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43)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43화
43화 발등에 떨어진 불은 위로 잘 올라붙는다
한국 시각으로 자정이 된 시점에 나와 직원들은 한 사람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미국의 CNN방송이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나온 자막에 직원들은 잠시 저게 맞나 하며 쳐다보고 있다.
[일본 도요타와 증권사 담합에 의한 슈퍼 301조 긴급 발효]긴급 속보 형식의 발표 때문에 한순간에 사무실 분위기는 뒤집혀 버린다.
자정이 된 시간이지만 환호성이 터진 것이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 국내 기업법이 정하는 한도 내에서의 투자에 의도적으로 손실을 끼치는 담합 행위 발견, 긴급 슈퍼 301조 발효]실질적으로 자동차 업계가 아닌 투자 부분에서의 담합이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법 조항이 슈퍼 301조다.
실제 슈퍼 301조는 미국의 눈 밖에 난 나라의 기업의 물건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조항이 다분하다.
이게 발동될 경우, 무제한으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었기에 세계무역기구(WTO)도 무시할 수 있는 법률이었다.
거기에 더해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슈퍼 301조를 중단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는 아버지 조지 부시가 폐지한 것을 빌 클린턴 때 부활을 시켰기에 다시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국의 발표는 이례적일 수밖에 없었다.
“내일 볼만하겠군요.”
내 말에 모두 들떠 있는 가운데 이용한 지사장이 주먹을 불끈 쥐며 대답했다.
“오늘 잠은 다 잔 것 같네요.”
“하하하, 잠은 모두 두 발 뻗고 자세요. 당분간 공매도와 옵션은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어차피 대차통장에 있는 10억 달러를 건드릴 생각은 없었다.
그걸 투자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다.
“나머지 자금에 대한 환율 투자는 어떻게 진행할까요?”
이용한 지사장의 말에 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직 투자금 30억 달러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환율이라면 충분한 자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공매도와 같이 시장은 미래의 자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자칫 잘못해 투자가 실패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미래 자료를 조건 없이 신뢰할 수는 없었다.
“앞으로의 환율은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도요타의 일 때문에 달러/엔 환율은 오를 것입니다.”
오른다는 말은 그만큼 일본의 경기가 안 좋아진다는 말이었다.
이용한 지사장은 도요타의 슈퍼 301조 발동으로 인해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만약 일본이 아닌 추가로 미국이나 유럽에 문제가 터지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세계적인 문제라면 모를까 국가적인 문제라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세계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환율은 내려간다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일본의 엔화는 일부 지역이지만 국제통화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일본이 아닌 다른 곳에서 터지는 세계적인 문제…… 그건 바로 911이었다.
“그럼 반대로 포지션을 잡도록 하세요. 누구나 오를 거라고 예상할 테지만 난 아니라고 보거든요.”
“알겠습니다.”
내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이용한 지사장이었다.
[신뢰] [믿음] [존경]이용한 지사장의 감정 변화였다.
왜 이용한 지사장이 아무 말 없는지 궁금하다 보니 확인 차원에서 살펴본 것이다.
“자, 모두 퇴근들 하세요. 그리고 이용한 지사장은 환율 투자 계획을 수립하세요. 디데이는 3일 후인 9월 9일부터 시작합니다.”
“알겠습니다.”
모두 분위기에 들떠 퇴근하고 있었다.
나 또한 일본의 숙소인 호텔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내 앞에는 피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위스키를 한 병 따서 피터에게도 한잔 따랐다.
“전 괜찮습니다.”
“괜찮아, 오늘은 좀 마셔도 될 것 같아.”
혼자만의 축배를 들기 위해 마시는 위스키였지만, 역시 혼자보다는 둘이 좋았다.
이 기쁜 날 제인이 생각났다.
***
일본 정부는 도요타의 일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도요타가 일본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했다. 그렇기에 대규모 장치 산업이며 수출 회사인 도요타의 미국 슈퍼 301조 발동을 놓고 상황을 파악하느라 다들 여념이 없었다.
다나카 마키코 외무대신이 미국의 상황 파악에 나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국내 증권사와 도요타를 담당하고 있던 히라누마 다케오 경제 산업대신 역시 상황 파악에 나섰다.
그렇게 각 증권사와 도요타의 사장단이 급히 새벽 시간에 총리실로 모여들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도요타에 벌어진 공매도 때문에 담합을 했단 말이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말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이번 일이 발생한 원인을 모두 파악한 것이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처음 투자한 알파벳은 한국 기업입니다. 골드만삭스만 여기에 가세하지 않았어도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빨리 골드만삭스와 협상을 통해······.
이번 일의 문제를 골드만삭스로 본 조 후지오 도요타 사장이었다.
그렇기에 골드만삭스와 협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그런 조 후지오 사장의 말을 중간에 끊어 버린다.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 한 것에 대해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도 있지만, 세상이 어느 때인데 담합을 정당화한단 말인가?
모시 요시로 총리 또한 한국을 좋게 보지는 않지만 이건 너무한 것이다.
“이보게 조 후지오 사장, 알파벳은 미국 기업이네.”
“…….”
“얼마 전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했지. 그것도 파악 못 한 건가?”
그것도 파악하지 않고 여기에 왔냐는 질책성 발언이다.
보통은 총리라고 해도 이렇게 기업 사장단에게 감정까지 섞어 가며 질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슈퍼 301조는 그만큼 위중한 사안이었다.
이 때문에 도요타만이 아닌 일본 기업 전체에 파장이 미칠 것이다.
신뢰할 수 없는 도요타가 아닌 신뢰할 수 없는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도 있었던 것이다.
“죄송합니다. 최대한 사태를 파악한 후 해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해결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아무리 도요타라고 해도 가만있지는 않을 테니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말에 얼굴이 창백해지는 조 후지오 사장이었다.
또한, 각 증권사에 대한 사장단의 질책이 이어졌다.
도요타 자동차 조 후지오 사장이 깨지는 모습을 본 이들이다.
그렇기에 증권사 사장들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모든 질책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자칫 말이라도 잘못하면 그 화가 모두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동안 질책만 당하고 나온 각 증권사 사장들이었다.
이렇듯 총리 관저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뒤 이번 일을 일으킨 사장단 모두가 돌아갔다.
“어떨 것 같은가?”
후쿠다 야스오 내각 관방장관에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질문한다.
내각 관방장관은 내각의 여러 가지 사무와 함께 중요한 결정 사항에 대해 조정을 한다.
거기에 정부 대변인 역할도 수행하기에 보통 총리의 최측근이 임명되고 일각에서는 수상의 호신용 비수라고도 할 정도였다.
“일단 각 증권사에 담합 사실을 최대한 숨겨야 합니다. 또한, 미국에 일정 부분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더 이상의 확산은 피해야 합니다.”
후쿠다 야스오 내각 관방장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고이즈미 총리였다.
“그럼 협상을 기업이 아닌 우리가 주도해야겠군.”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내린 조치이기에 기업이 아닌 일본 정부가 협상에 나서야만 한다.
“누구에게 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은가?”
“다나카 마키코 외무대신을 이번 참에 경질하고 아베 신조 내각 관방부 부장관을 임명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아베 신조는 내각 관방부 부장관을 역임한 이다.
후일 총리에 오를 인물이다.
“아베 신조면 믿을 수 있지. 그런데 괜찮겠나? 아베는 후일 내각 관방장관으로 내정될 인물 아닌가?”
후일을 위해 키워지고 있는 인물이 아베 신조였다.
그렇기에 가장 노출이 많은 내각 관방에 적을 두고 있었다.
“이 일을 잘 해결한다면 내각 관방에서보다 더 큰 인기를 구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후일 선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써먹어 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들어지고 있는 인물인 아베 신조이기에 이참에 인기를 끌게 할 심산이다.
“그럼 조금은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니 아소 다로를 붙여 주는 것이 좋을 것 같군.”
“그건······.”
“혹 나와 경쟁 상대여서 그런가?”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이번 자민당 선거에서 경쟁한 관계였다.
그렇기에 아소 다로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우려하는 것이다.
“그것도 있지만, 아베 신조 밑으로 아소 다로가 갈지도 의문입니다.”
“하하하, 장관이나 대신 한자리 약속하면 될 거야. 어차피 아소 다로도 내각에 들어와야 하니 이참에 준비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군.”
“알겠습니다.”
아베 신조와 아소 다로의 조합으로 이번 미국의 슈퍼 301조를 타개할 협상자로 생각하는 두 사람이다.
이게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
아베 신조가 외무성의 외무대신에 임명되고 아소 다로가 내각부 특명 담당 대신에 임명된다.
내각부의 내각 특명 대신은 규제 개혁과 산업 재생 가구를 담당한다.
그렇기에 딱 적당한 조합이라고 생각하는 총리 관저였다.
“이번 일을 해결하려면 미국과의 협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베 신조의 말에 아소 다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치적으로는 아소 다로가 더 선배에 해당하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럼 외무대신이 미국을 맡고 내가 골드만삭스를 맡도록 하지, 어떤가?”
“감사합니다. 이렇게 먼저 이야기해 주셔서.”
이번에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미국과의 협상이었다.
그렇기에 아소 다로가 미국 정부가 아닌 골드만삭스를 담당한다고 하니 한시름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안 그러면 힘으로 찍어 눌러야 할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명목상 아베 신조가 이번 협상의 담당자였고 아소 다로가 부담당자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협상은 어떤 방향으로 갈 생각인가?”
“도요타가 벌인 일이니 앨라배마 공장을 확대하고 텍사스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안을 내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도요타의 미주 공장은 켄터키의 조지타운과 웨스트버지니아 공장, 인디아나 공장 등 세 곳이 있으며 앨라배마주 공장이 얼마 후 증설될 예정이다.
거기에 추가로 공장 지역을 하나 더 신설하기로 한 상태다.
그 지역은 조지 부시의 고향인 텍사스가 될 확률이 다분했다.
조지 부시에게 잘 보이려는 방편 중 하나인 텍사스…….
그걸 조기에 승인시켜 타개할 생각이다.
“그것 좋을 것 같군.”
실상 도요타 공장에 대한 확대 및 신설은 도요타가 미국 시장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벌이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조금 이르다고 해도 손해는 아니었다.
“그런데 골드만삭스가 문제인 것 같군요.”
골드만삭스에 직접적인 배상도 어려운 실정이다.
배상은 ‘남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이 그 손해를 물어 주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배상이라며 협상할 경우에는 일본의 부도덕한 면을 알리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사카 증권 거래소의 정부 지분을 거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증권 거래소 지분을요?”
“네, 골드만삭스와 협상을 하려면 이 정도는 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도쿄 증권 거래소의 지분을 줄 수는 없으니까, 이게 가장 적당할 것 같네요.”
아베 신조의 말에 아소 다로는 괜찮은 생각이라고 본다.
어차피 투자 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일본의 3대 증권 거래소 중 두 번째로 큰 오사카 증권 거래소의 지분을 가지는 것이 나쁘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괜찮은 생각 같군.”
“그럼 이 방안으로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죠.”
“그렇게 하지. 이거 생각 외로 좋은 결과를 빨리 가져올 수도 있을 것 같군.”
웃으며 이야기하는 아베 신조와 아소 다로였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알파벳에 대한 협상은 나와 있지 않았다.
이들은 이번 일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을 간과하고 있었다.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을 때, 과연 반한 인사들인 그들이 협상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
백악관에서 이번 일본 도요타에 대한 슈퍼 301조를 먹인 일 때문에 여론을 주시했지만, 정치적 손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보통 슈퍼 301조를 때린 곳은 보복성 차원이지만 도요타와 담합한 증권사의 불법이 너무도 명백하기에 되레 떨어지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거기에 도요타 자동차의 미국 내 저가 정책 융단 폭격으로 신음하던 국내 자동차 업계가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었다.
가뜩이나 IT 버블의 여파 때문에 어려운 국내 자동차 업계였다.
“의외의 소득이군.”
생각보다 그 파급력이 큰 슈퍼 301조, 그걸 무분별하게 먹이면 후폭풍을 감당해야겠지만 이런 확실한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렇습니다.”
조지 부시 장관의 말에 폴 오닐 재무장관이 대답한다.
광업 회사인 Alcoa의 회장 출신인 폴 오닐은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조지 부시의 1대 재무장관으로 임명된 인물이었다.
“이거 알파벳 한경민과 골드만삭스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 주효했던 것 같군. 언제 한 번 만나서 식사라도 해야지.”
“말을 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재무장관이 전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번 일을 담당하는 부서가 재무부이기 때문이다.
“그래, 일정을 잡아서 한번 보자고 해야겠어.”
예상외의 소득이 발생한 경우다.
그렇기에 조지 부시로서도 나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은 지지율에 살고 지지율에 죽는 족속들이었다.
벌써 할 말은 아니지만, 재선이 있는 미국 대통령 체제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번 일을 기획하면서 바닥을 치던 지지율이 소폭 반등했던 것은 조지 부시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 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조금 길게 가자고.”
“협상을 끌자는 말이군요.”
“그래,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일본 협상단이 오면 골드만삭스와 알파벳에 관한 협상을 먼저 마무리 짓고 오라고 하게. 명분은 우리에게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렇게 백악관의 노선은 결정되었다.
남은 시간 동안 뭘 요구할지 행복한 결정을 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