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90)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90화
190화 물밑 충돌(4)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전격적으로 방한하면서 그의 행보에 모든 이목이 쏠리게 된다.
메르켈 총리의 방한 목적은 한국 정부가 아닌 알파벳 때문이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기 때문이다.
바로 이차전지의 생산 공장 선정을 위해 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반갑습니다.”
“네, 처음 뵙겠습니다.”
푸근한 인상의 메르켈 총리가 악수를 청했다.
여자지만 여자 같지 않은 호탕함이 묻어났다.
유럽의 많은 나라가 나와 만나기를 원했지만, 가장 먼저 움직인 쪽은 메르켈 총리였다.
“이차전지 시장 선택 때문에 오신 것 알고 있습니다. 맞나요?”
“네. 맞습니다. 우린 귀사의 이차전지 유치에 지대한 관심이 있습니다.”
“이렇게 찾아오신 것을 보니 유치 조건이 있을 것 같네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유치된다면 필요한 토지와 건설비 일부를 지원해 줄 요량입니다. 이와 함께 일정 규모 이상 독일 국민이 취업할 경우 고용 장려금을······ 반입되는 이차전지 재료에 한해 무관세를······ 국내 생산 차량에 이차전지 탑재 시 보조금을······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결론은 보조금을 지원해 주겠다는 말이었다.
“조건이 좋네요.”
“그만큼 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걸 해 주는 조건은 뭔가요?”
그저 이차전지 시장을 위해 이런 대규모 지원을 해 주진 않을 것이다.
아니, 유럽 본사 유치로 해 줄 대가를 아득히 뛰어넘는 규모였다.
“중국과 같은 태양광 발전의 공동 사업입니다.”
벌써 태양광 발전에 관한 소식이 영국에까지 들어간 것 같다.
이 이야기를 중국에 한 것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정보기관 중 수위를 다투는 곳이 영국의 MI6다.
거기에 영국은 중국 일부지만 홍콩을 100년간 지배한 나라다.
그러니 중국에 대해 그만큼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에 먼저 제안한 것이라 우리 마음대로······.”
“중국과 협상은 우리가 이야기하도록 하죠. 어떤가요?”
무슨 복안이라도 있는 듯 바로 말하는 메르켈 총리였다.
[독일 총리실 컴퓨터를 들여다볼게요.]“그런가요?”
태양광 발전에 대한 모든 권리는 중국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다.
이는 기술 자체를 준 것이 아닌 태양광 발전의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조건이 있다면 충분히 검토하고 들어드리도록 하죠.”
내가 별 반응을 하지 않자 조바심이 났는지 원하는 조건을 제안하라는 메르켈 총리다.
[찾았어요. 독일은 태양광 발전이 원래 목적이 아니에요. 메르켈의 최종 목적은 이차전지의 유럽 자동차 독점권 획득이에요.]나는 잠시 루비가 보여 주는 자료를 확인하면서 고민하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독일의 정책을 자세히 확인하고 이야기할 요량이기 때문이다.
독일에 있어 자동차 산업은 가장 중요한 수출 품목임과 동시에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산업 중 하나다.
“솔직히 원하는 것을 말해 주시죠.”
빙빙 돌려서 본질을 흐리는 대화는 내 성미에 맞지 않았다.
하려면 필요한 것을 직접 말하는 것이 더욱 좋았다.
그렇기에 메르켈 총리에게 직접 원하는 것을 말하라 한 것이다.
그런 내 말에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원하는 협상이 아니라는 듯 입을 한 번 앙다문다.
“우리는······.”
말을 하려다가 바로 탁자에 있는 물로 입을 축이는 메르켈 총리였다.
“귀사의 이차전지 배터리의 독점권을 주시죠.”
“…….”
그런데 처음부터 이차전지 배터리의 독점권이 아닌 공장 유치를 거론한 것은 이상했다.
그에 대한 답은 바로 루비가 설명해 준다.
이렇게 보니 루비의 능력 자체가 너무 사기적이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디지털화한 모든 것을 제집 드나들 듯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답안지를 보고 시험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양자동차그룹 때문이에요. 모든 내연 기관이 신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거기에 더해 내연 기관용 설비 및 관련 기술까지 시장에 내다 팔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2년간의 아시아 독점권이 연수와 지역이 빠진 상태로 시장에 흘러 들어간 것 같아요.]한마디로 잘못된 정보를 취합하다 보니 말을 못 꺼냈다는 것이다.
한양자동차그룹에서도 전기자동차의 생산을 위한 디자인부터 신규로 적용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아직 전기차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며 관련 인프라까지 십여 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는 한양자동차그룹이다.
꼭 그룹의 사활을 걸고 올인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은?”
“잠깐만요”
결례에 해당하지만, 나는 메르켈 총리의 말을 잘랐다.
[한양자동차그룹에서 자동차용 이차전지 배터리의 성능을 일부 확인한 것 같아요.]왜 이렇게 저돌적으로 메르켈 총리가 나서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누가 뭐라 해도 새로운 사업이 생겨나면 선점 효과가 있다.
현재 전기자동차는 미국의 테슬라모터스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태다.
아직 단 한 대의 양산차도 시장에 내놓지 않았지만, 테슬라모터스는 시가 총액을 무려 50억 달러까지 끌어올린 기업이다.
그만큼 미래 가치를 생각한 투자였지만, 전기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여실히 보여 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변수가 나타난 것이다.
한양자동차그룹은 연 1,000만 대 이상의 생산체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전기자동차의 선점이 테슬라모터스가 아닌 한양자동차그룹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의 주력 수출품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이참에 유럽 금융 진출을 러시아가 아닌 독일의 도이치뱅크로 결정해도 될 것 같네요.]“솔직히 한양자동차그룹에 독점권을 준 이유는 배터리의 공급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호주에 리튬 광산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은 필요한 재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독점권을 한 회사에만 줄 수 있었고요.”
나는 곤란하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재료 수급에서 변명한 것이다.
“알고 있지만, 그곳이 개발된다면 연 2,000만 대까지 생산량을 맞출 수 있다고 보입니다. 아닌가요?”
[많은 조사를 벌인 것 같네요. 호주의 리튬 생산 가능 수량까지 파악하고 온 것을 보면요.]“맞습니다. 그러나 이는 시간이 걸려야 되는 일입니다. 2년이 지나야 최소 1,000만 대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확보한 리튬만 해도 꽤 많은 수량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리튬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르헨티나를 통해 리튬을 우리가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자동차용 배터리에 대한 말이 나오자 저돌적으로 움직이는 메르켈 총리다.
“????”
“거기에 더 원하는 것이 있으면 들어드리도록 하죠.”
“일단 이 부분은 내일 이야기하시죠. 한양자동차그룹과도 상의를 거처야 할 일이니까요.”
어차피 한양자동차그룹은 유럽에서 그리 큰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유럽의 강자는 독일이었고 곁다리로 영국과 프랑스가 있기에 그들의 니즈를 충족할 만한 품질과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메르켈 총리 또한 내 말뜻을 아는지 바로 수긍을 해버린다.
***
송경태 회장과 만나는 자리.
메르켈 총리가 다녀간 후 그가 먼저 연락을 해 만나자고 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왜 왔는지 한양자동차그룹의 송경태 회장 또한 얼추 예상한 것 같았다.
“급하게 찾아와서 미안하군!!”
“아닙니다. 메르켈 총리 때문이라면 이해합니다.”
“혹 배터리 때문인가?”
“네, 독점권을 원하더군요. 이에 계약이 파기되는 해약금까지 부담한다더군요.”
내 말에 얼굴이 굳어 버리는 송경태 회장이다.
내가 말을 쉽게 했지만, 절대 쉬운 대답이 아니었다.
그만큼 한양자동차그룹에는 회사의 존망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독점권을 말하는 건가?”
“그건 아닐 겁니다. 후후.”
나는 희미한 웃음을 보였다.
생각해 보니 재미있는 것이다.
오해가 낳은 다급함.
이는 독일 정부나 한양자동차그룹 또한 다르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어차피 처음부터 독점권은 아시아 한정이었다.
그 말은 아시아 자동차 생산 기업에 국한된 계약이라는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자동차 기업에 대해서는 한양자동차그룹에서 왈가왈부할 것이 없었다.
“전기자동차의 세를 늘리려면 유럽 자동차 기업 하나는 선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충분한 이득이 된다면 허가해 줄 생각입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만 피해 주게.”
내 말에 송경태 회장은 바로 말을 꺼낸다.
사전에 벌써 내부 회의가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생산량 때문이군요.”
“독일 3사라 해도 아우디나 폭스바겐만큼의 자동차 생산력을 가진 벤츠나 BMW가 아니니까.”
현재 한양자동차그룹이 제안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었다.
두 회사는 한양자동차그룹과 지아자동차와 같은 개념의 회사다.
하나지만 둘인 경영체제 및 상표.
“그러도록 하죠.”
“고맙네!!”
“단, 한 가지 말은 맞춰 줬으면 하네요.”
“뭔가?”
“세계 독점권으로 계약한 것으로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어차피 독일 정부가 그리 알고 있으니 좀 뜯어내 봐야죠.”
“그 부분은 알아서 진행하게……. 우린 아우디나 폭스바겐만 아니면 그만이니까.”
“알겠습니다. 그리고 조건이 있지만, 이것 하나 드리도록 하죠.”
어차피 한양자동차그룹을 도와주기로 한 것 시원하게 도와줄 생각이었다.
“뭔가?”
“전기자동차용 모터입니다. 최고 260Km까지는 무리 없을 겁니다.”
내 말에 조금은 놀란 얼굴의 송경태 회장이다.
“내가 뭘 주면 되나?”
“이걸 생산하는 기업의 지분 30%만 주면 됩니다.”
크게 부를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주기로 한 것 구차하게 다 가질 필요는 없었다.
“알았네!!! 고맙군.”
송경태 회장이 나간 후 나는 루비와 계획한 유럽 금융권 진출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굴러들어온 독일이라는 호구 때문이다.
좋은 조건으로 진출 가능하다면 유럽의 전진 기지로 독일을 활용해도 무방했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는 퇴사할 조범현 부회장을 통해 진출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정보는?”
[로버트 지사장이 파키스탄을 훑고 있어요. 사진만 찍히면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해 놨으니 만약 파키스탄에 있다면 바로 찾을 수 있을 거예요.]루비가 만든 수정된 안면 인식 프로그램으로 사진을 찍듯이 훑고 지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오사마 빈 라덴이 발견될 경우 바로 루비에게 보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알았어.”
***
세콰이어 캐피털은 유럽에서 세를 조금씩 확장해 나간다.
이에 대해 HSBC에서 BNP Paribas와 협의가 이뤄지고 있었다.
서로 앙숙인 관계인 두 은행이 만나 이야기한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번 한 번은 협력하도록 하지!!!”
BNP Paribas의 장 레미에르 회장이 먼저 말을 꺼낸다.
BNP Paribas는 미국의 United California Bank, First Hawaiian Bank, 이탈리아의 BNL 또한 출자할 정도로 프랑스의 최대 은행이다.
민영화와 국유화를 반복적으로 한 은행이지만, 현재는 1992년 시라크 대통령이 민영화한 후 더는 국유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HSBC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은행이다.
“나도 자네와 같이 일을 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한 것 같군!!! 의장님의 지시만 아니라면······.”
말을 하면서도 언짢아하는 스티븐 그린 HSBC 회장이다.
“세콰이어 캐피털의 뒤에 제임스 의장이 있는 게 아니라면 나 또한 자네와 협력할 이유가 없었겠지?”
“서로 보는 것도 기분 나쁘니 일을 빨리 처리하지!”
“그럼 난 영국과 북유럽을 맡겠네……. 자네는 프랑스와 남유럽을 맡도록.”
서로 유럽에서 영향력이 강한 지역을 담당하겠다는 복안인 듯 말하는 스티븐 그린 회장이다.
“말한 것 중 가장 맘에 드는군!!! 독일은 어떻게 할 건가?”
“어차피 독일 은행들은 이번 작전에서 흡수할 테니 놔두도록 하지. 어차피 미국 애들도 독일은 건드리지 않겠지.”
“그것도 그렇군!!!”
“할 얘기 다 끝났으면 더는 얼굴 보고 있기 불편하니 이만 헤어지도록 하지.”
“피차일반이네.”
한마디도 지지 않는 두 사람이었다.
하나는 HSBC의 회장.
하나는 BNP Paribas의 회장.
둘 다 똑같이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유럽 두 거인의 만남은 누군가에 의해 이뤄졌으며 이 둘은 누군가의 통제를 받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