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0)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10화
10화 투자를 위한 준비운동
피터 존슨이 나를 찾아올 줄 알았지만 3일이 지난 지금도 소식이 없었다.
괜한 짓을 벌인 건 아닌지 약간은 후회가 됐지만 더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파워볼에 이어 메가볼의 당첨자도 나로 결정되었다.
파워볼의 경우 당첨자가 2명이었고 메가볼은 나 혼자 당첨되었다.
두 개의 복권 용지가 현재 나에게 없는 상황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일로 미국 복권법상 복권의 주 경계를 이동하지 못한다는 법률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난 당첨이 확인되고 난 후 파워볼 복권 수령처에 당첨 사실을 밝히고 복권을 넘겨줬다.
다음으로 한 일은 메가볼 당첨금을 은행 금고에 보관한 것이었다.
파워볼 수령처를 이용해 뉴저지의 은행 금고를 파워볼에서 지급보증 형식으로 대여해 넣어 놓은 상황이다.
그 후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나는 로펌과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수수료가 비싸겠지만 이게 내가 생각한 최선의 방안이었다.
뉴저지의 호텔에서 이뤄지는 변호사와의 미팅.
“그러니까 경호원과 법인 설립 등을 의뢰하신단 말씀이군요.”
앞의 남자는 올리브&앤서니 로펌의 호이킨이란 변호사였다.
“네, 그렇습니다.”
미국의 복권 당첨금은 1년 이내에 청구할 수 있기에 파워볼 복권 당첨금으로 일을 진행하고 메가볼의 복권 당첨금은 법인으로 숨기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이 경우, 두 개의 1등 복권에 동시에 당첨된 나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거기에 언젠가 설립해야 할 회사라면 빨리 설립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올해 중요한 사건이 있기 때문이었다.
“뭐, 비용만 부담한다면 못 해 드릴 건 없습니다.”
“비용은 선불이 아니 후불입니다.”
“물론입니다.”
나는 계약금 없이 후불 지급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일반적으로 변호사 선임 비용을 후불로 지급한다고 하면, 아마 그 자리에서 쫓겨날 것이다.
난 그저 동양에서 온 여행객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내가 올리브&앤서니 로펌에 의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파워볼 지급처에서 알선해 주었기 때문이다.
두말하지 않는 호이킨 변호사였다.
그도 내가 이번 파워볼 1등 당첨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올리브&앤서니 로펌과 이런 미팅도 잡지 못했을 것이다.
“법인 설립은 조세 회피처를 이용하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조세 회피처라면 가능합니다. 그런 서비스를 하는 투자 은행과 연결하면 됩니다.”
조세 회피처를 이용한 페이퍼컴퍼니.
이는 불법이 아닌 절세를 위한 합법적인 방안이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세금을 부담할 이유는 없었다.
많은 은행이 조세 회피처에서도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또한 부자들을 위한 절세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경호원을 구해 주셨으면 합니다. 가능한가요?”
“물론입니다.”
“믿을 만한 이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와 연계된 경호회사 중 최고로 모시겠습니다.”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는 말이 있듯이 나를 상전 취급하는 호이킨 변호사였다.
나 또한 이런 대접이 싫지는 않았다.
“그럼 오늘부터 시작하죠.”
“한 시간 정도 후부터 경호원이 올 예정입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호텔이 나쁘지 않으니 별일이야 있겠습니까?”
실제 내가 당첨자라는 것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첨금 수령을 위해 피켓을 들고 사진 촬영하는 일을 아직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며칠 내로 당첨금 지급을 위한 사진 촬영이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 내가 파워볼의 당첨자라는 것을 아는 이는 복권 수령처와 앞의 로펌이 전부일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기에 안전을 위한 돈을 아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호이킨 변호사와의 미팅 장소는 1층이었기에 나는 객실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경민 님, 피터 존슨이 3시 방향에서 접근 중이에요.”
‘안 올 줄 알았는데 왔네.’
피터 존슨이 시간이 찾아오지 않아 연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때마침 온 것이다.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피터 존슨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와 다르게 정중하게 말하는 피터 존슨이었다.
그러나 정중함 속에도 딱딱함이 묻어났다.
아마도 피터 존슨이 군인 출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객실로 올라갈래요, 아니면 이곳에서 이야기할까요?”
“객실이 편합니다.”
나로서는 단둘이 있을 객실보다는 이곳이 더 편했지만 말이다.
‘루비, 피터 존슨의 무기 소지 여부는?’
‘없어요.’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더라도 인간병기라 칭하는 네이비실이라면 나 하나 쓱싹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런 개방된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객실로 올라가서 이야기하죠.”
***
객실에 도착한 우리는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뭔가요?”
“동생이 납치당한 것, 그리고 납치 장소가 그곳인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그게 중요한 문제인가요?”
“네, 내게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혹여 납치범의 배후가 미스터 한이 아닐지 의심스러우니까요.”
“하하하, 내가 납치범의 배후라. 재미있는 발상이군요. 나에 대해 알아보실 만큼 알아보신 건가요?”
난 피터가 이렇게 늦은 이유가 나에 관한 확인 작업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입니다. 그렇다 보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어 이렇게 직접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난 한국을 떠난 본 적이 없는 토종 한국인이다.
피터의 말에 따르면, 미국에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은 관광객이 할렘의 양아치들과 협잡했다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상상을 하는 피터였다.
“그럼 내가 항상 뉴저지와 뉴욕의 호텔에서 생활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요.”
“…….”
한번 찔러 보듯 물어본 말인데 부정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맞는 것 같다.
“전 해커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그것도 말이 되지 않아서요. 납치범들의 집에 컴퓨터가 있었지만 그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였습니다. 그리고 조사 결과, 그들이 동생을 납치한 것은…….”
물어보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지만, 더 듣고 있을 이유는 없었다.
뭘 물어보는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따로 설명할 이유가 없었다.
‘네 미래의 자서전을 보고 이 일을 계획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연입니다. 미국에 와서 해킹 놀이를 하는데 우연히 들어간 컴퓨터의 마이크를 통해 납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으로 끝까지 밀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날 정확히 찾아와 동생의 행방을 알려 준 일은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나도 이 질문에는 답변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이건 아무리 해킹이라고 해도 대답할 근거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에 그냥 밀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우연히 해킹으로.”
“혹, 한국 정보기관과 연관이 되어 있습니까? 살펴보니 군을…….”
난 손을 들어 피터 존슨의 말을 끊었다.
계속해야 변명밖에 되지 않는 말을 더할 필요는 없었다.
“그게 중요한가요? 알아보셨겠지만, 납치범과 나와의 접점이 없다는 것을 아실 텐데요. 거기에 한국 정부와 전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요. 내 정체가 문제인가요, 아니면 당신의 동생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준 것이 문제인가요?”
“그건 그렇지만.”
뭔가 찜찜함이 남아 있는 말이었지만 더는 내가 피터 존슨을 설득할 이유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난 피터 존슨에게 불행을 예방할 기회를 준 것뿐이다.
한마디로 피터 존슨은 나에게 부채가 있다는 것이었다.
“더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아요. 무슨 이유에서건 난 당신의 동생이 납치당한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당신에게 알려 준 것밖에는 없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뭘 요구한 적도 없으며, 당신이 날 찾아오지 않았다면 더는 당신과 만날 일도 없었을 겁니다.”
“…….”
내 말에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피터 존슨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정체가 무엇이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내가 납치범과 한패가 아니면 된 것 아닌가?
“죄송합니다. 생각해 보니 은인께서 나에게 호의만 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럼 뭔가 보상을 해 주실 예정인가요?”
여기가 중요한 대목이었다.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상대가 자발적으로 나와야만 한다.
그래야 후에라도 믿고 내 뒤를 맡길 수 있을 테니까.
“돈을 원하십니까?”
“하하하, 돈이요?”
“네, 미안한 말이지만 미스터 한을 조사해 보니 돈이 급한 분인 것을 알겠더군요.”
“뭔가 잘못 아신 것 같군요. 저 이번에 돈 많이 벌었습니다.”
“?????”
“뭐 밝혀질 일이니 이야기하죠. 저 복권 당첨됐거든요. 그것도 1등으로요.”
“그럼 지금까지 은행에 들른 이유가?”
“맞아요. 당첨을 확인받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말에 그제야 왜 내가 호텔과 은행만 왔다 갔다 했는지 이해한 표정이다.
아무리 피터가 뛰어나다고 해도, 내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복권의 1등 당첨자라는 사실은 빨리 밝힐 수 없는가 보다.
‘이거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별것 아니군.’
그러나 실상은 피터가 나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곳은 그의 CIA 지인인 로버트였다.
로버트는 정식 절차를 거친 조사가 아니기에 개략적인 내용을 조사해 보내 줄 수밖에 없었고, 이를 모르는 나는 피터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만약 정식으로 나를 조사했을 경우, 은행의 동선과 대화 내용까지 보고가 되었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다.
“그렇군요. 돈으로 보상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닌 것 같군요. 그래도 은혜를 갚아야만 합니다. 제가 제인을. 아, 제인은 이번에 사고가 난 하나뿐인 동생입니다.”
“…….”
“제인을 아무 탈 없이 구할 수만 있게 해 준다면 그 상대가 누구라도 은혜를 갚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만약 내 목숨이라고 해도요.”
“…….”
미래의 피터 존슨의 자서전에 나와 있는 그대로였다.
그 자서전의 마지막 글 때문에 나는 이 도박을 벌인 것이다.
“뭐라도 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뭐라도요? 내가 테러를 사주할 테러리스트라면요?”
“조국이 아니라면 따르겠습니다.”
조국이 아니라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나쁘지 않은 대답이었다.
아마 지금 내 말에 피터 존슨은 정말 자신에게 테러라도 사주할 목적으로 접근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에이, 내가 무슨 그런 일을 시켜요. 난 그저 평범한 한국의 학생일 뿐입니다. 농담이에요.”
내 말에 피터 존슨이 안도의 표정을 짓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말에 그는 엄청난 긴장을 했는지, 풀어지는 표정이 눈에 드러날 정도였다.
“이상한 말하면 정말 안 되겠네요. 복권 당첨된 사실은 말했으니 아실 거고, 그냥 나한테 취직하는 것은 어떨까요?”
“취직이요?”
“네, 복권 당첨금으로 회사를 하나 차리려고요. 직책은 경호실장 정도. 안 하신다고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내 제안이 의외였는지 목석같은 피터가 황당해하는 표정이었다.
“싫으신가요?”
“그런 거라면 좋습니다.”
“하하하, 좋군요. 이거 로펌에 경호를 의뢰했는데 물려야 할 것 같네요.”
그러면서 난 피터 존슨에게 악수를 청했다.
“알파벳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피터 실장님.”
내가 설립할 회사의 이름이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알파벳. 실상 미래 구글의 사명이지만 루비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들어 내가 먼저 이름을 선점하기로 했다.
순간 일어나 악수를 받는 피터 존슨이었다.
사람 한 명 구하는 것이 이리 어려운 일일 줄은 몰랐다.
나는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로펌을 통해 회사 설립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페이퍼컴퍼니의 이름은 KM-Investment였다.
알파벳은 한국에 설립할 회사였고 KM-Investment는 자금을 불리기 위해 설립하는 회사였다.
그 후 파워볼의 복권 당첨금을 받았다.
내가 받은 총 당첨금액은 2,097만 달러였다.
이는 연방세와 주세 그리고 일시금 수령에 따른 차감 금액을 제외한 순수한 금액이었다.
이 중 500만 달러는 한국의 외환은행 계좌로 송금하고, 미국 내 로펌 등의 처리 비용을 제외한 1,500만 달러로 회사 설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명목은 투자 회사였다.
주식 100%를 나 혼자 소유한 기업으로 설립되는 상황이었다.
뒤통수를 맞지 않기 위해 지분을 나누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에 소속된 인원은 나와 피터뿐이었고 올리브&앤서니 로펌에서 세무와 회계 법률 지원을 맡아 주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비서와 직원을 일부 채용해야 했지만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없기에 수수료가 조금 더 나가더라도 로펌을 통해 일을 모두 처리할 계획이다.
그리고 투자에 관한 것은 로펌의 소개로 일정 제약을 걸어 투자 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내가 지정한 투자만 하도록 계약서를 작성했고 투자의 시작과 끝을 나 아닌 다른 사람이 결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계약서를 작성해 놓은 상태다.
그 외 몇 가지 장치를 더 준비해 두었다.
메가볼 수령을 위해 설립한 KM-Investment를 이용했다.
이는 두 복권의 당첨자가 나라는 것을 숨기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그렇게 해서 일시금 3,9000만 달러를 KM-Investment로 수령했다.
이중 조세 회피처를 이용해 4백만 달러를 내 계좌로 이체했고, 내 개인 외환은행 계좌에 900만 달러를, KM-Investment에 5,000만 달러를 넣어 두었다.
900만 달러 중 400만 달러는 한국에 들어가 회사 설립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기에 따로 빼놓은 것이다.
나는 이번에 투자 위임한 골드만삭스를 방문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내 담당으로 내정된 폴슨이 나를 반갑게 맞아 줬다.
“어서 오세요.”
아무리 모건 스탠리가 수천억 달러의 돈을 굴린다 해도 5,000만 달러의 자금은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날 반갑게 맞아 주는 폴슨이었다.
“이번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투자의 적기.
굳이 이렇게 급히 미국에 건너와 복권에 당첨되게 한 것은 이른 시간에 자본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바로 이 투자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 않다면 조금 시간을 들여 자본금을 형성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 그 투자를 시작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