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eating Who Loved Me RAW novel - chapter 12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했다. 몇 분 뒤, 케이트는 브리저튼 경과 에드위나가 지평선을 따라 마치를 타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절대로 한 방에 같이 있게끔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그 두 사람이.
더더욱 끔찍한 것은 그녀가 버브룩 씨와 뉴튼과 달랑 남아 버렸다는 것이다.
그 둘 중 뉴튼이 더 나은 대화상대란 것을 깨닫는 데는 채 2분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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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필자는 캐서린 셰필드 양이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은 애완동물이 ‘이름 모를 잡종 개’라 불린 사실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본 필자는 이 지대하고도 통탄할 만한 실수에 진심으로 수치심을 느끼며 독자 여러분께 참으로 사과드리는 바이다. 이 칼럼 역사상 전무후무한 정정 보도에 귀 기울여 주시기를 바란다.
캐서린 셰필드 양의 개는 코기 견으로 이름은 뉴튼이다. 본 필자는 영국이 낳은 위대한 발명가이자 물리학자인 뉴튼 경의 이름이 다리도 짧고 뚱뚱한데다가 매너도 형편없는 개에게 붙여진 것에는 아쉬움을 표한다.
레이디 휘슨다운의 사교계 소식. 1814년 4월 27일
그날 저녁이 되자 에드위나가 비록 잠시 동안이기는 했지만 오늘의 시련을 무사히 넘기지 못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코는 빨갛게 되었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으며, 퉁퉁 부은 얼굴은 누가 보더라도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심한 감기에 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다리 밑에 뜨거운 물병을 끼고 요리사가 끓여준 감기에 좋다는 물약을 침대 옆 테이블에 올려놓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에드위나의 모습은 상당히 가여워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트는 에드위나와 꼭 이야기를 나눠야겠다고 결심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사람이 뭐라고 하던?”
케이트가 동생의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으며 물었다.
“누구?”
에드위나는 두려운 표정으로 물약의 냄새를 맡으며 대답했다.
“이것 좀 봐.”
그녀가 머그 잔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이상한 연기가 나고 있어?”
“자작님 말이다.”
케이트가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집으로 오는 동안 말을 한 사람이 그분밖에 더 있니? 그리고 그렇게 겁쟁이처럼 굴지 마 그냥 김일 뿐이야.”
“오.”
에드위나는 다시 한 번 냄새를 맡아보고는 얼굴을 찡그렸다.
“김 냄새는 아닌 것 같은데?”
“김이라니까.”
케이트는 이를 악물고 관절이 아프도록 세게 요를 움켜쥐고 말했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냐니까?”
“브리저튼 경?”
에드위나가 태평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뭐 지극히 평범한 얘기들이었어. 그 왜 있잖아. 그냥 예의바른 대화나 그런 것들 말이야.”
“잔뜩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예의바른 대화를 나눴단 말이니?”
케이트가 사뭇 의심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에드위나는 망설이며 약을 한 모금을 마신 뒤 캑캑거렸다.
“도대체 여기 뭐가 든 거야?”
케이트는 몸을 앞으로 숙여 냄새를 맡아보았다.
“감초 냄새가 약간 나는구나. 바닥에 깔린 건 건포도처럼 보이고.”
다시 한 번 냄새를 맡는데 빗방울이 유리창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지금 비가 오나?”
“모르겠어.”
에드위나가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아까 해가 졌을 때 구름이 잔뜩 끼여 있었잖아.”
그녀는 다시 한 번 의심스런 표정으로 머그 잔을 바라본 뒤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저걸 다 마시면 분명히 더 안 좋아질 거야.”
“또 다른 얘기는 없었어?”
케이트가 일어나서 창가로 걸어가며 캐물었다. 커튼을 옆으로 밀고 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벼운 보슬비. 금방 내리기 시작해서 인지 천둥이나 번개까지 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누구, 자작님 말야?”
동생의 어깨를 마구 흔들고 싶은 욕구를 꾹 참은 것만 봐도 케이트는 자신이 성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그래, 자작님 말이다.”
에드위나는 어깻짓을 했다. 별로 케이트만큼 대화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별 말씀 없으셨어. 괜찮으냐고 물으셨지. 서펜틴 호에 빠진 뒤니까 그런 질문을 하신 것도 당연하다고 보지만, 아 굳이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난 정말 비참했다고 추운 것도 추운 거지만 연못물이 그다지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었으니까.”
케이트는 헛기침을 하며 다시 침대 위에 앉았다. 묻는 것조차 창피스러웠지만 도저히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혈관을 마구 뛰어 노는 호기심을 억누르려 애쓰며 그녀가 물었다.
“혹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려고 드시진 않았니?”
에드위나는 충격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움찔 뒤로 물러섰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녀가 외쳤다.
“그분은 완벽한 신사야. 정말이지, 언니가 왜 그렇게 흥미를 나타내는지 모르겠어, 그리 재미난 대화도 아니었단 말이야. 난 내가 한 말의 반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케이트는 멍하니 동생을 바라보았다. 동생이 그 밉살스런 난봉꾼과 족히 10분이나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의 끔찍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의 머리 속에 영원히 들어와 박히지 않았던가
에드위나가 덧붙였다.
“그건 그렇고 버브룩 씨와의 시간은 어땠어? 돌아오기까지 거의 한시간이나 걸렸잖아.”
케이트는 눈에 띄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끔찍했어?”
“어떤 여자에겐 훌륭한 남편이 될 수도 있겠지. 단지 머리가 좀 비었을 뿐.”
케이트의 말에 에드위나가 킥킥거리는 소리를 냈다.
“아, 케이트 언니. 언니는 너무 심해.”
케이트는 한숨을 쉬었다.
“알아, 안다고. 너무 잔인한 소리를 했구나. 그 사람은 뼛속까지 친절한 사람인데 말이야 그저…….”
“그저 뼛속까지 똑똑하지는 못하다는 거겠지.”
케이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에드위나가 누군가를 판단하는 건 몹시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도 알아.”
에드위나가 수줍은 미소를 띠었다.
“친절하지 못한 사람은 바로 나지. 그런 말을 해선 안 되지만 정말 난 아까 그 사람과 마차를 타고 가다가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케이트는 걱정스레 몸을 폈다.
“위험하게 마차를 몰던?”
“아니, 전혀. 그 사람과의 대화 때문이었어.”
“지겨워서?”
에드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푸른 눈동자에는 당혹감이 어렴풋이 배어 있었다.
“대화를 쫓아가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더군. 도대체 그 사람 머리 속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신기할 지경이었어.”
그녀는 밭은기침을 한 뒤 덧붙였다.
“하지만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자니 머리가 다 아팠어.”
“네가 원하던 완벽한 학자풍의 남편은 아니었던 모양이로구나?”
케이트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에드위나는 다시금 기침을 했다.
“불행히도 그렇지 않은 모양이야.”
“그 물약을 좀더 마셔 보는 게 어떠니?”
탁자 위에 덩그러니 올라앉아 있는 잔을 가리키며 케이트가 말했다.
“요리사 말로는 감기가 확 달아날 거라더라.”
에드위나는 격렬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마시면 죽을 것 같아.”
케이트는 잠시 기다렸다가 물었다.
“자작님이 혹시 나에 대해 무슨 말씀은 안 하시던?”
“음, 글쎄, 아니. 언니 얘기는 안 하시던데.”
케이트는 갑자기 기분이 상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뉴튼에 대해서는 한소리 하셨어.”
케이트는 실망에 입술이 벌어졌다. 개보다 못한 존재라는 사실을 듣고 어찌 기뻐할 수 있겠는가
“뉴튼이 정말 완벽한 애완견이며 난 전혀 그분께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꼭 설명드리려 했지만 오히려 나 대신 화를 내시더라고. 꽤 매력적이시던데.”
“참으로 매력적이었겠다.”
케이트가 중얼거렸다.
에드위나는 손수건을 집어들고 코를 풀었다.
“그런데 말이야. 언니, 자작님에게 꽤 흥미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네.”
“오후 내내 자작과 억지로 대화를 나눠야 했으니까.”
케이트는 마치 그 말이 모든 것을 설명하기라도 하듯 그렇게 대답했다.
“잘됐네. 그렇다면 그분이 얼마나 정중하고 매력적이실 수 있는지도 볼 수 있었겠구나. 자작님은 아주 부유하시기도 하대.”
에드위나는 큰 소리로 코를 훌쩍인 뒤 열심히 손을 더듬어 새 손수건을 찾기 시작했다.
“남편감을 고르는 데 재정상태만 보는 것도 별로 좋은 생각인 것 같지는 않지만 현재 우리에겐 돈이 없으니까 그 점도 간과할 수는 없잖아. 언니 생각은 어때?”
“글쎄…….”
케이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에드위나의 말이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브리저튼 경을 인정하는 듯한 말을 해서 에드위나를 착각하게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에드위나는 손수건을 얼굴에 가져다 대고 전혀 여성스럽지 못한 소리를 내며 코를 풀었다.
“우리 목록에 자작님을 올려놓기는 해야 할 것 같아.”
그녀가 말 중간 중간에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
“우리 목록이라.”
케이트가 중얼거렸다. 마치 목이 졸린 것 같은 목소리였다.
“응, 가능성 있는 배우자감으로 자작님과 난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하지만 넌 학자를 원했잖니!”
“그랬지. 아니, 지금도 그래. 하지만 언니도 지적했다시피, 진정한 학자를 찾을 가능성은 몹시 희박하잖아. 브리저튼 경도 상당히 지적이신 것 같더라. 혹시 독서하시길 좋아하시는지 알아 봐야겠어.”
“그 촌뜨기가 글을 읽을 수 있을지나 모르지?”
케이트가 내뱉었다.
“케이트 셰필드!”
에드위나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방금 내가 들었다고 생각한 말, 정말 그거 맞아?
“아니.”
케이트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물론 자작은 글을 읽고 쓸 줄 안다.
하지만 그는 어느 모로 보나 끔찍한 사람이다.
“그렇게 말했잖아.”
에드위나가 놀렸다.
“언니는 정말 최악이야.”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날 웃게 만들지.”
낮게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가 멀리서 메아리치듯 들렸다. 케이트는 억지로 웃음을 띤 채 움찔거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천둥과 번개가 멀리서 칠 때면 대부분 괜찮다. 하지만 동시에 천둥과 번개가 칠 때, 그 두 가지가 머리 위로 떨어질 것 같을 때면 마치 피부를 뚫고 터져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에드위나.”
동생과 꼭 이 대화를 나눠야 할 필요가 있을 뿐더러, 다가오는 폭풍우를 잊기 위해서라도 뭔가 말해야 했다.
“네 머리 속에서 자작님을 지워야만 해. 널 행복하게 만들어 줄 만한 남자가 전혀 아니거든. 그 사람이 가장 끔찍한 난봉꾼인데다 네가 보는 앞에서 열댓 명의 정부들과 시시덕거릴 거란 점을 제외하고서라도.”
에드위나가 얼굴을 찌푸리자 케이트는 얼른 말을 자르고 이 점을 강조하기로 결심했다.
“그 사람은 반드시 그러고도 남을 거야!”
케이트가 사뭇 연극조로 말했다.
“휘슬다운도 못 봤니? 아니면 다른 젊은 레이디들의 어머니들이 하는 말도 못 들었니? 몇 년 동안이나 사교계에 몸담았던 사람들이야말로 뭐가 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법이야. 모두들 그 사람이 끔찍한 난봉꾼이라고 말하잖니. 그의 유일한 장점은 가족에 대한 헌신뿐이란다.”
“아,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아주 유리한 것 아냐?”
에드위나가 지적했다.
“아내도 가족이잖아, 안 그래?”
케이트는 하마터면 신음을 할 뻔했다.
“아내란 피를 나눈 혈육과는 다른 거야. 자기 어머니 앞에서는 욕 한마디 못하면서 매일같이 아내의 기분을 짓밟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그런데 언니는 어떻게 그런 걸 다 알지?”
에드위나가 물었다.
케이트는 입을 딱 벌렸다. 여태껏 에드위나가 중요한 문제에 관한 자신의 의견에 토를 단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더더욱 불운하게도 그 짧은 시간 케이트가 생각해낼 수 있었던 대답은, “난 그냥 알고 있단다”뿐이었다.
심지어 자신이라도 그런 대답에는 수긍하지 못했을 것이다.
“에드위나.”
케이트는 달래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화의 주제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만 했다.
“그런 건 다 좋다고 치더라도 네가 자작님을 자세히 알게 되면 넌 아마 그분을 좋아하지 않게 될 거란다.”
“날 집까지 데려다 주실 때 보니 좋은 분이신 것 같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