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32)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32화
32화 팔이 아닌 머리(1)
권재엽 실장의 지시로 조선족 12명이 바로 입국을 했다.
중국 조선족의 2번째로 큰 세력인 흑천이 이번 의뢰를 받은 이들이다.
이들을 이끌고 온 인물은 흑천의 행동대장인 진륭이었다.
“이 여자를 납치만 하면 된다는 건가?”
진륭의 물음에 권재엽 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한다.
“맞아.”
“생각보다 쉬운 의뢰네. 도대체 이 여자가 누군데?”
“그걸 알 필요가 있나. 의뢰만 완수하면 될 일 같은데.”
실제 권재엽은 조선족에 일을 맡기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들을 끌어들인 인물이 권재엽이었다.
여기 모인 12명의 인물은 권재엽 혼자서도 상대할 수 있는 그저 그런 인물들뿐이다.
아무리 흑천이란 조직이 조선족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고 하지만 권재엽이 김준영에게 오기 전에 하던 일은 이들과 같은 조폭들의 일과는 확실히 달랐다.
조폭들과 고도의 살인 기술을 익힌 이들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거기에 김준영에게 말하지 않은 타깃에 붙어 있는 경호원들.
이들을 먼발치에서 지켜본 결과 자신보다 더한 인물들이었다.
그런 인물들을 치는 일은 솔직히 자신이 없었기에 이런 조선족 조폭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휴우, 그건 그렇지. 돈만 준다면야…….”
그 말에 권재엽은 서류 하나를 건넨다.
타깃의 동선이 담긴 정보 서류였다.
그걸 살펴본 진륭은 별것 없다는 듯 바로 서류를 내려놓는다.
“그래도 경호 인력이 3명이나 붙어 있는데 잘 확인하지?”
“하하하, 양놈들 셋이 뭐 대수라고. 그런데 대단한 여자인가 보네. 학생인 것 같은데 경호원이 3명이나 붙어 있다니.”
입맛을 다시며 말하는 진륭을 보면서 속으로 혀를 차는 권재엽 실장이었다.
그러나 나오는 말은 다른 말이다.
“그러니 조심하란 말이다.”
“알았다. 걱정해 주는 것을 보니 실력이 있는 이들인가 보네.”
“그건 나도 정확히 모르는 일이다.”
이들에게 더는 정보를 줄 생각이 없는 권재엽이다.
“차량과 도주로에 대한 것만 알려 줘.”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납치가 성공한 것처럼 말하는 진륭이다.
“키는 여기 있고 내비게이션에 설정한 첫 번째 장소로 오면 된다.”
“하하하, 알았다. 그럼 며칠은 좀 여독을 풀고 일을 시작하겠다.”
일도 하지 않고 먼저 놀 생각부터 하는 진륭이었다.
“알았다.”
권재엽이 그 말을 끝으로 일어서려고 하자 진륭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거 왜 이러시나. 여독을 풀려면 돈이 필요한데, 우리가 무슨 돈이 있다고.”
눈살이 찌푸려진 권재엽이었다.
한마디로 돈을 달라는 말이었다. 못 들어줄 일은 아니지만 뭘 할 건지 뻔하기에 눈살이 찌푸려진 것이다.
“나간 후 사람을 시켜 보내 주겠다.”
“휴~우 알았다.”
웃으며 말하는 진륭은 그제야 권재엽에게 길을 비켜 주었다.
***
일본에서 이번 일 때문에 한국으로 들어오자 바로 황규태가 날 찾아왔다.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보의 출처가 황규태였기에 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뭐 대단한 일이라고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래, 회사로 들어올 생각입니까?”
이런 일이 발생하다 보니 황규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에 모르고 당했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을 만들었을지 모른다.
“그러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인원이 많습니다.”
“몇 명인가요?”
“회사로 등록될 인원은 저를 포함해서 6명이지만 딸린 식구까지 더하면 40명이 넘어갑니다. 괜찮으신지요?”
총 46명.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이었다.
나에게 더없이 좋은 조건 중 하나다.
시간을 두고 정보실의 인원을 꾸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황규태 한 명이 들어오면 46명의 인원이 딸려 온다는 말이었다.
“좋군요. 그럼 지난번에 이야기한 조건은 어떤가요?”
난 황규태에게 회사에 해가 될 인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차피 의탁할 거면 저로서도 둥지가 튼튼한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는 황규태였다.
구글 Absolute를 한 번 건드렸다.
이건 루비와 나와의 신호 중 하나다.
앞에 있는 황규태의 감정 상태를 화면에 투영하라는 지시였다.
[진실][책임]루비가 알려 준 것은 이 두 가지의 감정 상태였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저 김준영에 관해 이야기하죠. 난 이 기회에 김준영의 팔이라도 가져오고 싶습니다.”
팔이라는 말은 진짜 팔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었다.
김준영이 가진 손이 되는 그 무언가를 지칭하는 말이다.
내 말에 약간 생각을 하는 황규태였다.
그 후 황규태의 말에 난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황규태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황규태가 회사를 나간 뒤 피터에게 물었다.
“밀러가 수영이의 경호를 맡았던가?”
밀러는 피터가 없을 때 경호실을 관리하는 책임자였다.
부실장이란 직책은 없었지만, 경호실 내부적으로는 부실장급의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임시로 밀러를 수영이에게 붙였다.
“네, 밀러라면 문제없을 겁니다. 거기에 경호원 2명이 더 붙어 있으니 아무 문제 없습니다.”
확신에 찬 피터 실장의 말에 나는 안심이 되었다.
내가 피터 실장을 신뢰하는 만큼 그 역시 밀러를 신뢰하고 있었다.
“혹시 모르니 부모님의 경호에도 신경을 써 줘.”
“알겠습니다.”
현재 경호원은 총 8명이었다. 그중 3명이 수영이에게, 2명이 부모님께, 나머지 3명이 나에게 붙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고 보니 경호 인력이 너무 적은 느낌이었다.
지켜야 할 인물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고 자본이 늘어날수록 더욱 위험해질 것이다.
처음 8명의 인물이 들어왔을 때만 해도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의 경호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지금 위협이 가시화되자 너무 적은 느낌이 들었다.
“경호실 인원을 좀 더 확충해 줘.”
“지금 있는 직원들보다 조금 떨어져도 상관없겠습니까?”
현재 있는 경호실 인원들.
모두 미국 네이비실 출신으로 그만큼 피터 실장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응, 조금 떨어지더라도 상관없어. 인원도 중요한 것 같으니까. 단 믿을 수 있는 인물들 위주로 구해 줘.”
“알겠습니다.”
그러나 실상 피터 실장이 봤을 때나 떨어지는 인물들이지 경호원으로 본다면 최상위권의 인물들을 찾고 있었다.
그만큼 피터 실장의 눈이 높았던 것이다.
***
학교가 끝나고 학원을 가야 할 저녁 시간이 되었다.
밥을 먹고 가야 하기에 경호원이 운전하는 차를 타는 수영이었다.
오빠가 걱정된다며 3명의 경호원을 붙여 주었기에 솔직히 수영은 기분이 좋았다.
꼭 오빠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밀러 과장님, 오늘은 뭐 먹을래요?”
경호원들과 영어로 이야기하니 영어 실력도 많이 늘게 되고 말하는 것 또한 점점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더 좋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경호원을 많이 붙이면 일탈을 위해 도망가고 하는데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는 수영이었다.
“아무거나 상관없지만, 오늘은 차 안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그 말에 수영이는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평소 밀러의 말투는 그리 딱딱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긴장한 듯 약간 어색하게 딱딱한 말투였다.
여자의 직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감이 온 것이다.
“알았어요.”
경호원들은 자신을 지켜 주는 인물이다.
믿고 따라야 한다고 오빠가 말했고 수영이 또한 그럴 생각이다.
“오늘도 이쪽 길로 가겠습니다.”
밀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수영이었다.
밀러가 준 샌드위치는 뜯지도 않고 그저 생각에 잠기는 수영이다.
그러고 보니 갑작스레 두 명의 경호원이 늘어난 것도 좀 이상했다.
거기에 요 며칠 사이 학원에 가는 길을 좀 돌아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눈치채다니.’
“네.”
단답형으로 말하는 수영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사장님과 피터 실장도 여기로 오고 있습니다.”
오빠가 온다는 말에 안심되는 수영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부도가 나면서 여러 사람을 겪어 본 수영이다.
돈을 갚으라는 채권 추심원들은 조폭을 방불케 했고 막말을 쏟아 내며 협박을 해 댔다.
그렇기에 수영은 웬만한 정신력을 갖춘 상태였다.
그렇게 차가 움직이면서 약간 후미진 곳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꼭 누군가에게 따라오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차가 공장 같은 지역에 들어서자 정차를 했고 따라오던 차량 3대 또한 정차했다.
우르르 몰려나오는 이들은 손에 사시미 칼과 함께 도끼, 그리고 쇠파이프로 무장한 상태였다.
밀러가 눈치를 주자 앞의 경호원 2명이 내리면서 고개를 좌우로 까닥거리며 손에 장갑을 낀다.
그런 모습을 보는 진륭은 가소롭기 그지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덤벼라!”
한 경호원의 말에 진륭은 조직원들에게 고개를 까닥인다.
그게 신호였고 진륭을 제외한 11명은 각종 무기를 소지한 채 두 명의 경호원들에게 달려들었다.
그와 동시에 두 명의 경호원은 삼단봉을 ‘촤-악’ 하고 펴면서 같이 달려든다.
이런 싸움을 보통 개싸움이라고 한다.
인원에 장사 없으며 영화와 같은 싸움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들 두 명의 경호원은 영화를 찍고 있었다.
삼단봉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한 명씩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가깝게 접근한 이들은 장갑을 낀 주먹으로 명치나 인중, 그것도 아니면 낭심까지 걷어차는 잔혹함을 보이며 쓰러트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진륭은 뭔가 잘못되었단 생각을 했는지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 하고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고 있다.
그때, 차 한 대가 진륭의 앞에 바로 정차를 한다.
바로 경민이 온 것이다.
그와 동시에 한 명의 경호원이 뛰어내리더니 바로 진륭의 턱주가리를 주먹으로 사정없이 가격한다.
힘없이 무너지는 진륭이었다.
“제때 도착했네.”
모든 게 정리된 후에 차에서 내린 경민은 바로 수영이가 있는 차로 다가간다.
“괜찮아?”
“오빠~~.”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미안, 오빠가 이런 일 없게 해야 했는데…….”
“아니야.”
[불안][초조][안심]수영이의 표정에서는 불안과 안심이 공존했다.
거기에 초조함까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많이 당황한 것 같다.
그걸 내가 걱정할까 봐 표현하지 않는 것 같다.
“괜찮은 거야?”
“응, 괜찮아.”
그 말을 들으니 새삼 수영이가 잘 자랐단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꿋꿋이 열심히 공부한 수영이였다.
나 또한 수영이의 심리 상태를 모르는 듯 행동했다.
그렇게 수영이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주위를 둘러봤다.
현장은 참혹 그 자체였다.
우선 여기에서 벗어난 뒤 수영이를 먼저 집으로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경호원들을 불러 잠시 옆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현장이 안 보이는 위치까지 이동한 난 차 안에서 수영에게 말했다.
“수영이 너는 집에 가 있어.”
“오빠는?”
“회사에서 할 일이 있어. 일본에 빨리 가 봐야 해.”
“집에도 안 들르고?”
“응, 좀 바쁘네.”
내 말에 수영이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위험한 일 하는 건 아니지?”
“그럼, 오빠는 바로 일본으로 갈 거야.”
“알았어.”
그렇게 수영이를 먼저 집으로 보냈다.
좋고 예쁜 것만 봐도 모자랄 나이에 이런 참혹한 현장을 보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차에서 내리자 현장은 얼추 정리되어 가고 있었다.
수영이를 보내는 그 짧은 순간에 탑차 2대가 와서 순식간에 사람들을 차량에 태우고 있었다.
꼭 짐을 옮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언제 왔는지 황규태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이거, 대단하네요.”
너스레를 떨며 말하는 황규태를 보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네, 와 줘서 고맙군요.”
“아닙니다. 어차피 입사하기 전 우리 쪽에서 저들을 처리하기로 되어 있지 않았습니까.”
지난번 만남에서 황규태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들에 대한 처리 방안까지 모두 말이다.
거기에 더해 한 가지 일이 남아 있었지만 내가 할 일은 아니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으신가요?”
질문하는 황규태의 얼굴에는 약간의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일이었다.
“네, 지난번에 이야기한 대로 처리해 주세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황규태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처리한 후 회사로 입사하겠습니다.”
이 말을 끝으로 황규태와 일부 인원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나 또한 괴물이 되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후회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