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Returns to the Presidency 1967 RAW novel - Chapter (225)
재벌총수가 대통령으로 회귀함1967 재벌총수가 대통령으로 회귀함 1967-225화(225/225)
225. 나 돌아갈래 (完)
천안문.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인민 해방군은 처참한 진압 장면을 노출하지 않으려고 야음을 틈타 기습할 것이 틀림없었다.
시위대는 화염병을 만들며 결전을 대비했다.
시위대 지도부가 일반 시민들에게 귀가할 것을 종용했지만, 5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남아서 음식을 공급하며 생사를 같이하겠다고 버티고 있었다.
전령이 차 사령관에게 헐레벌떡 달려왔다.
“사령관님, 인민군 지휘부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사령관님을 뵙자고 합니다!”
“인민군에서?”
잠시 후, 짧은 머리에 민간 복장 차림의 남자가 도착했다.
그는 자기소개를 했다.
“난 랴오밍 군사 주석께서 보낸 밀사입니다.”
“밀사?”
“이건 내 신분증이고, 이건 군사 주석께서 보낸 친필 서한입니다.”
그의 신분증에는 군사 주석 보위부장이라고 적혀있었다.
*
지도부가 모여 긴급회의를 가졌다.
“사령관님, 이건 함정입니다. 긴급 제안이 있으면 자기가 오지 왜 사령관님을 나오라고 합니까? 이건 분명 음모입니다! 사령관님을 체포하고 투항했다고 심리전을 벌이려는 수작입니다!”
차 사령관이 말했다.
“내가 적지에 가서 잡혀서 총살당했다고 칩시다. 뭐가 달라지지요?”
“…….”
“인민군에게 유리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어차피 죽을 각오를 했으니 몇 시간 먼저 죽는 게 무슨 대수겠습니까.”
시민군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촌로가 말했다.
“차 사령관의 말은 일리가 있어요. 일촉즉발 상황에서 보낸 전령이니 무슨 내용인지 들어나 봅시다. 설령 항복 권유라 할지라도, 혹은 차 사령관을 체포할지라도 후회는 없어야 하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차 사령관이 지도부만 알게 은밀하게 자금성을 빠져나왔다.
*
군사 주석 지휘 막사.
군사 주석과 차 사령관 두 사람만이 마주하고 있었다.
군사 주석이 말했다.
“여기까지 오시다니 역시 배짱이 두둑하군요.”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오, 죽으려 하면 살 것입니다. 저는 이미 목숨을 바쳤으니 뭐가 두렵겠습니다.”
“사실 안 나오면 내가 직접 들어가려고 했어요.”
“…….”
항복 권유 조건을 나열할 줄 알았는데, 서두가 심상치 않았다.
차 사령관이 물었다.
“항복하면 살려주겠다는 조건을 말하려는 겁니까?”
“항복? 하하하. 굳이 따지고 보면 이것도 일종의 항복이지요.”
“…….”
*
천안문 광장.
광장 동쪽에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야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크르르릉~
날이 밝자 탱크들이 엔진을 기동했다.
투타타타타–
50여 대의 강습 헬기도 프로펠러를 힘차게 돌렸다.
천안문 위에 있던 외신 기자들은 위성 전화로 중국 정부군의 진압이 시작되었다고 긴급 타전했다.
군사 주석이 지프차를 타고 4열로 도열해 있는 탱크 앞에서 멈추었다.
끽-
그리고 핸드 마이크로 외쳤다.
“우리는 인민을 수호하는 인민의 군대다! 우리가 진격해야 할 방향은 천안문이 아니고 정반대 방향이다! 포신을 공산당사, 주석 집무실로 조준하라!”
병사들은 어리둥절했지만, 일선 지휘관들은 그게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했다.
아무리 명령이라지만 수만 명의 민간인을 학살하는 작전이 달가울 리가 없었고, 등소평의 실정에 염증이 나 있었던 차에 체증을 뻥 뚫어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주석 집무실, 당사로 진격!”
크르르릉~
탱크와 장갑차가 방향을 180도 회전시켜 베이징 시내를 향해 돌진했다.
투타타타타타-
헬리콥터도 일제히 이륙하여 시내로 향했다.
천안문 성문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군은 환호했다.
“와! 인민해방군이 물러간다!”
“우리가 이겼다!”
외신들도 인민군들이 유혈 진압을 포기했다고 타전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포기 퇴각이 아니었다.
현 지도부를 향한 쿠데타란 걸 모르고 있었다.
심야의 협상에서 군사 주석은 차 사령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인민해방군은 이 시간부로 민주 연합당의 편에 서겠소. 이 투항을 받아주시오!”
시민군, 주석의 숙청을 피하는 길은 시민군의 편에 서는 길뿐이 없었다.
그렇게 군사 주석, 부주석은 새로운 호랑이로 갈아탄 것이다.
*
주석 집무실.
투타타타타-
잠을 설치고 출근한 주석이 시끄러운 헬리콥터 소리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왜 심야 진압을 미루고 밝은 대낮에 작전을 한다고 난리야! 외신에 홍보를 하겠다는 게야? 어차피 이 일 끝나면 군사 주석은 모가지니, 더 볼 것도 없지. 감히 내 집무실 위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 게야! 천안문으로 가라고!”
이때 창문으로 밧줄이 내려오고 검은 물체가 내려오는 실루엣이 보였다.
“뭐야? 왜 여기서 레펠 하강을 하는 게야?”
쨍그랑!
콰당탕!
유리창이 박살 나고 동시에 문을 박차고 특수 대원들이 난입했다.
주석이 눈에 핏발을 세우고 외쳤다.
“뭐 하는 짓들이야! 여기가 어딘 줄 모르는 게야!”
특수대원들이 그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움직이면 쏜다! 손들고 엎드려!”
“뭐라고? 지금 미친 거야?”
이때 부서진 문으로 군사 주석이 들어왔다.
“등소평 주석, 당신을 인민들을 살육한 반인민 반혁명죄로 체포한다!”
“뭐라고? 나를 체포해? 네 놈은 지금 반역을 저지르고 있는 게야!”
“뭐 하나!”
특수부대원들이 등소평을 결박했다.
같은 시각 공산당하는 탱크에 포위되었다.
* * *
10년 후.
철커덩! 철커덩!
서울에서 출발한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함흥을 거쳐 만주 벌판으로 향하고 있었다.
초겨울이지만 밤새 눈이 내려 세상은 온통 은백색으로 찬란했다.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이 항일 투쟁을 벌였던 벌판이었다.
열차의 특등석에 정주현과 박정웅이 앉아, 창 너머의 설국을 감상하고 있었다.
정주현이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후아~ 가슴이 뻥 뚫리는군요!”
주름이 깊이 파인 박정웅이 말했다.
“무사히 임기도 끝냈으니 내가 수행 여행 쏘는 거예요.”
정주현은 무사히 3연임을 끝내고 박정웅 옹과 철도 여행을 하고 있었다.
정주현은 퇴임 후에 타이거 펀드 수장으로 복귀하고, 박정웅은 국부 펀드 수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몽고국과 만주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부터 완공해야겠어요.”
시민군의 승리로 끝난 천안문의 민주화로 중국은 12개국으로 이합집산 해체되었다.
몽고와 만주에서는 즉시 대한민국과 합병을 하려 했으나, 소련이 한국의 흡수를 반대하여 일단 독립국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하지만 곧 브레즈네프가 사망했고, 조만간 소련도 붕괴 해체될 것이기에, 굳이 외교 마찰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기에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등소평과 지도부는 모두 숙청되어 사형이나 교화 노동을 겸한 무기 징역형을 받았다.
군사 주석과 부주석만이 살아남아 남경을 근거로 한 분열국에서 관직을 연명했다.
철커덩! 철커덩!
정주현이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받았는데, 고민 중입니다.”
“오, 그것도 좋은 일감이군요!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지구촌 살림을 맡는 것도 의미가 있지요. 조만간 소련 연방에 큰 변화가 있을 테니, 유엔 차원에서 할 일이 많을 거예요. 그래서 지금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탄 거 아닙니까.”
정주현이 물었다.
“고르바초프가 그렇게 중요한 인물입니까?”
“그럼요. 대한연방을 완수하려면 소련의 붕괴가 필수적이에요. 그가 바로 소련이란 절대국가를 차분하게 해체시킬 인물이에요. 옐친이란 자도 한몫하니 모스크바에 가거든 같이 만나 봅시다.”
“우리 같은 지독한 일벌레들에겐 일이 곧 여행이고 여행이 곧 일이지요. 하지만 이건 박 사장님 걱정돼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제는 격무에서 벗어나 쉬실 때 아니십니까?”
“허허, 놀면 잡생각만 들어요. 정신은 말짱한데, 이제 사지가 말을 듣지 않는 건 사실이지요. 듣고 보니 나도 돌아갈 때를 준비해야 할 것 같군요.”
철커덩! 철커덩!
열차는 백색의 만주 벌판을 가로질러 달렸다.
이후 정주현은 유엔 사무총장에 피선되었다.
고르바초프가 서기장으로 집권하여 소련 연방이 해체되었고, 몽고, 만주가 대한연방으로 편입되어 대한민국은 고구려의 영토를 회복하였다.
* * *
카리브해(1999년).
버뮤다 삼각지대 한복판의 검은 밤바다에 등불처럼 빛나는 섬광 한 점이 유유히 떠 있다.
촤아악-
3,000명의 승무원과 승객이 탄, 9만 1천 톤급의 움직이는 호텔이라 불리는 초호화 유람선인 에인절 3호가 파도를 가르며 나아갔다.
자정이 다 되어 가지만 선상 파티, 쇼, 카지노가 있는 수천 개의 객실에서는 밀레니엄을 축하하려고 불이 꺼질 줄 몰랐다.
VIP 객실.
테라스 창을 통해 출렁거리는 바다가 보이는 최고층의 VIP실에 고령의 박정웅이 침대에 등을 기대앉아 있었다.
몸은 박정웅이었지만 그의 영혼은 정주현이었다.
죽음이 임박하면 태어난 고향을 찾는다고 했던가.
얼굴에 저승꽃이 군데군데 핀 그는 82세가 되어 다시 회귀했던 장소를 찾은 것이다.
그는 일어나 가운을 걸친 채 느릿느릿 객실 문을 열고 나갔다.
이 유람선에서 뷰가 가장 뛰어난 최상층 갑판으로 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고래같이 거대한 배지만 대양의 파도에 출렁 기우뚱하며 멀미가 났다.
난간을 붙잡고 인적이 없는 헬스 센터 복도를 걸어갔다.
내부 조명이 꺼진 헬스장을 지나갔다.
헬스장 내부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설마….”
거친 숨소리를 내며 뒤엉켜있는 남녀를 보았다.
“헉, 헉!”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걸었다.
“여전히 젊음을 즐기고 있군.”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최상층 갑판으로 나아갔다.
갑판으로 나온 그는 난간에 기대어 볼이 움푹 패도록 전자 담배를 빨았다.
휴우~
담배 연기가 바람에 빠르게 흩어졌다.
그가 중얼거렸다.
“대통령에, 재벌 총수까지 살아봤지만, 지나고 나니 저 연기처럼 흔적이 없구나.”
그는 밤바다를 스크린 삼아 회귀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거렸다.
이 허무함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아무리 고상한 척해도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야… 이 우주에 인간의 욕심만큼 거대한 블랙홀은 없을 게야… 또 다른 삶은 살고 싶다고 염원한다면 이번에도 하늘이 들어줄까?
그때 갑자기 희뿌연 안개가 밀려왔다. 앞이 분간되지 않는 짙은 안개였다.
그때와 같은 전조에 그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드디어 기적….”
휘익~
강풍이 불더니 그렇게 짙었던 안개가 담배 연기처럼 허공으로 스며들 듯 흩어져, 수평선 위 하늘에 유난히 빛나는 별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그 별이 꼬리를 끌며 점점 크게 다가왔다.
“별똥별!”
그는 소원을 빌었다.
“삶 자체가 귀중한 것이었습니다. 누구의 어떤 삶이든 달게 받겠으니 다시 한번 회귀하길 고대합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재벌 총수로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권력과 쾌락은 다 맛보았다.
그래서 그는 이번에는 어떤 삶이라도 주어진 대로 고맙게 살리라 다짐하며 염원을 보낸 것이다.
주먹만 한 별똥별이 머리통만 하게 커져서 점점 그에게 다가왔다.
화염에 휩싸여 추락하는 물체는 역시 군용 수송기였다.
“아!”
화염에 휩싸인 수송기는 조준된 미사일처럼 그대로 유람선에 꽂혔다.
콰광!
육신이 찢기는 충격과 함께 모든 게 고요한 암흑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인지, 충돌해서 짓이겨 가루가 된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의식의 등불이 희미해지며 칠흑같이 어두운 심해에 한동안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멀리 섬광이 보이더니 빠르게 다가왔다.
그는 빛의 터널 속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갔다.
“아악!”
[재벌총수가 대통령으로 회귀함 1967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