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281
281화 외통수에 걸림/집합! 군기 잡기
시선을 피한다고 후진타오 주석이 어디 가만 내버려 둘 인물인가.
미국을 잡고 늘어져 봤으니 이젠 일본이었다.
그의 물귀신 작전은 바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에게로 향했다.
“일본도 그래요. 저는 동아시아 금융 위기 때 일본이 주변국들에 어떻게 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뭘 어쨌다고 그럽니까? 적당히 하시죠.”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냈으나 후진타오 총리의 눈엔 그런 게 들어오지 않았다.
강대국들의 약점을 물고 늘어져 티베트에 쏠린 관심을 최대한 다른 쪽으로 돌려야 했기에.
“저도 적당히 하고 싶은데 정상들께서 너무 몰아붙이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순 없죠. 총리께서도 당시 상황을 잘 알지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10년도 넘은 일이라.”
“저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총리보다 나이가 많은데도요.”
중국과 일본은 한국처럼 나이를 따지는 경우가 많기에 이런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 모습에 다른 정상들은 속으로 피식했다.
“당시 한국 정부가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한 곳이 이웃 나라 일본이었지요. 그런데 일본은 어떻게 했습니까?”
“글쎄요. 기억이 잘….”
“돈을 빌려주기는 고사하고 빌려줬던 돈마저 모두 회수해 버렸잖아요?”
“흐음.”
“이건 한국을 파산시키겠다는 의도가 깊이 깔려 있는 결정이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주석께서는 소설을 쓰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만.”
총리는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속으로는 조금씩 데미지를 입고 있었다.
“얀덱스나 구글에만 들어가 봐도 전문가들이 쓴 소설이 아주 많아요.”
“허허, 중국의 주석께서 인터넷에 떠도는 찌라시를 내미는 겁니까?”
“미국의 유명한 경제 전문가들이 가장 많더군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도 소설을 써놨고요. 찌라시 수준이라 생각되시면 제가 자료를 보여 드릴 수도 있는데요?”
“그런 거 볼 생각 없습니다.”
노다 요시히코는 당시 총리가 아니었지만 당연히 알고 있었다.
태국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 자본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걸 보고 겁을 먹은 일본 금융권과 정부는 빌려줬던 자금을 모두 회수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경제 부총리가 돈을 빌리려고 왔으나 일본은 이미 결단을 내린 후였다.
거기다 미국의 압력도 있었다.
-청와대의 요구를 거절하세요.
‘미국이 나섰는데 일본이 어떻게 빌려줄 수 있어.’
애초에 빌려줄 생각도 없었지만.
“우린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겁니다. 나이가 많으셔서 잊으신 겁니까? 기억을 아주 잘하신다면서.”
“제 말이 맞으니 말을 돌리시려나 본데….”
어림도 없다.
미국은 몰라도 일본은 가능성이 있어 보였기에 후진타오 주석은 계속 물고 늘어졌다.
“강대국들의 행태가 이래요. 불리하면 발뺌하고, 자국의 경제 위기를 약소국들에게 돌려 버리는. 과거에 식민지 전쟁을 일삼았던 그 짓을 비슷하게 하고 있어요.”
“그러면 당시 중국은 어떻게 했습니까? 한국이 중국에도 도움을 요청했던 거로 압니다만?”
“허허, 그 말이 왜 안 나오나 했습니다. 당시 우린 돈이 없었으니까요. 러시아로부터 빌린 차관도 갚지 못한 상태였는데 빌려줄 돈이 어딨겠습니까? 하지만 일본은 돈이 넘쳤음에도 이웃 나라 한국의 도움을 단칼에 거절했지요.”
그는 일부러 계속 ‘이웃 나라’를 붙였다.
가장 가까운 나라고 교류도 가장 많았음에도 한국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걸 강조하려고.
일본 총리의 표정이 갈수록 좋지 않자 후진타오는 자신의 계획이 잘 먹혀들고 있음을 느꼈다.
그가 만족한 표정으로 조금 더 찔러 주려고 막 입을 열려는데 일본 총리가 뜻밖의 말을 꺼냈다.
“크흠… 당시 상황은 주석께서 하신 말씀과 조금 다릅니다.”
대부분 맞는 말이나 핵심적인 부분은 달랐다.
“한국의 경제 부총리가 찾아왔을 때, 우린 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백악관에서 반대했어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반대하지만 않았어도 우린 한국을 도왔을 겁니다.”
갑자기 일본까지 미국을 물고 늘어졌다.
‘중국도 미국을 물고 늘어졌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지.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때 미국도 우리의 도움을 단칼에 거절했잖아.’
지금의 미국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총리는 원 역사완 다른 배포를 보였다.
‘우리에겐 7광구가 있어.’
지금은 비록 러시아에 지분 10%를 넘겨줘 40%지만, 그것만으로도 일본 경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한국에 비빌 상황은 아니더라도 다른 선진국들의 발전 속도는 확실히 넘어섰다.
계속 머리를 굴리던 일본 총리는 이마가 따끔거리는 것 같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강렬한 시선.
그래도 어쩌랴.
일본의 자존심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치고받고 있을 때 한국 대통령은 속으로 칼을 갈았다.
강대국들의 더러운 작태를 정확히 알게 되었기에.
과거에는 힘이 없어서 매번 당했던 한국. 그러나 이제는 통일한 상태다.
‘어디 두고 보자. 당했던 만큼의 몇 배로 돌려주마.’
한편, 중국에게 한 번 물리고 회의가 빨리 끝나길 고대하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
그는 중국에 이어 일본까지 물고 늘어지자 화가 단단히 났다.
“총리께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
“증거도 없이 그런 말을 막 해도 되는 겁니까?”
“미국은 증거를 아주 좋아하나 봅니다?”
“…!”
“미국은 이라크가 화학 무기를 만들었다는 증거도 없이 이라크를 침공해 놓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아, 아니지요. 없는 증거를 CIA가 만들었던가요? 그게 거짓이라는 게 이미 밝혀졌지만.”
“뭐요?”
밀리지 않는 일본 총리.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강하게 나간 총리는 단연 노다 요시히코가 처음일 것이다.
간이 붓다 못해 배 밖으로 나온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총리의 발언은 강했다.
그의 임기는 곧 끝나기에 뒷일은 후임 총리에게 맡길 생각으로 강하게 나간 것.
‘내가 없는 말을 만들어서 한 것도 아니잖아.’
자신의 말은 모두 사실이라 도덕적으로도 떳떳했다.
“세상이 다 아는 얘기를 마치 미국만 모르고 있는 것처럼 반응하시는군요? 역시 할리우드의 나라답습니다.”
“허어….”
기가 차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정상들의 대화는 이처럼 일반인들이 TV로 본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는데.
언론에 나오는 건 대부분 보여 주기식이라 그런 것이고, 이들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격해지면 다소 심한 말들도 많이 오갔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린 빌려주려고 했는데 미국의 지시가 있어서 안타깝지만 돕지 못했던 겁니다. 그 때문에 한국은 결국 러시아와 손을 잡게 됐던 거지요.”
모든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는 일본 총리.
사실이 그랬기에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눈빛을 정면으로 떳떳이 받았다.
“세계의 경찰이라 자부하던 미국은 앞에서만 정의로운 척하지 뒤로는 뭐… 러시아는 한국을 도왔는데, 혈맹국이라던 미국은 금융으로 약소국의 돈을 뺏으려고 뒷공작을 했으니 원.”
“…!”
“모두 알다시피 러시아는 EU에 속했던 그리스도 돕고 있죠. 미국과는 참으로 다른 면입니다.”
일본 총리의 발언이 너무도 거침없는 터라 다른 정상들의 표정이 잔뜩 굳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후진타오 주석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말을 하면 할수록 미국은 천하의 나쁜 나라가 되었고, 반대로 러시아는 지상 최고의 정의로운 나라가 되어 버렸다.
두 나라 정상들이 이런 상황을 생각하고 말을 꺼내진 않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갔다.
회의 주제와는 다른 말들이 계속 오가면서 분위기가 너무 뜨거워진 상태라 반기면 사무총장이 나섰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각국의 문제는 따로 해결을 보심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이유는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걸 거듭 말씀드립니다.”
사무총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바마 대통령이 말을 뱉었다.
“우린 티베트의 독립을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중국은 탄압을 멈추고 달라이 라마와 협상을 하세요.”
“티베트는 중국에 있어 더없이 중요한 위치입니다. 이건 중국의 젖줄과 관련되어 있어서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압박은 좀 줄여 보도록 하지요.”
이 정도면 되었다. 목표를 달성했다.
니콜라이는 지금 당장 티베트가 독립할 순 없다는 걸 알았다.
이 문제를 이용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계를 더 틀어지게 할 계획이었는데 더 좋은 결과가 나온 터라 마무리를 지으려 입을 열었다.
“러시아와 미국이 티베트 독립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이젠 투표를 시작하시죠.”
투표 결과는 어차피 티베트를 지지한다는 쪽으로 나올 터.
그러면 UN은 회원국들의 도움을 받아 티베트에 병력을 보낼 수 있게 된다.
러시아가 선두에 서서 중국을 압박하면 후진타오 주석은 동북 삼성과 위구르 쪽엔 상대적으로 신경을 못 쓰게 되고.
러시아에는 더없이 좋은 결과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
20개국 선진국들이 먼저 투표하고 저번 회의처럼 영상을 보고 회의를 마친 나머지 회원국들도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는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한다’라는 쪽의 수가 많았다.
반대한 표도 꽤 됐으나 과반수엔 한참 못 미친 터라 중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후진타오 주석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결국 UN이 병력을 파견한단 말인가….”
원 역사와는 너무도 다르게 흘러가는 중국.
원 역사에서는 러시아를 치기 위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자금과 무기를 지원했는데 지금은 중국으로 바뀌었다.
또 하나 다른 건 그때의 중국은 러시아 편을 들었으나 지금의 러시아는 그러지 않았다.
중국처럼 다르게 흘러갔지만 좋은 쪽으로 바뀐 나라들도 많았다.
티베트 상황이 그랬다.
3일 후.
인도에 도착한 니콜라이는 그 어느 나라 정상보다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만났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자주 다툼이 있었던 터라 거의 적이나 마찬가지인 상태고, 러시아와는 관계가 좋았다.
인도 총리는 니콜라이가 달라이 라마를 만나러 왔다는 걸 알기에 본론부터 꺼냈다.
“러시아 무기를 구매하길 원합니다.”
“중국과 파키스탄 때문에 원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두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보니 작은 분쟁이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여태 미국 무기를 써 오다 갑자기 러시아산을 쓰게 되면 백악관에서 좋게 보지 않을 텐데요?”
“미국 무기들은 너무 비싼 것도 문제지만 수리를 하는 것도 너무 오래 걸립니다. 기술을 전해 주지 않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그 간단한 정비만 해도 미국인들이 죄다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상황은 알겠지만 우리 무기를 구매하는 건 깊이 생각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 대통령들이 싸 놓은 똥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며칠 전엔 중국과 일본 정상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어 버려서 신경이 극히 날카로워져 있었다.
‘소나기는 일단 피할 필요가 있지.’
잠시 생각에 잠긴 인도 총리가 물었다.
“흐음…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
“코리아 무기를 구매하는 건 어떨까요?”
“아, 코리아가 러시아와 기술협약을 했었죠?”
“맞습니다. 우리가 승인만 하면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청와대로 연락해 보십시오. 제가 미리 전해 놓을 테니 말이죠.”
“감사합니다.”
인도는 파키스탄 위에 있는 아프가니스탄도 신경이 쓰였다.
그 때문에 무기를 꼭 구매해야 했는데 니콜라이가 답답한 부분을 뻥 뚫어 준 터라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무기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 준 니콜라이는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꺼냈다.
“UN 사무총장 연락받으셨죠?”
“네. 병력을 파병해 달라더군요. 이번에도 러시아가 선두에 선다던데, 우린 러시아만 믿고 있겠습니다.”
“저는 전면전은 절대로 하지 않을 테니 인명 피해는 없을 겁니다.”
“혹시, 군사용 드론을…?”
“이번에 성능을 다시 업그레이드했는데 중국에 써 볼 생각입니다.”
“하하, 그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군요. 후진타오 주석 표정이 볼 만하겠습니다.”
주석이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귀찮게 할 생각이었다.
중국은 인구가 차고 넘치니 중국 군인들을 야금야금 잡아와서 후진국들의 공사 현상에 갈아 넣을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총리와 대화를 마친 니콜라이는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제 뜻을 잘 이해하실 거로 생각해서 그리 보낸 겁니다.”
“네. 이해했었습니다. UN이 회원국들에 파병을 요청한 건 아시죠?”
“총리께 들었습니다. UN 회의 결과가 그리 나온 건 모두 대통령님이 나섰기에 가능했을 겁니다.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세 나라 정상이 도와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겁니다.”
“…?”
미국, 일본, 중국 정상들이 치고받던 모습이 떠올라 니콜라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파병 날짜도 나왔습니다.”
“언제로 나왔습니까?”
“준비 기간을 고려해서 5월 1일로 결정됐습니다.”
“그러면 2개월쯤 후가 되겠군요. 우린 그때까지 잘 버티는 수밖에요.”
“달라이 라마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
“버틴다고 생각하면 고통이 따르지 않습니까?”
“아, 그렇군요. 맞습니다. 역시.”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굳이 뒤의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했다.
버티지 않는 다른 방법.
그 말까지만 하고 두 사람은 망명 정부에 있는 티베트 국민을 만나 격려했다.
UN 회원국들이 군대를 파병하는 날은 5월 1일.
20일을 앞둔 날, 일리야가 좋은 소식을 들고 왔다.
“조금 전에 미국 지사장에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무슨 일로요?”
“페이스북이 5월 18일에 상장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군요.”
지금은 러시아 대통령으로 국제 정세에 더 관심을 쏟았으나 그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경제였다.
니콜라이도 그걸 잘 알고 있었기에 블랙홀의 일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미래의 정보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부터는 자신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요즘 CEO들 분위기 어떤가요?”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블랙홀의 계열사가 많고 내가 신경을 많이 못 쓴다고 해서 정신 상태가 해이해진 건 아니냔 말입니다.”
“거기까지는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 전에 보고드린 프랑스와 이탈리아 자회사들 문제가 있긴 했지만….”
“흐음. 자회사 계열사 CEO들 모스크바로 불러들이세요.”
“세계 각국의 CEO들을 모두 말입니까?”
그렇게 되면 수백 명이 모이게 되는 셈.
각국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죄다 모스크바로 모이게 되기에 세계의 관심이 쏠릴 것이다.
“그래요.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걸 경험 시켜줄 생각이니까요. 정신이 번쩍 들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