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33)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33화
133화 고래를 삼키는 새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직 사퇴] [고이즈미의 의중은?] [후쿠다 야스오 급부상]고이즈미 총리가 사퇴하면서 일본 정가는 그의 사퇴 이유에 대해 초미의 관심사를 보였다.
그만큼 사퇴할 시점이 아닌 시기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이슈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사퇴를 하다 보니, 그 이유가 궁금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고이즈미나 그 측근 누구도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일본의 일은 그들만의 리그였고 한국은 유일그룹 때문에 난리가 났다.
주주총회장이 열리기 전, 유일그룹은 김혁권 회장이 쓰러지면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유력한 이인자인 권재엽 실장이 비상경영 체제의 선장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권재엽 실장이 자리를 고수한다면, 그 누구도 밀어낼 수 없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권재엽 실장 또한 지난 김혁권 회장에게 지분 일부를 받은 주주였다.
머리가 있는 이들은 권재엽 실장을 지지했으며, 혈통을 중시하는 인물들은 김진영 부사장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그렇기에 양쪽으로 나뉘어 팽팽한 기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자가 넘어가면, 남아 있는 자회사는 에버랜드와 물산, 생명, 엔지니어링이겠군요.”
“물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물산과 모직의 주주총회 때도 아시겠지만, 상대의 세가······.”
물산이 넘어가면 금융 계열 전체 또한 넘어가야만 한다.
그만큼 위험한 것이 순환출자로 엮인 연결 고리였다.
“전자 계열은 지킬 수 없다는 말이군요. 그럼 결정이 되었네요. 금융만이라도 지키는 것으로 노선을 정합시다.”
권재엽 실장의 말에 김진영 부사장이 발끈한다.
“그건 안 될 것 같군요.”
자리가 자리인지라 존대를 하는 김진영 부사장이다.
거기에 동조하는 이들까지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유일의 황태자는 김진영 부사장이었기 때문이다.
“뭐가 안 된다는 거죠?”
“전자는 그룹의 핵심입니다. 그걸 다시 찾아올 생각을 해야지 포기한다는 것은······.”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빼앗기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까?”
“무슨 말인가요?”
“전자에서 빼돌린 비자금과 기타 불법 자금에 대한 고발을 어떻게 할 거냐는 말입니다.”
가장 큰 기업인만큼 가장 많은 비자금을 조성한 회사가 바로 전자였다.
그렇기에 경영권을 TH그룹이 확보한다면······.
그것도 유일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이학우 회장이 칼을 휘두르면, 여기 모인 사람 중 자리에 앉아 있을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실장이 그러지는······.”
김진영 부사장의 말에 콧방귀를 뀌는 권재엽 실장이었다.
그가 말 같지도 않은, 그저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그것도 한국 최고 기업을 경영하게 된 이학우 실장이 첫 번째로 한 일이 바로 경영권을 공고하게 다지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과 임원들을 전부 물갈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불법 사실을 고발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인 것이다.
“이 실장이 아니라 이학우 회장입니다. 지금 사태 파악이 안 되는 겁니까?”
권재엽은 김진영 부사장을 꾸짖었다.
얼굴에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풀풀 흘리면서 말이다.
그런 권재엽을 보며 인상을 확 찌푸리는 김진영 부사장이다.
왜 아니겠는가?
유일에서 자신을 이리 대할 사람은 아버지 한 사람뿐이었는데, 비상시국에 권재엽 실장이 전권을 가지고 힘을 투사하면서 자신을 깔아뭉개고 있기 때문이다.
“말이 심하군요.”
“말이 심하다고요. 허허허, 지금도 김 부사장은 사태 파악을 못 하는 것 같군요.”
“사태의 심각성은 나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자는······.”
“전자는 찾아올 수 없습니다, 평생······. 그걸 전제로 생각하세요. 철없이 굴지 말고.”
“······.”
“그럼 김 부사장이 가지고 갈 수 있는 회사는 에버랜드 하나뿐이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겁니까?”
신랄하게 비난하는 권재엽 실장이었다.
“내가 이학우 회장을 만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같군요.”
“······.”
“그럼 김진영 부사장이 비상경영 체제를 맡으시죠. 저는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
아니꼬우면 네가 하라는 말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거절하지만, 김진영 부사장은 아니었다.
지금도 자신이 일을 주도하지 못해 불만이 가득한 상황이다.
“그러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하겠습니다.”
한마디의 반발도 하지 않는 권재엽 실장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1분도 채 되지 않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모두 일이 이렇게 흘러갈지 몰랐다는 듯 황당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유일그룹의 권재엽 실장 퇴진] [김진영 부사장 비상 경영 체제로 난관 극복 의지 밝혀]신문사별로 헤드라인이 유일그룹에 관한 내용으로 도배되고 있었다.
그만큼 유일그룹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가지고 황규태 실장과 오진호가 이야기 중이었다.
“재엽이는?”
“더는 유일에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이참에 빠져나오기로 했습니다.”
“침몰하는 배를 이끌 이유는 없지!”
“다른 것 말고 유일 장학생을 우리 쪽으로 끌고 와야 하는데······.”
유일그룹이 국내에 영향력을 투사하는 힘의 원천은 자금이 일 순위지만, 이 순위는 바로 유일 장학생이라고 하는 이들 때문이다.
학생 때부터 지원해 준 이들도 있지만, 일정 능력을 인정받아 지원해 관리하는 이들도 이에 해당한다.
앞의 이들은 학생 때부터 지원해 준 이들이기에 유일그룹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했다.
그러나 뒤의 인물들은 돈에 의해 움직이는 이들이기에 언제라도 노선을 갈아탈 수 있었다.
지금 여기서 말하는 유일 장학생은 앞의 인물들을 말하는 것이다.
“유일이라는 이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어느 정도는 괜찮을 거야.”
“그래도 준비는 해야지 않을까요?”
“그래야겠지. 모두 하나하나가 힘이 될 인물들이니까. 최대한 끌어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정 안 되는 인물들은 끌고 갈 수는 없으니 조사해 놓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유일 장학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면서 한 인물이 들어온다.
“어이쿠~ 나 왔소!”
바로 조금 전까지 말하던 권재엽이 들어선 것이다.
그런 권재엽을 보면서 또다시 시작된 설정에 얼굴이 찌푸려지는 황규태 실장이었고, 오진호는 재미있다는 듯 흥미롭게 웃고 있었다.
같은 부류끼리 통하는 동질감이 오진호에게 있는 것이다.
“왓써~업!”
건들거리는 몸짓으로 힙합을 하듯 손을 치켜들고 하이파이브를 건네는 오진호.
그런 모습에 저것들을 죽일까 살릴까 생각하는 황규태였다.
저 두 놈이 만나면 자신의 머리만 아팠다.
“브~로!”
“짜증 나게 하지 말고 앉아!”
저렇게 놔두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까지 설정해 대는 놈들이기에 초장에 잡아야 했다.
“왜 또 화를 내는 거요?”
“화를 안 내게 생겼냐? 이상한 소리 하려면 나가든가!”
강하게 나가는 황규태 실장의 모습에 쭈뼛거리면서 자리에 앉는 권재엽이었다.
“······.”
“······.”
둘 다 황규태의 반응에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까지 보이는 둘이었다.
“얘기 들었겠지만, 유일을 네놈이 맡아야 할 거야.”
“그래도 얼마간은 이학우 회장이 맡을 것 아닙니까?”
“아니, 아예 처음부터 네놈이 맡아라······.”
“나야 뭐, 나쁘지 않군요. 회장님 지시인가요?”
“맞아. 그리고 김혁권 회장을 포함해 직계의 모든 것을 가져오라는 지시다.”
패배한 이들의 모든 것을 빼앗아 오란 지시······.
꼭 그래야만 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권재엽이었다.
그만큼 권재엽은 유일그룹의 핵심 인물이 되면서 보고 들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진 자의 횡포라 칭할 수 있는 것들을 서슴지 않고 벌이고 있었다.
“그러도록 하죠.”
“알았다. 그런데 왜 온 거냐?”
“할 일이 없어서요.”
할 일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가 바로 권재엽이기 때문이다.
“제수씨와는 어때?”
“괜찮아요.”
“결혼할 거냐?”
“······.”
둘이 잘되고 있는 것을 알기에 물어보는 말이었다.
“괜찮으면 빨리 결혼해라. 윤 회장님이 해 줄 일이 있으니까.”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국민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의 윤태희 사무국장과 사귀고 있고, 결혼 얘기까지 오고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내가 모르는 것 아니다.”
아무리 권재엽이 [국민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의 윤원상 회장의 딸과 잘되더라도, 윤 회장은 결코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황규태다.
그러나 좋은 방향으로 유일을 움직일 수 있다면, 전략적 동맹 정도는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황규태였다.
그렇기에 이런 말도 꺼내는 것이다.
그만큼 지금이 한국으로서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경제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얼마 전까지 한국은 IMF를 겪은 나라다.
이를 바로 잡으려면, 첫 번째로 머리부터 뜯어고쳐야 하는데 지금의 보수당이나 진보당의 인물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기에, 윗선에서는 이들로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대처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니 새로운 인물이 정권을 잡아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돈을 벌 생각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부모님과 여동생이 사는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경민에게 있었기에, 항상 황규태 실장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럼······.”
“윤 회장이 정치에 뜻을 가졌으면 한다.”
“······.”
누구를 지칭하는지 잘 알고 있는 권재엽이었다.
“조금 변화를 주고 싶어 하시더라······. 회장님께서는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를 바라셔.”
“어려운 일이군요.”
“맞아. 어려운 일이지······.”
윤원상 회장이 권재엽의 의견을 듣고 정치에 나설지도 의문이지만, 회장님이 바라는 조금 더 나은 사회······.
이것은 더욱더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설득해 주기를 원하는 것 같군요.”
“맞다.”
한마디로 미래의 장인이 될 수 있는 윤원상 회장을 정치계로 나서게 하라는 말이다.
“내가 유일을 맡게 되고 윤 회장님이 정치에 나서면 말들이 많을 겁니다.”
“그건 네가 선을 잘 그어야겠지. 우리는 그저 깨끗한 사람이 정치에 몸담아 조금씩 개혁해 나갔으면 하니까.”
잠시 고민에 휩싸이는 권재엽이다.
그러나 답은 정해져 있었다.
회장님이 지시한 일이다.
그렇기에 윤 회장을 가장 설득하기 쉬운 자신이 결정되었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권재엽이었다.
“바빠지겠군요!!!”
***
[이인자에서 일인자로]유일전자의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가져온 TH그룹의 이학우 회장은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된다. 이날 주주총회의 현 경영진의 퇴진 및 새로운 경영진의 선임이 가결되면서 일인자에 올라선 이학우 회장이다.
이로써 SLK와 더불어 유일전자까지 다른 이들이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어 버린다.
국내 일위와 삼위 기업 모두 이런 순서를 겪게 되었다.
또한, 유일그룹의 계열사에 대한 주주총회가 줄줄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TH그룹이 유일그룹을 모두 삼킬 거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과연 고래를 삼킨 새우가 이를 소화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와, 미친, 일위 기업도 넘어가나?
⤷순환출자 고리가 깨지니 어쩔 수 없지.
-이참에 LOT도 어떻게 좀 일본에서 가져오면 안 되나?
⤷LOT가 왜 일본인데?
⤷LOT 본사가 일본이잖아. 너는 LOT가 한국 기업인 줄 안 거냐?
⤷거긴 지분 관계가 빡세서 안 될걸······.
-갑자기 LOT가 나오는 이유가 뭔데?
⤷미친놈들······.
유일전자에 대한 TH그룹 경영권 인수는 국내 및 해외에서도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론이 갑자기 LOT로 쏠리는 이상 현상을 보인다.
LOT를 일본에서 가져와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 말이 흘러나오면서 혹시나 했지만, 지분 관계를 아는 이라면 이게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LOT의 지분은 확고했으며 대부분이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이다.
사업이 완전히 망해야만 가져올 수 있는 기업인 것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왜 LOT의 여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