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27
불곰국은 이제 제겁니다 27화
027 초대박의 행진/5개월 후, 마트 직원 면접
귀를 가까이 대자 샤샤의 입에서는 예상치 못한 단어가 흘러나왔다.
“다아알~걀.”
“…달걀?”
“그래, 전에 주차장에서 제냐랑 웬 놈팡이한테 내가 달걀 던졌었잖아.”
“그게 왜?”
“그 놈팡이가 이코스 사장 아들이더라고.”
“응?”
이것 봐라?
제냐랑 그렇게 연결됐단 말이지?
“그 집에서 제냐랑 같이 나오는 거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다고. 이거 냄새가 풀풀 나지?”
“네 말은 제냐가 내 뒤를 미행했다는 거야?”
“다른 사람한테 시켰겠지.”
“아이 진짜, 그 말이 그 말이잖아. 그러니까 제냐는 내가 코리아로 들어가서 수입하는 걸 알았다. 그래서 이코스 사장 아들한테 말해 한국 물건을 수입하게 했다?”
“뭐 그런 셈이지.”
제냐가 초코파이를 수입하라고 콕 집어줬을 리는 없고. 그러면 이코스는 다른 거 다 놔두고 왜 초코파이를 수입하려고 했을까?
한국에 좋은 물건이 얼마나 많은데.
“유니콘을 껴야 수입할 수 있다는 건 몰랐다는 거고?”
“1주일 정도 차이가 있었으니까 그것까진 몰랐겠지.”
유니콘 때문에 수입이 불발되면서 이코스는 계약금을 돌려달라 했지만 이리온은 못 주겠다 한 거란 말이지.
얼추 아귀가 맞아 들어간다.
“제냐가 내 뒤통수를 치려고 그런 건가? 아니지. 으음, 이건 좀 이상한데.”
“좀 이상하긴 하다. 다른 한국 제품이나 초코파이를 수입한다고 해서 네가 타격을 입는다는 보장도 없잖아?”
“그렇지.”
조금 복잡한 상황이긴 해도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제냐가 이코스 측 사람들을 꼬셔서 한국 물건을 수입하려 한 건 맞을 테니까.
결과적으로 초코파이는 우연히 얻어걸린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이건 말이 안 된다.
초코파이가 초대박을 칠 거란 건 다른 사람들은 모르니 말이다.
니콜라이는 알고 있었지만.
그러면 이코스 문제를 여기서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니콜라이는 잔챙이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정면 돌파를 택했다.
“본사 어딨는지 알지?”
“지금 가게?”
“가 보자. 담판 지으러.”
“약속도 안 잡고?”
“내 밥상에 함부로 포크 올린 것들한테 무슨 예의를 지켜.”
니콜라이는 저 멀리서 작업 지시를 내리고 있는 현장 소장을 급히 불렀다.
“하실 말씀 있습니까?”
“이번 주 안으로 장비와 인력이 더 충원될 겁니다.”
“조금 전에 사장님께 전화 받았습니다.”
“충원된 인력 중엔 유니콘에서 인수한 건설회사 직원들도 있을 텐데, 소장님이 잘 이끌어 주세요.”
“마찰이 있을까 봐 말씀하신 거라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현장 밥 먹은 지 3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사람 관리하나 못하면 되겠습니까.”
“든든하군요. 그럼 믿고 맡기겠습니다.”
대형마트 공사 현장을 나온 둘은 이코스 회사로 이동했다.
* * *
“너무 서두른다 싶었는데 결국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군.”
“죄송합니다, 아버지.”
“죄송? 날린 돈이 얼만 줄이나 알아?”
“….”
이코스의 사장 표트르는 분이 가시질 않는지 옆에 앉아 있는 제냐에게 쏘아붙였다.
“너는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그런 정보를 주면 어쩌자는 거야?”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문제 없었던 거 아버님도 잘 아시잖아요.”
제냐의 말이 맞긴 했다.
계약을 쓸 때까지만 해도 통관절차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제동을 거는 바람에 일이 틀어져 버렸다.
그러니 제냐 잘못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표트르에게 그런 건 상관없었다.
그에겐 지금 화풀이하고 책임을 전가할 사람이 필요했으니까.
집안의 뒤를 이을 아들에게 뒤집어씌울 수는 없기에 그 대상을 제냐로 잡은 것이다.
“아버님? 누가 네 아버님이야?”
“허락하셨잖아요?”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
“아버님!”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사장님, 유니콘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유니콘? 유니콘 그룹이라고?”
-네, 어떻게 할까요?
“….”
표트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번 일 때문에 찾아온 것이군.
러시아에서 유수포프 가문과 적이 되어서는 사업을 못 하니….
“들어오시라고 해.”
-알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며 니콜라이와 샤샤가 안으로 들어왔다.
‘저 어린것들이 유니콘을 대표해서 왔다고?’
나이가 좀 되는 사람일 거로 생각했던 표트르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처음 뵙겠습니다, 표트르 사장님.”
“흠, 유니콘에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만.”
“네, 제가 유리 유수포프 회장님의 손자입니다. 이반 사장님의 아들이기도 하고요.”
“아, 이반….”
전에 기업 인수 문제로 싸울 뻔했던 일이 떠오르자 표트르는 말끝을 흐렸다.
“코리아 수출입 업무는 제가 모두 담당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직접 찾아왔습니다.”
뒷모습만 보여서 모르고 있던 니콜라이는 소파에 앉으려다 제냐를 보았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오늘이 외나무다리에서 떨어질 날이 되겠군.’
제냐를 향해 씩 웃으며 소파에 앉자 표트르가 머리를 갸웃하더니 니콜라이의 맞은편에 앉았다.
“정숙하고 순결하면서 오직 한 남자만을 바라보는 거로 유명한 제냐를 여기서 다 보네? 밥은 먹었어?”
“….”
“내 뒷조사하고 다니느라 바빴지? 아니, 미행이라고 해야 하나?”
정곡을 콕콕 찌르자 순간적으로 제냐가 움찔하면서 시선을 피한다.
표트르도 괜히 헛기침하는 걸 보니 맞는 것 같다. 미행한 게.
“허어, 서로 아는 사인가?”
이 사람, 말하는 걸 보니 약혼한 사이였다는 건 모르고 있군.
그렇다면 속이고 저 놈팡이와 만났다는 건데….
“잘 알죠. 오래전에 약혼한 사이였거든요. 제냐가 말 안 하던가요?”
“…그런 말은 못 들었네만.”
표트르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져 갔다.
“그럼 우리 집안이 힘들어지자 전화 한 통으로 파혼을 통보한 것도 몰랐겠군요?”
“몰랐네.”“그러면 제냐 남자관계가 엄청나게 복잡한 것도 몰랐겠습니다?”
“오늘 처음 듣는 이야기가 많군, 그래.”
제냐는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정도 했으면 됐다.
나머지는 표트르가 알아서 잘할 것 같으니.
“본론으로 들어가지. 이반 사장이 보내서 왔나?”
“코리아 수출입 업무는 제가 담당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리온과 계약해 놓고 여긴 왜 와?”
“도와달라고 사정하는데 어떡합니까. 우리 유니콘은 그렇게 매정한 기업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코스와 매듭지을 문제가 있잖아요?”
계약상 문제가 없는 일을 가지고 자꾸 딴지를 거니까 매듭을 지어야죠.
유니콘이 두 회사 사이에 끼게 되면 러시아와 한국의 외교 문제 같은 건 생기지 않는다.
외교 문제가 없으면 남은 건 이코스뿐이기에 여길 온 거였다.
“수입은 물 건너갔는데 무슨 문제?”
“코리아에 물건이 어디 초코파이 하나뿐입니까? 다른 물건을 수입하면 되잖아요.”
“무슨 뜻인가?”
“우리 유니콘에서 수입하지 않는 품목이면 이코스가 수입해도 괜찮습니다.”
“그 말, 책임질 수 있나?”
표트르의 눈이 탐욕으로 물들어 갔다.
그러나 탐욕은 결국 패망을 부르는 법.
“제가 책임자라니까요. 다만….”
“바라는 게 있겠지?”
“우리는 뭐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성의를 표해 주시면 허가하겠습니다.”
“알겠네. 그런 거야 늘 있었던 일이니 그렇게 하지.”
“그리고 이리온과의 돈 문제는 여기서 끝내는 겁니다. 확실히요.”
“그건….”
비록 계약서상으로는 못 받게 되는 돈이지만 금액이 만만치 않다 보니,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이럴 때는 강한 힘을 보여 주는 게 정답이었다.
“유리 유수포프 회장님이 옐친 대통령과 아주 가까운 사이인 걸 모르고 계십니까?”
“…여기서 끝내는 거로 하겠네.”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서로 껄끄러운 부분이 없어야 할 겁니다. 저는 제냐가 좀 그렇거든요.”
그 말을 끝으로 니콜라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에 더 있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제냐를 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3일 안으로 연락 주세요. 안 그러면 다른 곳에 넘길 겁니다.”
“더 빨리 연락 하지.”
“그럼 수고하세요.”
“잘 가게.”
안 좋은 말이 오갈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않은 줄을 잡게 되었다.
입꼬리가 쓱 올라가던 표트르는 제냐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로마노프 가문이 돈을 홀라당 다 날려 먹었다는 걸 나는 최근에야 알았지. 그래놓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날 잘도 속였겠다?”
알렉세이 그 늙은이의 속임수에 넘어간 걸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유수포프 가문에 전화 한 통으로 파혼을 통보했다니 잘됐군. 우리는 약혼한 적도 없으니 그냥 이 자리에서 내가 직접 말을 하지. 앞으로 내 아들을 만나지 말았으면 하는군.”
“…아버님?”
“아버님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
“너도 제냐랑 당장 헤어져! 만일 이 시간 이후로 같이 있는 모습이 보이면 쫓겨날 줄 알아. 용돈도 그날로 끝이야. 알아들었어?”
제냐와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했던 게 아니었기에 아들은 머리를 끄덕였다.
여자는 다시 만나면 그뿐. 용돈을 끊어 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아버지의 말을 따랐다.
그날 이후로 제냐는 이 남자 저 남자를 다시 만나고 다녔다.
가문은 아직 여력이 조금 남아 있었으나 제냐까지 신경 써 줄 만큼은 아니었다.
그랬기에 제냐는 점점 돈 많은 남자들만 찾아다녔다.
그러나 재력이 있는 남자들은 제냐를 즐길 상대로만 생각했기에 그녀는 그렇게 몸과 마음이 망가져 갔다.
* * *
3일 안으로 연락하라고 했는데 이코스에서는 다음 날 바로 전화가 왔다.
-유니콘에서 수입하는 물건을 제외하고 일단 10개 제품을 들여와 볼 생각이네만.
“그건 알아서 하시고 성의만 잘 보이면 됩니다.”
-알겠네.
그렇게 이코스는 다시 한국에서 수입을 하게 되었다.
물론, 니콜라이의 주머니는 그만큼 두둑해졌고.
그런데 수입한 제품들은 러시아에서 인기가 없었던 터라 이코스는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었다.
* * *
초코파이가 러시아 전역으로 퍼지게 되면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반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망은 시골의 아주 작은 상점에까지 이어져 있었기에 초코파이가 팔려 나가는 속도는 무서울 정도였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 때문에 초코파이는 완전히 초대박이 나게 되었다.
『옐친 대통령께서는 한국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게 될 대표단과 양국 간 FTA 협상 체결을 위한….』
TV에 장관들과 대표단뿐만 아니라 옐친 대통령까지도 차를 마시면서 초코파이를 먹는 모습이 나온 것이다.
그것도 몇 초만 나온 게 아니라 그 모습이 거의 10분간 이어졌다.
광고로 따지면 10분간 논스톱으로 나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것도 러시아의 대통령과 장관들이 광고 모델이 되어서.
이때만 해도 불량 식품이 많았고 제품에 대한 믿음이 많지 않았던 때였다.
그런데 대통령이 먹는 음식은 그것과는 상반되었기에 초코파이는 얼떨결에 고급 이미지가 만들어져 버렸다.
뉴스가 나간 다음 날부터 시장에서 반응이 바로 나타났다.
“초코파이 500박스 달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다른 거래처 들러야 해서 내일 저녁에나 줄 수 있다는데요?”
“그러면 기왕 주문하는 김에 700박스로 다시 주문 넣어. 찾는 사람들이 갑자기 왜 이렇게 많아진 거야.”
일반 상점이 이 정도였고 조금 규모가 있다 싶은 상점은 더 많은 주문을 넣었다.
“물량 딸려서 죽겠는데 지금 시식을 왜 해?”
“유니콘에서 시식은 꼭 할 수 있게 하라고 했잖아요?”
“이렇게나 잘 팔리는데 굳이 할 필요 있겠어?”
“그러다 유니콘 직원한테 들키면 물량 못 받는데 괜찮겠습니까?”
“…그럼 안 되지. 그냥 하던 대로 해.”
한편, 전국적인 파란을 이끌어 낸 니콜라이는 할아버지 유리의 집에서 도시락 라면을 먹고 있었다.
“보세요, 제가 된다고 했잖아요.”
“허허, 나는 행정실장에게 넌지시 초코파이 말을 꺼낸 것뿐인데, 반응이 이렇게나 좋을지는 몰랐어.”
“행정실장님께 감사 표시를 좀 해야겠어요. 혼자 다 먹으려고 하면 체하거든요.”
특히 러시아에서는 더하다.
“그러는 편이 좋겠구나.”
“도시락 라면 맛은 어떠세요?”
“맛은 괜찮은 거 같는데 이게 네 말처럼 폭발적으로 팔려 나가기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구나. 사람 입맛이라는 게 그리 쉽게 변하는 게 아니거든. 초코파이엔 초콜릿이 들어가 있어서 익숙한 맛이지만 이건 그것과는 다르지 않으냐.”
이반도 유리와 비슷한 말을 했었다.
사람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 도시락 라면은 러시아 사람들이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
일주일 후.
주방에 쌓아 두었던 도시락을 꺼내 먹으려던 니콜라이는 머리를 갸웃했다.
“어머니, 여기 도시락 저 말고 누가 또 먹나요? 개수가 너무 모자라는 것 같아서요.
”아, 그거? 나도 먹고, 네 아버지도 계속 먹고 있어. 아버님은 어제 운전기사 보내서 창고에 있는 한 박스 가져갔고.”
처음 먹었을 땐 이상하다고 하더니 이젠 니콜라이보다 더 찾아 먹고 있었다.
* * *
한 달 후.
“박 이사님 잘 계셨습니까?”
-안 그래도 전화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어떻게 되긴요. 물건값, 받으셨잖아요?”
-그래서 묻는 겁니다. 정말 벌써 다 팔린 겁니까?
“그럼요. 최대한 빨리 400만 박스 더 보내 주세요.”
-네에?
저번에 보낸 200만 박스의 두 배를?
-그 물량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보낸 건데 그게 러시아에서 모두 팔리다니….
“두 개만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는 소문 때문에 더 잘 팔려요. 그러니 앞으로 계속 팔려나갈 겁니다.”
-하아. 이런 기적 같은 일이….
“공장 24시간 풀로 가동하세요. 조만간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로도 수출할 생각이니까요.”
그렇게 안정적으로 판로가 생기면 러시아 내에 공장을 지을 생각이다.
그때부터 러시아가 제조업 강국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이게 모두 니콜라이 씨 덕분입니다. 이 은혜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은혜는 잊어도 되는데 그거는 잊지 마십시오.”
-아! 그거요? 물론입니다. 계좌로 바로 넣겠습니다.
“큼큼. 그리고 초코파이 안에 들어가는 거요. 그걸 여러 가지로 좀 만들어 보세요. 라즈베리나 딸기, 체리, 사과 이렇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로요.”
-아,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제품 개발 부서에 바로 통보하겠습니다.
초코파이가 이렇게 초대박을 쳤다는 소문은 한국 기업들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그 때문에 귀여운 부작용이 생겨났다.
-도시락 수출 날짜를 좀 수정할 수 있겠습니까?
“계약서상에는 10월 1일로 되어 있잖아요? 새 제품 개발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해서 그쪽에서 정한 거잖습니까?”
-일단 기존 도시락 제품이라도 먼저 수출했으면 합니다.”
-그건 좀 곤란합니다.
한 번 요구를 들어주면 나중엔 더 큰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
나중엔 그 요구가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리고.
어차피 도시락도 초대박이 날 것은 확실하기에 원래 계약한 날짜대로 진행할 생각이었다.
몇 달만 늦춰지는 것뿐이니까.
도시락뿐만 아니라 오또기 마요네즈에서도 연락이 왔지만 단칼에 끊었다.
그렇게 초코파이가 러시아를 씹어 먹으면서 2, 3차 물량까지도 초대박을 이어 나갔다.
그동안 이반과 니콜라이는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과도 계약을 맺었다.
소련 시절 거래처였던 곳들이 많았기에 어렵지 않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역시, 그 나라들에서도 러시아와 비슷한 반응이 나타났다.
* * *
그러는 가운데 7월이 되었을 때, 니콜라이는 전국으로 신문광고를 내보냈다.
“마트 직원모집 기사 잘 나왔네요.”
“우리 신문사의 대주주님 부탁인데 최고로 만들어야죠. 그리고 니콜라이 씨. 혹시 고객을 더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습니까?”
“방법이 있긴 한데….”
아무리 지분 12%를 가진 대주주라도 받을 건 받아야지.
“지분을 조금 더… 큼.”
“만일 저번처럼 성과가 확실히 나오면 3% 더 얹어 드리겠습니다.”
“뭐 그렇다면야… 귀 좀 가까이….”
그 모습을 본 샤샤가 자기를 따라 한다며 피식 웃었다.
“신문 안 보는 집에 일단 공짜로 넣으세요.”
“공짜로 넣으면 그게 돈이 얼만…?”
“에헤, 사장님. 먼저 투자를 해야 할 거 아닙니까? 사람들은 말이죠. 처음이 어려운 거지 일단 한번 익숙해지면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러워져요.”
“…?”“그러니까 일단 신문을 보게 하고 나중에 구독 계약을 맺으면 발행 부수가 더 늘어날 거 아닙니까?”
“그렇죠.”
“그때부터 광고 단가를 더 올리거나 기업들로부터 광고를 더 받아서 돈을 긁어모으면 되는 겁니다.”
“아, 그런 기발한 생각을! 역시 대단합니다.”
“그리고 신문 안 본다는 종이를 대문에 계속 붙이는 사람들이 있을 거거든요. 그래도 계속 넣어야 합니다. 회사로 항의가 와도 넣으세요.”
한국 신문사들은 그렇게 해서 구독자를 늘려 가고 유지했었지.
그런데 그게 또 잘 먹혀들었단 말이야.
나중에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신문을 거의 안 보게 되자, 뻥튀기로 부풀린 구독자 수대로 뽑아낸 새 신문을, 컨테이너째로 동남아에 수출하기도 했었지.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정말 어디 총, 칼을 들고 올 정도가 아니면 무조건 계속 넣어야 합니다. 아셨죠?”
“네, 그대로 하겠습니다.”
니콜라이가 말한 아이디어의 결과는 40일쯤 흘렀을 때 나타났다.
“구독자가 전국적으로 37%나 늘었습니다! 지금도 계속 늘고 있고요.”
“보세요. 제 말대로 하니까 되잖아요. 그럼 제 지분은 총 15%가 되는 겁니까?”
“맞습니다.”
“앞으로 지분에 따른 배당금은 다시 투자할 생각이니까 제게는 명세서만 주시고 돈은 신문사에 투자해주세요.”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신문사가 더 커져야 제 지분 가치도 그만큼 높아질 거잖아요. 그러니까 재투자해 주세요.”
“네,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 * *
U마트 직원모집 면접은 좀 특별한 면이 있었다.
니콜라이는 U마트를 차별화시키기 위해 직원의 50%는 미남 미녀를 뽑기로 했다.
오늘은 그 면접을 보는 첫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