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eating Who Loved Me RAW novel - chapter 9
케이트는 그의 비아냥거림을 무시했다. 그녀가 설명했다.
“뉴튼은 메리를 우러러봐요. 하지만 메리는 누튼을 좋아하지 않죠.”
메리가 끼여들었다.
“난 말이다, 뉴튼이 날 조금만 덜 좋아하면 뉴튼을 훨씬 더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단다.”
“불쌍한 뉴튼은 메리를 도전상대쯤으로 여기는 거지요. 그래서 메리를…….”
케이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깻짓을 했다.
“보면 볼수록 더 좋아하게 되는 거예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뉴튼은 메리를 발견하고 발치로 달려갔다.
“케이트!”
메리가 외쳤다.
케이트는 뉴튼이 막 뒷다리로 일어서서 앞발을 메리의 무릎에 올려놓으려는 순간 의붓어머니 곁으로 달려갔다.
“뉴튼 앉아!”
그녀가 꾸짖었다.
“나빠, 나빠.”
개는 엉거주춤 앉으며 껑껑거렸다. 메리는 지극히 진지하기 이를 데 없는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
“케이트,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라. 지금 당장.”
“안 그래도 자작님이 오시기 전에 그러려던 참이었어요.”
케이트가 방 저편의 남자를 손짓하며 대답했다. 정말이지 마음만 먹는다면 온갖 핑계를 다 가져다 댈 수 있을 터였다.
“오!”
메리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자작님. 인사도 드리지 않았군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가 매끄럽게 말했다.
“이 방으로 들어오신 뒤 경황을 차리실 여유도 없지 않았습니까.”
“네.”
메리가 투덜거렸다.
“저 괴물 같은 개 때문에……어머, 이게 무슨 매너람. 홍차를 드릴까요? 뭐라도 드시겠어요? 저희를 찾아 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려요.”
“사양하겠습니다. 에드위나 양께서 도착하시기까지 큰따님과 활기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답니다.”
“아, 네.”
메리가 대답했다.
“에드위나는 버브룩 씨와 산책을 나갔지요, 아마 그렇지, 케이트?”
케이트는 딱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활기찬’ 이란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메리가 물었다.
“버브룩 씨를 아시는지요, 브리저튼 경?”
“아, 네.”
아까와는 달리 버브룩을 헐뜯지 않아 케이트는 상당히 놀랐다.
“압니다.”
“에드위나를 그분과 마차 산책을 내보낸 것이 잘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마차란 것이, 원래 직접 운전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텐데.”
“버브룩 씨도 말은 능숙하게 다루실 수 있을 겝니다.”
앤소니가 대답했다.
“다행이로군요.”
메리가 마음을 놓은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훨씬 편해지는군요.”
뉴튼이 스타카토로 딱딱 끊어 짖었다.
“목줄을 찾아 산책을 시키러 가야겠어요.”
케이트가 얼른 말했다. 상쾌한 공기를 씌고 싶었다. 마침내 끔찍한 자작에게서 달아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실례하겠습니다…….”
“기다려라, 케이트!”
메리가 불렀다.
“브리저튼 자작님과 나만 남겨둘 순 없잖니. 난 틀림없이 자작님을 눈물이 나올 만큼 지겹게 만들고 말 게다.”
케이트는 천천히 돌아섰다. 메리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두려웠다.
“절대로 저를 지겹게 만드실 순 없으실 겝니다, 셰필드 부인.”
자작이 말했다. 정말 사근사근하기도 하지, 난봉꾼 같으니.
“오, 하지만 분명 그렇게 될걸요. 자작님께선 한 번도 저와 억지로 한시간 동안이나 대화를 나눠야 했던 적이 없으시잖아요. 아마 에드위나가 돌아오려면 적어도 한 시간은 기다리셔야 할 텐데.”
케이트는 의붓어머니를 노려보았다. 입이 절로 벌어졌다. 도대체 무슨 짓을 꾸미고 계신 거람?
“케이트와 함께 뉴톤을 산책시키고 오시지 그러세요?”
메리가 제안했다.
“어머, 제가 어찌 감히 브리저튼 경께 그토록 하찮은 일을 함께 하자고 여쭙겠어요?”
케이트가 얼른 말했다.
“그건 지나친 실례예요. 자작님께선 소중한 손님이신데.”
“말도 안 되는 소라.”
자작이 뭐라 입을 벙긋 하기도 전에 메리가 대답했다.
“자작님께선 그런 일을 하찮다고 생각하시지 않을 거야. 그렇지요, 자작님?”
“절대 아니지요.”
그가 중얼거렸다. 지극히 진지한 표정을 짓고는 있었지만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것 보렴. 이제 되었지 않니.”
메리가 아주 뿌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혹시 또 아니? 산책을 하다가 에드위나와 만나게 될지. 그러면 참 편리할 텐데.”
“그렇겠지요.”
케이트가 낮게 말했다. 자작을 어딘가에 떼어버리고 싶은 미음은 굴뚝 같았지만 그의 손아귀에 에드위나의 손을 쥐어 주는 일만큼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 동생은 아직 어리기에 순진하다. 그에게 쉽사리 넘어갈지도 모른다. 그의 미소와 달콤한 속삭임에 흔들릴지도 모른다.
케이트조차 브리저튼 자작이 온몸으로 매력을 뿜어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지어 그 남자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의심할 줄 모르는 에드위나라면 완전히 압도당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작에게 몸을 돌렸다.
“굳이 뉴튼을 산책시키는 데 따라나서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기꺼이 함께 가겠소.”
그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케이트는 왠지 그가 따라나서는 이유가 단지 자신을 약올리기 위해서인 듯한 인상을 받았다.
“게다가.”
그가 말을 이었다.
“레이디의 어머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에드위나와 마주칠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소? 그리 되면 참으로 즐거운 우연이 될 거요.”
“즐겁겠지요.”
케이트가 맥없이 말했다.
“더없이 즐겁겠지요.”
“멋져!”
메리가 기쁜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뉴튼의 목줄이 복도 탁자 위에 있더구나. 아, 아예 내가 가져다 줄게.”
앤소니는 메리가 응접실을 나가는 걸 기다렸다가 말했다.
“상당히 고수이시군.”
“누가 아니래요.”
케이트가 중얼거렸다.
“혹시나 말이오.”
그가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
“당신 어머님이 연결시켜 주고 싶어하시는 게 둘 중 누군지 알고 있소? 에드위나요, 당신이오?”
“저요?”
케이트가 끽끽댔다.
“설마 농담이시겠지요.”
앤소니는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메리가 금세 나간 복도를 바라보며 턱을 문질렀다.
“난 잘 모르겠는걸.”
그가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메리의 발걸음 소리가 다가오는 것을 듣고 얼른 입을 닫았다.
“자, 여기 있다.”
메리가 목줄을 케이트에게 내밀며 말했다. 뉴튼은 기쁜 듯이 컹컹 짖으며 메리에게 금방이라도 뛰어들 것 같은 자세로 몸을 웅크렸다. 아마도 메리에게는 불유쾌하기 그지없을 자신의 애정을 내보이려는 것이겠지. 하지만 케이트가 그 전에 미리 뉴튼의 목걸이를 꾹 잡았다.
“여기.”
메리는 얼른 목줄을 앤소니에게 내밀었다.
“자작님께서 케이트에게 전해 주시지요? 저는 별로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아서요.”
뉴튼은 마구 짖으며 점점 뒤로 물러서는 메리를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네.”
앤소니가 강한 어조로 개에게 말했다.
“조용히 하고 앉아.”
놀랍게도 뉴튼은 명령대로 뚱뚱한 엉덩이를 우스울 만큼 잽싸게 카펫 위에 붙였다.
“그래.”
앤소니가 만족스런 음성으로 말했다. 그는 목줄을 케이트에게 내밀었다.
“레이디께서 하시겠소, 아니면 이 몸이 할까요?”
“아, 하세요.“
그녀가 대답했다.
“개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그게 말입니다.”
그가 메리에게 들리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개라는 게 따지고 보면 여자들과 별로 다를 게 없더군요. 개나 여자나, 내 말 한 마디에 넋을 잃더란 말이오.”
케이트는 뉴튼의 목걸이에 줄을 붙들어 매려고 무릎을 꿇은 그의 손을 꾹 밟았다.
“어머나.”
그녀가 전혀 심각하지 않은 투로 말했다.
“죄송해요.”
“레이디의 세심한 배려가 내게서 남자다움을 빼앗아 가는군요.”
그가 일어서며 말했다.
“눈물이 나올 지경이오.”
메리는 케이트와 앤소니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무슨 말을 나누고 있는지 들리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호기심이 생긴 듯했다.
“뭐 잘못된 것이라도?”
그녀가 물었다.
“전혀 아닙니다.”
앤소니가 대답하는 순간 케이트 역시 “아뇨”라고 말했다.
“잘되었군요.”
메리가 얼른 말했다.
“그러면 두 사람을 문가까지 배웅해 드리지요.”
하지만 뉴튼이 열렬히 짖어대자 그녀가 덧붙였다.
“아니, 그러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군요. 정말이지 저 개 근처 10미터 안에도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요. 여기서 손을 흔들어 드릴게요.”
“정말이지 메리가 없으면 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거예요.”
케이트가 메리 곁을 지나가며 말했다. 메리가 씨익 웃었다.
“그럴 게다, 케이트 그러니까 네겐 내가 있어야 해.”
그 말에 케이트는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브리저튼 경이 했던 말이 전혀 틀린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메리는 에드위나뿐 아니라 그녀 역시 결혼시킬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끔찍한 상상이다.
복도에 서 있는 메리를 보며, 케이트와 앤소니는 현관문을 나서 밀너가에서 서쪽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골목길을 따라 브롬프튼 로까지 간답니다.”
케이트가 설명했다. 아마 그는 이 부근에 별로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 길을 따라 하이드 파크로 가지요. 하지만 자작님께서 원하신다면 쭉 슬로안 가를 따라가도 됩니다.”
“좋으실 대로 레이디가 가고 싶으신 대로 갑시다.”
그가 말했다.
“그러시지요.”
케이트가 대답했다. 그리고는 밀너 가를 따라 레녹스 가든으로 향했다.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부지런히 발걸음만 옮기면 그도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을 못 느낄지 모른다. 원래 뉴튼과 산책하는 시간은 혼자 조용히 사색을 하는 시간이었다. 자작까지 데리고 걸어야 한다는 것이 영 내키질 않았다.
처음 몇 분 동안은 계획대로 진행되는 듯했다. 한스 크레센트와 브롬프튼 로가 만나는 모퉁이까지 두 사람은 묵묵히 걷기만 했다. 그런데 앤소니가 갑자기 말했다.
“내 동생이 지난 밤 우리 두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