 분위기 전환을 노려보고도 싶었다.
그러나, 곧 마음이 바뀌었다.
급한 것은 분명 토트넘이었다.
유벤투스 선수들은 끈끈한 자세로 토트넘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선수를 교체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 예측하기 힘들었다.
선수 교체는 오히려 답답했던 토트넘에게 공격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결국, 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맞다.
급한 쪽은 토트넘이었다.
[아, 태클로 인해 공이 라인을 벗어납니다. 이진 선수의 측면 돌파가 유벤투스의 두터운 수비벽에 막히게 됩니다.]이진은 점점 마음이 조급해짐을 느끼고 있었다.
골을 넣어야 하는데, 계속 실패를 하니까 저절로 그렇게 되는 듯했다.
‘정신 차려, 이진! 할 수 있어. 내가 조급해하면 그건 상대가 원하는 거야. 침착하자. 충분히 할 수 있어.’
자기 스스로에게 침착해라는 주문을 걸었다.
조급해지는 마음을 다스리고 급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생각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
생각을 바꾸자 거짓말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거 한 번은 먹힐 거 같은데···’
자신의 아이디어가 상대에게 통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자, 이진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동료를 향해 뛰어갔다.
[이제 경기는 후반 30분이 지나고 있습니다. 토트넘 입장에는 한 골이 절실하게 필요한데요. 절대 상대에게 틈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유벤투스입니다.] [네, 맞습니다. 원래 이탈리아 팀이 프레스, 즉 압박보다는 존디펜스, 즉 자신의 지형에서 자리 잡고 지키는 수비에 능합니다. 지금 상황은 유벤투스가 가장 잘하는 시합 형태로 진행이 되고 있어요. 유벤투스에게 유리한 흐름입니다.]캐스터와 해설자가 경기 상황에 대해 잠시 정리를 해 주던 그때, 토트넘에서는 다시 눈에 띄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에릭센이 선수가 중앙으로 들어와 공을 받습니다.]에릭센이 움직였다.
이진에게서 공을 넘겨받은 에릭센은 이 공을 다시 포켓 지형에서 찬스를 노리던 델레 알리에게 넘겼다.
공을 받고 드리블을 하려다가 멈칫하는 알리.
순간적으로 드리블하다가는 다시 공을 뺏길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나 보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멈칫하고 있는 알리를 향해 에릭센이 다시 소리쳤다.
“공 줘! 패스!”
알리는 에릭센을 보고 얼른 공을 넘겼다.
그때 알리의 패스를 그대로 우측 측면을 향해 보내는 에릭센.
그리고 그 공을 향해 달리는 선수는 이진이었다.
공을 받으러 움직이는 이진을 향해 산드로가 막아섰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이진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던 마르키시오도 도착했다.
‘전반과 같은 수가 이번에도 통할 줄 알아? 어림도 없는 소리지.’
마르키시오는 이진이 생각하는 수를 미리 읽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면 전반에 득점을 얻었던 측면으로 공격을 전개할 것이라고 예측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안 당할 자신이 생겼다.
공을 잡은 이진은 마르키시오의 존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자신 앞을 막은 산드로 선수를 향해 돌파를 시도했다.
평소에 자주 쓰는 편인 오버스텝이었다.
‘왼쪽?’
이진의 습관에 대해서는 여러 번 플레이 장면을 보는 방법을 통해 이미 파악이 끝난 상태였다.
이진은 오버스텝을 즐겨 사용했다.
수비수의 타이밍을 뺏은 후 오버스텝을 통해 돌파하는 장면이 여러 번 있었던 것이다.
산드로 입장에서 살펴보면, 이진은 오른쪽으로 먼저 오버스텝을 시도했다.
그러니 이 다음번은 왼쪽으로 드리블을 칠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진은 왼쪽으로 드리블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르게 오버스텝을 한 번 더 사용한 것이다.
‘···당했다.’
이번에도 역시 그는 이진을 막지 못했다.
[이진, 산드로를 돌파합니다.]산드로를 뚫은 이진은 중앙을 향해 드리블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앞에는 기다리고 있던 마르키시오가 나타났다.
‘덤벼!’
잔뜩 긴장한 자세로 이진의 돌파를 차단하려고 했던 마르키시오는 다음에 일어난 상황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드리블하던 이진이 공을 엉뚱한 방향으로 차버리고 만 것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 공을 보낸 이진.
그러나 이 공의 주인은 이미 공을 받기 위해 달리고 있었다.
[이진 선수, 비어 있던 전방 공간을 향해 패스합니다. 그리고 그 공은 이진 선수의 뒤에서 돌아 들어가던 트리피어 선수가 받습니다. 완벽한 찬스입니다!]드디어 패스가 연결되었다.
노마크로 유벤투스의 왼쪽 측면을 달리던 트리피어는 지체하지 않고 가운데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트리피어 크로스! 아, 손홍민 슛! 골입니다!]찬스를 노리고 있던 손홍민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크로스를 그대로 발리슛으로 연결한 것이다.
손홍민의 한 타이밍 빠른 슈팅은 오늘 철벽을 연상케 하고 있던 부폰의 방어벽을 그대로 뚫어 버렸다.
이로써 드디어 고대하던 한 골이 들어갔다.
현재 스코어는 2:1.
이로써 8강 문턱에 먼저 발을 올리고 있던 유벤투스의 옷깃을 잡은 토트넘이었다.
이대로 순순히 8강 자리를 내 줄 수 없었다.
좋지 않은 경기 흐름으로 인해 유벤투스가 먼저 교체를 시작했다.
[알레고리 감독, 다급히 사미 케디라 선수를 빼고 콰드라도 선수를 투입합니다.]케디라 선수의 체력을 고려한 선수 교체였다.
중앙지역에서 순순히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체력이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토트넘도 선수를 교체합니다. 에릭 다이어 선수를 빼고 무사 뎀벨레 선수가 들어옵니다.]포체티노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포백 바로 앞에서 수비를 보호한다고 체력을 많이 소진한 다이어 선수를 뎀벨레와 교체를 단행했다.
한 골을 더 넣기 위한 포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