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irman of Pharmaceutical Company is a Poison King RAW novel - chapter (220)
제약회사 회장님은 절대독마-220화(220/225)
< 새로운 시작(완) + 외전 추가 예정. >
미테란 차원.
특이한 세상이었다.
규모 면에선 지구나 강호보다 훨씬 컸다.
다양한 지성체 종족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무한에서 비욘드 가디언들을 만들어, 옛 중국 땅을 망하게 했던 이계의 용도 이곳 출신이란 걸 알게 됐다.
이름은 블랙 드래곤 파타갤라온.
현재 소통을 나눌 수 있는 것도 놈이 가졌던 드래곤 하트 때문이고.
태주와 대화 중인 라넬리아는 미테란 인간 종족의 신(神).
신이라기 보기엔 조금 모자란 것도 같고, 이를테면 대천사 같은 느낌?
진짜 신은 따로 있었다.
예를 들어 천지신명같은.
신들의 신, 만물을 주재하는 법칙이자 창조주인 주신(主神) 말이다.
인간계의 신, 라넬리아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퇴보하고 있는 인간 문명.
타 종족들은 날이 갈수록 번영하고,
가까운 미래에 인간은 멸망할지도 모른단다.
벌써 그런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세상의 문명을 이식해서라도 인간사회의 변화를 꾀하고 싶다는 것이 라엘리아의 의도.
[이대로라면 곧 다른 종족들에게 먹힐 거예요. 인간의 멸망은 이미 예정되어 있어요.]“직접 나서면 되잖아요. 다른 세상의 문명을 이식할 필요 없이.”
[제가 인간들에게 개입하면 다른 종족 신들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만신계 신들이 그렇게 사이좋은 건 아니랍니다.]“아, 그런가요?”
[오히려 원수 같은 놈들이죠. 종족이 번영하는 것만큼 각 신들의 힘도 강해지거든요. 종족 대전쟁이 벌어질지도 몰라요. 그런 이유로 주신께서도 신들의 직접 개입을 금지하셨어요.]“내가 하는 건 된다는 겁니까?”
[태주님은 인간이시니까요. ···아직은.]“음.”
이해는 한다.
안쓰럽기도 하다.
얼마나 속이 탔으면 다른 세상의 인간에게 부탁을 해왔을까?
솔직히 도와주고 싶긴 하지만···,
어떻게?
[태주님은 미테란 차원의 블랙 드래곤 파타갤리온의 하트를 가지셨잖아요. 그럼 미테란 대륙으로 차원 게이트를 열 수는 없는 건가요?]“글쎄요.”
게이트 여는 게 그리 쉬운 줄 아나?
가봤던 세상도 쉽지 않았는데,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세상에다 무작정 연다고?
[시간이 없어요. 제게 허락된 주신의 권능이 곧 사라질지도 몰라요.]생각해보니 가능성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현재 라넬리아와 소통하고 있지 않나?
이 소통도 어떤 의미에선 차원과 차원의 연결이다.
태주는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럼 제게 미테란 대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그래도 감은 잡아야 하니까.”
[알겠어요. 먼저 우리 미테란 대륙은 하나의 큰 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종족의 영역이 구분되어 있지만···,]이어지는 그녀의 설명.
미테란, 파타갤라온의 고향, 그리고 인간사회.
머릿속에 미테란 세상의 모습이 점점 떠오른다.
라넬리아의 묘사를 바탕으로 태주의 상상력이 더해진 세상.
‘열어보자.’
드래곤 하트의 힘이 쑥 빠져나갔다.
그리고,
지이잉!
열리는 게이트.
‘해치웠나?’
[아뇨. 열리지 않았어요.]“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열린 곳은 다른 세상의 인간계, 강호 무림.
“한 번 더 해볼게요. 라엘리아님도 조금 더 자세히 묘사를···,”
[알았어요. 열심히 해볼게요.]자꾸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까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떠오른다.
지이잉!
태주는 게이트를 열었다.
[아···,]또 실패.
이왕 한 김에 될 때까지 해보자.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이거 불가능하겠는데,’
괜히 힘만 빠졌다.
[안 돼요. 포기하지 마세요. 조금만 더 해봐요. 그럼 될지도···,]라엘니아가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순간!
뚝!
끊겨버린 목소리.
“···라넬리아님?”
아예 들리지 않았다.
“여보세요?”
그녀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허락된 시간이 다 끝난 모양.
‘흐음, 이대로 끝난 건가?’
사실 선계로 갈 수 있었던 것도 한 번에 되지 않았다.
수많은 절차와 과정들을 거쳤다.
독선과의 영혼 연결.
무한공간과 공유창고.
선도와 천도.
여의주와 드래곤 하트 등등.
이 중 하나라도 없었다면 절대 게이트를 열 수 없었을 터.
고작 의사소통만으로 가능했다고 여기는 게 이상할 정도.
‘뭐, 어쩔 수 없지.’
아쉽긴 하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태주에겐 없을까?
하지만 안 되는데 어떡해.
‘선계나 가봐야겠군.’
독선을 만나서 다른 세상의 신과 소통한 경험도 나누고.
※ ※ ※
그렇게 태주는 선계와 지구를 오고 갔다.
보름 정도가 지났을까.
지구에 있던 태주에게 신선들이 돌아갈 때가 되었다며 작별 인사한답시고 그를 만나러 왔다.
“잘 놀다 가오.”
“···네.”
깜짝 놀랐다.
몰라보게 달라진 신선들.
옷이며, 신발이며, 시계며, 죄다 명품만 걸치고 있었다.
대체 돈이 어디서 났길래.
광고를 찍지 않은 건 확실하고.
은행들도 털렸다는 소식이 없는데.
나중에 말해주겠지.
선계로 넘어가면 언제든 만날 수 있으니.
해맑 선녀와 하선고, 미호 선자도 충분히 만족한 표정.
들어보니 뉴서울 핫플레이스도 돌아다니고, 쇼핑도 마음껏 한 듯.
하선고는,
“태주 대협아. 이 명함들, 어디다 좀 버려주라.”
“뭔데요?”
“몰라, 꼭 연락하라던데, 귀찮잖아.”
헌팅 당했나?
어떤 놈들이 감히 신선을 꼬셔?
그런데 명함을 보니 다 연예 기획사.
“3장이나 받으셨네요. 매력이 있으셨나 보다.”
“헹! 매력은 개뿔, 내 나이가 몇인데.”
옆에 있던 미호 선자도.
“전 4장 받았어요. 제가 하선고님보다 더 인기가 있었나 봐요. 나이가 어려서 그런가?”
“지랄도 풍작이다. 요망한 여우 년아! 눈웃음 살살 치면서 먼저 어필한 주제에. 이러니 남자들 간이나 빼먹고 다니지.”
“어머? 제가 언제 그랬다고요? 가만히 있어도 본연의 매력이 나오는걸.”
“그래봐야 해맑이에겐 못 당해.”
하선고가 해맑이를 가리키자.
“제가 왜요오?”
“해맑아, 너도 명함 받았잖아.”
“맞아요오.”
“몇 장이니?”
“나도 몰라요오, 주머니에 넣었는데요오.”
“꺼내 봐.”
우수수수수수!
해맑 선녀의 주머니에서 떨어지는 수십 장의 명함들.
“···와!”
언뜻 봐도 15장 이상은 되어 보였다.
이 정도면 삼한 연예 기획사 명함은 다 받은 듯.
태주도 욕심이 생길 정도.
미호 선자와 해맑 선녀를 영입해서 엔터테이너 사업을 하면?
무조건 성공이지.
※ ※ ※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사하라 초원에서 균열이 생기는 일은 없었다.
생겨봤자 박살 내면 그만이지만.
태주는 파주로 가서 정연희를 만났다.
DMZ 마수 밀집지대는 거의 소탕됐고, 파주도 대도시의 면모를 갖추면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티제이 그룹 파주 공장 사장이자 치안과 경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정연희.
아버지의 복수도 마쳤겠다, 또한 파주가 완전하게 제자리를 잡았으니.
“연희씨, 이제 우리 티제이 그룹에 얽매이지 않아도 됩니다.”
“네? 무슨 말씀을···,”
“원래 백두 그룹분이시잖아요. 돌아가셔서 그룹을 승계하셔야죠.”
“으음.”
정연희는 마뜩잖은 표정.
“절 쫓아내시려고요?”
“하하하, 그런 뜻이 아닌 걸 잘 아시면서···,”
“아직 멀었어요. 백두 그룹으로 돌아가도 제자린 없어요.”
“네?”
“할아버지가 너무 정정하시거든요. 회춘하셨다고 해야 하나. 머리카락도 까매졌고 이빨까지 새로 나셨어요. 태주씨가 얼마 전에 선도 복숭아를 주신 덕분에···,”
이건 무슨 말이지?
“내가 선도를 드렸다고요?”
“···아닌가요? 본가에 가기만 하면 선도 향기가 넘치던데, 한두 개가 아니에요. 제가 하나 달라고 해도 절대 안 주더라고요.”
대체 선도를 어디서?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다.
어저께 황궁으로 갔을 때 폐하의 집무실에 풍겼던 익숙한 내음.
신선주 향기였다.
물어보니 전에 받았던 것을 지금까지 아껴 마시는 중이라고 했고.
하지만 분명히 봤다.
황제의 허리춤에 걸린 주선의 술호리병을.
그때는 비슷한 거구나 싶어서 그냥 넘겼는데.
‘팔았구나. 선도도, 신선주도.’
생각에 잠긴 태주의 눈치를 보며 말을 이어가는 정연희.
“저 여기서 잘리면 갈 데가 없어요.”
“연희씨 소유의 백두 호텔 있으시잖아요.”
“그거야 지금 하는 일에 비하면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라.”
“···.”
뭐, 틀린 말도 아니지.
파주 공장 단지만 해도 가히 세계적인 수준.
현재 토벌된 DMZ 지역에 새로운 공장과 대규모 농장도 들어설 예정.
“티제이 그룹에 뼈를 묻겠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일할게요.”
“저야 너무 좋죠.”
백서연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경영에 재능있는 그녀였다.
오히려 부탁하고 싶던 차였다.
‘나중에 보상이라도 해줘야지.’
연봉 인상은 물론, 백서연과 함께 선계 구경을 시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날 한번 잡자.
※ ※ ※
바다도 평온했다.
안전한 바닷길의 시대.
시범 삼아 흑암철을 덧대지 않은 선박을 출항시켜 봤는데, 예상대로 안전했다.
여의주의 힘을 받은 바다의 군대가 마수들의 공격을 방어하고 퇴치해버렸다.
그렇다면?
흑암철의 쓰임새를 변경할 때.
기찻길 선로를 깔면 된다.
새로운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그리고 곧 있으면 삼한의 영토가 될 옛 중국 땅을 연결하는 철로.
태주는 토벌 상황도 알아볼 겸 만리비검을 타고 중국 땅과 시베리아를 돌아봤다.
이왕 온 김에 아버지가 계시는 시베리아 개척부대에 들렀다.
직접 만나진 않았다.
대신 아버지가 근무하는 부대의 사령관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영지도 없는 월급쟁이 장군이지만 오히려 그게 편한가 보다.
진급도 예정되어 있다니 더 잘됐지.
그리고 옛 중국 땅.
삼한 제국군에 의해 마수 밀집지대가 속속 토벌되고 있었다.
결국 인간은 마수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반면 우려도 있었다.
마수들이 다 사라지면 대체 어디서 결정체를 수급할 것인가?
그동안 쌓아놓은 결정체가 있어 백 년도 끄떡없다지만,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 뻔한 일.
그래서 마수 밀집지대 토벌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
더 나아가 옛 중국 땅의 몇몇 마수 밀집지대를 결정체 양식장으로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일리가 있다.
결정체 고갈로 다시 화석 연료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
‘이제 선계로 가볼까?’
상위계 존재들이 모두 참석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예정.
지이잉!
선계로 가는 게이트가 열렸다.
게이트도 완전해졌다.
그냥 걸어서 들어가도 될 만큼 큰 크기였다.
그 때문인지 생겨난 변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공유창고의 반짝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연결이 끊긴 건가?
알만하다.
10차선 고속도로가 뻥 뚫렸는데···, 샛길 따위는 없어도 된다.
다만 반짝이지만 않을 뿐이지 공유창고 구역은 여전히 남았다.
이건 언제 사라지려나.
※ ※ ※
선계(仙界).
태주가 멀티플렉스로 가까이 다가오자마자 헐레벌떡 뛰어오는 신선들.
“태주 대협!”
“크, 큰일 났소.”
“글쎄 도, 독선, 독선이···.”
신선들의 주저앉아 땅을 탕탕 치면서 하소연했다.
독선 당군악이 선계 물건 불법 반출과 불법 거래를 빌미 삼아 모든 신선들에게 과징금 100억씩 때렸다는 것.
‘들켰구나.’
그럴 줄 알았다.
독선이라고 황제와 금수호, 정욱철과 친분이 없나?
물론 비밀로 약속했을 테지만 탄로 나는 건 시간문제였다.
“태주 대협이 중재해주시오. 내가 100억이 어디 있다고?”
“모바일 통신도 이용 정지 상태요. 바로 어제 너튜브 한 달 프리미엄 끊었는데.”
“앞으로 선계 쇼핑몰만 이용하겠다고 맹세할 테니···,”
그래서 태주는 당군악을 만났다.
그와도 달라진 점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도 빛의 사슬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찌지직거리다가 사라졌다.
간단한 스킨십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놔둬. 그치들은 정신 좀 차려야 해. 생면부지의, 인연도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선계 보패들을 팔아넘길 생각을 해? 제정신들이 아니야.”
“···그래도.”
“황제와 정욱철 회장이 경매 물품을 싹 쓸어갔기에 망정이지, 하나라도 다른 데 풀렸다면 어떡할 뻔했나.”
“한 번만 봐주시죠. 너무 제재만 가하는 것도 좋지 않은 방법이잖아요.”
당군악은 곰곰이 생각했다.
이참에 아주 혼쭐을 내주고 싶었지만.
“후우, 자네가 그렇게 이야기하니 할 수 없지. 알았네.”
그러자 저쪽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살았다!!!”
“만세! 태주 대협 만세!!!”
“역시 대인배야.”
“암! 같은 영혼이라도 격이 다르지.”
천리신통 술법으로 엿듣고 있었던 모양.
당군악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쨌든 왔으니 함께 행사장으로 가세.”
오늘은 천계 아파트 준공식이 열리는 날.
준공식이 끝나면 천인들부터 입주가 시작될 것이다.
현장에 가봤더니.
“와! 많이 변했군요.”
“그렇지? 거의 지구의 중소도시라고 해도 될 거야.”
높게 올라간 아파트 10동.
상제, 염라, 용왕, 태상노군, 서왕모···, 모두 모였다.
이 아파트 단지는 시작일 뿐.
두 번째, 세 번째 단지도 그 옆에서 공사 중.
하나는 천인 2차 아파트 단지.
다른 하나는 천계 신장과 병사들을 위한 천군 아파트.
발전소도 건설할 예정.
마나 결정체로 깨끗한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
“자, 가위 하나 들게. 테이프 커팅식 해야지.”
태주는 가위로 테이프를 잘랐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폭죽이 높이 올라갔다.
천계 밤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불꽃.
그리고 시작된 잔치.
간이 탁자에 음식들이 놓였다.
먹고 마시며 서로 웃고 떠들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또한 모두가 행복했다.
※ ※ ※
계속 시간이 흘렀다.
태주의 일상은 변함이 없었다.
너무나 평화스러워서 문제였다.
정연희와 백서연 덕택에 회사는 그냥 놔둬도 알아서 잘 돌아갔다.
가끔 시간을 내어 마수 밀집지대를 소탕하거나, 제정원과 함께 마인 색출에 나서는 것이 전부.
그것도 안 하는 날엔 일이삼백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오늘도 심심하던 참이었다.
그래서 태주는 오랜만에 설악산으로 왔다.
울산 바위가 훤히 보이는 장소에 텐트를 치고, 캠핑용 의자에 앉아 일이삼백이와 시간을 보냈다.
‘내가 습격을 당한 곳이 여기쯤이었지?’
여기 설악산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태주에겐 의미가 남다른 장소.
마나 거부증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새엄마의 사주를 받은 부대원들에게 공격당해 절벽으로 굴러떨어졌다.
동시에 연결된 다른 세상의 같은 영혼.
절벽은 기연을 부르는 장소였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혼자서 피식 웃다가, 아련한 표정을 짓다가.
짧은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을 이뤄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
어디선가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
타닥, 소리를 내며 피어오르는 모닥불.
어느덧 일이삼백이도 그르릉, 코를 골며 잠에 빠졌고.
그때였다.
태주는 몸이 붕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
이거 익숙한 느낌인데.
바로 영혼 연결의 조짐.
‘갑자기?’
당군악이야 게이트만 열면 만날 수 있는데 굳이 영혼 연결?
공유창고 반짝임도 중단됐지 않았나?
태주의 의식이 저 밤하늘 어디론가로 쭉 빨려 들어갔다.
동시에 다른 세상의 같은 영혼과 마주했다.
“아아아!”
그쪽에서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잔뜩 겁먹은 눈초리로.
금발에 파란 눈.
다소 허약해 보이는 앳된 청년.
눈과 눈이 마주쳤다.
이윽고 심령의 연결이 시작됐다.
경험과 기억, 지식이 서로 오고 갔다.
태주는 깨달았다.
지금 연결하는 다른 영혼은 당군악이 아니었다.
심지어,
‘미테란 차원이구나.’
그곳이었다.
미테란 차원에도 자신과 같은 영혼이 존재했다.
그리하여 라엘리아의 소망이 이루어졌다.
비록 그녀가 원했던 직접 교류는 아니었지만.
“하하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 태주.
강호 무림과 선계도 아닌.
전혀 다른 세상에서 또 하나의 같은 영혼과 마주했다.
새로운 시작이었다.
< 새로운 시작(완) + 외전 추가 예정. > 끝
ⓒ 꾸찌꾸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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