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236
236화 거의 2조 달러까지/세계 금융 위기의 조짐
시가총액 최고가를 새로 경신한 애플.
1조 3,000억 달러를 오가던 애플의 시가총액이 아이폰3으로 인해 다시 폭등하기 시작했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1조 달러와는 거리가 꽤 있는 상황에서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
“판매 5일 만에 1조 5,000억 달러를 돌파해 버리다니. 사람들이 괴물 기업이라고 하는 게 이해가 돼.”
“애플 주식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겠어. 어떤 사람들인지 진짜 부럽다.”
“파산을 걱정하던 기업을 이렇게 바꿔 놓은 니콜라이 대표는 대체.”
“그럼 니콜라이 대표는 재산이 얼마나 되는 거야?”
주식 보유 현황은 공개되어 있으니 모두 대략은 알고 있었으나 말 그대로 그건 대략일 뿐 정확한 재산은 몰랐기에 이런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그런데 애플의 주가 폭등은 새로운 기록도 경신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이 세계 GDP 순위 7위인 프랑스(1조 9,452억 달러)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한 기업이 프랑스와 맞짱도 가능하게 되자 이를 보고 받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심히 불쾌한 얼굴이었다.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아이폰3 특별판을 보고 있던 그가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우릴 곧 넘어설 수도 있다는 말이 사실인가?”
“전문가들은 판매 5일 만에 1조 5,000억 달러를 돌파한 걸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하아… 코리아한테 밀린 것도 비참한데 일개 기업에 밀릴 수도 있다니. 이따위 핸드폰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아니 대단했다.
이번에 또 선물 받은 특별판은 외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용하기 아까울 정도로 멋졌으니까.
일반 폰도 다르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는 애플이 유일한데다 사람들이 꼭 필요로 하는 성능들을 다양하게 넣은 터라 이렇게 인기가 많을 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핸드폰을 한참 동안 노려보더니 옆으로 치웠다.
“우릴 넘어선다면 니콜라이 대표의 개인 재산이 1조 달러에 육박한다는 말이잖아?”
“네. 애플의 지분 51%를 가지고 있으니 그렇습니다.”
“애플만 계산해도 1조 달러라….”
각국 정상들이 그에게 쩔쩔매는 이유가 이거였다.
니콜라이는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회장 같은 부자와는 급이 다르니 각국 정상들도 쉽게 대할 수 없었을 것.
정상들은 몇 년 하고 내려오지만, 그의 권력은 계속되기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고 자신도 그랬다.
갑자기 전에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멈추면서 EU가 항복했던 일이 떠오르자 기분이 더욱 상했다.
“리먼에 공매도 친 일 때문에 백악관에서 공매도 일시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네. 미국의 최상위권 기업들에 공매도를 쳤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화가 단단히 났다고 들었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 대놓고 미국이 망하길 원한 거나 마찬가지니. 그건 그렇고. 앞으로 세계 경제는 러시아 중심으로 흘러갈 것 같은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판단하던가?”
“경제 전문가들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키질쿰 사막에 기업 유치 선전을 했을 때 우리 기업들도 대거 신청한 것으로 압니다.”
이건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EU 회원국들에 속한 기업 수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았다.
“그건 잘한 일인 것 같군. 늘 대안이 있어야지. 미국과 러시아 양쪽으로 손을 잡으면 우리에게 나쁠 게 없어.”
“다른 나라들도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것이다.
러시아의 부상으로 인해 그들도 계산기를 두들겨 봤을 테니.
잠시 생각에 잠기던 시라크 대통령이 다른 얘길 꺼냈다.
“그런데 말이야. 코리아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뭐야?”
“전문가들 말로는 러시아와 손을 잡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성공한 정책들을 가장 빨리 진행했기 때문이라고도 했고요.”
“따라만 했는데도 이렇게 빨리 성장했다?”
“물론 순전히 따라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 나름대로 강점을 살린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정제 기술을 살려 7광구에서 나온 원유와 가스를 수출하기 시작했던 것이 가장 큰 힘이 됐을 겁니다.”
“그건 재팬도 같은 상황이지 않나?”
“재팬은 한국의 속도에 한참 못 미치는 터라….”
두 나라는 똑같이 7광구에서 원유와 가스를 얻지만 그 활용도와 속도는 현격히 차이 났다.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러시아의 앞선 에너지 처리 기술을 그대로 전수 받아 산업에 바로 접목했으나 일본은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은 거기서 나온 수익금 대부분을 국가 경제에 재투자했지만 일본은 다른 용도로 썼다.
무엇보다 한국의 정치 시스템은 과거 수많은 국민들이 흘린 피와 러시아의 힘으로 점점 안정되어가고 있었다.
한국 정부는 동아시아 경제 위기 이후 러시아의 강력한 힘을 업고 나라를 좀먹는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등과 친일파들을 싹 솎아냈기 때문이다.
동시에 공기업들과 공무원들을 개혁하면서 싹 뜯어고쳤고.
반면에 일본은 강제로 애매한 민주주의가 된 터라 수십 년간 그 자리였다.
이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하긴, 아직도 그놈의 팩스와 도장에 목매는 나라니. 정치도 한국에 비하면 수준이 한참 떨어지긴 해.”
이렇게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일본을 깔보며 나름의 위안을 삼고 있을 때 일본의 새 총리가 된 아베는 귀를 후비며 심히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러시아와 한국이 정상 회담을 거부해?”
두 나라 정상들은 아베 총리의 취임식에 참석하긴 했으나 정상 회담은 거부했다.
직접적으로 거부한 것은 아니고 1년 뒤로 미뤄달라고 했는데 이건 명백히 거부를 에둘러 말한 것과 같았다.
아베는 그렇게 판단했다.
“아무래도 치시마 열도(쿠릴열도)와 다케시마(독도) 문제 때문인 것 같습니다.”
“러시아는 말이야. 전에 치시마 열도 문제를 의논할 것 같이 말하더니 우릴 이용하고는 아직껏 한 마디도 없어.”
“우릴 이용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고이즈미 전 총리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고요.”
“가까운 나라들일수록 협력해야 하거늘 어떻게 서로 못 잡아먹어서들 안달인지 원.”
일본이 한 일들은 까맣게 잊고 러시아와 한국만 욕하는 아베 총리.
그가 한국을 누구보다 미워한 이유가 있었다.
【아베의 조상은 조선에서 넘어왔다.】
‘슈칸 아사히’ 일보는 아베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1991년 사망) 전 외상이 평소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정부가 본 ‘아베 가문의 3대’라는 제목으로 아베 총리 가문의 내력을 특집 보도했는데.
이 가문에서 40여 년을 지냈던 구보 우메(가정부)는 아베 총리의 부친인 아베 전 외상이 고백한 집안 내력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그녀는 ‘아베 전 외상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것을 내게는 말해줬다.’라면서 그가 ‘나는 조선인의 피를 이어받았다.’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했다.
기사에서는 아베가의 기원은 발해국에서 시작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일본에서의 아베가 기원은 분명치 않다고 마지막에 적었다.
이건 잘난 형을 질투하고 시기하는 동생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아베 총리에게는 이런 가문의 내력이 콤플렉스 같았기에 한국에는 유독 적의를 내비쳤던 것이 아닐까?
그의 시선이 다음 보고서로 향했다.
“블랙홀이 미국 은행들에는 공매도를 쳤는데 왜 다른 나라 은행들에는 그러지 않았다고 생각해?”
비서실장은 경제 전문가는 아니었으나 총리가 물었기에 자신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블랙홀의 과거 투자 현황을 보자면 단순히 미국에 감정이 있어서 그러진 않았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정보가 있었기에 그런 파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정보가 뭔 줄 모르니 세계가 이렇게 시끄러운 거겠지.”
“지금은 우리나라 은행들 문제도 심각합니다.”
다른나라 은행들 걱정할 때가 아니다.
“흐음….”
“블랙홀의 계열사가 된 국내 은행들을 계속 지켜보고만 계실 겁니까?”
“그러면 정부가 나서서 기업을 규제하잔 말인가? 그렇게 하면 누가 일본에서 사업을 하려 하겠어?”
“다른 곳도 아니고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은행들이라 무슨 방법을 쓰긴 해야 할 듯합니다.”
“여태 아무 문제 없었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어.”
아베는 블랙홀 아니, 니콜라이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
먼저 건드리지만 않으면 특별히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지만 먼저 건드리면 상대의 뿌리를 뽑아 버리는 인물.
그랬기에 먼저 건드리는 것에는 매우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러시아와 블랙홀과는 적이 되어선 안 돼. 잘 이용해서 우리가 뭘 얻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나름 국정운영을 잘해 보겠다고 머리를 굴리나 그의 임기는 1년으로 끝나 버린다.
퇴임 이후 5명의 새로운 총리를 거쳐야 그만의 국정운영을 새로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쪽에서 정상 회담을 미뤄 달라고 했지만, 그 말을 따르게 되면 우리 체면이 상하게 됩니다. 다른 방법을 쓰는 건 어떻겠습니까?”
“어떤 방법?”
“러시아에는 키질쿰 사막에 방문하는 것으로 하시고 한국에는 7광구에 방문하는 것으로 하면 외신에선 이를 정상 회담으로 생각할 겁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군. 내년 1월에 스케줄 잡아 보도록 해.”
우회해서 체면을 살리겠다며 차선을 택한 아베 총리였다.
2006년에도 크리스마스 캐럴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연말 보너스에다가 성과급까지 두둑이 받은 블랙홀 직원들은 세계에서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되었다.
“회사원들은 월급에 보너스와 성과급까지 나오면 최고지.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소리가 벌써 들리는 것 같단 말이야. 여유자금으로 회사 주식 좀 사둬야겠어.”
“나는 벌써 사뒀지. 이번엔 투자 비율을 좀 높여야겠어.”
직원들이 자사 주식을 자랑스럽게 사는 이런 문화는 블랙홀 초창기부터 있었던 터라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의 수가 갈수록 늘어났다.
2007년 러시아의 새해 연휴가 끝났을 때 아베 총리는 키질쿰 사막을 방문했다.
새 떼처럼 하늘을 수시로 날아다니는 드론들과 엄청난 양의 중장비들. 거기에 위성을 이용하고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인력들까지.
아베는 방문하는 곳곳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공사하는 곳을 처음 본 것도 있지만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렇게?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7개월밖에 안 됐어요?”
“네, 설계는 고비 특별 자치구에서 썼던 걸 조금 수정한 거라 금방 끝낼 수 있었고, 사막 전체가 동시에 공사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곳에서 공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때문에 전체적으로 공사 진행 속도가 거의 비슷했다.
“돈이 엄청나게 들겠군요?”
세르게이 대통령은 정상 회담을 뒤로 미뤘으나 여기 총책임자는 니콜라이였기에 그를 안내하고 있었다.
“돈보다는 생명이 우선이지 않겠습니까? 500만 명을 살리는 일인데요.”
“미국과 전쟁 참전국들이 경제 지원을 했다고 하던데요?”
“여태 보셔서 아시겠지만, 그 나라들이 지원한 돈으로 이것들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하긴….”
아베가 생각해도 그건 무리였다.
그들은 생색만 낸 것이었기에 CNN에서도 그렇게 돌려서 욕을 해댔겠지.
“나도 전 총리를 따라 고비 특별 자치구에 방문해 봤지만 여긴 또 다른 느낌입니다. 참으로 대단해요.”
이건 진심에서 나온 말이었다.
저 수많은 사람이 나무를 심고 있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그가 가장 충격을 받은 건 공업용 드론이었는데, 드론이 커다란 컨테이너를 나르는 건 여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저 드론 한 대가 3t까지 나를 수 있단 말입니까?”
“네. 보시는 것처럼 저렇게 100m 상공에서 줄을 내리면 아래에서 받는 식입니다. 상업용 드론도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건들은 저런 식으로 상공에서 줄을 내려서 배달합니다. 지금도 드론 연구를 계속….”
“니콜라이 대표.”
아직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아베 총리가 갑자기 니콜라이의 손을 덥석 잡더니 너무도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한국에게만 줄 것이 아니라 우리한테도 좀 주세요. 내 이렇게 간곡히 부탁 좀 합시다. 가까운 나라들끼리 서로 도우면서 살아야지요.”
“한국과는 상호 기술협약이 되어 있어서….”
“그래서 이렇게 부탁하는 거 아닙니까? 저런 드론이 산업 전반에 도입되면 경제 발전 속도가 몇 배나 빨라질 겁니다.”
실제로 한국의 경제 발전이 일본을 훨씬 앞지른 이유 중 하나가 드론의 도입 때문이기도 했다.
“이건 제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세르게이 대통령이 만나주질 않으니 어쩌겠어요. 사실 니콜라이 대표가 찬성하면 대통령도 승인을 하잖아요?”
“흐음…”
“내 이렇게 다시 부탁합니다.”
그의 간절한 부탁에 니콜라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공짜로 줄 순 없기에 원하는 바를 천천히 말했다.
“정 그러시면 쿠릴열도와 독도 문제를 깨끗하게 마무리 지어서 영토 분쟁이 더는 생기지 않게 해 주신다면 깊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
아베 총리와 비서실장 얼굴이 동시에 구겨졌다.
이건 드론을 넘길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기에.
한편, 1조 5,000억 달러를 넘겼던 애플의 주가는 1월 중순이 되면서 설마설마했던 세계 GDP 순위 7위인 프랑스를 넘어서 버렸다.
거의 2조 달러에 육박해 버린 애플의 주가.
프랑스의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고 생각한 시라크 대통령이 어렵게 분을 삭이고 있을 때, 백악관의 비서실장은 그날 다시 응급실로 실려 갔다.
“2, 2조 달러… 크흑. 이건 조상님이 저승에서 한자리 꿰차고 계신 거야. 틀림없어.”
그 모습을 본 아내와 딸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가 돌아가신 할아버지랑 할머니 보고 싶으신가 봐요. 근데 요즘 왜 자꾸 저러는 거예요?”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데 말이야.”
가족의 걱정과는 달리 이제는 정말 아무것도 겁나지 않는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다. 상대가 부시 대통령이라도.
2월이 넘어가자 미국 기업들의 상황이 조금 이상하게 흘러갔다.
블랙홀이 공매도를 친 곳들이 어떤 회사들이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 인터넷에 세세하게 올라가면서 월 스트리트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초우량 채권들이 신용도가 낮은 채권들과 섞였네? 이건 편법을 쓴 건데. 이런 투자 방식은 너무 위험해.”
“주택담보 대출 비율이 너무 높아. 대출 한도가 대부분 90%가 넘는다고.”
“이러다 집값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연쇄적으로 충격을 받겠는데….”
니콜라이는 공매도한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걸 미리 방지코자 정확한 정보를 이렇게 인터넷에 뿌려버렸다.
그 여파로 세계 금융 위기의 조짐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