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9)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19화
19화 도대체 누굴 뽑았던 거지?
사무실에 갑자기 찾아온 성민이었다.
나는 그를 보는 순간, 짜증이 솟구치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말했다.
“왔으면 앉아.”
내 말에 성민이가 쭈뼛쭈뼛 자리에 앉는다.
“오랜만이다.”
“그러게. 네가 찾아올지는 생각도 못 했다.”
미래 일기를 본다면 내가 잘못되었을 때 찾아와 내 속을 긁고 간 놈이다.
절대 내가 잘돼서 찾아올 놈이 아니었다.
그 생각을 하니 내 표정은 와락 구겨져 버렸다.
“나도 오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 그저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하니 축하해 주려고 온 거지.”
“하하하, 우리 사이에 축하라. 지나가던 개새끼가 웃겠다.”
난 어이가 없어 좋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 새끼가 좋게 왔더니 이상하게 반응하네. 조그만 구멍가게 하나 차렸다고 너와 내가 같은 레벨이라고 착각하지 마.”
저러고 싶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부모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놈이 할 말은 아니라 생각한다.
“아이고, 네, 네. 알아 모시겠슈.”
비꼬는 내 말에 발끈하는 성민이었다.
“이 새끼가!”
“넌 이 새끼야, 욕밖에 못 하냐? 내가 너 보고 축하해 달라고 했냐? 네놈이 네 발로 찾아온 것 아냐? 지금도 넌 나와 친구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면서 축하? 아까 지나가던 개가 한 번 더 웃겠다, 새끼야!”
나 또한 욕을 찾으며 말을 꺼냈다.
“하, 참. 거지새끼, 어디서 복권 당첨돼서 졸부가 되더니 사업을 한답시고. 내가 네놈 잘되는지 지켜보마!”
“눈 똑바로 뜨고 잘 지켜봐라. 언젠가는 내 발끝을 보는 것도 어려운 날이 올 거니까.”
왜 이놈이 날 찾아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찾아와도 할 이야기가 없거니와 온 이유를 알고 싶지도 않았다.
나한테 거치적거릴 위치도, 능력도 없는 놈, 잘 대해 줄 필요도 없었다.
“새끼, 잘 먹고 잘살아라.”
잘 먹고 잘사는 건 좋은 말인데 왜 이리 기분 나쁘게 들릴까?
“고오~~~맙다, 잘 먹고 잘살 테니 꺼져!”
오늘 온 목적도 밝히지 않았으면서…….
성민이 나가고 10여 분이 지나자 아버지가 내 방으로 오셨다.
“성민이는 왜 온 거냐?”
“모르겠네요.”
“너희는 그래도 친구 아니었냐? 혹 아버지의 일 때문에 그러냐?”
“친구는요. 한 번도 친구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뭔가 사정이 있겠지. 다음부터는 나도 네 친구로 대하지 않으마. 그런데 성민이가 가면서 여러 가지를 나한테 물어보더라?”
아버지의 말에 난 고마움을 느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지 않고 내 말을 믿고 하시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은 것이다.
“그놈과 이야기를 하신 거예요?”
“그렇지, 그 아비가 잘못이지 성민이 잘못은 아니니까.”
아직 아버지는 회사가 망했을 때 성민과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을 모르고 계셨다.
나 또한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면서 아버지께 걱정을 끼칠까 봐 한 번도 그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지금도 말해 봤자 아버지 마음만 아프게 할 테니, 그 일과 관련해 굳이 묻지 않으시는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는데요.”
“우습게도 이 아비 앞에서 네 흉을 보더라.”
“미친놈, 아, 죄송해요.”
순간, 나도 모르게 욕이 절로 나왔다.
“아니다. 그러면서 네 복권 이야기를 꺼내더라. 돈 많이 줬냐고.”
할 말을 잃게 하는 놈이었다.
부모님 앞에서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생각하는 만큼 눈에 보인다고……. 짜증이 확 치밀어 올라왔다.
“그걸 그냥 내버려 두셨어요?”
“허허허, 혹시 몰라서. 꼭 너와 나 사이에 불화가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 같았거든.”
“?”
나와 아버지와의 불화?
그게 그놈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윤명진 그놈이 시켰겠지. 혹시 불화가 있으면 어떻게 찔러 보려고.”
아버지와 내 불화로 찔러 볼 것이나 있나 생각해 봤지만 없었다.
“…….”
“아마 후일 문제가 있을 때 불화가 있으면 한쪽을 포섭하기 쉽거든. 그게 가족이라도 돈이 결부되면 세상 그 누구보다 원수 사이가 될 테니까.”
이제야 이해할 수 있는 나였다.
그런 거라면 나 또한 잘 대해 줬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요, 아버지.”
“그래, 잘 대처하기를 바란다. 난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이거, 고문으로 취직했는데 내가 일 다 하는 것 같구나.”
아버지의 너스레에 난 잠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들을 너무 잘 둬서 그래요.”
“하하하.”
***
바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답답하기는 했다.
“정보를 취급할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전문적으로 정보를 처리할 사람이 필요했다.
주변에 적이라 칭하는 이들이 여럿 있는 상황이다.
똑똑!
그때 문이 열리면서 피터 실장이 들어왔다.
“CIA 한국 지부에서 회사를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피터 실장의 말에 CIA, 혹시 CPU 아키텍처 특허 때문인가 하고 걱정되었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피터의 말에 안심할 수 있었다.
“암호화 알고리즘 때문입니다.”
류성호 수석 연구원 때부터 나오는 암호 알고리즘, 그게 CIA까지 결부될 줄은 몰랐다.
“혹시 문제가 되는 건가?”
CPU가 아니라면 별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 것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보안 알고리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그건 아닙니다. 기본적인 조사만 벌인다고 하니, 크게 문제 될 소지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조사가 뭔지를 모르는 나였다.
그러나 그걸 물어본다고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나는 다른 질문을 했다.
“그런데 그런 정보는 어디서 구하는 거야?”
“CIA 친구가 알려 준 정보입니다.”
도대체 이런 정보를 어떻게 구하는지 알고 싶었다.
‘이거, 간첩 행위 아닌가?’
피터의 말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이것이다.
그러고 보니 정보를 취급할 인물이 필요하기는 했다.
“혹시, 아는 사람 중에 정보를 다루는 사람이 있어?”
“그쪽이라면 알아볼 수는 있지만 다 미국 쪽 인사들입니다.”
미국 쪽 정보를 취급하는 이라면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국내 상황이 더 문제지만 앞으로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 관한 정보가 더 필요할 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투자금을 정산하기까지 한 달여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고 자금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렇기에 경호원의 확충도 서두른 것이다.
“일단 알아봐 줘.”
“알겠습니다.”
***
CIA 한국지부에서 작성된 보고서는 다시 미국 CIA로 보고된다.
작전국장이 받아 든 정보에는 한 가지 특이한 정보가 있었다.
“알파벳에 왜 피터 존슨이 가 있는 거지?”
피터 존슨, 네이비실 최연소 팀장 출신으로 CIA에서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던 인물이다.
갑자기 출국한 것까지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CIA라고 해도 미국 국방성의 주요 자원 중 하나였던 피터 존슨의 신변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다.
피터 존슨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과정에서 그가 출국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정도로 특별 관리되는 사람 중 하나였던 것이다.
“알파벳에 취직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거기가 무슨 민간 군사 기업이야?”
아니란 것을 알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이해가 되지 않은 티모시 작전국장이었다.
“아닙니다. 그저 경호원으로 취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기에는 피터 존슨의 여동생인 제인 존슨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말에 서류를 다시 확인하니 제인 존슨이라는 여자 또한 취직된 것으로 나와 있었다.
“그럼 여동생이 들어간 회사를 피터 또한 들어갔다?”
“네,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길!”
짜증이 한바탕 밀려오는 티모시 국장이었다.
그렇게 공들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작전국장 정도 되는 사람이 피터 존슨을 아는 이유는 실제 피터가 CIA로 들어올 경우, 상관이 작전국장이 되기 때문이다.
“더 알아볼까요?”
“뭐 이상한 거라도 있어?”
보고서에는 아무런 이상을 찾을 수 없다고 나와 있었다.
사장으로 있는 한경민에 관한 내용도 있었지만, 특이사항이 있다면 파워볼에 당첨되었다는 것뿐이었다.
거기에 메가볼 당첨자인 KM-Investment가 한경민 소유라는 것 정도가 특이한 이력이었다.
“그런데 복권 두 개가 동시에 당첨될 수 있는 거야?”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겠지만,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엄청난 행운을 가진 놈이군.”
티모시 국장은 피터 존슨 때문에 짜증이 난 상태였다. 그러다 보고서를 상세히 확인하는 과정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아니, 네이비실이 한국에서 무슨 모임을 하는 거야? 왜 이 회사에 이리 많이 들어가지?”
“피터 존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길, 총알 밥 먹는 놈들이 무슨 경호원을 한다고…….”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해. 우리가 조사하는 것 들킬 일 있어? 너, 국방성 애들과 싸울 수 있냐고?”
전역한 인사들이라고 해도 국방성의 관리를 받는 이들이었다.
그렇기에 CIA가 어떻게 해 볼 만한 인사가 아니었다.
“그래도 의아한 면이 많습니다.”
“조사는 접어. 괜히 일 키우지 말고.”
피터가 마음먹고 나오면 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한 일이다.
피터는 그저 그런 전역 군인이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알고리즘은 어떻게 할까요?”
“일단 부국장님께 보고 드리고 이야기하도록 하지.”
***
티모시 작전국장은 보고서를 들고 보이드 세드릭 부국장실을 찾아갔다.
그래도 보고는 진행해야만 했다.
알고리즘에 대한 다음 조치를 취해야 했던 것이다.
알파벳이란 회사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도 미국 국익(CIA의 정보 취득)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들어오게.”
자리에 앉은 티모시 작전국장은 바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게 뭔가?”
“과학기술국에서 올라온 보고서입니다.”
“중요한 사안인가?”
CIA가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은 7월에 열리는 G8 정상회담이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이 일을 위해 많은 요원들이 중동의 테러단체 등에 대한 첩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중동과 유럽은 지척이었다.
거기에 팔레스타인 분쟁까지 생각하면 보이드 부국장이 신경 쓸 것은 한둘이 아녔다.
“후일 정보 취득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다분하다는 평가입니다.”
보고서를 개략적으로 확인한 보이드 부국장은 보던 것을 내려놓았다.
“한국의 기업이군.”
“그렇습니다.”
“이렇게 조사만 하지 말고 접촉해서 확인해 봐. 어차피 조사해도 나올 것 없으면 암호화를 풀 방법이 있는지 만나서 확인해. 피터 존슨이 거기 있다면 우리가 벌써 조사했다는 정보가 넘어갔을 확률이 높을 테니까. 이럴 때는 정석으로 가자고.”
정석은 이런 것이 아니지만, 말뜻을 이해한 티모시 작전국장이었다.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중동 쪽 정세가 이상하던데, 더 올라온 보고 없어?”
“팔레스타인 쪽에서 폭탄 테러 정황이 있기는 합니다.”
언제나 문제인 지역이 팔레스타인이었다.
“그게 G8 정상회담에 영향을 끼칠 확률은?”
“지역 간 다툼이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았어, 잘 주시하도록 해.”
“그리고 인텔에서 이번에 특허 등록된 CPU의 실제 주인을 찾길 원하고 있습니다.”
“제길, 그건 재무부 놈들에게 확인해야지 왜 우리야?”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설립된 회사라 그런 것 같습니다.”
페이퍼컴퍼니에 대해 조금만 조사를 해도 알 수 있는 조직이 CIA였다.
그렇기에 이곳으로 말이 흘러들어온 것이다.
“조금 더 기다려. 어차피 조사하면 다 나올 텐데, 빨리해 줘 봤자 좋을 것 없으니까.”
너무 빨리해 주면 자신들의 종으로 생각하는 족속들이기에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
“알겠습니다.”
그 후 여러 가지 말들이 오고 갔지만, 대부분이 7월 20일 개최될 G8 정상회담에 관한 내용이었다.
***
제인에게 일임한 투자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사람도 구해 전문 투자팀을 만들더니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대부분 투자는 루비를 바탕으로 만든 투자 계획에 기초하지만, 그 외 중요한 투자는 제인에게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을 일부 위임했다.
비서 겸 투자팀의 팀장 역할인 제인 존슨은 오늘도 투자팀에 방문한 상태다.
현재 투자팀에는 대진 증권에 다니던 이용한 대리를 비롯해 각 증권사에서 가려 뽑은 4명의 인원이 있는 상황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과장님.”
어느덧 한국말을 조금 할 수 있게 된 제인이었다.
어눌하지만 4개월 만에 한국어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한 것이다.
“네, 좋은 아침이네요.”
그러나 그녀의 얼굴은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다.
투자팀에서 제인 팀장의 웃는 얼굴을 봤다는 이는 한 명도 없을 정도다.
“오늘 투자는 선물옵션에 집중합니다.”
“선물옵션이라면?”
이용한 대리는 바로 받아 적을 준비를 한다.
“콜옵션에 50억 투자 그 외는 기존대로 돌리세요.”
두 달 새 10억을 가지고 시작한 투자팀은 어느덧 70억 원을 바라보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바로 대답하는 이용한 대리였다.
그렇게 이용한 대리가 나가자 다시 비서 업무를 수행하러 사장실로 가는 제인이다.
가는 내내 약간의 미소가 그려지고 있었지만 그걸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