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129
불곰국은 이제 제겁니다 129화
129 도둑놈들을 잡아라/한국은 당했지만 러시아는 달랐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조금만 늦었으면 못 만날 뻔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숨을 헐떡이는 두 사람을 유심히 보던 스티브 잡스의 눈이 커졌다.
그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알아본 것.
“데니스 CEO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애플에 가실 거라고 해서 실례를 무릅쓰고 달려왔습니다.”
니콜라이는 그들의 말에는 응답하지 않고 잡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럼 다음에 또 연락하죠.”
“네, 안녕히 가십시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간 니콜라이는 차에 오르며 무심히 말했다.
“가면서 얘기합시다.”
“아, 네.”
세르게이 브린이 니콜라이의 옆에, 래리 페이지는 운전석에 앉았다.
“출발하세요.”
“네, 공항으로 이동하겠습니다.”
기사가 말함과 동시에 차가 움직이자, 래리 페이지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고 재빨리 본론부터 꺼냈다.
“대표님, 구글이 5월 1일에 상장을 합니다.”
“잘됐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말인데… 지분 39% 중에서 일정 부분을 파실 순 없겠습니까?”
“데니스 CEO에게 못 들었습니까?”
“…듣긴 했습니다.”
“그러면 알 텐데 왜 찾아오신 거죠?”
“상장 때 최소한 30% 이상은 내놓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지분을 합쳐도 대표님의 지분과 비슷해지거나 적게 될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은 경영권 침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듯했다.
니콜라이는 두 사람이 참 딱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경영 스타일을 알면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았을 텐데.
애플도 그렇고 다른 기업들도 정확한 방향만 제시할 뿐 경영에 관해서는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걸 알면서도 이런다면 욕심 때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여태껏 제가 경영에 관여한 적이 있던가요?”
“…없었습니다.”
“제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던가요?”
“…없었습니다.”
“제가 한 일이라고는 자금이 더 필요하다고 해서 투자금을 더 넣었고, 지분 9%를 받은 것밖에 없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맞습니다.”
“세르게이 씨도 지분을 넘겨받길 원하는 건가요?”
“….”
두 사람은 착각을 하고 있다.
원 역사대로라면 구글이 세계를 휩쓸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미 영문판 얀덱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기에, 구글이 전생의 영광을 얻기란 쉽지 않을 터.
그런 마당에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얀덱스와 야후의 주인과 결별한다?
구글의 몰락을 앞당기겠다고 기를 쓰는 행위였다.
니콜라이는 래리 페이지에게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 주었다.
“구글이 얀덱스와 야후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
“제가 있어서 얀덱스와 야후가 구글과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봤나 보군요.”
“….”
“상장도 하기 전에 이런 부분들을 간과하고 욕심에 초심을 잃었다면 구글의 앞날은 뻔하겠어요. 그래도 지분을 원한다면 좋습니다.”
니콜라이가 결정을 내라자 래리 페이지는 잔뜩 기대에 찬 눈빛으로 변했다.
니콜라이는 믿음에 배신하는 자들은 가만두지 않았다.
“상장 때 지분을 얼마나 내놓든 그건 두 분이 결정할 일이지만 제 지분을 팔 생각이 없습니다.”
“…!”
“…?”
“넘겨 달라면 넘겨줄 줄 알았나 본데, 알아서 하게끔 가만히 내버려 뒀더니 선을 넘는군요. 앞으로는 대주주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해 볼 생각입니다. 차 세우세요.”
차가 멈추자 니콜라이는 냉랭한 투로 말했다.
“구글은 앞으로 제 지시를 많이 따라야 할 겁니다. 그만 내리시죠.”
“대표님, 우린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닙니다.”
래리 페이지가 니콜라이의 마음을 풀어 주려 했으나 그건 변명일 뿐이었다.
니콜라이는 철저히 대주주의 입장으로 두 사람을 대하기로 했다.
“더 할 말이 있거든 제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한 후에 찾아오세요.”
그 말을 끝으로 차는 유유히 공항 쪽으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그 모습을 보며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세르게이 브린이 굳은 얼굴로 냉랭히 말했다.
“내가 뭐랬어? 이건 아니라고 했지? 네 그 욕심 때문에 관계가 완전히 틀어지게 됐잖아. 대표님 도움을 받아서 더 성장하는 쪽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젠 어쩔 거야?”
“…미안하다.”
“내가 나중에 따로 찾아가 볼 테니까 넌 다신 이런 일로 나서지 마.”
“….”
래리 페이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기에 머리를 끄덕였다.
세르게이 브린이 극구 말렸음에도 그는 엄청난 돈이 보이니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내가 미쳤지.’
앞으로 니콜라이 대표를 만나는 건 전적으로 세르게이에게 맡기기로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용기에 오른 니콜라이는 구글을 완전히 장악하고 여기에 야후까지 해서 삼각편대로 운영하면 어떨까를 고민해 보았다.
원 역사에서는 야후가 힘을 잃게 되지만 니콜라이가 균형을 맞춘다면.
‘가능할 것 같군.’
야후가 문을 닫았음에도 일본에서는 계속 힘을 발휘한 것처럼, 야후만의 강점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데니스한테 전화 왔었는데 일본 인수할만한 기업들 명단 추려서 메일로 보냈대.”
“알겠어.
“그럼 러시아로 바로 갈거야?”
샤샤의 물음에 니콜라이는 머리를 흔들었다.
“고비 특별 자치구로 가자고 해.”
전용기가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을 때, 중국의 ‘중난하이’에서는 장쩌민 주석과 후진타오 부주석이 비서실장에게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계속 지켜본 결과 지금은 고비 특별 자치구 북쪽을 중심으로 공장들과 주택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
“우리 영토 쪽으로는 도시 계획에 따라 도로와 최소한의 기반 시설만 만들고 있을 뿐 대부분 몽골 영토 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나무만 잔뜩 심어놨단 말인데… 왜 그렇지?”
장쩌민 주석의 물음에 비서실장은 그의 생각을 말했다.
“니콜라이 대표가 우릴 믿지 않는 것 같습니다.”
“흐음… 그럴 만도 하겠군.”
장쩌민 주석도 러시아와 블랙홀을 믿지 않고 차관을 빌리려고 일본과 잠깐 손을 잡았으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거기다 몽골 사막 쪽에 대단위 석탄 매장지가 발견되어서 북쪽을 먼저 개발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석탄 매장지라… 참, 희토류 채굴은 어떻게 되고 있나?”
“러시아 기업이 세워지고 계속 채굴하는 중입니다. 니콜라이 대표가 약속했던 대로 인부들은 대부분 우리 주민들을 쓰고 있고요.”
“인부들은 굳이 우리 주민들을 쓰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이상한 곳에 약속을 잘 지키는군. 주민들은 별 이상 없고?”
“네. 그런데 모두 한족들만 쓰고 있습니다.”
“다른 소수 민족은 전혀 안 쓰고?”
“네.”
장쩌민 주석의 표정이 팍 구겨졌다.
그 모습을 보며 후진타오 주석이 입을 열었다.
“니콜라이 그자는 틀림없이 우릴 골탕먹이려는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위험한 일에 한족만 골라서 쓰겠습니까?”
“그렇다고 지금 와서 어쩌겠어요. 계약상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요즘 이상한 보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비서실장에게 향했다.
“희토류 연구소도 그렇지만 다양한 분야의 핵심 연구소 연구원들이 사직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건 또 왜?”
“그것까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최근 들어 그런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혹시, 러시아에서 우리 인재들을 빼 가는 거 아니야?”
“따로 조사해 봤으나 아직까진 러시아 기업에 취업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러시아에서 일은 안 하지만 새로운 방법으로 하고 있었다.
니콜라이가 적극적으로 도입한 방법은 재택근무였다.
외부로 신분이 노출되면 안 되는 인물들을 위해 고안한 방법인데, 이것 때문에 중국의 인재들은 쉽게 결정을 내렸다.
블랙홀에 입사하는 것으로.
“그건 그렇고. 우리 영토 쪽을 개발하고 반전시키면 세금이 좀 들어오나 싶었더니 그것도 아니게 됐군. 몽골만 혜택을 보게 생겼어.”
“그렇긴 합니다.”
“이제 보고 끝났어?”
“내륙 지방의 강수량이 줄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이봐. 하늘이 정하는 일을 내가 어떻게 해결해?”
별 시답잖은 보고에 장쩌민 주석은 인상을 쓰며 물었다.
“니콜라이는 지금 어디에 있어?”
“미국으로 넘어갔습니다.”
“얼마 전까진 앙골라에 죽치고 있더니 이젠 미국으로 가고. 세계를 잘도 돌아다니는군.”
한편, 미국에서 고비 특별 자치구에 도착한 니콜라이는 총책임자의 보고를 받았다.
“내년인 2002년 12월에 입주를 시작하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언어 소통의 한계였습니다. ”
“그게 가장 큰 문제긴 해요.”
몇 달 공부한다고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니 고비 특별 자치구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했다.
‘동시통역기를 만들면 될까?’
기자 시절에 다양한 통역기가 있었으나 통역이 완벽히 되진 않았다.
이걸 해결하자면….
‘AI 기술을 접목해서 빅 데이터를 통해 연구하면 될 것도 같은데.’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얀덱스와 구글에 지시한다면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았다.
자금을 쏟아붓고 니콜라이가 올바른 방향만 제시하면 가능할 것이다.
“일단은 전에 협의한 대로 하고 점차 해결해 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대표님.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
“완전한 중국 지역과 고비 특별 자치구 경계에 성장한 나무들을 대거 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요?”
니콜이가 직접 지시한 일 중 하나라 기억이 났다.
경계를 확실히 구분하려고 큰 나무들을 힘들게 심었다.
중국 산에 있는 것들을 대거 옮겨 심느라 비용이 꽤 많이 들었는데 거기에 문제가 생겼다.
“그 큰 나무들을 중국인들이 넘어와서 베어가고 있습니다.”
“뭐요?”
“벌써 수백 그루나 베어갔습니다. 별일 없을 줄 알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몽골 쪽으로만 군인들을 배치했던 터라….”
보고를 들은 니콜라이는 어이가 없었다.
그 힘들게 심은 나무들을 수백 그루씩이나 베어가다니.
“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한 겁니까?”
“내륙 쪽 주민들 짓입니다.”
“중국 공안과 우리 군인들을 보내서 모두 잡아들이라고 하세요. 중국 정부엔 내가 따로 연락해 둘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얼마나 힘들게 심고 가꾼 나무들인데.
니콜라이는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일을 보고 받은 장쩌민 주석은 그로서도 어쩔 수 없었기에 나무를 벤 자들을 모두 넘기라고 지시를 내렸다.
니콜라이가 잡혀 온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처리할까를 생각하고 있을 때, 북한의 김정이 국방위원장은 장선택과 고민거리를 두고 의논하고 있었다.
“주민들이 살이 오르는 건 좋지만 이대로 계속 순환시켜도 되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요.”
“고비 특별 자치구를 다녀온 주민들이 늘어난다고 해서 우리가 피해를 보는 건 없지 않습니까?”
“….”
“러시아 국경을 통해 물자도 충분히 잘 공급받고 있는데 괜히 건드려서 좋을 건 없을 것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너무 풀어 주는 게 아닌가 해서요.”
“양쪽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데도 탈북한 주민은 없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랬다.
고비 특별 자치구와 북한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해줬는데도 탈북하는 주민이 없었다.
건강을 되찾은 주민 중 일부는 북한으로 돌아갔으나 많은 주민이 특별 자치구에 남아서 일을 하고 있었다.
양쪽을 오가면서 장사를 시작한 사람들도 꽤 되었고.
“사상 교육은 계속 시키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러시아와 척을 질 순 없질 않습니까?”
“절대로 그래선 안 되지요. 중국 국경이 닫힌 마당에 러시아마저 닫아 버리면 우린 정말 지옥을 경험하게 될 테니까요.”
“맞습니다. 우린 오히려 이 기회를 잘 이용하는 편이 더 이득일 겁니다. 그런 면에서 주민들을 더 많이 보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12월이면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개통하는데….”
북한에서 서지 않는다곤 해도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건 뻔했다.
국방위원장은 장선택의 말대로 사상 교육을 더 시키는 방법밖에 없겠다고 판단했다.
“더 많이 보내는 것도 괜찮겠군요. 다른 일은 없지요?”
“북한 어선들이 우리 해협 쪽으로 넘어와서 고기를 잡아가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어업권은 러시아에만 줬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허어, 이거 러시아가 알게 되면 문제가 생기겠는데….”
“러시아에 연락을 해야지 않을까요?”
“해야지요. 빨리 연락해서 상황을 알려 주세요.”
북한은 이런 사실을 즉각 알렸고 러시아에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중국 어선들의 저인망 싹쓸이 불법 어업.
한국은 힘없이 당하고만 있었지만, 러시아는 확실히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