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260
260화 지레 겁먹은 이란/미국하고는 다르게
【미군, 이라크 전면 철수! 러시아군 투입!】
-백악관은 2003년 3월 20일부터 시작한 이라크 전쟁을 6년 만에 종전하는 한편, 전후처리를 러시아에 맡긴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종교(이슬람교) 문제를 러시아가 잘 처리한 사례가 있어서 상호 협의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라크의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블랙홀이….
CNN 단독 뉴스가 나간 후 세계 각국의 언론에서도 이라크에 관한 기사를 쏟아냈다.
언론과 국제 정세를 제법 아는 사람들은 두 나라의 묘한 동맹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냉전 이후 양국은 별 반목 없이 지낸 것 같았지만 뒤로는 알게 모르게 서로를 견제해 왔으니 말이다.
일반인들은 이라크 전쟁의 종식을 무척 기뻐하며 환호했다. 물론 그들도 한편으로는 왜 러시아에 바통을 넘겼는지 무척 궁금해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아?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
“뭔가 있는 것 같긴 하다. 앙골라와 소말리아 내전과 이라크전은 성격이 완전 다른 건데. 두 내전은 러시아가 다 맡은 거고, 이건 전후처리만 맡겠다는 거니까.”
“내 말이.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쏙 빠져 버리고 아무 상관도 없는 러시아가 이득도 못 보는 일에 들어간다?”
각국의 정부도 두 나라가 어떤 이유로 임시 동맹을 맺었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쏟으며 이유를 찾아내려 애썼다.
미국과 러시아는 밖으로 드러내진 않았으나 서로의 이익이 분명히 있기에 손을 잡았다.
미국은 드론 기술 때문에.
러시아는 중동에 미칠 영향력 때문에.
블랙홀은 이라크와 주변국들의 경제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서.
뉴스가 나가고 다음 날, 러시아 육/해/공군이 이라크로 출발했다는 뉴스가 잇따랐다.
그런데 육군이 이라크로 들어가려면 최근에 공화국에 편입된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쳐 이란 영토를 통과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해군도 쿠웨이트와 아주 가까운 이라크 항구를 통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러시아는 양국에 이런 사정을 알리고 협조를 구했다.
쿠웨이트는 자국 영토를 침범하는 건 아니었기에 바로 승인했다.
하지만 이란은 사정이 달랐다.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 자국 군인들이 두들겨 맞은 적이 있었던 터라 아직 앙금이 남았고, 또 다른 이유로 쿠웨이트처럼 쉽게 승인할 수 없었다.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네, 전차와 장갑차 부대가 국경에 이미 도착했습니다. 러시아에서 계속 연락이 오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국방부 장관의 물음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얼굴에 주름이 깊이 잡혔다.
‘아무리 UN과 러시아와 미국이 협조를 구한다 해도 우리 영토를 지나게 할 순 없어.’
그는 대표적인 보수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1979년 이란 혁명 때 미국 대사관 점거 계획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꽤 날린 이후,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재직했을 정도로 군에 대해 잘 알았다.
그리고 미국을 많이 싫어했다.
‘러시아 육군 병력이 우리 영토를 통과하는 건 영 꺼림칙해.’
러시아와의 관계가 미국보다는 좋고 이란에는 핵무기가 있으니 그럴 리야 없겠지만.
‘그래도 만일에 하나… 이 병력이 서쪽으로 가지 않고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테헤란으로 진격하면?’
핵무기는 소유한 것만으로 끝날 뿐 사용할 순 없다.
육군 병력이 치고 들어오고 페르시아만으로 해군이 상륙하면서 공군까지 합세하면 이란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는 특히 미국을 믿지 않았기에 UN 사무총장에게 직접 연락이 왔음에도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다.
이란의 국경 개방 불허.
상황 설명은 이미 충분히 했고 이란도 이라크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은 물론 UN까지 설득했으나 이란 대통령은 오랜 불신과 불안감에 사로잡혀 묵묵부답이었다.
이렇게 되자 미군은 발표한 대로 바로 철수하지 못했고, 러시아 육군도 이라크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러자 러시아는 차선책을 진행키로 했다.
-육군도 해군처럼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한다.
이런 사태까지 뉴스로 나가면서 이란은 세계인들에게 욕을 차고 넘치도록 먹었다.
결국 우회해 이라크로 진입한 러시아 육군은 미군이 떠난 자리를 빠르게 장악해 나갔다.
러시아 총사령관 이고리.
모든 상황은 니콜라이 경제 고문의 지시를 따르라는 대통령의 명령을 받았다.
막 전화를 하려던 그는 밖이 갑자기 어수선해지자 부관에게 눈짓을 보냈다.
밖으로 나간 부관이 3분여가 지났음에도 돌아오지 않자 그는 짜증 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갔는데.
“어?”
이라크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에 그의 눈이 껌벅거렸다. 이어 부관이 왜 들어오지 않았는지 알게 되었다.
후다닥.
“키질쿰 특별 자치구에 안 계셨던 겁니까?”
“거기서 군용 비행기로 막 도착했습니다.”
니콜라이의 뒤쪽 광장에는 하얀색 드론 승용차 50대가 있었기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구경하고 있었다.
여기 군인들은 현역이라 아직 이것들을 직접 본 적이 거의 없었던 터라 신문물에 정신이 홀려 버렸던 것.
이라크 주민들은 입을 떡 벌린 채 넋이 나가 있었다.
“이것들을 여기 왜…?”
“전국을 돌아보려면 헬기 타는 것보단 이게 편할 것 같아서요. 사령관님도 쓰세요.”
“아,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
작전 사령부는 바그다드 시청을 이용하고 있었다.
미군이 여길 작전 사령부로 사용하면서 보수를 다 해 놓아 꽤 괜찮았다.
중앙에 위치한 모형 지도 옆에 앉자 사령관과 참모진들도 착석했다.
“지금부터 이라크 전 지역에 새로운 도로를 뚫을 겁니다.”
“…?”
작전 계획 즉, 전투 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말이 나오자 모두 머리를 갸웃했다.
“우린 전쟁을 하려고 들어온 게 아니라 이라크를 재건하려고 들어왔습니다.”
그 첫 번째로 이라크의 모든 영토가 촘촘히 연결되는 도로망을 건설하기로 했다.
고비, 앙골라, 키질쿰에서 얻은 경험으로, 도시 재건의 일 순위가 도로망이라는 걸 확실히 알았기 때문이다.
도로가 깔끔하게 깔리게 되면 이거 하나로도 이라크 내부 상황이 점점 바뀌게 된다.
니콜라이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사용키로 했다.
자동차 창문이 깨져 있으면 도둑이 내부 물건은 물론, 타이어까지 훔쳐 간다는 이론인데, 이걸 반대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1년 내내 무단으로 쓰레기를 투척하는 곳에 CCTV를 설치해 봤자 쓰레기는 줄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에 사시사철 아름답게 관리되는 화단을 만들어 두면 쓰레기는 거의 사라진다.
즉, 이라크 주민들 스스로 국토 재건의 희망을 품으며 동참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라크가 바뀌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게 되면 주민들이 희망을 가지게 되면서 동참하게 될 거란 확신이 있었다.
“아, 그런 의도가 있으셨군요.”
얘길 들은 참모진들도 이해가 간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런데 군인들은 왜 이렇게 많이 들여 온 겁니까?”
“아직 반군 세력이 남아 있잖아요. 그리고 주민들을 관리하자면 일손이 필요하니까요.”
니콜라이가 옆을 보자 샤샤가 이상한 물건을 꺼내 놓았다.
“…?”
직사각형 몸체에 손잡이가 달린 파란색 물건인데 모두 이게 어디에 쓰는 것인지 몰라 니콜라이의 말을 기다렸다.
“우리 기술진들이 개발한 건데, 홍채 인식을 통해 개인의 신상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기계에요. 이거로 주민들의 홍채 정보를 수집하고 신상 정보를 입력해 두면 됩니다.”
원 역사에서는 2014년쯤 스마트폰에 지문 인식 기능이 탑재되었고 2년 후에 홍채 인식을 통한 기술이 나왔다.
그러니 원 역사보다 거의 7년을 앞서 러시아 기술진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이 기술과 이미 개발해 놓은 지문 인식 기술을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 6월 1일에 판매되는 아이폰4 시리즈에 탑재된 상태였다.
블랙홀과 관계된 자동차 회사들도 이 기술을 도입하고 있었다.
“누가 일반 주민이고 남은 반군 세력인지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정말 기발한 방법입니다. 미군이 가장 애를 먹었던 게 피아 식별이 되지 않았던 것인데 이걸 사용하면 완전히 해결될 겁니다.”
“그러니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주민들의 신상을 확실히 조사한 후에 입력해야 합니다.”
이 홍채 인식 기능에는 다른 특별한 점도 있는데.
아이폰의 화면 확대 기능.
스마트폰처럼 식별기의 화면을 확대하면 눈동자가 화면에 들어오기에 피아 식별을 먼 거리에서도 할 수 있었다.
“이건 최대 150m에서도 식별이 가능해요. 그러니 우리 군인들의 안전을 더욱 보장받게 될 겁니다.”
니콜라이의 말이 끝나자 총사령관은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쳤다.
그러자 참모진들도 환한 얼굴로 따라 쳤다.
짝! 짝! 짝!
아무리 큰 세력들이 사라졌다고 해도 반군 세력이 아직 남았기에 군인들의 피해를 일부 감수해야 할 거로 생각했는데, 이젠 안심이 되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앙골라와 소말리아 내전을 한 달도 안 된 기간 안에 끝낼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군요. 이런 것을 보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가정이 있는데 여기서 목숨을 잃는 일이 생기면 안 되죠. 그리고 군사용 드론은 총 5만 대를 가져왔으니까 홍채 인식이 안 되는 자들과 반군 세력들은 모두 쓸어버리세요.”
싹 쓸어버리고 이라크를 완전히 새로 만든다.
러시아의 중동 진출의 본거지로 삼을 생각이었다.
“7일 후부터 모든 주민의 홍채 인식 조사를 시작하세요.”
“네!”
군인들의 안전이 보장되었고 엄청난 무기와 장비 지원까지 잇따르자 러시아 군인들은 신이 나서 움직였다.
전국의 시도 중심으로 군인들이 배치되면서 주민들은 철저한 검사를 받기 시작했다.
“사만 씨는 신분을 확인해 줄 가족이 없는 겁니까?”
“가족이 집에 있다가 미사일 폭격을 받고 모두 사망했습니다.”
“그러면 아는 사람들은 있을 거잖아요? 본인 신분을 확인해 줄 사람 5명을 데려오세요.”
“5명이나요?”
“5명도 따로 조사를 받게 될 겁니다. 이거 등록 안 된 채로 돌아다니다간 바로 사살됩니다. 그러니 빨리 데려오세요.”
“아, 알겠습니다.”
워낙 꼼꼼히 확인하는 터라 불만도 있었지만 이걸 해야 하는 이유를 계속 알려 줬기에 주민들 대부분은 이를 잘 따랐다.
동시에 러시아 공병대는 새로운 도시 계획에 따라 이라크 전역의 걸리적 거리는 건물들은 싹 밀어 버렸다.
주민들은 월급을 받고 건설 현장에 투입되었고 당분간은 러시아가 제공한 텐트에서 거주하게 됐다.
“저거 우리 집인데 저렇게 밀어 버리면 우린 나중에 어디서 삽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도로를 건설하면서 아파트와 개인 주택들도 함께 지으니까 3년 안에 새 집을 갖게 될 테니까요.”
“어? 정말 3년만 기다리면 새 집을 갖게 됩니까?”
“궁금하시면 유튜브로 고비와 키질쿰 특별 자치구 영상을 보십시오. 거기와 같은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이라크에서 수십 배로 뽑아 먹을 것이다.
그 일례로 군대와 함께 들어온 가스프롬이 이라크 전역에서 석유 채취 작업을 준비해 나갔다.
핸드폰이 없는 사람들은 저번처럼 아이폰1, 2 시리즈를 주었다. 물론 중고폰이라 해도 이건 월급에서 차감해 나간다.
“야! 거기 뭐 해? 아이들 드론 승용차 못 만지게 해!”
러시아에서 파견 온 운전기사가 용을 쓰고 아이들을 떼어 내려 했지만, 워낙 많이 몰려와 손으로 만지는 터라 손바닥 자국이 한가득했다.
“이러지 좀 마. 자, 초코파이 줄 테니까 저리 가서 놀아라.”
역시 초코파이의 힘은 군인들보다 더 힘이 있었다.
전국에 도로 공사가 시작되면서 CNN과 유튜브 팀은 이 영상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세계로 내보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러시아는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은 군사력으로 이라크 전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러시아는 처음부터 이라크 재건에 중점을 두고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는데요.
화면에서는 조사를 완전히 끝낸 주민들이 홍채 인식을 통해 인적 사항을 입력하는 모습과 니콜라이와 사령관이 드론 승용차를 타고 도로 공사 진행을 살피는 모습이 나왔다.
기자도 드론 승용차를 이용해 그 모습들을 촬영하면서 세계는 러시아의 위용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저는 이번에 두 번째로 이 드론 승용차를 타 봅니다. 내부에서는 아무런 소음이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승차감은 포르셰와 람보르기니를 뛰어넘을 정도로 좋습니다. 러시아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있는데 우리 미국과 유럽은 왜 이런 걸 못 만드는지 묻고 싶은 심정입니다.
백악관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을 사정없이 쑤셔 대는 말이었다.
방송을 보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자신들이 판단을 잘못했음을 점점 느끼고 있었다.
‘전투를 하지 않으니 드론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어. 이러다 나도 부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닐지….’
자신은 러시아와 니콜라이에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으나 취임하고 시작한 첫 일부터 본인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그런데 말이죠. 저 기자는 CNN 소속인데 우릴 이렇게 까 내려도 되는 거요?”
바이든 부통령의 물음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은 그런 말씀 할 때가 아닌 것 같은데요?”
“아, 조금 거슬려서요. 크흠.”
한편, 이런 내용을 유튜브로 시청하고 있던 반군 세력들은 초비상이 걸려 버렸다.
“탈영병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얼마나?”
“오늘 새벽에 사라진 인원만 해도 700명이 넘습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할 겁니다.”
“하아… 미국이 빠져나가면 완전히 우리 세상이 될 줄 알았는데….”
원 역사에서도 미군 철수 후에 바그다드는 며칠도 안 되어 반군들이 완전히 점령해 버렸다.
미군들이 남기고 간 각종 무기로 중무장한 반군 세력들이 이라크를 다시 집어삼키면서 지옥도가 펼쳐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개입하며 역사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우리가 중요 거점 위주로 선제 타격을 하면 어떻겠어?”
“그것도 힘든 상황입니다. 러시아의 군사용 드론들이 우리 세력 주변을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는 터라.”
홍채 인식 기능은 드론과도 연동되어 있었기에 인식되지 않는 사람들은 경고 방송을 받게 된다. 그래도 도주하면 바로 폭격을 가한다.
지금은 몇 명 살리는 것보단 이라크 전체를 봐야 하기에 러시아는 과감성을 보였다.
“이거 미칠 노릇이군.”
반군 지휘부는 분통이 터졌다.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밖으로 나가는 길도 막혔기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막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