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25)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25화
125화 두 마리 토끼(3)
유일그룹에 대한 권재엽의 보고는 황규태 실장을 웃음 짓게 하였다.
“유일의 김혁권 회장이 이리 나온다면 우리의 부담이 적어질 것 같네!”
그 말에 오진호는 악당처럼 입꼬리를 올리고는 웃으면서 대답을 한다.
“성님, 하늘이 도왔나 보네유~”
오진호의 족보 없는 충청도 사투리도 오늘 하루 기분이 좋은 황규태로서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럼 우리가 조금 더 도와줘야지?”
뭘 도와준다는 건지는 모르지만, 황규태 실장은 오늘만큼은 악당이 되고 싶었다.
그만큼 요즘 AK를 중심으로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도와줄 것은 있슈~우.”
“어차피 한영이 회장님 것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그걸 수면으로 끄집어 올리지 못해서 그렇지······.”
경민이 한영의 실질적인 소유주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영은 누가 뭐라고 해도 국내 기업이라고 전임 정권이 못을 박아 놓은 것이다.
만약 한영이 알파벳의 자회사로 분류될 경우도 문제다.
그러면 한영은 외국계 기업이 되어 버리기에 외화의 반출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저 한영이 국내 기업으로 분류되어야만 정부로서도 이득인 상황이다.
“그렇기는 하쥬~ 그런데 그게 어떻다는 거유?”
말끝을 끌면 충청도 사투리라고 생각하는 오진호를 보면서 황규태 실장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래도 오진호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생각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오늘 황규태 실장의 기분이 매우 좋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것은 많다.”
“언론 말이유~”
“그것 말고, 뭐 언론도 필요는 하겠지?”
“그럼 뭐가 있쥬?”
“한영이 가진 것들······.”
“한영이라면 지분?”
“그래, 유일그룹이 이러는 이유가 국민연금이 자신들의 손을 들어 주게 하려는 거잖아.”
“그렇죠.”
“그럼 한영의 유일그룹 지분을 이쪽에 위임하는 거지······.”
“그럼 우리가 유일, 아니 그걸 인수할 수 없지 않수?”
“하하하, 한영이 가진 유일그룹의 지분은 얼마 안 돼. 대부분이 AK와 그들이 차명 관리하는 회사에서 지분을 야금야금 인수하고 있지. 거기에 골드만삭스가 가진 대리 지분도 있고······.”
“그럼······.”
“맞아. 이걸 김혁권 회장에게 위임하고 욕을 먹게 하는 거지······. 1%의 지분이라도 필요한 김혁권 회장이 3%의 지분이라면 눈이 돌아가지 않을까?”
“지분을 조금 위임시키고 죽어라 욕을 먹으라는 말이네유~”
“맞아.”
“이걸 그럼 권재엽이가 진행하게 하면 될 것 같구먼요.”
황규태는 계속된 족보 없는 오진호의 충청도 사투리에 짜증이 조금씩 밀려오고 있었다.
잘하면 또 모른다.
“사투리 좀 그만 써라······. 머리 아프다.”
“와그러셔유~, 내둥 가만히 있다가유~”
“알았어. 오늘은 그냥 네놈 컨셉대로 해라.”
“아이구~우, 우리 성님,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뜨나 보내유~”
“그만하자. 네가 재엽이한테 이 일을 지시해.”
“알겠구먼유~”
“외환은행의 처리는 어때?”
“이 부분도 착착 진행되구 있구먼유~! 조만간 존 그레이켄 회장이 들어올 거유~”
“이참에 빨리 처리하라고 지시해. 정신이 없을 때 처리해야 문제없으니까.”
“아마 SLK의 주주총회가 신청되면 바로 입국해서 처리하게 할 거구먼유~”
“그래, 어차피 우리가 관리하게 될 거야.”
“이거 은행까지 경영하게 생겼구먼유~”
“명목은 그래도 론스타 거니까.”
“알것구먼유.”
***
“한영이 SLK를 인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가 보군.”
“그런 것 같습니다. SLK를 인수하면 단번에 국내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설 수 있으니까요.”
이런 기회가 오기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는 김혁권 회장이다.
시가총액 10위 내로 진입하는 것도 힘들었기에, 다시 시가총액 3위까지 진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유일이 가진 시총 1위는 바뀔 생각이 없는 듯 고고하게 시총을 유지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번에 시총 2위까지 올라갈 기회가 생긴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이라면 그 누가 이 기회를 포기하겠는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 지금은 그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으니까. 수고 많았어!”
“아닙니다. 회장님께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안 하던 아부까지 하는 권재엽 실장이다.
회사의 실질적인 이인자인 권재엽 실장이지만, 지금까지 김혁권 회장에게 아부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없던 인물이다.
그런 아부가 싫지 않은지 얼굴에 웃음이 피어나는 김혁권 회장이다.
“일이 착착 잘 진행되는군!”
“그렇습니다. 정말 하늘이 돕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3%의 지분이면 우리가 유리한 입장이니까요.”
알파벳의 지분은 이 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분 싸움이 아니라 한영이 누구 소유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 알파벳에서도 한영에 딴죽을 걸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SLK를 인수하는 데 한영에 차질이 생길 수 때문이다.
“그렇겠지. 이젠 시간이 해결해 줄 일만 남은 건가?”
“그렇습니다.”
일일 착착 진행되면서 권재엽 실장 또한 자신감을 보였다.
일이 잘 풀리려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
국민연금 관리공단 모창기 이사장은 유일그룹과 SLK그룹에서 따로따로 온 협조 요청에 서류 두 개를 물끄러미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유일그룹은 모직과 물산의 합병 찬성을 제안했고, SLK그룹에서는 유상증자 제안을 걸었다.
그러나 모창기 이사장은 답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두 그룹 전부 지원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금이 문제가 아니라 외부의 시선 때문이었다.
이번 한 번으로 평생 벌 돈을 벌겠지만, 그래도 문제가 덜 발생할 유일그룹이 나았다.
SLK에 잘못 코가 꿰면 말년이 어려울 수도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유일에서 보장한 미래까지 생각한다면······.
“죄송합니다. SLK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모창기 이사장의 말에 고정연 부회장의 얼굴은 하얘질 수밖에 없었다.
예전과 다르게 자신을 멀리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정말 안 되는 겁니까?”
“SLK가 JP모건과 맺은 이면계약이 있기에 유상증자에 국민연금이 참여할 경우 이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아시지 않습니까?”
고정연 부회장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JP모건과의 이면계약이 밝혀지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실상은 SLK그룹의 분식회계가 그 시발점인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에 주주총회가 열리면 우리 쪽에 손을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창기 이사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에 대해 고정연 부회장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만큼 현재 SLK의 상황은 어려웠다.
‘예전 같으면 알아서 길 국민연금 이사장이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예전이고 지금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건 작은 성의입니다.”
“이 부분은 주주총회가 끝난 후 받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정중하게 거절하는 모창기 이사장이었다.
이건 받게 되면 무조건 탈이 나는 쥐약이었다.
쥐약을 먹으면 무조건 죽는다.
그렇기에 이 돈은 받을 수 없었다.
그런 모창기 이사장의 행동에 불안한 고정연 부회장이다.
이런 종류의 뇌물은 일이 해결된 후에 받는 경우는 없다.
일이 해결되면 국민연금이 가진 지분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고정연 부회장은 건네주던 것을 뒤로 뺄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정중하게 거절한다는 것이 못내 불안한 것이다.
‘제길, 일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자신이 상상하는 최악의 수만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는 고정연 부회장이다.
***
[한영그룹 SLK 주주총회 신청]한영그룹에서 가진 ㈜SLK의 지분은 총 5%로 많지는 않았지만, 이번 박원태 회장의 구속이 발단되었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유일그룹 또한 한영의 SLK 인수를 찬성하는 분위기다.
유일그룹에서 한영의 SLK 인수에 대한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투명한 경영을 통한 주주의 권익 보호······.
이와 함께, 불필요한 사업의 매각을 통해 회사 부채 비율 및 유동 자금 확보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단 주장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했단 소식이다.
-유일에서 왜?
-무슨 일이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네, 유일이······.
⤷유일에서 재벌에 대해 서열 정리를 하고 싶은 건가?
-AK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졌는데, 한영이 원하는 대로 SLK가 결정되겠네.
-AK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바보야, AK나 한영이나 같은 회사야
⤷너는 외국기업과 외국인 투자 기업의 차이를 모르는 거냐?
-한영이 만약 SLK 인수하면 재벌의 구도가 완전히 바뀌겠네.
⤷잘하면 2위까지 올라갈걸?
⤷올라갈 것이 아니라 올라간다.
대부분의 시장 여론은 다행이라고 주장한다.
꽈-앙!
책상이 부서져라 내려치는 고정연 부회장이다.
모든 것이 넘어갈 수밖에 없는 SLK의 지분 구조 때문이다.
단지 몇 개가 아니었다.
그런데 유일그룹이 갑자기 한영의 SLK 인수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유일과 관련된 기관 투자자들이 모두 돌아선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지난번 모창기 국민연금 이사장을 만났을 때 느꼈던 불안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제길, 부회장직을 맡는 것이 아니었는데······.”
모든 오물을 고정연 부회장이 뒤집어써야 할 상황이었다.
박연태 회장이 구속만 되지 않았더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기에 정신없는 와중이라 안 받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손은 벌써 통화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여보세요.”
“반갑습니다. 알파벳의 황규태 실장이라고 합니다.”
“······.”
“우리 회사에서 전화를 걸어 좀 당황하신 것 같군요.”
“아, 죄송합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알파벳이면 AK의 모회사다.
그러니 일말의 기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화기 너머에서 전화를 건 목적이 들려왔다.
이를 듣기만 하는 고정연 부회장의 얼굴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고 전화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고정연 부회장은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
다시 큰 건인 외환은행에 대한 매각 논의까지 이뤄지게 된다.
존 그레이켄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바로 이때였다.
정신없는 와중에 벌어지는 외환은행 협상 과정은 그만큼 빠르게 진행되었다.
각 정부 인사들의 협조뿐만 아니라, 중정일보를 포함한 메이저 언론들의 협조까지 겹친 것이다.
그러면서 론스타는 시장에 큰 결정을 발표한다.
[론스타 코리아 완전 계열 분리]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와 더불어 한국 론스타를 계열 분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 정부와 국민이 우려하는 외화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 벌이는 조치라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 론스타 코리아는 외국기업이 아닌 토종 한국 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예정이다.
-그럼 자격 요건이 불충분한 것 아닌가?”
⤷스타타워를 매각해서 자금에는 문제없다고 하던데······. 거기에 부실채권을 잔뜩 가진 외환은행이니······.
-우리야 외환은행이 국내 기업으로 남으면 좋은 것 아닌가?
⤷사모 펀드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어. 분명히 뭔가 꿍꿍이가 있을 거야.
론스타의 발표와 여론은 두 가지로 갈리게 된다.
대단한 결정을 내렸다는 파와, 뭔가 있으니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파로 나뉜 것이다.
한 가지 사안만으로도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지만, 현재 한국의 기업들에 대한 사건은 크게 세 가지가 있었다.
대부분의 여론 형성은 SLK가 주도하고 있지만,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또한 가벼운 사안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