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62)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62화
62화 고민 상담(1)
인텔의 새로운 제안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한 제안으로도 인텔을 장악할 수 있는데, 크레이그 배럿 회장은 인텔의 완전한 인수 제안을 역으로 걸어 버린 것이다.
솔직히 조만간 인수할 해피닉스 때문에 인텔이 제안한 것을 철회할까 고민도 했다.
인텔은 10년 독점 사용 권리로 인텔 지분의 30%와 함께 이익의 30%를 달라고 했고, 30%에 해당하는 경영 참여까지 동시에 제안한 것이다.
일명 3:3:3 작전이라고 루비와 장난식으로 이야기했던 것이었다.
거기에 더해 계약 기간 내라면 인텔이 개발되었거나 개발할 모든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 권리를 달라고 했다.
이는 인텔이 보유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 근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30%의 지분이면 인텔의 최대 주주가 되며 경영권 장악도 가능했다.
그러나 크레이그 배럿 CEO는 여기에 더한 제안을 걸었다.
바로 인텔 지분 20%와 StarOne의 지분 10%를 맞교환하자고 한 것이다.
그러나 조건도 존재한다.
후일 개발될 반도체와 관련된 모든 특허를 이 StarOne에 귀속시켜 달라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는 들어줄 수 없는 제안 중 하나였다.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가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중 가장 큰 시장인 CPU에도 컴퓨터용 CPU와 모바일 CPU인 일명 AP가 존재한다.
지금이야 컴퓨터용 CPU가 강세지만 후일 모바일 AP가 컴퓨터용 CPU를 추월하는 시기가 온다.
이는 휴대성 차원에서 더욱 모바일 AP가 주목받게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컴퓨터용 CPU만이 아닌 메모리 반도체, 크게는 임베이드용까지 생각하는 나로서는 전적으로 들어줄 수 없는 제안이었다.
그렇기에 StarOne의 지분을 나누면 반도체 특허를 모두 이곳에 등록할 수 없다.
50%의 지분으로 인텔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냐?
아니면 해피닉스를 이용해 처음부터 시작하느냐는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루비.”
“네, 경민 님.”
“인텔이 꼭 필요할까?”
“어떤 것에 더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루비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나 또한 알고 있었다.
루비가 말한 것은 아마 시간과 돈 중 뭘 선택할 건지 결정하라는 뜻일 것이다.
“루비 같으면 뭘 선택할 거지?”
“저라면 시간을 선택할 것 같아요.”
루비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돈을 말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루비 또한 자료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유는?”
“전 무한하지 않고,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기 때문이에요.”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을 꼭 찍어 말하는 루비였다.
루비는 무한하지 않다.
그렇기에 언제 고장이 날지 모를 상황이다.
거기에 루비가 있는 구글 Absolute는 역설계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이 역설계를 하려는 과정에서 루비가 나에게 온 것이다.
“시간이라!”
내가 생각해도 루비의 말이 맞았다.
10%의 지분으로 인텔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인텔이 가진 인적 자원과 각종 생산시설, 연구시설 또한 시간을 절약하는 데 한몫하게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인텔이라는 브랜드 가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인텔은 누가 뭐라고 해도 CPU의 공룡이었다.
내가 사무실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제인이 방에 들어왔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거예요?”
제인의 말에 난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
“얼굴에 쓰여 있었나 보네!”
“네, 사장님이 고민할 때는 항상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있거든요.”
내가 그런 버릇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니 뭔가 생각을 할 때 꼭 엄지손가락을 관자놀이에 대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럼 제인이 내 고민을 해결해 줄래?”
제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만큼 사람을 편하게 하는 목소리였다.
그렇기에 난 제인에게 오늘 하루 상담을 받아 볼 생각이었다.
목소리를 들어 기분이 좋아지니 조금은 장난스러운 마음도 포함되어 있다.
“제가요?”
“응, 제인이 고민을 해결해 주면 소원 하나 들어줄게.”
내 말에 주먹을 불끈 쥐는 제인이었다.
눈에 보일 정도로 큰 동작이었다.
“말해 보세요. 혹시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알아요.”
소원이라는 말에 전투적으로 변하는 제인이었다.
분위기가 바로 바뀌었지만 내 눈에는 귀여운 행동일 뿐이다.
“인텔에서 한 가지 제안을 했어. 만약 받아들이면 인텔이 우리 회사의 자회사가 돼, 그러나 이 경우 StarOne의 지분을 10% 나눠 줘야 해, 그런데 인텔이 아니어도 대안은 있어. 바로 조만간 인수할 한국의 해피닉스야. 만약 제인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현재 내가 고민하는 것을 가감 없이 제인에게 물어봤다.
“한 가지만 질문할게요.”
“그래, 말해 봐.”
“불안한 게 뭐죠?”
제인의 질문에 난 순간 머리에 망치를 맞은 것 같았다.
“왜 그런 질문을 한 거지?”
“사장님은 항상 자신감이 넘치지만, 지분에 대해서는 너무 보수적이세요. 그걸 보면 경영권에 불안감을 가진 분 같았거든요.”
아마도 제인의 생각이 맞을 것이다.
미래의 일기 때문에 나 자신이 지분에 대해서는 너무 철두철미하게 행동했다.
그 누구와도 지분을 나눌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으니까.
그게 제인의 눈에는 불안감으로 보였을 수도 있었다.
아니, 제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루비가 고장이 나면?
미래가 많이 바뀐다면?
기타 등등.
그렇기에 신변 보호를 위한 경호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내 경영 방식에 대한 외부인의 참여를 싫어해서.”
그걸 들키기 싫다 보니 제인에게 변명을 했다.
“미국은 돈만 있다면 적대적 M&A가 불가능한 나라예요. 그건 경영권을 가진 이들에게 주는 특혜와 같죠. 50%의 지분에 경영권까지 넘긴다면 그건 누가 뭐라고 해도 사장님 회사예요. 저 같으면 인텔을 인수하겠어요. 미래의 가치보다 현재의 가치가 더 크니까요. 거기에 미국은 독과점법이 있어요. 그 때문에 회사가 한순간에 분할된 예도 있어요.”
조곤조곤 말하는 제인의 말은 틀린 것 하나 없었다.
미국에 적대적 M&A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은 많다.
그렇기에 미국이란 나라는 적대적 M&A가 아닌 일반적인 M&A 시장이 발달한 것이다.
‘내가 너무 보수적이었나!’
거기에 미래의 가치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 독과점법, 다른 말로는 반독점법안.
이 때문에 회사가 조각조각 분할된 곳도 있었다.
MS 또한 얼마 전까지 이 독과점에 막대한 소송비용을 지급할 정도다.
MS는 작년 4월, 1심에서 독점 판결로 회사 분할 명령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올해 6월 항소심에서 회사 분할 명령을 기각하게 되었다.
만약 항소심에서도 분할 명령이 결정되었을 경우 MS는 회사가 조각조각 분할되었을 것이다.
이 사건은 돈으로 분할을 막았다는 말이 많았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나 또한 반독점법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인텔이 일부러 반독점법 때문에 AMD를 살아남게 했다는 설이 많을 정도다.
만약 인텔이 AMD를 죽였다면 벌써 죽였을 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럼 인텔을 인수하면 좋은 점은?”
“전 사장님이 인텔을 인수하면 지금의 인텔보다 더한 인텔을 만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인텔 주주들의 충성심이 더욱 늘어날 거예요.”
“아군을 늘리란 말이군!”
“맞아요. 독불장군처럼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요.”
“······.”
“제 말이 정답일 수는 없어요. 모든 결정은 사장님이 하는 거죠.”
“알았어. 그리고 고마워.”
“그럼 인텔을 인수하는 건가요?”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지만 그럴까 생각해.”
“그럼······ 아······까 말한 소원······.”
조금 전까지 말을 잘하던 제인이 말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들어줄게.”
“정말요?”
내 말에 손뼉까지 치며 좋아하는 제인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이 무안했는지 손뼉 치던 자세에서 고개를 숙이면서 손이 서서히 내려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나에게는 슬로비디오처럼 보였다.
“뭐 해줄까?”
“퇴근 전에 말하면 안 될까요?”
얼굴이 완전 홍당무가 된 제인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말을 한다.
퇴근 전에 말해야 할 일인지 의문이다.
뭔가 생각해 놓은 것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야 상관없지!”
뭘 요구할지는 모르지만, 제인이라면 무리한 부탁은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헤헤.”
제인은 웃는 모습이 확실히 예뻐 보였다.
“그런데 방에는 왜 온 거야?”
뭔가 보고할 것이 있기에 왔다는 듯 겨드랑이에 보고서를 끼고 있는 제인이다.
“아~, 월드컴에 대한 공매도 자료예요.”
방에 온 이유가 그제야 생각났는지 서류를 내미는 제인이다.
그럴 제인이 아닌데 뭔가에 정신이 팔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 총 얼마지?”
“150억 달러예요.”
150억 달러면 15억 달러를 투입했다는 말이었다.
이 정도 금액도 엄청나다고 생각을 했다.
엔론에 이어 월드컴까지 공매도를 벌이는 일······.
실제 월드컴의 분식회계는 내년에 밝혀지지만 나는 그때를 조금 앞당길 계획이었다.
“수고 많았어.”
“네~”
보고한 후 빠르게 방을 나서는 제인이다.
***
유일 그룹의 회장실에서는 김혁권 회장의 노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오늘도 그룹의 중요 인물들이 모여 회의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알파벳에 넘긴 중정 일보와 벤처투자, 증권 때문도 아니었고 전자의 막대한 지분을 넘겨서도 아니었다.
듣도 보도 못한 놈에게 끌려갔기 때문이다.
가장 화가 났던 건 알파벳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것 같은 그런 찜찜함 때문이었다.
“이학우 실장, 미국 로펌 책임을 지고 잠시 쉬도록 해.”
이번 일 처리에서 가장 큰 실책을 이학우 실장이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김혁권 회장이었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던 인물인데, 그가 황규태의 존재조차 몰랐기에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기에 아들인 김진영이 벌인 올리브&앤서니 로펌 인수로 인한 대규모 손실의 책임을 이학우 실장이 지는 모양새를 띠고 쉬라고 한 것이다.
StarOne의 소유주를 밝히는 일은 표면적으로 이학우 실장이 담당자이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이학우 실장은 회장실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
회장인 김혁권이 이런 결정을 했다면 반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학우 실장이 나가자 몇 명의 인물은 이 분위기에서 미소를 그리고 있었다.
“오 부회장 대책이 뭔가?”
요즘 대부분의 일 처리를 오춘영 전자 부회장에게 맡기고 있는 김혁권 회장이다.
그렇기에 이 사태의 해결 또한 오춘영 부회장에게 맡기며 방안을 찾으라고 한 것이다.
“지금 레임덕이라고 해도 청와대의 의지가 강력합니다. 그렇기에 내년까지는 정부가 아닌 언론과 국민의 감정에 호소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그것만으로 알파벳에 타격을 줄 수 있나?”
오춘영 부회장의 말에 뭔가 미미하다 생각하는 김혁권 회장이었다.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금 회피 목적으로 본사의 해외 이전과 언론사를 외국 기업이 장악했다는 프레임을 씌운다면, 내년까지는 알파벳도 복잡할 겁니다.”
“내년이라는 것은 대권 때문인가?”
“그렇습니다.”
“다음 대권 주자는 보수당이겠지?”
“대부분의 의견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현 이기상 대통령 또한 IMF를 극복시켰다는 치적이 있고 대북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 때문에 진보당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둘 다 선을 대야 한단 말이군.”
“네, 그러나 보수당이 조금 더 유력합니다.”
실제 진보당에는 특별한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둘 다 끈을 만들도록 해.”
이 치욕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김혁권 회장이었다.
“제길, 올해 들어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군!”
차남인 준영이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고 있고 전략적으로 접근한 StarOne의 소유주 또한 돈을 쓰고도 찾을 수 없었다. 거기에 유일 증권의 일로 시작된 알파벳과의 일련의 사건······.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진영이 들어오라고 해.”
이 시기에 아직 미국에 있는 김진영 전무를 호출하는 김혁권 회장이다.
“알겠습니다.”
***
저녁이 되자 아까 말한 것처럼 제인이 소원권을 쓴다고 한다.
아까까지 검은색 투피스를 입고 있었던 제인은 소원권을 사용하기 위해 온 지금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뭔가 청순함이 뿜뿜 풍겨 나오는 제인이었다.
옷 하나로 사람이 이런 분위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제인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래, 결정한 거야?”
“네, 소원권 사용할게요.”
얼굴에 홍조를 보이는 제인이었다.
“뭐지?”
소원을 말하라고 한 나는 조금은 긴장이 되었다.
“저녁을 함께 먹어요.”
“?”
어차피 저녁은 항상 제인과 함께 먹는다.
프로그램 매매의 설정을 가르쳐 주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소원권으로 쓰다니 이해할 수 없다.
“술도 먹고 싶어요.”
“술?”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제인······.
“네.”
“그래, 알았어.”
소원권을 이렇게 쓰는 제인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저녁과 술을 먹는 것을 소원으로 사용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집에서요.”
“……?”
난 일어서던 자세 그대로 멈춰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