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284
284화 너무 비교된다/두 번째 계획
워싱턴 D.C. 백악관 대통령실.
CIA 국장으로부터 티베트 국경에서 벌어진 일을 보고 받은 오바마 대통령.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눈을 껌뻑였다.
‘50만 명을 잡아들여?’
앙골라 내전에서 반란군을 진압했을 적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지만, 그때는 3만 명 정도였다.
3만 명도 대단히 큰 수긴 하나, 50만 명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하물며 UN군은 인명 피해가 한 명도 없었다.
이런 경우는 세계 전쟁사에 처음있는 결과다.
놀라기는 비서실장도 마찬가지였다.
오바마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비서실장이 의아스러운 점들을 물었다.
“드론을 사용할 거란 예상은 했는데 군사용이 아니라 공업용을 사용했군요?”
“네. 놀라운 점은 러시아가 그 드론에 새로 개발한 순간 마취제 가루를 사용했단 겁니다. 그래서 중국군은 교전을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다 잡혀 버렸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50만 명을 그리 쉽게 잡아갈 수가 있는 겁니까? 드론의 성능이 그렇게 좋답니까?”
“성능은 아이티 복구 현장에서 이미 검증됐었는데 이번에 재검증이 된 거죠.”
러시아군은 50만 명을 포로로 잡은 것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전쟁 물자들까지 죄다 노획했다.
여기에 더해 그자들을 모두 시베리아 교도소로 보내 버렸다. 정신 무장을 새로 시킨다는 명목으로.
러시아는 이 인력을 자국의 미개척 지역을 개발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UN이 추진하는 세계의 각종 건설 사업에 이 포로들을 활용키로 사무총장과 협의를 마쳤다.
UN이 밥만 잘 먹이면 된다는 조건만 내걸고.
“니콜라이 대통령의 머리엔 뭐가 들었는지… 전쟁을 그런 식으로 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저도 이런 일은 생전 처음 들어 봐서 몇 번이고 확인했는데,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EU와 다른 회원국에서도 이번 일을 계속 조사 중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음을 토하며 물었다.
“흐음… 이번 일은 들으면 들을수록 놀랍고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마저 드는군요. 국장은 어떤가요?”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교전한 나라가 중국이 아니라 만일 우리 미국이었다면….”
어떻게 됐겠습니까?
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오바마와 비서실장은 알아들었다.
비서실장의 목울대가 빠르게 위아래로 움직인다.
“드론 기술을 여러모로 획득하려 했지만 실패했었는데 인텔에 연구비를 더 많이 지원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러시아 드론 기술의 핵심은 반도체란 말이지요. 우리에겐 그 같은 기술이 전혀 없어요.”
“인텔이 계속 연구해 오지 않았습니까?”
“반도체에서 막혀 나아가질 못하고 있어요. 하아….”
그렇다고 드론을 다시 빼 올 수도 없다.
잘못 훔쳐 왔다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생을 마감했다.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얼굴과 신체 곳곳에 3도 화상을 입으면서 아직도 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저번 일로 인해 러시아가 드론에 다른 짓을 해 놨을 수도 있기에 다시 훔쳐 오는 건 엄두도 나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미국 체면에 도둑질을 두 번이나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진퇴양난’에 빠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드론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아 화제를 돌렸다.
“UN을 대표하는 나라는 누가 뭐래도 미국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만든 UN인데 러시아의 들러리가 되어선 안 되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걸 세계인들에게 알리세요. 그러자면 러시아가….”
그때, 갑자기 인터폰이 울렸기에 오바마는 하던 말을 멈추고 비서실장에게 눈짓을 보냈다.
“무슨 일이야?”
-CNN 뉴스를 보셔야 할 것 같아서….
“…알았어.”
저번에도 중요한 회의 중에는 인터폰을 누르지 말라고 했었는데, 러시아와 관련된 속보가 나와 회의를 멈췄었다.
뒷목이 싸해진 비서실장이 TV를 켜고 CNN 채널로 맞췄다.
-어제 새벽 한 시쯤, 티베트 국경에서 UN군과 중국군의 교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놀라운 결과가 나왔는데요. UN군은 단 한 명의 피해도 없이 중국군을 무려 50만 명이나 포로로 붙잡았습니다.
모두 굳은 표정으로 앵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UN군의 피해는 전혀 없었고 50만 명이 확실합니다.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러시아 단독으로 해낸 건 확실합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후방에서 러시아군이 잡아 온 포로들을 분류하는 일만 했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두 사람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져 갔다.
-이로 인해 UN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티베트인들은 러시아군을 칭송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식사를 만들어서 러시아군에 보내고 있기까지 합니다.
화면에는 티베트 주민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나왔다.
그들 중엔 UN과 러시아 국기가 선명히 찍혀 있는 모자와 상의를 걸친 이들도 보였다.
잡아 온 중국군의 장비를 분류하는 잡다한 일에도 티베트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화면이 바뀌며 다른 장소가 나왔다.
-왼쪽은 후방에 있는 병사들의 텐트촌인데요. 이 회색 천막들과 저 오른쪽에 있는 하얀색 버스들이 보이시나요? 이곳에 도착한 저는 양쪽의 모습을 보고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시청자분들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 할 겁니다.
시청자들은 앵커가 뭘 보여 주려고 이러는지 몰라 화면을 뚫어져라 보았다.
그런데 정말 뜸을 들일 만큼 놀라운 모습들이 나왔다.
왼쪽은 전쟁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국과 각국의 일반적인 어두운 색 천막들이었다.
오른쪽은 앵커가 말한 것처럼 하얀색 버스들로 러시아가 자랑하는 드론 버스였다.
그런데 그 버스 내부는 승객들을 태우기 위한 내부 인테리어가 아니었다.
-내부는 이런 식으로 50명씩 잘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이를 생활관이라고 합니다.
안에는 자동 온/습도 장치가 있어서 병사들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TV 시청도 가능합니다.
앵커가 안에 있던 러시아 병사에게 마이크를 내밀며 물었다.
-버스에 다른 기능도 있나요?
-네. 바닥 온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서 따뜻하게 잘 수 있습니다. 안에서 간단한 요리도 할 수 있게 되어 있고요. 냉장고도 있어서 지금처럼 후덥지근할 땐 아이스크림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식사, 샤워, 세탁, 컴퓨터, 화장실 등은 내부가 다르게 만들어진 버스가 따로 있어서 해결할 수 있었다.
화면이 다시 바뀌며 그 시설들의 모습이 쭉 이어져 나왔다.
-좀 이상하네요. 아무리 봐도 이곳은 성인 남성이 50명씩이나 잘 수 있는 공간은 아닌데요?
-그게 참 놀라운 부분인데요, 이건 좌우로 확장이 됩니다. 위로도 한 층이 생기고요. 그래서 50명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아, 정말 놀랍군요.
-그리고 상부에만 보고하면 원하는 장소로 이동해서 휴식이나 일을 볼 수도 있습니다. 아까 보니까 3소대 생활관 버스가 호수로 가더라고요. 아마 수영하러 갔을 겁니다. 우리도 점심을 호수에서 먹고 왔거든요.
들으면 들을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혹시 이 버스 한 대 가격이 얼마나 하는지 아시나요?
-네. 1억 5,000만 루블이 넘는다고 들었습니다.
맞은편 카메라 쪽에 있던 사내가 재빨리 아이폰을 꺼내 계산하더니 종이에 크게 써 주었다.
-한 대 가격이 150만 달러라니….
너무나 비싼 가격에 기자가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당시 가장 비싼 전차 가격이 300만 달러였으니까.
가장 비싼 전차 가격의 반이나 되는 드론 버스.
이건 따라 하고 싶어도 따라 할 수 없는 격차였다.
미국이 과연 병사 50명을 위해 이렇게 비싼 버스를 만들 수 있을까?
150만 달러로 버스 하나를 만들 바에는 그냥 전차를 하나 더 사고 싶을 것이다.
-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테리어와 활용도까지 추가로 쭉 설명한 앵커는 이번엔 미국과 유럽 회원국 병사들이 있는 텐트로 이동했다.
계속해서 나오는 영상은 그쪽 국민들의 감정을 묘하게 자극했다.
대형 텐트 바닥에 모포 하나만 깔려 있는 모습과 군인들이 줄 서 배식을 받는 모습들.
전쟁 영화나 TV에서 흔하게 보던 거라 이상할 게 없었지만 러시아 진영 쪽과 너무도 비교되었다.
미국 시청자들은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조금 지나자 눈살을 더 찌푸리게 하는 모습들이 나왔다.
-러시아는 티베트, 한국, 인도, 몽골, 앙골라 외 여러 나라에도 이런 드론 버스들을 시설별로 5대씩 빌려줬습니다.
왼쪽 텐트촌 곳곳에 아주 간간이 버스가 보이긴 했다.
-하지만 미국과 EU 회원국은 1대씩만 받아서 운용하는지라 이렇게 바닥에 모포 한 장 깔고 전투 식량을 먹어야 하는 지경입니다. 러시아 병사들은 세끼를 집밥보다 더 잘 먹고 있는데요.
앵커가 정말 불쌍하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을 때, 한 사내가 다가와 귓속말을 하고는 화면에서 사라졌다.
-아, 깜빡했습니다. 그리스도 버스 5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미국과 EU 회원국을 왕따시킨 행동.
각국이 파견한 병사 수를 확인한 니콜라이가 소소하게 복수한 결과물이었다.
-UN군은 이렇게 보내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병력을 빠르게 충원하고 있습니다. 티베트는 중국의 젖줄과도 같은 곳이라 후진타오 주석은 그곳을 절대로 포기하지 못할 텐데요.
“그만 끄세요.”
“크흠. 네.”
러시아의 성과에 포크를 얹으려던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은 CNN 속보 한 방 때문에 무참히 깨어져 버렸다.
“국장. 중국에 정보를 흘리세요.”
“네?”
“이번 일에 공업용 드론과 순간 마취제를 사용했다는 걸 중국에 슬며시 흘리란 말입니다.”
“…영상을 보고 화가 나신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걸 그렇게 처리하는 것은….”
“러시아의 힘을 빼 두려면 이런 방법밖엔 없잖아요?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국장이 어디 말해 보세요.”
“….”
“후진타오 주석은 이런 사실들을 모를 테니 슬며시 흘리면 전면에 나선 러시아군도 피해를 입게 될 겁니다. 그러니 내 말대로 하세요.”
“…알겠습니다.”
CIA의 특급 정보 누출.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처럼 러시아는 첫 전투 때와 같은 성과는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군이 아무리 재래식 무기를 사용해도 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의 차이는 아주 크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의 뒤통수를 칠 계획을 짜고 있을 때, EU 정상들과 국민도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하아… 저게 전쟁을 하는 러시아 군인들의 생활이라고? 우리 집보다 더 편하게 생활하네.”
“저런 곳이면 군 생활할 맛 나겠어.”
“미국과 EU 회원국들은 처참하군. 영상만 봐도 비교가 너무 되는데 직접 가 있는 군인들 기분은 어떨까?”
영상이 나가고 각국 국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우리도 러시아 같은 버스를 도입하라!”
“우리 아들을 그런 곳에서 지내게 할 수 없다!”
“정부는 예산을 확보해서 드론 버스를 만들어라!”
그런 마음은 정상들이 더 컸다.
하지만 드론 버스 한 대 가격이 150만 달러인데 어떻게 만든단 말인가?
설혹 돈이 있다고 해도 그걸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티베트 독립 전쟁은 이렇게 러시아와 반대 성격을 띤 양국을 비교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크렘린궁에 있던 니콜라이도 두 번째 교전에서는 첫 번째와 같은 계획으론 큰 성과를 얻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는데.
‘두 번째 교전엔 그걸 써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