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67)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67화
67화 정의의 악당
오진호는 AHO 언론재단의 이사장이란 직함을 달고 중정 일보를 방문했다.
처음 방문하는 회사의 사장실.
고급스러운 원목으로 꾸며진 사장실은 화려해 보였다.
“반갑습니다. 오진호라고 합니다.”
아직 사장직에서 물러나지 않은 성현봉 사장.
그런 오진호를 원수 보듯 하는 성현봉이었다.
“반갑군요. 성현봉이요.”
그래도 인사는 받는 성 사장이었다.
성 사장도 중정 일보가 알파벳으로 넘어가게 되고 다시 AHO 언론재단으로 넘어간 과정을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알파벳에서 AHO 언론재단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일조한 중정 일보였다.
이는 유일 그룹의 지시도 있지만, 성현봉 또한 중정 일보를 다시 찾아오기 위해 벌인 일이었다.
“반가운 것 같지 않군요.”
표정에서부터 드러나고 있는 성현봉 사장이다.
거기에 유일 그룹의 뒷배에서 오는 자신감도 더해져 자신을 쫓아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지분으로 본다면 앞의 오진호는 슈퍼 갑이었다.
“지분이 많다고 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죠.”
“그래요. 나는 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 보군요.”
“날 내보낼 수 있다고 보는군요.”
비웃음을 날리는 성현봉을 보며 오진호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저 애처롭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다.
“감사 결과 조금 이상한 것들이 너무 많더군요.”
오진호의 말에 성 사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처음부터 강하게 나가는 오진호였다.
오진호가 속한 AHO 언론재단은 중정 일보의 지분 45%를 보유한 대주주였다.
그에 반해 앞의 성 사장은 그저 25%를 보유한 주주일 뿐이다.
두 배의 지분 차이.
“뭐가 이상하단 말인가?”
강하게 말하려는지 이젠 반말까지 하는 성현봉이었다.
아직은 성현봉에게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 자료를 보시죠.”
왼쪽 귀를 새끼손가락으로 후벼 파면서 자료 하나를 품 안에서 꺼내는 오진호였다.
회사의 자리가 아닌 이런 외부 자리에서도 품 안에서 서류를 꺼내고 있었다.
그런 행동을 하면서 오진호는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쳤다.
분명 아까까지 가방에 넣었던 서류였다.
‘제길, 고쳐지지 않는군!’
병이라 생각하면서 ‘그저 다음 생에는 고쳐지겠지.’ 하고 생각하는 오진호다.
그런 오진호의 행동을 보면서 성 사장은 잠깐 황당해한다.
혼자서 품 안에서 서류를 꺼내 건네주더니 머리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자해하는 모습.
조금 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모습에서 혹시 미친놈인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건네준 서류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이기에 서류에 먼저 눈이 가는 성 사장이었다.
거기에는 눈이 경악으로 물들 수밖에 없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서류에는 성현봉이 저지른 각종 불법 행위와 함께 사진까지 일목요연하게 나열되어 있던 것이다.
자신조차도 기억나지 않는 불법 행위까지 말이다.
“지금 이걸로 나를 협박하는 건가?”
“그건 알아서 생각~하~세~요.”
양아치같이 말하는 오진호였다.
자료를 본다면 성현봉이 양아치였지만, 여기에서 보이는 모습은 오진호가 양아치였다.
“이걸 검찰에라도 보고할 기세군.”
자신의 인맥과 유일 그룹의 인맥이라면, 이런 것 하나 무마 못 할 성현봉이 아니었다.
“푸~훗, 공권력은 무슨. 그냥 인터넷에 뿌려 버리려고. 아, 이것도 있었지.”
그러면서 품 안에서 다시 서류 하나를 꺼낸 오진호였다.
거기에는 적나라한 사진이 한 장 있었다.
그것을 내밀자 바로 꼬리부터 말고 있는 성현봉이었다.
“원하는 것이 뭐지?”
지금 꺼낸 것은 위험했다.
여자와 관련된 사진들이었던 것이다.
성 접대받은 연예인과의 정사 장면, 별장에서 벌어진 난교 파티 등 자신뿐만 아니라 뒷배가 되어 줄 이들까지 포함된 것이었다.
“지분을 넘기고 나가는 것. 그럼 당신 것은 세상에 나올 일은 없다는 거~지.”
“나와 여기 나온 이들과 척을 지면 너희들이 한국에서 살아나갈 수 있을 것 같나?”
자신과 척을 진다는 것은 유일 그룹과도 척을 진다는 것이다.
그 말은 한국의 모든 공권력과 척을 질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죽이기라도 할 듯 협박하는 것 같군.”
“협박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원본까지 다 넘기고 여기서 조용히 나가면 지분에 대해서는 안 건드리지.”
아직 풀이 죽지 않은 성현봉이었다.
이젠 되레 협박을 하고 있었다.
“너희는 참 재미있는 족속이야. 너희 때문에 우리가 지분을 가져 왔지만 내가 바보로 보이나 보지? 나 하나 죽이면, 다음의 내가 없을까? 나에 대해서 네놈이 아는 것이 뭐가 있지?”
“······.”
“한번 해 봐. 아주 그냥 다 조져 버릴 테니까.”
으르렁대며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말하는 오진호였다.
그런 오진호의 눈빛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허-억.”
성현봉 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내고 있었다.
“가서 네놈 보스에게 일러. 지구를 지키는 정의의 악당이 왔다고. 하하하.”
조금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오진호 때문에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성 사장이다.
성 사장은 앞의 오진호가 미친놈처럼 보일 것이다.
“무슨 말이지?”
“보스 몰라? 네놈 누나 말이야.”
유일 김혁권 회장의 부인인 성라주······.
성현봉 사장의 누나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
“우리 건드리면 젊은 놈하고 지랄하는 것 다 뿌려 버릴 테니까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전해.”
“······.”
“난 한다면 하는 정의의 악당이라는 것 알아 둬.”
“······.”
“그만 나가 주지. 당신 대신 올 사람이 조만간 올 테니까. 그리고 조만간 지분을 넘기도록 해. 크하하하하하.”
사이코패스가 있다면 앞의 오진호일 것이다.
***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엔론의 분식회계가 사실상 드러나게 됐다.
시장에 퍼진 분식회계 정황에 대해 엔론은 악의적인 정보를 유포하는 자를 처벌하겠다고 발표까지 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서 앤더슨의 아넬 체프먼의 폭로가 이어졌다.
대규모 소송을 감수하고 폭로를 한 것이다.
이에 미국 정부 또한 조사를 안 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간 것이다.
이를 두고 방귀 뀐 놈이 성낸단 말이 사실이라며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었다.
“주가가 얼마까지 떨어진 거지?”
내 말에 제인이 바로 보고한다.
“공매도 시점 대비 45% 예요.”
얼마 안 된 시간에 벌써 45%라는 주가 하락을 기록하는 엔론.
그 말은 벌써 수익률만 따졌을 때 약 80억 달러가 이득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월드컴에 있었다.
알파벳에서 투자한 공매도는 총 두 곳이다.
하나는 엔론, 또 하나는 월드컴이다.
그래서 두 곳 모두 뭔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원 역사에서 월드컴의 분식회계는 2002년에 발표되지만, 일 년 더 빠르게 시장의 분위기로 흘러가 버린다.
“월드컴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뤄지겠군!”
내가 한 말에 제인이 날 보면서 질문한다.
“혹시 두 회사가 분식회계를 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어요?”
“물론이야.”
내 말에 제인이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
“나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거든.”
“······.”
“못 믿나 보네. 내가 한 가지 미래 예측을 하지.”
“······.”
“조금 있으면 제인이 날 꼬집을 거야.”
그러면서 내 손은 제인의 몸으로 향했다.
그러자 제인은 내 팔을 정말 꼬집었다.
“봐 봐, 맞지? 으-으윽.”
꼬집은 자리를 비트는 제인이었다.
“그런가 봐요. 다음 미래 예측은 못 하나요?”
그 말에 난 한기를 느꼈다.
피터의 여동생인 제인.
그걸 깜빡했다.
“미 미안, 내가 잘못했어. 으~악 아프다.”
“많이 아프세요?”
내가 큰 소리로 아프다고 하니 다시 착한 제인으로 돌아왔다.
꼬집을 때는 언제고······. 이러면 내가 나쁜 놈처럼 보이지 않겠는가?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나쁜 놈인 것은 맞았다.
“괜찮아. 참을 만해. 그런데 그게 궁금한 거였어?”
“네, 항상 투자하면 모두 사장님의 말이 맞으니 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장난이나 치니 내가······.”
다시 미안한 모드로 변신하는 제인이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의 살기를 내 몸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변명을 해야만 했다.
“로버트가 외부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거야. 정보가 모이면 중요한 것 위주로 분석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하는 거야.”
“그게 가능해요?”
“가능한 사람이 여기 있잖아. 나 능력 있는 남자라고.”
이 말에 제인의 눈은 그리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하긴, 나 같아도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말이었다.
투자 초반에는 로버트나 정보실 자체가 없었으니까.
“알겠어요. 믿어 줄게요.”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지만, 믿는다는 말을 하는 제인이다.
그러나 이것밖에는 변명할 거리가 딱히 없었다.
제인에게도 루비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려 줄 수가 없었다.
제인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말할 때마다 또 다른 사람에게도 루비의 존재를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있고, 어머니도 있다.
거기에 만약 결혼하게 된다면 자식에게도 말이다.
“투자팀 일부를 따로 분리하려고 해.”
“투자팀을요?”
“응.”
“KM-Investment 있잖아요.”
KM-Investment는 실상 과도기적 성격의 회사였다.
그렇기에 외부에 많이 알려진 상황이다.
“한국 대통령이 외환은행을 어떻게든 해결한다고 했지만, 난 정권이 바뀌면 믿을 수 없을 것 같거든. 그래서 KM-Investment로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하려고. 그럼 비밀리에 투자할 회사가 하나 필요하거든.”
이기상 대통령이 아무리 법이 바뀌더라도 무리 없이 넘겨주겠다고 했지만, 정권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었다.
나 때문에 미래가 바뀌었기 때문에 원 역사의 대통령이 당선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유일과는 완전히 척을 지게 되었기에 상황은 더욱 안 좋았다.
그나마 KM-Investment가 골드만삭스와 미국 정부에만 알려진 회사라는 것이 다행이었다.
“그럼 사모펀드로 만들면 되겠네요.”
사모펀드 또한 대안 중 하나였다.
그러나 사모펀드는 문제가 있었다.
“난 다른 투자자를 잘 믿지 못하거든. 오로지 내 지시만 따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할 뿐이야.”
“믿을 수 있는 한 사람이 있기는 한데.”
“……누구?”
“제 친구요.”
“…….”
“네,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다녔는데 작년에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친구가 운영하게 되었거든요.”
“믿을 수 있어?”
“네, 그건 장담할 수 있어요.”
“장담은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닌데.”
“나도 알아요. 그런데 정말 믿을 수 있는 친구예요.”
제인의 말에 살짝 고민이 되었다.
사모펀드가 아닌 투자회사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우리를 연결해 준 친구예요.”
“?”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 나였다.
그러자 제인은 왜 우리가 연결되었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친구가 집으로 나를 끌어들이라고 했던 말.
거기에 속옷부터 시작해 모든 의상부터 행동까지.
마지막으로 옷에 물을 쏟으라고 했지만, 그 전에 일을 치르는 바람에 실행하지 못했단 말까지 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폭소했는지 모른다.
나 또한 제인에게 호감이 있는 상황에서 먼저 덮치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물까지 쏟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말까지.
“로버트에게 조사를 시켜도 되지?”
“물론이에요. 아무리 친구라 해도 지금은 사장님보다 중요하지는 않으니까요.”
제인의 말에 난 고마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런 여자의 남자 친구였다.
그렇게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제인의 친구에 대한 조사를 로버트에게 지시하게 되었다.
***
성현봉은 누나인 성라주에게 이번 중정 일보와 관련된 일에 대해 말했다.
한마디로 가서 일러바친 것이다.
어린애도 아니고 맞고 와서는 누나에게 해결해 달라는 성민봉이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들은 성라주 여사의 얼굴은 새파래졌다.
“넌 그런 것이 있다고 하면 확인했어야 할 것 아냐?”
“그게…… 내 것도 있어서.”
“제길.”
남편인 김혁권 회장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말을 잘못했다가는 자신의 인생 자체가 끝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뭐 하는 놈들이지?”
지난번 알파벳에 관한 기사 때문에 중정 일보의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는 발표까지 한 상황이다.
그게 AHO 언론재단이란 곳이었다.
대부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 모인 곳으로, 일각에서는 그곳의 자금이 조폭과 사채업자들로부터 나왔다는 소문도 있었다.
“아직 정확히는…….”
그렇기에 성현봉 또한 정확히는 모르는 것이다.
만약 알파벳에서 만든 재단이라면…….
어떻게 비벼 볼 텐데.
대규모 비리 자료를 가지고 휘두르는 이들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쫓기듯 중정 일보를 나온 것이다.
“너, 해결사 같은 애들 알지?”
그룹 직원을 동원할 수만 있으면 하고 생각하는 성라주였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남편의 귀에도 말이 들어갈 수 있었다.
“알기는 하지만…… 혹시 이 일을?”
“그럼 가만히 앉아서 당해야겠니?”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그들도 가만있겠다고 하던데.”
“넌 그걸 믿는 거야?”
성현봉의 머리를 한 대 때리는 성라주였다.
이런 걸 동생이라고 언론을 맡긴 자신을 저주했다.
동생만 아니라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