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69)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69화(69/176)
§69. 월드컵을 준비하다(1).
김영일은 한가지 안을 더 이야기해보았다.
“진이를 측면 윙어로 쓰는 것은 별로죠?”
김영일 코치의 의견에 신태영 감독은 잠시 고민을 한 후 입을 뗐다.
“우리 팀에 윙어가 많잖아. 홍민이, 재영이, 의찬이, 성우, 성민 등이 있잖아. 진이가 윙어로 가면 이 선수들 중 몇 명은 아예 활용이 안 될거야. 그렇게 되면 내가 선수를 잘 못 선발한 것이 되어 버려. 그러니 그럴 수는 없지.”
신태영은 이진을 중앙자원으로 생각하면서 선수들을 뽑았다.
지금에 와서 이진을 측면으로 기용한다면 선수 선발을 완전히 잘못한 것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확실히 현재의 대표팀에는 좋은 윙어들이 많았다.
부상으로 낙마한 염기성과 권정훈까지 생각하면 현재 대한민국 축구에서 윙어가 풍년인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이제는 어느덧 대표팀 고참군에 속하게 된 구지철 선수 같은 경우에도 상황에 따라 윙어로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선수였다.
윙어와 비교해서 다른 포지션은 상대적으로 자원이 빈약한 형편이었다.
현재 대표팀에는 정통 스트라이커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김진욱 한 명밖에 없었다.
신태영은 손홍민과 황의찬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른 스트라이커 자원을 뽑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대표팀에 가장 취약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수비였다.
그런 이유로 현재 대표팀 선수 중 가장 많은 선수가 뽑힌 포지션이 바로 수비였다.
중앙 미드필더 역시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볼 수 있었지만, 이진이라는 신성의 출현으로 빈약한 선수층이 많이 커버가 된 상황이었다.
“아무튼, 훈련할 때 다양한 조합으로 선수들을 돌려보자고. 그러면서 찾는 거지. 최상의 조합을 말이야.”
“그게 좋겠네요, 감독님.”
금방 끝날 고민이 아니었다.
원래부터 엔트리 구성이야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숙제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이 정도 선에서 고민을 끝내기로 하였다.
* * *
현재 대표팀에서 이진의 위치는 약간 애매했다.
물론, 나쁜 의미에서 하는 말은 아니었다.
이진은 나이로 따지면 대표팀에서는 막내 군에 속한다.
이 막내 군에는 이진과 황의찬, 그리고 이성우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 중에는 이진이 가장 형이었다.
그러나 경기 중에는 이제 확실한 에이스 선수였다.
이진이 주로 뛰는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이다 보니 같이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이래저래 지시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이 형들이라 지시를 한다는 것이 이진의 입장에는 계속 어색한 일이었다.
토트넘에서 뛸 때는 이런 고민이 없었다.
거의 영어로 소통하고, 더군다나 외국 문화이다 보니 나이로 인한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었다.
이런 문제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이진은 이 문제에 관해 의논할 생각으로 가장 친한 존재인 손홍민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진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웃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하하하, 너 정말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구나. 축구는 나이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실력으로 하는 거야. 지금 현재 대표팀에서 네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선수가 있을까? 그러니 고민하지 말고 그냥 경기장 내에서는 토트넘에서 뛰던 모습 그대로 편하게 행동해. 경기장 밖에서는 형들에게 예의 바르게 하고. 그러면 되는 거야. 그리고 너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냥 지금처럼 하면 된다는 말이지.”
손홍민은 이진의 고민이 정말 고민할 가치가 1%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려 주었다.
이진은 손홍민의 말을 듣고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었다.
원래 대표팀에서 막내들이 항상 고민이 많은 법이다.
아직 대표팀 생활이 낯설고 경험도 부족하여, 자신이 대표팀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지 항상 고민하게 되는 나이대가 바로 그들이였다.
막내 이성우도 이진처럼 고민이 많았다.
“형, 나 고민 있어.”
훈련이 끝나고 편히 쉬던 어느 날 저녁.
샤워를 마치고 쉬고 있던 이진에게 이성우가 다가와 갑자기 이런 말을 꺼냈다.
평소와 다른 진지한 얼굴을 한 이성우를 보자 이진도 진지하게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고민이 뭔데?”
이진이 물음에 그는 솔직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형, 나 월드컵에서 시합 때 한 번이라도 뛸 수 있을까?”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했던 적이 있을 만한 고민이었다.
그러나, 그런 질문을 던진 대상이 이성우라는 것이 조금은 놀라웠다.
그래서 이진은 자신도 모르게 이성우에게 되물었다.
“너도 그런 고민을 해?”
이진의 말을 들은 이성우는 약간 발끈했다.
“형, 나 지금 진지해. 장난치지 말아줘.”
이진의 말을 장난으로 오해한 이성우는 약간 발끈했고, 그 모습을 본 이진은 얼른 사과부터 했다.
“미안, 형이 너 놀리려고 그런 말을 한 게 아니고··· 진짜 의외라서 그래. 평소에도 넌 항상 자신감이 넘치잖아. 그런 네가 이런 말을 꺼내니 내가 순간적으로 놀랄 수밖에 없었어.”
“형···난 평소에 일부러 더 그렇게 행동해. 내가 어릴 때 스페인에서 축구를 했잖아. 그곳에서는 항상 자기 어필을 강하게 해줘야 하거든. 겸손이란 단어는 그곳에서는 존재하지 않은 말이야.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다른 사람들이 날 깔보지 않아. 그게 습관이 돼서 그런 거야. 겉으론 그래도 나도 속으론 그런 고민을 하고 있어.”
신태영 감독님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후로 대표팀에 소집되기 시작한 이성우라서 이진은 이성우랑 많이 만난적은 없는 편이었다.
그래서 최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고 나서부터 급격히 친해진 두 사람이었다.
그래서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는 사이가 바로 두 사람의 관계였다.
“네가 갖고 있는 고민이 구체적으로 뭐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음, 월드컵에서 많이 뛰고 싶은데, 훈련 때랑 여러 가지 사항들을 종합해보면 내가 그렇게 많이 뛰지 못할 거 같아서 고민이었어. 그래서 형 생각이 문득 궁금했어.”
이성우가 자기에게 그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이해했다.
그러나 갑자기 누군가에게 조언한다는 것이 크게 부담스러워지는 이진이었다.
“근데, 내가 너에게 조언할 입장이 될까? 나도 이제 대표팀에 들어온 신입인데 말이야. 나보다는 홍민이 형이나 성룡이 형, 아니면 지철이 형에게 해야 할 질문 아니야?”
“하지만, 난 형이 편해. 그냥 우리끼리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면 되잖아. 내가 어디에 가서 우리끼리 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말할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냥 편하게 형 생각을 이야기해줘. 난 형이 날 보는 시각이 궁금한 거야.”
이성우는 대표팀에서 훈련하면서 지금 이진에게 푹 빠진 상황이었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성우는 플레이 스타일상 기존의 대표팀 선수들과 색이 많이 달랐다.
이유는 어릴 때부터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많이 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대표팀에서는 유일하게 그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춘 패스를 보내주는 선수가 바로 이진이었다.
이진은 이성우처럼 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운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자신의 롤모델이 사비였던 관계로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가장 많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성우가 어떤 패스를 원하고 움직이는지 누구보다 잘 캐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성우가 딱 달라붙어서 계속 조르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이진의 입이 열리게 되었다.
“그냥 네가 어떤 선수라고 내가 감히 평가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내가 그럴 입장도 아니고 말이야. 대신에 네가 감독님의 주요 선택지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정도만 말해주면 안 될까?”
이진은 나름의 타협안을 이성우에게 제시했다.
“좋아, 형. 말해봐.”
이진 역시 이번에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을 시작했다.
“난 너에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두 가지? 그게 뭔데?”
“웨이트, 그리고 체력.”
이진의 말을 들은 이성우는 약간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그건 이미 자신도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자신 역시 이 두 가지가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문제점은 단기간에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한 마디로 알고 있지만, 고치지 못하고 있던 단점들이다.
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지만 안 되고 있는 부분이었다.
“너도 이건 알고 있었지?”
“응. 그래서 조금 아쉽네. 형은 좀 더 새로운 시각에서 이야기해줄 줄 알았는데 말이야.”
이진은 조금은 실망한 그의 마음에 공감했다.
그래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대신에 월드컵 전까지 형이랑 웨이트와 체력에 대한 훈련을 추가로 하는 것이 어때? 따로 더하자 이 말이야.”
“뭐?”
이진이 갑작스러운 제안에 이성우는 깜짝 놀랐다.
사실 이진은 이성우에게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모두 다 전하지는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성우는 약간 게으른 천재 스타일이었다.
끼가 많은 그는, 축구 연습 외에 개인 SNS 활동도 열심히 하는 편이고, 이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추가 연습을 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두드러질 수 없었다.
그래서 이진은 이성우의 훈련량을 늘리고 싶었다.
“내 생각에는 월드컵 전까지 네가 열심히 하면, 네 안티팬들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생길 거 같기도 한데 말이야.”
“음···”
이성우는 고민에 빠졌다.
훈련을 더 하는 것은 싫었지만, 자신을 싫어하는 안티들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일 수 있다는 말은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고민하는 그를 보고 이진은 확실한 도장을 찍어 버렸다.
“아, 미안. 형이 실언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무 피곤할 거 같아. 나도 이제 첫 월드컵인데 너까지 챙겨줄 여유가 있을 리가 없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네게 했어. 정말 미안해. 사과할게.”
원래 사람 심리라는 것이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은 법이었다.
이진이 갑자기 발을 빼려고 하자, 고민하던 이성우가 다급해졌다.
“에이, 형 왜 그래? 한번 도와주기로 했으면 제대로 도와줘야지. 남자가 한 번 뱉은 말은 책임지는 법이라는 좋은 옛말도 있잖아. 그냥 나 좀 도와줘. 대신 내가 형에게 신세 진 거는 절대 잊지 않을게.”
이진의 낚시질에 제대로 걸린 이성우였다.
속으로 웃고 있는 그의 모습에 깜박 넘어가 버린 이성우는 전후 사정도 모르고 이진을 붙잡고 계속 조른다고 여념이 없었다.
* * *
정규 훈련이 끝난 시간.
이진과 이성우는 운동장에 남았다.
어제 약속한 대로 두 사람은 추가 훈련을 함께하기 위해 남은 것이다.
이진은 이성우에게 어제 약속한 사실에 관해 우선 언급했다.
“어제 약속한 내용 네 입으로 다시 말해봐.”
이진의 말에 이성우는 외우고 있던 약속들을 다시 읊어대기 시작했다.
“나 이성우는 이진 형이 준비한 스케줄대로 열심히 훈련한다. 절대 군말 없이 하라는 대로 따라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에는 이진에게 2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사준다.”
“오케이. 약속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군. 그럼 시작해 볼까?”
“응, 아니 네.”
그렇게 둘만의 훈련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