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98)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98화
98화 속임수, 그 이름도 찬란한 뻥카
음흉해 보이는 디럭터 국장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저 현재 상황을 모면하려는 모습.
에셜론에 대한 거짓말.
디럭터 국장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에게 들키지 않았을 경우에 한해서다.
디럭터 국장은 모르겠지만, 루비로 거짓말이란 것을 확인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상대가 모른다고 해도 내가 알기에 디럭터에 대한 판단은 아웃이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난 뒤 한 번 만나 보죠.”
“·····. ”
그는 먼저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나고 이야기하자고 한 것이다.
내 말이 떨어지자 피터가 움직였다.
디럭터를 제지한 것이다.
피터는 왼팔을 들어 디럭터 국장을 살짝 밀쳤다.
그만 가 달라는 무언의 행동이었다.
“그만 가시죠.”
피터 존슨의 말에 그를 한 번 쳐다본 디럭터 국장은 포기한 듯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펜을 하나 꺼내 메모지에 기록을 했다.
‘에셜론 관리 인물 포섭. 자금 무제한.’
피터에게 메모지를 보여 주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하고 살 이유가 없었다.
어쩌면 조지 터넷 국장을 도와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토마스 킨 위원장이 럼즈펠드에 대해 불지 않는다면, 럼즈펠드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렇기에 다른 방안을 세워야만 한다.
***
백악관에서 조지 부시와 비밀리에 만나게 되었다.
“오랜만이군.”
“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요.”
조지 부시를 만난 지는 일 년이 채 되지 않았다.
아니, 몇 개월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렇기에 정말로 얼마 안 돼서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수고 많았네. 나 또한 911테러 진상 조사 위원회의 일을 보고받았지만, 내가 관여할 경우 외압이라고 떠들 수 있어서 움직이지 못했네.”
너무 진부한 변명을 하고 있었다.
물론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걱정을 했다면 사전에 먼저 알려 줬어야 했다.
“그래도 기분이 좋지는 않더군요.”
“그렇겠지. 그래도 여론이 좋게 작용해서 다행인 것 같군.”
[약간 아쉬운 감정을 보이지만 진실에 가깝네요.]루비의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럼즈펠드를 적으로 돌릴 때와 미국의 대통령인 조지 부시를 적으로 돌릴 때 돌아올 리스크는 천양지차였다.
지금 조지 부시가 보인 감정으로 보면 사전에 럼즈펠드와 협의한 내용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건 그렇네요.”
내 표정이 조금은 온화해지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조지 부시가 조금의 협박을 하고 있었다.
“그래, 토마스 킨 조사 위원장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네. 그러면 되겠나?”
“·····. ”
조금은 협박성 말투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었다.
그렇기에 나 또한 딱딱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내 표정을 본 조지 부시는 다시 이야기한다.
“약간의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네. 그러니 이 선에서 마무리 지었으면 하네.”
“그렇게 못 한다면요.”
“그럼 나와 전쟁을 치러야겠지.”
럼즈펠드가 조지 부시와 막역한 사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싸우자면 못 싸울 것도 없다.
권력의 정점에 서 있지만,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할 대통령의 직책.
운신의 폭으로 본다면 나와 비교가 안 될 인물이지만, 몇 가지만 놓고 싸우자면 내가 더 자유로운 폭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나 또한 몇 년간 조지 부시와 엄청난 척을 지어야 한다.
아니, 공화당과 척을 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조지 부시는 미국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건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 그래도 이 선에서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저는 럼즈펠드 국방부 장관에 대한 정보를 계속 수집하고 있습니다.”
나는 조금은 단호한 말투로 조지 부시에게 말했다.
싸울 생각은 없지만, 이 선은 아니라고 어필한 것이다.
거기에 럼즈펠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이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거짓말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상대가 속을 수밖에 없는 뻥카를 날린 것이다.
그렇기에 조지 부시의 얼굴 또한 약간 상기될 수밖에 없었다.
“어디까지 바라는 건가?”
“이것 하나만 해 주시면 아무 일 없이 넘어가겠습니다.”
“뭔가?”
“NIMA(National Imagery and Mapping Agency)의 지도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시죠.”
NIMA는 후일 NGA(국가 지리 정보국: National Geospatial-Intelligence Agency)로 명칭이 변경되는 정보기관 중 하나였다.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으로 지리 정보의 수집 및 분석, 배포하는 전투 지원 기관이다.
위성 및 항공 사진으로 육군 지도를 지원하고 있으며 가장 진보하고 최신의 지리 정보를 가진 기관이다.
“NIMA의 지도라······. 그게 가능할 것 같은가?”
군사지도를 배포하는 정보기관이기에 민감한 말일 수 있었다.
“못 할 것도 없죠. 최신 지도가 아닌 2~3년 전 지도 정보면 될 것 같네요.”
“그걸 안 주면 물러서지 않겠단 생각이군!”
“그렇습니다.”
“나와 싸워야 한다고 해도 말인가?”
또 한 번의 협박에 나는 약간의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거절한다면 저 또한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아시겠지만, 저 또한 한 회사를 이끄는 회사의 오너입니다. 그런데 만약 잘못되면······.”
나는 뒷말을 약간 흐렸다.
조지 부시가 알아들을 만큼 얘기했기 때문이다.
“지금 결정할 수는 없네.”
“물론입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최신 지도 정보를 넘길 수는 없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 내용은 상의한 후에 알려 주기로 하지.”
“알겠습니다.”
이렇게 이번 일에 대한 처리 문제는 잠깐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하지. 민간 군사 기업 설립은 생각이 있는 건가?”
내부적으로 확인만 하는 단계인 민간 군사 기업에 관한 얘기를 꺼내는 조지 부시였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논의는 이뤄지고 있단 말이군.”
“그렇습니다.”
“그럼 부탁이 있네.”
청탁이라도 할 생각인지 자못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뭐죠?”
“아무리 전쟁이라고 하지만, 군대의 적체는 계속 이어지고 있네. 그러니 일부 전역 장성들을 흡수해 줬으면 하네.”
이건 또 무슨 말인지 조금 헷갈리고 있었다.
이걸 인사 청탁으로 봐야 하는 건지 아니면 전역한 장성들을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말고도 많은 방산 회사들이 전역 장성을 원할 텐데요.”
미국의 장성은 취업이 어렵지 않았다.
방산 기업의 로비스트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로비스트가 합법이었다. 장성들이 방산 기업에 취업하게 되면, 상사들이 과거 자신의 선임이었기에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뤄질 수 있었다.
그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였다.
미국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다.
“그것도 그렇지만, 그건 특정 직종에 한해서더군.”
적어도 중장(삼성장군) 이상 전역자에 대해서는 많은 방산 기업들이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장(삼성장군) 이상의 전역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일 년에 많아야 20~30명 내외였던 것이다.
별 하나 별 둘인 준장과 소장은 각각 459명과 321명으로 총 780명에 달하는 인원이 포진해 있다.
거기에 직종 또한 전투병이 아닌 국방부 근무자를 더 선호한다.
그렇기에 준장과 소장으로 전역하는 인물들의 재취업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연금이 잘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요.”
미군은 복무 연한에 따라 연금이 지급된다.
군 재직 시절에 받은 금액 중 20년 이상은 50%, 30년 이상은 75%가 지급되었다.
“연금만으로 생활할 수 없으니 문제 아닌가?”
퇴역 군인의 실업률은 미국에서도 골칫거리에 해당한다.
군대에만 있다 보니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삼성 이상 퇴역 군인의 경우에는 일자리가 있었지만, 특정 직종의 경우에는 일자리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솔직히 민간 군사 기업을 설립한다고 해도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할 생각입니다.”
“그건 자네가 알아서 할 일인 것 같군.”
[뭔가 바라는 것이 있는 것 같네요.]“원하는 것이 있으면 솔직히 말해 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루비가 한 말에 그냥 하는 제안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뭔가를 바라고 하는 말이었다.
괜히 후일 얼굴 붉히는 것보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더 나았다.
“젊은 사람이라 직설적이군.”
“·····. ”
“하하하, 내가 원하는 것은 정보 쪽 라인을 만들어 주는 거네.”
“???”
“중동 인근의 민간 정보 수집 회사가 필요하네. 특히 이라크와 이란 같은 곳 말이네.”
[이라크 전쟁을 대비하는 것 같아요.]나는 그제야 조지 부시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정보실을 가지고 있지만, 그거야 안전한 지역이었다.
지금 조지 부시가 원하는 곳은 앞으로 전쟁이 발발할 지역인 이라크였다.
그렇기에 가장 위험한 곳이다.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만약 이걸 받아들인다면, 연 단위 계약을 추진하도록 하지.”
고민하게 만드는 조지 부시의 말이었다.
미군이 직접 이라크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 CIA 같은 경우는 너무 밝혀진 정보기관이었다.
“저 또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하는 조지 부시의 말을 들어 보면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만큼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미국과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동까지 정보실을 확대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기회였다.
그것도 미국 정부와 미군의 지원까지 받아 가면서 말이다.
그러나 나는 혼자만의 몸이 아니기에 넙죽 받아먹을 수는 없었다.
정보실을 책임지고 있는 로버트와 황규태 실장들과 상의해야 할 일이다.
그렇기에 여기서 답변을 줄 수는 없었다.
“알았네. 우리 둘 다 회의할 시간이 필요하니 다음 주까지 답을 주는 것으로 하지.”
“알겠습니다.”
타의에 의해 민간 군사 기업에 대한 설립이 계속 논의되고 있었다.
***
백악관에서 나온 나는 바로 럼즈펠드를 만나게 된다.
“앉지.”
“·····. ”
나는 아무 말 없이 럼즈펠드가 권하는 자리에 털썩 앉았다.
무슨 말을 할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루비가 있기에 별걱정은 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일은 유감이더군!”
“무슨 말입니까?”
“내가 하는 말을 모른다면 여기 앉아 있을 이유가 없지. 아닌가?”
“꼭 제가 잘못한 것처럼 들리는군요.”
“뭔가 오해가 있던 것 같더군. 이 일은 토머스 킨 조사 위원장의 직권으로 한 것 같네.”
[거짓이에요.]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전법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녹음기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품에서 조그만 녹음기 하나를 꺼내 흔들었다.
그런 내 말에 럼즈펠드의 표정이 약간 딱딱하게 굳어졌다.
“·····.”
“여기에 뭐가 있을까요? 두 사람의 대화가 담겨 있죠. 이걸 누군가가 주더군요.”
누구인지 말은 안 했지만, CIA라는 것은 럼즈펠드도 알고 있을 것이다.
“·····.”
“이것을 언론사에 보내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뭘 원하나?”
내가 지금까지 한 말은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는 누군가를 지칭한 적이 없다.
그저 두 사람의 대화라고만 했을 뿐이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바로 앞에 있는 럼즈펠드와 토머스 킨 위원장의 대화 내용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말한 것이다.
실상 녹음기에는 별것이 들어 있지 않았다.
그저 예비용으로 들고 다니는 녹음기였다.
“원하는 걸 다 주실 수 있나요?”
“그게 원본이고 더는 녹음 파일이 없다면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주지.”
이제야 똥줄이 타고 있는 럼즈펠드였다.
그렇기에 나는 산뜻한 웃음을 지어 줬다.
더는 까불지 말라는 무언의 미소였다.
그러나 럼즈펠드의 다음 행동은 예상 밖이었다.
속임수를 들켜서는 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