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92)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92화(92/176)
§92. 이적(1).
원래 친했던 사람들이라 카페 안은 금방 왁자지껄하게 변했다.
오늘 이 카페 전부를 전세 냈기 때문에, 소음으로 인한 다른 손님들의 피해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약간 어색한 자세로 의자에 앉은 이진은, 그저 신기한 눈으로 유명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요즘 대한민국 사람 3명 이상이 모이면 항상 꺼내는 이야기 주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러시아 월드컵 이야기였다.
러시아 월드컵 중에서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제가 두 가지 있었으니, 오늘 이 자리에서도 어김없이 그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었다.
오늘은 당사자가 직접 동석한 만큼 더 뜨거운 열기로 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축구광으로 소문난 유준열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진에게 물었다.
자신의 눈앞에 이야기의 주인공이 앉아 있으니 약간 흥분한 듯 보이기도 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전반전에 입은 부상 때문에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교체했잖아. 어때, 지금은 괜찮아?”
유준열의 질문을 들은 이진은, 자신의 부상을 걱정하는 그를 향해 친절하게 설명했다.
“네, 괜찮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심한 부상은 아니었어요. 감독님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교체를 해주신 거죠. 지금은 부상 다 나았습니다.”
“언론에서 보도했던 내용 그대로네. 언론은 틀린 적이 많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었는데, 다행이다. 난 네가 혹시 심하게 다쳤을까 걱정했거든. 태클이 심하게 들어왔잖아.”
옆에서 듣고 있던 윤화도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맞아, 그 선수 너무 미웠어. 그리고 너무 아쉬웠어. 네가 빠지고 결국 2골 더 먹어 경기에 졌잖아. 전반전까지는 우리나라가 2:1로 이기고 있었는데 말이야. 부상이 심하지 않았으면 그냥 더 뛰었으면 좋았겠다. 그럼 우리나라가 3위 할 수도 있었잖아.”
그녀의 말을 들은 유준열은 그녀에게 핀잔을 줬다.
“3위가 뭐가 중요하다고 그래? 우리 이진 선수가 유럽 리그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훨씬 더 중요하지. 조금이라도 부상이 있었으면 안 뛰는 게 맞는 거야.”
핀잔을 들은 그녀는 입이 조금 튀어나왔다.
“쳇, 알았어. 그냥 해 본 말인데 되게 까칠하게 구네.”
“그건 까칠한 게 아니고 네 틀린 의견을 제대로 정정해 준거야. 알았어?”
“누가 정정해 달라고 부탁했어? 괜히 그러네. 아주 얄밉게 말이야.”
두 사람이 언제나처럼 장난으로 다투고 있을 때, 지금까지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박서진이 이진을 향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역시 이진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손홍민의 중재로 편하게 말을 놓기로 한 터라 편하게 물었다.
“그건 파울 맞지?”
“네? 어떤 파울요?”
“4강전에서 있었던 파울 말이야. 실점 장면에서도 먼저 홍민이가 파울을 당했고, 시합 막판에 내가 골을 넣을 뻔했을 때도 크로아티아가 파울을 범한 거잖아. 파울 아니야?”
요즘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었다.
그의 질문을 들은 이진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예상과 다른 색다른 답변이었다.
“전 벌써 잊었습니다. 축구를 직업으로 하다 보니까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고요. 오심은 항상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그걸 계속 생각하고 있으면 다음 시합에 지장 있어요. 그냥 잊고 다음 시합 준비에 몰두하는 게 프로선수 입장에는 더 적합한 마음가짐입니다.”
어느새 싸움은 끝이 났는지, 가수 윤화와 장난 섞인 언쟁을 벌이던 유준열이 다시 두 사람의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그래도 이번 대회 VAR 판정에는 문제가 많았다고 봐. 홍민이 파울 장면하고 진이 네가 쓰러진 장면은 VAR 했어야 맞는 거잖아.”
투덜거리는 그의 말에 이진은 조용히 미소지었다.
그가 뭐라고 해줄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VAR에 대한 비판이 크게 일어났다.
특히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부분은 VAR을 적용할지 말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엉망이었다는 점이다.
VAR 적용 기준이 잘못 시행된 예로 가장 많이 인용된 예시가 바로 크로아티아와 대한민국의 준결승전이었다.
VAR이 제대로 적용되었으면 결승에 올라갈 팀은 바로 대한민국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일간에는 대한민국이 비유럽 국가라서 손해를 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FIFA 내 유럽의 입김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한 추측이었다.
“형님들 우리 진이 그만 괴롭히세요. 얘가 형님들 질문에 답하느라 음식도 제대로 못 먹잖아요.”
옆에서 이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손홍민의 말에, 박서진이 멋쩍은 미소를 보이며 이진에게 말했다.
“아, 미안. 내가 너 보니까 궁금한 점이 많아서 질문이 많았다. 음식 좀 들어. 이 집 스테이크 정말 맛있어.”
“네, 알겠습니다. 형님도 많이 드세요.”
일행은 다시 음식에 집중했다.
음식은 그들의 관심을 끌 정도로 충분히 맛이 있었다.
잠시 후, 이진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잠깐 비우자, 그것을 확인한 박서진이 손홍민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네가 말한 그대로네.”
“뭐가 그대로라는 말이에요?”
“네가 이진 선수 엄청 착하고 순하다고 그랬잖아. 실제 이야기를 나눠보니 네 말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그렇죠? 저 녀석 무척 착해요. 축구도 열심히 하고요. 같이 있으면 저도 자극이 되니 정말 좋아요.”
윤화도 가만있다가 한마디 거들었다.
“잘생겼어. 웬만한 연예인보다 훨씬 더 잘 생긴 거 같아.”
그녀의 말에 갑자기 유준열이 발끈했다.
“너 그 말 하면서 왜 날 봐? 혹시 내가 그 웬만한 연예인이냐?”
다시 장난의 시작이었다.
“호호, 오빠 찔려?”
“아니, 전혀 안 찔리거든.”
“에이, 많이 찔리는 표정인데?”
“이거 왜 이래? 내 팬들은 나보다 잘생겼다고 그래.”
“그건 오빠 팬이니까 그렇지. 고마운 분들이니까 팬들에게 잘해. 알겠어?”
“뭐래? 오늘 제대로 싸울까? 이렇게 시비 거는 이유가 한판 붙자는 말이지?”
옆에 있던 박서진도 한마디 거들었다.
“솔직히 얼굴은 이진 선수가 잘생겼다. 그건 너도 인정하지?”
“아, 솔직히 인정하지만, 지금 그걸 굳이 이렇게 큰소리로 거론해야 합니까?”
“그래도 양심은 있네. 솔직히 외모가 밀린다는 걸 시인하는 걸 보니 말이야.”
“넌 정말 안 되겠다. 진짜 싸우자.”
두 사람의 장난이 다시 시작되자, 다른 사람들은 다시 웃으며 그들의 재롱을 쳐다봤다.
항상 이렇게 모이면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두 사람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박서진의 질문이 다시 시작되었다.
“근데, 이적 관련 뉴스가 있더라. 특히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너랑 이진 선수가 가장 많이 언급되던데··· 혹시 진짜로 이적 가능성이 있어?”
민감한 사항인 이적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손홍민도 약간 조심스러운 태도로 대답했다.
“이적 관련 이야기가 나오곤 있긴 해요. 그래도 전 올해에는 이적이 힘들 듯싶어요. 굳이 이적하고 싶은 마음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올해는 아시안 게임 차출 때문에 이적이 힘든 것도 있고요. 군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저에게 오퍼를 넣고 싶은 구단이 있어도 많이 조심스러울 겁니다.”
“맞다. 올해 아시안 게임이 열리지? 그렇게 따지면, 너에겐 정말 올해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거 같네.”
“아마도 그렇게 될 거 같아요. 그리고 진이의 경우는 정말 많은 제안이 오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 그럼 이적하게 되는 거야?”
“글쎄요? 이적은 에이전트가 담당하는 거니까 자세한 내용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진이 녀석에게 들은 바로는 아직 구체적인 협상 단계는 아닌 거 같고, 이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시점인 거 같은데··· 저도 더는 몰라요.”
손홍민의 이야기를 들은 박서진은 손으로 턱을 만지며 무언가를 골똘히 상상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손홍민이 물었다.
“형,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음··· 지금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진 선수 에이전트가 혹시 이적 관련 일 때문에 엄청나게 바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
“하하,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근데, 진짜 그럴지도 몰라요.”
“네 말대로라면 진짜 그렇게 바쁠 수도 있겠다. 뉴스를 보니 엄청나게 많은 구단이 이진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하더라고.”
박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마치 브링온 스포츠 사무실에서 조나단과 에릭 부자가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본 사람처럼 아주 정확하게 이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었다.
물론 당사자인 그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지만···
* * *
“에릭, 자료는 아직 멀었니?”
“네, 아버지. 지금 출력하고 있습니다. 에이미 조금 서둘러요.”
“네.”
두 사람만 있던 삭막한 사무실에 여직원이 한 명 더 늘었다.
업무 관계로 사무실을 비워야 하는 일이 늘었고, 실제 사무실 업무도 많이 는 관계로, 새롭게 직원을 뽑은 것이다.
출력이 완료된 서류를 들고 아버지에게 다가간 에릭은, 자료를 건네며 물었다.
“아버지, 아직 식사도 못 하셨잖아요. 다음 미팅까지 잠시 시간이 있는데, 뭐라도 좀 드시고 약속 장소로 가시는 게 어때요?”
일이 바빠 식사를 거른 아버지의 건강이 걱정되는 그였다.
아들이 건넨 자료를 확인하던 조나단의 눈은, 잠시 벽에 걸린 시계로 향했다.
에릭의 말대로 조금 여유가 생겼음을 확인한 그는, 아들을 향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아버지를 생각해주는 건 역시 아들인 너밖에 없구나. 그럼 한잔의 따뜻한 커피와 배고픔을 면하게 해줄 간식을 먹어볼까?”
“네, 제가 준비할게요. 테이블로 가서 앉아 계세요.”
“그래, 부탁하마.”
잠시 후 두 사람은 테이블에 마주 보며 앉았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던 테이블 위에는 어느새 따뜻한 커피와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케이크를 함께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에릭이 다시 물었다.
“이번 주는 프리미어 리그 팀들을 만나러 다니실 거죠?”
“그래야지. 스페인과 독일은 이미 다녀왔잖니. 그 외의 오퍼는 굳이 직접 갈 필요가 없는 것들이니 과감하게 넘어가도록 하자.”
두 사람은 지금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먼저 스페인을 찾은 두 사람은, 그들을 직접 초청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구단주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이 두 사람을 초청한 이유는 당연히 이진 때문이었다.
두 팀 모두 이진의 영입을 강력히 희망했기 때문이다.
제법 구체적인 의견까지 오갔던 좋은 만남이었다.
다음 일정으로 두 사람은 독일로 건너갔다.
바이에른 뮌헨 구단주의 초청으로 독일을 방문한 것이다.
역시 이적 관련 면담 때문이었다.
독일에서도 나쁘지 않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 이번에 이적은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요? 제 생각에는 토트넘에서 1~2년 더 뛰어도 좋을 거 같긴 한데··· 아버지 생각은 어떠세요?”
아들의 물음에 조나단은 케이크를 먹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결정은 선수가 하는 거다. 그건 너도 잘 알고 있지? 혹시 그냥 내 생각을 묻는 질문이라면. 난 이렇게 답하마.”
에릭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그는 아버지의 견해가 무척 궁금했다.
“난 이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도 말해 줄까?”
“네. 그렇게 판단을 내리신 이유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