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03)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03화
103화 자금경색(1)
한국의 유일 그룹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있었다.
“어떻게 했기에 YOUARE의 적자가 수백억 원이 넘어가는 거냐?”
김혁권 회장의 호통에 김진영 전무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Haver의 ‘지식은?’ 서비스와 ‘지식백과.’
이것이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막대한 이벤트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YOUARE에서도 한동안 가입자가 늘었지만, 그건 일시적일 뿐이었다.
“우리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네놈은 경영이라는 것을 책으로만 배운 거냐?”
Haver의 ‘지식은?’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이를 따라잡는다는 건 요원한 일이다.
벌써 Haver 하면 ‘지식은?’이란 서비스가 편리하다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걸 다시 프로그램하고 서비스를 하려면 YOUARE로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버지…….”
“이놈이……. 여기는 회사다.”
“죄송합니다.”
“이 일에서 손 떼.”
“안 됩니다. 그럼······.”
자신의 입지가 지금도 줄어들고 있는데 YOUARE의 일까지 겹치면 정말 여동생에게 자리가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것만은 막아야 할 일이다.
“대안이 없으면 빠른 손절이 답이다.”
주식에서 쓰이는 용어인 손절······.
더 가지고 있어 봤자 더한 손해를 본다는 의미였다.
“당음과 합병을 하겠습니다.”
“이놈이 아직도······.”
“이건 안 됩니다. 저도 이번만은 물러설 수 없습니다.”
아들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치마폭에 쌓여 자신 앞에서는 제대로 말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자신 있느냐?”
당음과의 합병…….
만약 가능하다면 전세를 역전할 수 있었다.
아직 당음이 근소한 차이지만 점유율 면에서는 일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이야 들어가겠지만, 아들의 기를 살려 준다는 차원에서 보면 나쁘진 않았다.
“자신 있습니다.”
“전략실 인원을 더 지원해 주지.”
“감사합니다. 아…… 아니, 회장님.”
주먹을 불끈 쥐는 김진영 전무였다.
***
오늘도 황규태 실장은 애인인 미숙과 데이트를 했다.
저녁마다 만나 사랑을 나누는 두 명의 바퀴벌레들······.
요즘 같으면 빨리 결혼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게 사랑을 나누는 와중에 울리는 벨 소리······.
급격하게 짜증이 밀려 왔지만 안 받을 수 없었다.
권재혁 실장에게서 온 전화이기 때문이다.
“왜-에?”
황규태는 지금 상황에서 좋은 말이 나올 수 없기에 쏘아붙이듯 말을 했다.
“아이고 성님, 지금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시고 툴툴거리는 겁니까?”
권재혁의 말에 뭔 또 개소리를 꺼내는지 옆에 있으면 한 대 패고 싶을 정도였다.
그만큼 열이 받은 것이다.
“본론을 얘기해.”
“YOUARE와 당음이 합병한 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생각인 것 같소.”
권재혁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드는 황규태였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거 사업 철수한다고 했잖아.”
“회장 생각은 그런데 김진영 전무가 밀어붙였소. 나라고 이 시간에 이런 이야기하는 게 좋것소?”
“제길······.”
“그럼 확정이 된 거냐?”
“성님, 한국에서 유일이 한다면 못할 게 있을 것 같소?”
맞는 말을 하는 권재엽이었다. 그만큼 유일 그룹은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IMF를 거치면서 더욱 커지게 된다.
“자금이 부족한 것 아니야?”
“맞소. 그런데 뭔가 생각이 있는지 대단위 자금을 투입할 것 같소.”
“자료는?”
“차곡차곡 모아 놓긴 하지만, 정확한 것은 나에게도 알리지 않았소. 김진영 전무가 전략실 인원들 몇 명을 데리고 나갔소. 제길.”
욕지거리를 찾는 권재엽 실장을 보면서 그도 열이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략실장 자리에서 김진영 전무를 컨트롤 할 수 없으니 짜증이 난 것 같았다.
그룹의 이인자지만 직계까지 포함하면 뒤로 밀려나는 권재엽…….
이것이 싫은 것이다.
“정확한 것은 모른단 말이군.”
“그렇소.”
전략실장인 권재엽이 모른다면, 이를 알고 있는 것은 회장과 김진영 전무 최측근이란 말이었다.
“그럼 김진영 전무 단독 행동이란 말인데, 네놈이 연락한 것을 보니 김혁권 회장이 움직였단 얘기네.”
“그렇소. 역시 성님은 척하면 척이라 편하오.”
“다른 것은?”
“없소. 그저 이번 일 때문에 Haver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뿐이오.”
이들이 Haver에 대해 잘 모르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인수합병만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누구나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업이 인수합병을 하지만, 그중 성공한 인수합병은 손에 꼽을 정도······.
그만큼 M&A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외형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시키는 좋은 방법이었지만, 리스크 또한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알았다. 일단 최대한 자료를 모아 놔라.”
“알것소. 밤늦게 전화해서 미안하오. 좋은 시간 보내시오.”
기분을 다 잡치게 한 뒤 할 말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권재엽에게 뭐라 할 수도 없다.
권재엽 또한 정보를 알려 주기 위해서 그런 일이니······.
옆에 있는 미숙 씨를 신경 써야 했지만, 머리가 식은 황규태는 전화기를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에 대한 자료를 모으란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미안해요. 갑자기 바쁜 일이 있어서······.”
“아니에요. 바쁘면 어쩔 수 없죠.”
미숙은 조금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니 그냥 여기서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시를 내렸으니 내일 보고를 받아야겠군.’
***
이학우 TH 그룹 회장은 오늘도 현장 방문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TH 건설의 남양주 공사.
거기에 더해 이번 AK 및 한영의 한전 본사 부지의 한국 지사와 본사 건물의 입찰 때문에 눈코 뜰 새가 없을 지경이다.
그러다 들려온 YOUARE와 당음의 합병 소식 때문에 회의가 한창이다.
“포기를 안 하고 인수합병으로 헤쳐나갈 생각이군.”
김혁권 회장이 벌일 일이 아니란 것을 아는 이학우 회장은 누가 벌인 일인지 훤히 알고 있었다.
그게 김진영 전무의 스타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학우 회장이었기에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다.
“사업을 원론으로만 배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성무진 비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학우 회장이다.
선점한 사업을 뚫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이를 타개하려면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이거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광고를 넣어야 한다.
그렇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각 회사는 그 고유의 분위기가 있다.
서로 다른 회사가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면 회사별로 필요한 것을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당음과 YOUARE는 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다.
YOUARE는 Haver와 당음의 장점만 가져다 론칭한 회사다.
그중 Haver의 서비스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건 YOUARE의 엔지니어들이 대부분 Haver 출신이기에 어쩔 수 없다.
“지식은? 서비스는 어때?”
“상관없다고 합니다.”
“류 실장 올라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그에게 직접 듣고 싶었기에 류성호 실장을 호출했다.
조금 지나자 바로 류성호 실장이 회장실에 들어오게 된다.
“앉지.”
“네, 회장님.”
“물어볼 것이 있네.”
“말씀하시죠.”
“당음과 YOUARE가 합병한다는 소식은 들었을 거라 생각하네.”
“걱정되시는 건가요?”
“그래도 명목상 내 회사인데 걱정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지.”
“인터넷 기업 같은 경우, 한번 바람을 타게 되면 외부적 요인에 쉽게 타격받지 않습니다. 대부분 내부적 요인 때문에 망하게 되죠.”
한번 고착화가 되면 외부의 공격에는 안정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한번 사용한 사이트를 계속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적인 문제인 해킹, 서버다운,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일이 발생하면 문제가 커지게 된다.
거기에 관리마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또한 모두 내부적인 문제였다.
“그러니 문제가 없다?”
“그렇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 회장님도 Haver를 계속 주시하고 있으니까요.”
“그건······.”
속에 있는 말을 하고 싶은 이학우 회장이지만 그럴 수 없었다.
실상 한경민 회장과 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유일 그룹과 관련된 일이었으며, TH 그룹을 맡으면서 약속한 것이 있었던 것이다.
TH 그룹은 그저 징검다리에 지나지 않았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아니네.”
약간 고개를 갸웃하는 류성호 실장이다.
이는 류성호 실장이 이학우 회장과 한경민 회장의 관계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었다.
실상 이학우 회장 또한 포식자의 한 부류였다.
그렇기에 PPM(Pay-Per-Mile) 방식으로 인한 TH 그룹의 알파벳 종속화를 우려하는 것이다.
작지만 TH 그룹의 회장직에 앉으니 야망이 더 생긴 것이다.
한경민 회장과 한 이야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PPM(Pay-Per-Mile) 방식을 도입하면 매출은 늘게 될 겁니다. 다행히 인더스트리 브레인즈에서 로열티 금액을 낮춰 줘서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군. 알았네.”
***
유일 그룹은 지난 증권의 일 때문에 AK에 갚아야 할 자금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갚아야 할 금액만 원금 2,000억 원에 이자 500억 원, 총 2,500억 원에 해당했던 것이다.
YOUARE의 일도 있기에 유일 그룹은 투입해야 할 자금이 만만치 않았고 이는 자금경색을 불러올 소지가 다분했다.
아무리 유일 그룹이 많은 돈을 번다고 해도 들어가야 할 곳 또한 엄청났다.
그렇기에 당음을 인수하는 데 AK에 갚아야 할 자금을 사용해야 할 판이었다.
“라 비서, 알파벳에 갚아야 할 자금 확보는 어떻게 돼 가고 있어?”
“반도체 시장 때문에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생명은?”
“그쪽은······.”
가장 좋은 방법은 유일생명의 고객 자금을 가져와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생명의 자금을 그룹의 저금통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왜?”
“알려지면 고객의 이탈이······.”
“자금 확보할 곳이 생명밖에 없지 않아?”
“그건 맞습니다.”
“그럼 그쪽에서 자금을 끌어와. SPE(특수목적법인: Special-Purpose Entity)도 있잖아.”
분식 회계 하는 방법을 거론하는 김혁권 회장이다.
이런 생각까지 한 것은 아들인 김진영 때문이다.
합병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당음의 시가총액은 총 1조 2,000억 원으로 작지 않은 규모였다.
만약 911테러 전이었다면 그 3분의 1이면 가능했을 테지만, 한국의 증권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하면서 시가총액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유일 그룹의 악재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자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디인가에서 끌어와야 했다.
은행권에서 가져오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반도체 시장이었다.
반도체의 정체기이기 때문에 기업 간 출혈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고,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적자를 봐 가면서 생산해야 한다는 말과 같았다.
그렇기에 은행권 자금의 대부분은 반도체에 투입해야 한다.
거기에 더해 핸드폰 시장도 문제였다.
한국 내에서야 시장을 장악했지만, 세계시장으로 본다면 노키아의 발끝을 추격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자금을 투입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할 직책인 라희정 비서는 바로 대답을 한다.
“그리고 비서 둘 방으로 오라고 해.”
“······네.”
비서 두 명을 회장실로 부른 김혁권 회장이 무슨 일을 할지 잘 알고 있는 라희정 비서였다.
실상 지칭하는 두 명의 비서는 스펙만 놓고 봤을 때는 비서실에 올 수 없었다.
그저 미모와 몸매가 뛰어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