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25)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25화
25화 의외의 사업(2)
언제 청산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대진 증권의 사무실.
그러던 중 한 가지 안 좋은 소식이 박 전무의 귀에 들어온다.
“그러니까 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알파벳이란 곳에서 만들었다?”
“네, 전무님, 각 증권사가 쉬쉬하고는 있지만, 지인을 통해 확인한 정보입니다.”
한 PB의 보고에 눈살을 찌푸리는 박 전무였다.
갑자기 나온 알파벳의 홈 트레이딩 시스템.
박 전무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었다.
만약 사실이라면 다음부터는 회사의 홈 트레이딩 시스템이 아닌, 자사가 만든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다.
이것만은 박 전무에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상부에서는 아직 모르지?”
“비서실에 확인해 본 결과, 아직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한 PB는 비서실의 박 대리를 통해 확인한 사항이었다.
“왜 이 시기지? 그것도 갑자기?”
“또 하나 소문이 있습니다.”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는 한PB였다.
“뭔데?”
짜증이 밀려오니 말이 좋게 나갈 수 없었다.
한PB에게 소리치듯 말하는 박 전무였다.
“그게, 이번 프로그램을 자신들의 투자 정보를 이용해 손해를 끼쳐 열이 받아 개발했다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은 박 전무는 얼굴이 하얘질 수밖에 없었다.
그 말은 자신 때문에 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그걸 어떻게 알고 그 짧은 순간에 프로그램을 만들었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문이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아직 소문일 뿐입니다. 그래도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일을 아는 곳이 우리밖에 없는 것 확실하지?”
강하게 말하는 박 전무의 말에 한 PB가 대답을 한다.
“그, 그렇습니다.”
말을 더듬는 한 PB였다.
“정말인가?”
“네.”
한 PB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말은 안 했지만, 일부 정보를 벌써 가족들을 이용해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도 수수료만 먹고살 수는 없지 않은가?
“일단 투자한 것들 모두 청산한 후 자체적으로 투자를 돌려.”
“알겠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고발이나 법적 소송이 들어온다고 하면 발뺌하면 그만이다.
정 안 된다면 회사를 위해 행동했다고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대진을 지금 1위로 올린 홈 트레이딩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은 끝장이었다.
“홈 트레이딩 시스템에 다른 말은 없나?”
“그게 프로그램을 카피할 방법이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박 전무는 바로 전화기를 들었다.
유일 증권의 친구였다.
“오랜만이다.”
“네가 어쩐 일이냐?”
“한 가지 물어보마, 요즘 알파벳인가에서 뭔가 만들었다는데 그게 뭐냐?”
이놈이라면 정보에 대해 알려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소식을 어떻게 들었데……. 다들 쉬쉬하고 있는데.”
“알려 줘 봐.”
“혹시, 너희 회사에 알파벳의 정보를 이용해 투자한 팀이 있냐?”
“무슨 말이야?”
“그쪽이 열 받아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알파벳이 너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너도 이 일과 연관 있는 건 아니지? 만약 조금이라도 연관 있으면 빨리 꼬리를 잘라내라.”
방금 한 PB가 보고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 그건 그렇고 그 프로그램 어떠냐?”
“말도 마라, 물건이야 물건. 아마 너희 긴장해야 할 거다. 이 프로그램 복사할 수만 있으면 대박인데, 제길.”
“무슨 말이냐?”
“하하, 우리가 이걸 복사해 프로그램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못 한다더라. 그 전문가인지 좆문가인지 하는 놈들이 이걸 구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사 갈 거다.”
그 후 프로그램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본 결과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고맙다.”
전화를 끊은 박 전무는 한 PB를 바라봤다.
“알파벳에 우리 직원이었던 이용한이 거기 있지?”
“네, 그렇습니다.”
“오늘 약속 잡아, 무조건.”
“알겠습니다.”
만약 그 프로그램을 구할 수 있으면 유일 증권에서도 구매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것도 수십억에 말이다.
***
-이용한 대리 시점-
이용한 대리는 옛 사수가 만나자는 말에 찜찜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자리에 나갔다.
바로 얼마 전에 안 사실 때문이다.
바로 대진 증권에서 자신들의 투자를 이용한 것이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왜 갑자기 선물옵션을 정산하고 장기투자로 돌렸는지 몰랐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간 것이다.
그때 잠시지만 투자팀이 잘못되는 것 아닌지 걱정을 했다.
아마 오늘 일은 내부 정보가 필요하기에 박 전무가 찾아왔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을 만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반갑군. 나, 대진의 박대기네.”
“알고 있습니다, 전무님.”
대진에 다닐 때는 쳐다보지도 못할 전무가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얼굴이 찌푸려졌지만, 이왕에 왔으니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오늘 내 술 한잔 사지. 어떤가?”
“아뇨. 그냥 이야기만 듣고 가겠습니다. 요즘 일이 바쁘거든요.”
박 전무가 앉아 있을 때부터 의심을 하는 이용한 대리였다.
“허, 사람 참, 무안하게 그러나.”
이용한 대리의 반응에도 박 전무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아마 여기가 대진의 회식 자리였다면 이용한은 잘려도 벌써 잘렸을 것이다.
“솔직히 선배가 나오라 해서 왔는데 박 전무님이 여기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자리 부담스럽습니다.”
그 말에 박 전무의 얼굴이 상기된다.
“허허, 내가 부탁을 했네.”
“그럼 오늘 절 보자고 한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이용한은 빨리 이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이야기라도 들어야 할 것 같아 빠르게 본론을 물어봤다.
아무리 회사가 다르다지만 한동안 대진에서 직장을 다녔고 거기에 선배의 입장도 있기 때문이었다.
“필요한 것도 있고, 혹 다시 대진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나 하고 제안을 하려 한다네.”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을 한다면 모를까, 이용한은 저 말에 속아 넘어갈 정도로 어수룩하지 않았다.
그럴 거면 자신이 먼저 회사 투자의 방법을 이용하거나 정보를 팔아 돈을 벌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용한은 그러지 않았다.
그럴 이유도 없다.
대진이라는 큰 회사를 그만둔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마음 편한 회사 생활은 없었기 때문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하지만 마음만은 편안했다.
“그럴 생각 없습니다.”
단호하게 싫다는 표현을 한 이용한 대리다.
“아니, 대진에서 자네에게 해 준 건 생각 안 하고 어찌 이리 매정한 말을 하나?”
물론 대진에서 해 준 것은 많다.
스트레스로 인한 위염과 원형 탈모라는 선물 말이다.
거기에 더해 각종 눈칫밥을 먹여 줬다.
참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진에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보답이라면 월급과 성과급 정도겠군요. 그런데 과연 그게 보답이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드네요.”
“나 좀 도와주게. 한 가지만 주면 되네. 그럼 내 1억을 주지.”
무슨 일인지 꺼내지도 않고 먼저 1억이라는 돈을 제안하고 있다.
참 재미있는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분명 쥐약이라는 것을 이용한 대리 또한 알고 있었다.
그러니 1억이라는 돈으로 한순간에 몰락할 수는 없었다.
한번 받아 정보를 주면 그때부터 코가 꿰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저 같은 말단 사원에게 원하는 게 뭔지 궁금하네요.”
잠시 생각하고 말을 꺼낸 이용한 대리는 박 전무의 생각과는 완전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그제야 박 전무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박 전무 시점-
“홈 트레이딩 시스템의 원본 파일을 얻고 싶네. 록이 안 걸린 것으로.”
만약 구할 수 있다면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도 있었다.
증권사의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알파벳의 프로그램이 있으면 돈을 주고서라도 산다는 곳이 많았다.
모두 록이 걸려 있기에 대안 없이 알파벳에 끌려가야 한다는 말들뿐이다.
“전무님, 지금 장난하시는 거죠?”
“무슨 말인가?”
“그걸 유출하면 전 끝입니다. 고작 1억으로 빼내라고요?”
“……얼마를 원하나?”
구할 수 있다는 말과 진배없는 말이었다. 그러니 돈을 더 들이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박 전무였다.
“20억을 주시면 구해 드리겠습니다. 일본 같은 데라도 가서 살려면 그 정도는 있어야겠죠.”
20억이라는 말에 박 전무는 아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었다.
그리고 물건을 받으면 다 줄 생각도 없기에 흔쾌히 말을 한다.
“주지.”
“통이 크시네요. 깎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계약금은 받아야 일을 진행하죠.”
“1억 주겠네.”
“전무님, 장난하시는 거죠? 절반인 10억을 주시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전에는 생각할 가치도 없어요.”
10억이라는 말에 박 전무는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다.
“그건 지금 어렵네. 5억으로 하지.”
“혹시 일 끝나고 입 닦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니네. 내일까지 주도록 하지.”
“현금으로 준비해 주시는 건 아시죠?”
“아, 알았네.”
***
대진 증권에서는 연일 회의가 한창이었다.
“알파벳이란 회사에서 내놓은 홈 트레이딩 시스템이 뭔가?”
대진의 이석원 사장은 이번 알파벳의 홈 트레이딩 시스템 개발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각 증권사에 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판매할 것처럼 데모판을 뿌려 댄 것이다.
이 말이 대진 증권의 이석원 사장에게 안 들어갈 리가 없었다.
대진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곳이 바로 홈 트레이딩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확인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직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박 전무는 알파벳의 이용한 대리에게 5억 원의 계약금을 주고 물건을 받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이용한 대리에게 물건을 받기로 한 날이다.
그러나 그 말을 꺼내지 않는 박 전무였다.
“지금 그 프로그램을 아는 사람 있나?”
그 말을 하고 좌중을 둘러보는 이석원 사장은 아무도 대꾸가 없는 것을 보고 다시 사람들을 다그친다.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것 같군.”
이석원 사장은 업계 1위로 올린 홈 트레이딩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고 있었다.
다른 증권사 또한 뭔가를 개발해 시험하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직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따라올 곳은 없다고 자부한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름도 없는 회사에서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으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단기간에 만든 프로그램이 우리 것과 비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상한 말이 있더군. 우리가 알파벳의 투자 정보를 이용해 그들이 손해를 봤고 그 때문에 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그런 사실이 있겠습니까? 잘못된 소문일 겁니다.”
박 전무가 나서서 진화하고 있었다.
“만약 그런 일이 정말로 있다면 내 가만 안 놔둘 생각이야. 감사실에서 조만간 감사 들어갈 테니 알아서 하도록 해.”
그 말에 모두 당황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 사람, 박 전무만이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빨리 회의를 끝내고 싶은 박 전무였다.
오늘이면 회사도 끝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한국에 있는 증권사에 정보를 전부 판 뒤 한국을 뜰 생각이었다.
그렇게 장밋빛 인생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
그때, 누군가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여기 박대기 전무가 어느 분입니까?”
영화 속 건달 같은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덩치가 그리 크지 않았다.
양복을 입었지만, 신발은 어울리지 않게 하얀 운동화를 신었고, 껄렁하게 서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박 전무를 향하자 누가 박 전무인지 알았다는 듯 그 앞에 선 한 남자.
“남부경찰서에서 왔습니다. 고발이 들어와서 그러니 잠시 서에 가 주실 수 있으신지요?”
고발이라는 말에 박 전무는 가만히 형사를 쳐다본다.
“무슨 고발인가요?”
“그건 서에 가면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용한 씨도 서에 와 있는 상태입니다. 그가 고발해 왔습니다.”
이용한이란 이름이 나오자 사색이 되는 박 전무였다.
“영장 있습니까?”
체포 영장이 있어야만 서에 갈 수 있다는 걸 아는 박 전무는 영장을 보여 달라고 한다.
임의 동행일 경우 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거가 명백하고 도주의 우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긴급체포하는 겁니다.”
영장 없이도 가능한 긴급체포 권한이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이를 지켜보는 대진 증권의 이석원 사장은 경찰을 잠시 제지한다.
“그 죄목이 뭡니까?”
죄목을 알아야 제지를 해도 할 것 아닌가?
“정보 보호법, 그리고 부정 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입니다. 그 외 더 있지만 그건 조사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한마디로 이분께서 고객의 정보를 이용해 투자했고, 거기에 더해 다른 기업의 비밀을 알려 달라고 돈을 썼다는 말입니다.”
경찰의 말에 이석원 사장은 할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벌어진 회의에서 언급된 모든 문제의 원인이 바로 앞에 있는 박 전무였던 것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자네 정말인가? 만약 정말이라면 내 절대 자네를 가만두지 않겠네.”
화가 얼마나 나 있는지 얼굴까지 벌게져 있는 이석원 사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