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142
불곰국은 이제 제겁니다 142화
142 이라크 전쟁/국제결혼 반대
“첼시 구단주가 우리랑 무슨 관계가 있는데?”
-그런 게 아니고 첼시가 매물로 나왔거든. 네 목표에 러시아 문화와 스포츠 산업을 부흥하는 것도 포함되잖아. 그래서 EPL(영국 프리미어 리그) 구단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해서.
데니스의 말대로 니콜라이는 문화와 스포츠 산업을 육성하고 있었다.
디즈니, 20세기 폭스, 유니버셜 스튜디오.
소니픽처스(콜롬비아 픽처스), 워너 브러더스 픽처스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것도 그 이유였다.
하지만 스포츠 분야 투자는 아직 국내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왔으니 해외 구단을 인수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얼마에 나왔어?”
-우와! 정말 인수할 생각이구나?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얼마야?”
-1억 4,000만 파운드.
2,000억 원 내외란 얘긴데.
베이츠 그 사람 급한 모양이네.
원 역사에서 베이츠는 1982년에 빚더미에 오른 첼시를 단돈 1파운드에 사들였다.
그 당시만 해도 첼시는 2부리그에서 구르고 있었고 재정 문제까지 심각하다 보니 베이츠에게 빚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넘겨 버렸을 정도였다.
베이츠는 꾸준한 투자로 팀을 1부리그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스탬퍼드 브리지(첼시 구장)의 소유권을 첼시로 돌려놓으며 재정을 건전화시켰다.
그러나 첼시 지구의 부동산 사업이 실패하고, 그로 인해 팀 자체에 대한 투자가 약화되면서 약 8,000만 파운드에 이르는 빚을 지게 되었다.
이렇게 첼시에 다시 위기가 찾아왔을 때, 러시아의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세주로 등장한 것.
하지만 지금은 그 역사가 바뀌고 있었다.
“빚은 없고?”
-1억 4,000만 파운드를 지급하면 빚은 베이츠가 모두 떠안는 거로 나왔어.
“괜찮네. 진행해 줘.”
-진짜? 정말 인수해?
“싸잖아.”
-하아… 1억 4,000만 파운드가 싸다는 사람은 지구상에 너밖에 없을 거다.
“인수 자금은 전에 운석 두 개 판 돈을 써. 충분하지?”
-장난해? 14억 5천만 달러나 되는데. 그러면 보고했듯이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추가로 매입한다고 10억 달러는 썼으니까 나머지 금액으로 인수할게.
“그렇게 해.”
-참, 그것 때문에 빌 게이츠가 잡스를 만났거든.
“잡스가 빌 게이츠 별로 안 좋아하잖아?”
-그래도 어떡해. MS 주식이 우리한테 19%나 넘어갔는데. 잡스를 통해서 네 정보를 알아내려는 모양이야.
원 역사에서 1986년, MS가 기업공개(IPO)를 할 당시 빌 게이츠가 보유한 지분은 49%였다.
그러나 90년 이후 매년 일정 부분을 매각해 나가면서 지금은 22%까지 떨어진 상태.
반대로 블랙홀은 IT 버블 사태가 있기 전까지 꾸준히 사 모았다.
그러다 버블이 터지면서 모두 처분했고 주가가 폭락했을 때는 다시 매입했다.
이렇게 블랙홀은 MS의 지분을 19%까지 보유하게 되었다.
‘우리가 19%나 보유하고 있으니 불안하겠지.’
올해 MS의 시가총액은 2,560억 달러.
애플은 156억 달러로 16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나 2007년, 아이폰1이 나오고 딱 3년 후에 애플이 앞서게 된다.
빌 게이츠는 작년에 CEO직을 ‘스티브 발머(2000~2014년)’에게 넘겼으며 올 2월에는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났다.
현재 MS에서의 직함은 CEO의 기술 고문이다.
“나 대신 형이 한번 만나서 전해 줘. 회사만 잘 운영되면 우리는 터치할 생각 없다고.”
-그럴게.
* * *
2002년 새해가 밝았다.
원 역사에서는 올해에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스티브 유, 미국 시민권 취득에 따른 병역 기피 의혹으로 한국 입국 거부.
5월 31일, 한일 월드컵 개막.
6월 13일, 여중생 장갑차 압사 사건.
9월 29일, 제14회 아시안 게임 개최(부산).
12월 7일, 로또 1회 시작.
12월 19일, 노문현 후보 당선.
9월 11일, 9.11 1주기 추도식 후, 부시 대통령은 특별담화를 통해 이라크 침공 계획 발표.
일본 고이즈미 총리 다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33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 방문.
스페이스X 설립(일론 머스크).
늘 그랬듯 새해에는 가족/친척들이 유리 유수포프의 집에 모였기에 니콜라이도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
유리의 자식들이 모두 모인 터라 겉으로는 화목해 보였다.
하지만 아이들만 거실을 뛰어다니면서 놀 뿐, 서로의 눈치만 보며 이렇다 할 말이 없었다.
그러던 중 유리의 시선이 올가에게로 향했다.
“요즘 무슨 일을 하고 지내느냐?”
“굼 백화점 한 곳의 수익 30%로 뭘 할 수 있겠어요.”
“그게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닐 텐데?”
“세계 여행 다니면서 생활비로 쓰기도 빠듯해요.”
“넌, 그 나이를 먹고도 언제 철이 들려고 그래? 하아, 내가 죽기 전에 저걸 사람 구실 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유리의 시선이 이번엔 셋째 안턴에게로 향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너희 둘이 이반과 만났었다지?”
“그건….”
“아직도 니콜라이에게 앙금이 남은 것이냐?”
“…무슨 말씀입니까?”
“내가 나이를 먹었다고 귀까지 먹은 줄 알아? 거기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다 알고 있다.”
“…!”
“사람은 무릇 제 그릇의 크기를 알아야 하는 법이야.”
안턴과 올가를 번갈아 바라본 유리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너희들이 니콜라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맡아서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금은 나도 자신이 없다. 그런데도 아직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는. 한심한 것들.”
두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으나 여기서 말대답을 하면 결과는 뻔했기에 입을 꾹 다물었다.
“얼마 전에 코리아 대통령을 만났는데 그러더구나. 니콜라이 덕분에 코리아의 경제가 빠르게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너희들은 일국의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겠어?”
“….”
“니콜라이가 설립한 블랙홀은 이제 러시아조차 감당하기 힘든 기업이 됐는데 너희들은 내 재산 물려받을 생각이나 하고 앉았으니.”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지자 장남 이반이 조심스럽게 나섰다.
“아버지, 오늘은 좋은 날이지 않습니까.”
“저것들만 보면 속에 열불이 나서 그런다. 작년 12월 말에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이 내게 전화를 했어.”
“…?”
“우리 유수포프 가문이 어려웠을 때 돕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더구나.”
“…!”
“이게 우리 가문의 힘이고 위치야. 너희들이 우리 가문을 이렇게 만들 수 있었겠어?”
어림도 없다.
자신조차도 이렇게까지 성장시키진 못했을 것이다.
유리의 표정이 더욱 찡그려졌기에 이반이 다시 나섰다.
“아버지, 새해니까 덕담 한마디 하셔야죠.”
“그래. 이 정도로 하마. 모두 건강 잘 챙기고 가문에 해가 될 일을 하지 않도록 늘 신경 쓰거라. 그리고 키릴과 디마는 고비 특별 자치구로 가서 니콜라이 일을 돕도록 하거라.”
갑자기 자신들의 이름이 나오자 둘은 눈을 껌벅거리며 니콜라이를 바라보았다.
“굼 백화점에서 그만큼 배웠으면 됐다. 지금 코리아 기업들이 대거 입주할 공장들이 지어지는 중이고 입주민 선별 때문에 바쁘니 너희들이 니콜라이를 돕도록 해. 건설 쪽은 너희들도 많이 배웠으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네, 할아버지.”
“그래. 건설 쪽 일을 잘 배워 두면 너희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게다.”
두 아들의 얘기가 나왔으나 예고르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이후로 데니스와 빅토리아가 유리에게 아이를 안겨 주자 그제야 표정이 점점 밝아졌다.
“허허, 욘석들 누굴 닮아서 이렇게 귀엽누. 데니스를 닮지 않은 건 확실하구나.”
그 모습을 보며 알로나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가족/친척들과 화목한 시간을 보낸 유리는 서재로 올라가며 이반, 예고르, 니콜라이를 따로 불렀다.
“내가 미국 소식을 들은 게 있는데.”
“…?”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다는데 너희들은 아는 게 없느냐?”
이반과 예고르는 아는 바가 없었기에 니콜라이를 바라보았다.
“후세인이 한 말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화가 단단히 났을 겁니다.”
‘알카에다’의 9.11 테러 이후 주동자인 알카에다를 포함한 모든 테러 단체가 자신들의 짓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등 전 세계가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테러는 신의 응징’이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미국을 자극했다.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던 행위였다.
희생자들을 모욕한 사담 후세인을 당장이라도 죽여 버리고 싶었던 미국이었지만 그런 성명 하나로는 전쟁을 진행할 명분으로 부족했기에 추가 명분을 찾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UN이 금지한 ‘대량 살상 무기’를 이라크가 개발하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만들고 있겠군.’
미국은 명분이 없으면 만들기라도 해서 이라크를 칠 계획을 세우는 중이었다.
“하면, 이라크와 전쟁을 할 수도 있단 말이냐?”
“부시는 아프가니스탄 전쟁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겁니다. 이참에 중동 국가들을 확실히 눌러 놓으려 할 테죠.”
“소비에트와 영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라크와도 전쟁을 하게 되면 미국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거란 걸 모르는 모양이구나.”
“미국은 돈을 마음대로 찍어 낼 수 있는 나라니까요.”
“그래도 이번엔 어렵게 될 것 같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게 될 게야. 소비에트가 무너진 이유 중 하나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었으니 말이다.”
그 충격파를 미국은 20여 년간 기축 통화인 달러의 힘을 이용해 억지로 찍어 눌렀다.
미국의 빚을 세계로 분산시키면서.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와 세계적인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점점 힘을 잃어 갔다.
원 역사와는 달리 러시아가 부상하고 있기에 미국의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개통식 때 부시가 따로 한 말은 없었느냐?”
“부시 대통령이 제게 진 빚이 있는데 개통식에 참석한 거로 모두 끝내자더군요.”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평화의 상징인 개통식에 참석하는 게 쉽진 않았을 거다.
“우리 러시아와도 과거처럼 지내겠다는 뜻인 게로군. 부시 한 사람 때문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될는지.”
“….”
“우리는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전쟁만큼은 피해야 한다. 자하르 대통령도 나와 같은 생각이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부시가 이렇게 나오고 있으니 앞날이 밝지만은 않을 듯하구나.”
미국은 앞으로 20여 년간은 러시아와 전쟁을 할 명분도 힘도 없다.
그랬기에 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던 거고.
“이런 때 러시아는 더욱 힘을 길러야 할 겁니다.”
“그래야지. 힘이 있어야지만 스스로 우리를 지킬 수 있지. 국방력 증진에 투자를 더욱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새해는 별일 없이 가족들과 화목하게 보냈다.
2월이 되었을 때, 한국은 ‘전시 작전 통제권’을 이양받기 위해 다시 백악관과 접촉했고 최종적으로 2002년 9월 1일로 결정이 났다.
한국 대통령은 이일을 ‘특별 담화문’에서 대대적으로 널리 알렸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제 자주국방의 틀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전작권을 가져오게 되면 우리의 국방력이 한층 더 강화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불명예도 일부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설날 가족들과 대통령의 특별 담화문을 보게 된 한국 국민들은 열광했다.
“이렇게 되면 통일이 정말 꿈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진짜 가능할 수도 있겠어. 북한은 핵을 포기했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이어진 것도 모자라 전작권까지 가져오게 됐으니까.”
“우리나라가 갑자기 왜 이렇게 잘나가는 거야?”
“러시아가 힘을 팍팍 실어 주고 있잖아. 미국이 어디 6.25때 우릴 도와줬던 그 미국인가. 아니야.”
“하긴. 전쟁만 하려는 미국보단 요즘은 러시아 편에 서는 게 더 낫지.”
한국 국민들의 마음이 러시아 쪽으로 더욱 기운 데는 다른 이유도 있었는데.
김민준 여행사 대표의 사업이 더욱 번창하면서 러시아 여성들과 한국 남성들의 결혼(소비에트 독립국들 포함)이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와 한국 정부에서는 국제결혼에 관해 법적으로 다양하게 관리하고 있었기에 이혼율은 아주 미미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결국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지게 되었다.
여성단체를 필두로 한 시민단체들이 한국 남성들과 러시아 여성과의 국제결혼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