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141
불곰국은 이제 제겁니다 141화
141 한국의 대도약/남북정상회담
한국은 섬나라나 마찬가지였다.
대륙과 연결되어 있지만 북한이 막고 있었기에.
그러나 12월 1일부터는 바뀌었다.
사람은 물론 물자도 횡단 열차를 통해 유통할 수 있게 되면서 섬이었을 때의 단점이 대부분 사라졌다.
유통 혁명.
선박 운송에 비할 바는 아니더라도 매일 열차가 운행되었기에 웬만한 물건은 제때 운송할 수 있게 되었다.
관광 혁명.
육로를 통해 입국할 수 있게 되면서 유럽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관광대국으로서의 초석이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로부터 직접 원유와 가스까지 저렴하게 수입하면서 물가까지 안정되었기에 한국의 발전과 성장은 더욱 빨라졌다.
KBC 뉴스.
“동아시아 금융 위기 1년 후부터 3%대의 성장을 이어가던 우리 경제는 2001년 상반기 5.5%까지 올라서더니 3사 분기 성장률은 6.7%를 넘어섰습니다.”
기자가 있는 곳은 블라디보스토크였다.
“동아시아 다른 국가들은 아직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으나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인한 결과라 할 수 있겠는데요.”
뒤로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보였고 탑승하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빨리 와! 곧 출발할 거야!”
“엄마, 잠깐만! 나 운동화 끈 풀렸어.”
한 젊은 여자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레인을 뚫어지게 살피더니 고함을 질렀다.
“여기야! 여기 있어!”
“어디, 어디?”
“여기 있잖아, 프랑스 옆에 샤를리.”
“와! 진짜 있다.”
그녀는 TV에서 5분여간 레인을 비춰 줬을 때 우연히 자신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걸 보고 꼭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왔다.
물론 한국 여행도 할 생각으로.
역 내부는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사람들과 음식을 사는 사람들이 뒤섞여 시장통을 방불케 했으나 표정만큼은 모두 밝았다.
“오늘은 한국에서 재배한 제주 감귤, 사과, 곶감이 횡단 열차를 통해 러시아 U마트로 가게 되는 첫날입니다. 조금 있으면 이곳에 도착하는데요.”
디리리리링♬
마침 부산에서 출발한 횡단 열차가 도착했다.
동시에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한 열차가 여기서 잠시 섰다가 막 북한 신의주를 향해 출발했고.
“블라디보스토크와 주변 도시들에 공급할 물량은 여기서 내린다고 합니다. 제가 책임자를 만나 보겠습니다.”
기자는 우수리스크 발해 박물관 견학 깃발을 한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옆을 지나, 한 백인 사내에게 마이크를 내밀며 러시아어로 물었다.
“안녕하세요. U마트 직원이시죠?”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감귤, 사과, 곶감이 인기가 있지만, 러시아에서도 잘 팔릴까요?”
“본사에서는 소량으로 판매를 해 본 후에 매출이 높게 나오면 수입 결정을 하거든요. 그러니 이 제품들은 이미 검증이 됐다는 거죠. 아주 잘 팔릴 겁니다. 특히 제주 감귤이 인기가 아주 좋아요.”
“러시아인들이 좋아한다니 한국인으로서 신기하게 느껴지네요.”
“이 제품들은 중국으로도 들어가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에도 U마트가 3호점까지 오픈했기에 열차를 통한 수송량은 갈수록 늘게 될 거였다.
이것들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이 운송될 것이라 한국은 물류 운송으로 인한 혜택을 크게 볼 터.
바야흐로 한국의 대도약이 시작되었다.
한편, 한국 대통령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크렘린궁을 방문했다.
한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적은 몇 번 있었으나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총리를 비롯해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공항까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대통령님.”
“이렇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항에서뿐만 아니라 자하르 대통령과 니콜라이는 크렘린궁 밖에까지 나와 한국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까?”
“러시아에서 선물해 준 대통령 전용기 덕분에 편히 왔습니다.”
한국 대통령 전용기는 과거엔 개조한 ‘보잉기’를 임차해 사용했었다.
일국의 대통령이 사용할 전용기가 없다는 얘기를 들은 자하르 대통령이 한국과 무기 공동 연구를 시작했을 때 러시아제 대형 항공기를 특별 개조해 선물했다.
그 덕분에 한국은 세계에서도 손가락 안에 들 만한 수준의 대통령 전용기를 갖게 되었다.
“들어가시지요.”
국빈을 맞이하는 만찬장엔 러시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모두 모였다.
체첸, 벨라루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조지아) 공화국 정상들도 모두 참석했고.
자하르 대통령이 잔을 들자 모두 잔을 들었다.
“한국 대통령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보통은 하루 쉬고 정상 간에 자리를 가진 후에 만찬을 하지만 이번 만남은 성격이 달랐기에 친척 집에 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한국 대통령이 오늘 바로 행사를 진행하길 원하기도 했었고.
자하르 대통령이 계속 나설 순 없었기에 행사장에서는 니콜라이가 한국 대통령에게 러시아 인사들을 소개해 주었다.
“안녕하십니까.”
“아, 유리 회장님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우리나라가 유니콘 그룹의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제가 한 일이 뭐 있겠습니다. 다 니콜라이 대표가 한 일들입니다.”
“허허, 이렇게 훌륭한 손자를 두셔서 든든하시겠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한국 대통령은 내내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만찬을 즐겼다.
그리고 다음 날, 두 정상은 점심을 함께한 후 회담을 가졌다.
“미리 연락드린 바와 같이 북한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길 원합니다.”
원 역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 동안 진행됐었다.
이게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었고 회담 결과로 마지막 날 6.15 남북 공동선언이 발표됐다.
미국의 AP통신은 2000년 12월 25일 ‘2000년 세계 10대 뉴스’를 발표했는데 남북정상회담이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니콜라이가 깊이 개입하면서 1년 몇 개월 후에 이렇게 말이 나온 것이다.
“제가 나서서 국방위원장을 설득해 달란 거지요?”
“네, 부탁드립니다.”
“흐음. 지금 상황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단순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회담을 원하시는 거라면 힘들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러시아를 이용할 생각은 마라.
러시아가 한국과 관계가 좋긴 해도 이런 부분에서는 단호했다.
“회담을 원하는 진정한 목적이 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저 개인과 정치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우리 헌법엔 한반도 전체가 우리의 영토이고 어릴 때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부르며 자랐습니다. 오직 통일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함입니다.”
말을 통해 그 사람의 진정성을 알 순 없다.
사람의 말과 마음은 수시로 변화고 변덕을 일으키니까.
그러니 그럴 수 없게 아예 미리 차단해 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터.
니콜라이는 지금의 한국 대통령에게서 어떤 부분을 제거하면 되는지 알고 있었기에 자하르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관련해 니콜라이로부터 사전에 말을 들었던 터라 머리를 끄덕였다.
“국방위원장과의 정상 회담을 원하신다면 조건이 있습니다.”
니콜라이도 단호하게 나오자 한국 대통령은 바짝 긴장했다.
“…말씀해 보시지요.”
“북한에는 그 어떤 돈도 보내선 안 됩니다. 정상회담 관련해서는 모두 우리가 준비할 테니 한국은 참석하는 것으로 끝내야 한단 겁니다.”
“당연히 그럴 겁니다.”
“우리 러시아를 속이고 돈을 대신할 물품이나 식량을 지원해서도 안 됩니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 비밀 송금.
니콜라이가 정 회장과 담판을 지으면서 미래 그룹과 북한과의 관계가 생기지 않았지만, 청와대 단독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 일이기에 사전에 차단한 거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시 자하르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그렇게 한다면 제가 꼭 성사될 수 있게 해 보겠습니다.”
“말씀하셨던 내용대로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정상회담에 관련해서는 서로의 입장이 정확히 나왔기에 이번엔 니콜라이가 다른 조건을 제시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잘 끝나게 되면 고비 특별 자치구에 한국의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게 해 주셨으면 합니다.”
“거긴 특별 자치구이긴 해도 중국과 몽골 땅이라 직원을 쓰려면….”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직원들은 북한 주민들과 고비 특별 자치구 사람들을 쓸 테니까요. 아, 물론 공장을 운영하는 간부급은 한국인이 되어야겠지만요.”
어차피 간부급 외엔 와서 일하라고 해도 하지 않을 거다.
대부분 한국인이 꺼리는 업종으로 분류되는 일일 테니까.
“러시아가 산업단지를 통제하면 한국으로서도 안심할 수 있게 됩니다. 무엇보다 한국과의 인건비 차이가 크니 한국으로서도 큰 혜택을 보게 되는 거죠.”
“그렇긴 하겠습니다.”
“공단 조성과 공장 건물들 공사는 1년 후에 모두 끝납니다. 그러니 한국에서는 기계만 들여오면 됩니다.”
원 역사에서 개성공단은 2005년부터 운영됐다가 남북관계가 틀어지면서 한국 기업들이 많은 피해를 봤었다.
북한의 일방적인 폐쇄 결정에 따른 거였다.
그러나 러시아가 개입되어 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국방위원장이 죽을 생각이 아니라면 마음대로 폐쇄할 순 없을 테니 말이다.
“우리야 손해날 일이 전혀 없겠군요. 그래도 일단 돌아가서 회의를 거친 후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러시아와 한국의 정상회담은 양쪽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다.
자하르 대통령이 손을 내밀자 한국 대통령이 굳게 잡았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이어 남북정상회담.
수십년간 한국의 발목을 잡고 있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해결 되었고 나머지 하나가 해결을 앞두고 있었다.
이틀 후.
청와대로부터 모든 걸 받아들이겠다는 연락이 왔다.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기에 자하르 대통령은 곧바로 평양으로 연락해 국방위원장의 승낙을 받아 냈다.
국방위원장이 승낙은 했으나 조건을 붙였는데.
북한으로서는 식량문제와 경제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는 일이었기에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러시아도 가만 있지 않고 조건을 달았다.
국방위원장 개인에게도 어느 정도는 이득을 줘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니콜라이가 단 조건이었다.
과거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 군인들은 베트남 군인보다 못한 월급을 받았다.
미국 군인과 같은 대우를 해 주겠다던 백악관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에.
그러나 러시아는 적정한 월급을 책정했고 반드시 지킬 것이다.
니콜라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훗날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한반도의 통일】
북한은 어떤 식으로든 성장해야 한다.
독일이 갑작스럽게 통일되면서 얼마나 많은 통일 비용이 소모되었나.
러시아와 니콜라이는 한반도의 통일을 원했다.
그 시기는 2011년 12월 17일.
김정이 국방위원장이 숨을 거두는 그때를 노리고 있었다.
러시아, 한국, 북한이 자유롭게 왕래하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반발심은 훨씬 줄게 될 터.
‘위원장의 아들과 이인자를 처단할 수밖에 없겠어.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라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은 200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이 자리엔 CNN 기자가 세계의 방송국에서 유일하게 와 있었다.
니콜라이가 다시 특종을 주려고 일부러 한 일이다.
“오늘은 48년간 떨어져 있던 남북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이어 남북정상회담까지 성사되었기에 한반도의 평화와 아시아의 안정이 더욱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자하르 대통령이 중앙에 섰고 양쪽으로 한국 대통령과 국방위원장이 손을 잡은 모습이 세계 각국으로도 나갔다.
이렇게 러시아 이미지는 평화의 상징으로 더욱 굳건해지고 있었다.
반면, 미국과 NATO 회원국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이미 깊이 개입한 후여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터라 평화와는 반대의 이미지로 굳어져 갔다.
삼국의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을 때, 니콜라이는 영국에 있는 데니스로부터 뜻밖의 말을 듣게 되었다.
-켄 베이츠라는 사람 알아?
“그 사람이 누군데?”
-첼시 구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