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glomerate family became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290)
재벌가 빌런이 되었다-290화 (에필로그)(290/290)
290화 에필로그
1998년.
경기도 수원시 삼정 전자 본사.
“이번 NX-900 모델도 대운 전자와 함께 가는 겁니까?”
신진수 사장은 이장혁 전무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했다.
“안 될 이유라도 있나?”
“그게……. 대운 전자 쪽보다 조건이 좋은 회사가 있어서 말입니다.”
“조건이 좋다고?”
“액정의 품질은 비슷하고 가격은 더 낮습니다.”
신진수 사장이 짧게 한숨을 내쉬며 오른손을 들었다.
“그럼 그냥 대운 전자와 하게.”
“사장님, 휴대 전화의 원가를 낮추는 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진수 사장이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자네는 우리와 대운 전자의 관계를 모르는 건가?”
“두 회사가 밀접한 협력 관계라는 건 알고 있지만, 때로는 변화를 주는 것도…….”
신진수 사장이 목에 힘을 주며 이장혁 전무의 말을 잘랐다.
“자네는 원가 절감 때문에 내가 회장님 눈 밖에 나도 괜찮다고 말하는 건가?”
이장혁 전무는 새로운 모델의 성공만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신진수 사장은 달랐다. 그는 그룹 전체의 밸런스와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 회장님께서 직접 선택하셨다는 말입니까?”
“자네 말이야. 회장님이 빅토리아 코퍼레이션의 정현우 회장과 각별한 사이라는 걸 몰라서 물어보는 건가?”
“가까운 사이라는 건 알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고…….”
탕!
신진수 사장이 책상을 강하게 때렸다.
“바보 같은 소리!”
정현우는 빅토리아 코퍼레이션의 오너이자 대운 전자의 오너였다.
삼정 전자가 대운 전자와 거리를 둔다면, 정현우는 그것이 신영진 회장의 뜻이라 받아들일 터였다.
‘그리고 그 책임은 다 내가 떠안게 되겠지.’
신제품의 원가를 낮추고자 하는 한 임원의 욕심 때문에 삼정 그룹의 후계 구도가 흔들리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었다.
“이 전무.”
“예, 사장님.”
“시야를 좀 넓게 가져가게. 시야가 좁으면 임원 생활을 오래 할 수 없어.”
이장혁 전무는 깊이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그가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신진수 사장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번 일, 대운 전자에선 모르게 처리하게.”
삼정 전자에서 다른 거래처를 고려했다는 사실을 대운 전자가 모르게 하라는 이야기였다.
“알겠습니다.”
신진수 사장은 그가 나간 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IMF 때 정 회장에게 도움받은 일을 다 잊은 모양이야.”
띠리릭. 띠리릭.
때마침 전화벨이 울리자 신진수 사장은 손을 뻗어 수화기를 들었다.
“신진수입니다.”
“신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신진수 사장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였다.
“최 사장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시다니, 무슨 일이십니까?”
그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대운 전자 사장 최경민이었다.
“회장님께서 식사를 함께하자고 하시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대운 그룹 회장의 초대.
“정 회장님의 초대라면 언제든 환영이죠.”
최경민이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정민영 회장님이 아니라 정현우 회장님입니다.”
빅토리아 코퍼레이션 CEO 정현우의 초대.
신진수 사장은 자세를 고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정 회장님이 입국하셨습니까?”
“내일 입국하십니다.”
“정 회장님이라면 언제라도 가능합니다.”
신진수 사장은 전화를 끊은 뒤 비서실에 연락해 만남 당일의 모든 스케줄을 취소했다.
* * *
서울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정현우는 호텔 테라스에서 삼정 전자 신진수 사장과 마주 앉았다.
호텔 테라스의 다른 테이블은 정현우가 모두 사들였기에 이곳에는 그들 둘만이 앉아 있었다.
“경치가 참 좋습니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는 우뚝 솟은 서울의 고층 빌딩들이 한눈에 보였다.
“그래도 뉴욕의 야경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서울의 빌딩 숲은 세계적인 대도시들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이곳에서 처음 만났지요.”
신진수 사장은 정현우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자 했다.
‘세계 1위 부호를 10년 동안 지킨 사람이 왜 날 만나고자 한 걸까?’
그는 앞서 이장혁 전무 일이 마음에 걸렸다.
“사모님을 이곳에서 처음 만나신 것입니까?”
정현우가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럴 리가요? 그 사람과는 보스턴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의 아내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중 한 명인 세라 정이었다.
“아, 그러셨군요. 그러면 이곳에서 처음 만나신 분은…….”
그는 그렇다면 첫 번째 여자 친구를 이곳에서 만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신병철 회장님이었습니다.”
삼정 그룹 창업자 신병철 회장.
신진수 사장은 정현우의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였다.
“신 회장님을 이곳에서 만나셨군요.”
정현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이후로 쭉 삼정 그룹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신진수 사장은 찔리는 것이 있었기에 먼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근래에 저희 회사 안에 돌고 있는 이야기는 젊은 친구들의 패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정 회장님께서 염려하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현우가 고개를 살짝 말끝을 높였다.
“그렇습니까?”
“젊은 친구들은 회사의 역사를 잘 기억하지 못하니까요.”
“신 사장님은 다르다는 이야기군요.”
“물론입니다.”
정현우가 신진수 사장을 부른 것은 이번 일을 경고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삼정 전자 앞에 거대한 기회가 놓여 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신진수 사장이 멈칫하며 되물었다.
“거대한 기회, 말씀이십니까?”
정현우가 시선을 빌딩 숲으로 돌리며 대답했다.
“소니나 닌텐도는 콘솔 게임기를 미래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신진수 사장은 그의 말을 듣고는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빅토리아 코퍼레이션은 소니와 닌텐도 양쪽 모두와 협업하고 있는 게임 업계의 최강자가 아닌가?’
게임 업계 최강자가 게임이 미래가 아니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콘솔이 아니라 PC 게임에 미래가 있는 겁니까?”
정현우는 그의 물음에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게임이 아니라 여기에 미래가 있습니다.”
그가 손으로 가리킨 것은 모토로라에서 출시한 최신형 폴더폰이었다.
“휴대 전화에 미래가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정현우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대운 전자와 빅토리아 코퍼레이션은 삼정 전자가 최고의 휴대 전화를 만들 수 있도록 서포트할 것입니다. 그러니 삼정 전자도 휴대 전화에 사운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진수 사장이 살짝 주먹을 쥐며 말을 받았다.
“회장님, 저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삼정 전자의 최근 불량률과 마감을 생각하면, 그것이 최선이라 할 수 없습니다. 더 신경을 써 주셔야 합니다.”
신진수 사장은 정현우의 지적에 마른침을 삼켰다.
‘우리 회사의 문제를 꿰뚫고 있다니…….’
그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정 회장님의 충고 명심하겠습니다.”
정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최경민 대운 전자 사장이 테라스로 나와 그를 전송했다.
대한민국에서 정현우의 영향력은 그 어떤 이도 넘볼 수 없었다.
혹자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정현우라 말하기도 했다.
신진수 사장은 정현우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한데 찰리 정은 왜 아직도 국적을 바꾸지 않는 건지 모르겠군.’
정현우는 세계 1위 기업인 빅토리아 코퍼레이션의 CEO였지만, 국적은 여전히 대한민국이었다.
미국 사람들은 이를 의식하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경제인 중에는 이를 이상하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 * *
카리브해.
길이 130m가 넘는 호화로운 요트의 소유자는 월스트리트의 전설 중 한 명인 존 피어였다.
하지만 이 호화 요트를 타고 있는 이는 존 피어나 그의 가족이 아니었다.
“햇살이 너무 뜨겁네.”
손부채와 함께 밖으로 나온 금발의 미녀.
검은 머리카락의 청년이 그녀에게 물었다.
“세라, 아이들은?”
“물놀이로 지친 것 같아. 다 자고 있어.”
푸른 수영복에 하얀 가디건을 걸친 미녀는 세라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 앉아 있는 검은 머리카락의 청년은 세계 1위 부호를 10년 동안 놓치지 않고 있는 정현우였다.
두 사람은 7년 전 결혼해 두 아이를 두고 있었다.
“찰리, 오늘은 로버트가 온다고 했지?”
“응, 12시쯤에 온다고 했으니까. 곧 오겠네.”
“곧 온다고?”
“시간이 되었으니까…….”
두두두.
때마침 요란한 소음과 함께 헬리콥터가 등장했다.
세라는 헬리콥터를 보고는 미간을 좁혔다.
“애써 아이들을 재워 놨는데…….”
그녀는 로버트의 헬리콥터를 보고는 잔뜩 미간을 좁혔다.
이윽고 요트의 헬리포트에 헬리콥터가 착륙했다.
“세라! 찰리! 왜 얼굴이 그럽니까?”
로버트의 물음에 정현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헬리콥터 소리에 아이들이 깰지도 몰라서 그렇죠.”
로버트가 머리를 긁적이며 그의 말을 받았다.
“제가 또 실수했군요.”
세라가 볼멘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로버트는 늘 디테일이 부족해요.”
로버트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이 요트는 언제 산 겁니까? 처음 보는 배인데 말입니다.”
정현우가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
“산 게 아니라 빌렸습니다.”
“예? 빌렸다고요?”
로버트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아니, 돈을 너무 아끼는 것 아닙니까?”
정현우의 재력이라면 호화 요트를 수십 척 사도 부족함이 없었다.
“1년에 한 번 탈까 말까 하는데 수천만 달러짜리 요트를 살 필요가 있을까요?”
“흠, 그렇게 되는 겁니까?”
“뭐든 효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로버트는 그의 말을 듣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찰리는 못 당하겠습니다.”
정현우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이렇게 급하게 온 겁니까?”
“빌의 전언이 있습니다.”
빌 게이츠.
그는 정현우 탓에 6년 동안 세계 2위 부호에 머무르고 있었다.
“빌의 전언이라. 무섭군요.”
로버트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빌이 새로운 콘솔 게임기를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정현우는 빌 게이츠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엑스박스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건가?’
그는 놀란 눈을 연기하며 물었다.
“빌이 콘솔 게임기를 만든다고요?”
“이번에는 진지한 것 같습니다.”
정현우가 시선을 세라에게 돌리며 물었다.
“세라는 어떻게 생각해?”
세라가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쉽지 않을 거야.”
“닌텐도와 소니의 아성을 넘기 힘들다?”
“자칫 잘못하면 세가에도 미치지 못할지 몰라.”
세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콘솔 게임의 2인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돕지 말자?”
“그건 아니지.”
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랜 인연이 있었기에 그들을 돕고자 했다.
정현우는 시선을 다시 로버트에게 돌렸다.
“로버트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로버트가 그의 물음에 답했다.
“빌이 나선다면 이야기가 다를 겁니다. 전 그들과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현우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은 나도 찬성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 협력해야 할지는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998년 현재 빅토리아 코퍼레이션은 액티비전을 비롯한 십여 개의 대형 게임 스튜디오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들이 제작하는 게임은 게임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었다.
“독점 타이틀을 적극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현우가 살짝 말끝을 높였다.
“게임 사업부의 의견입니까?”
“제 의견입니다.”
“존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존 리버는 로버트와 함께 빅토리아 코퍼레이션 게임 사업부를 이끌고 있었다.
“존은 대찬성입니다.”
정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윈도우 기반의 개발 툴이 마음에 든 모양이군요.”
그의 한마디에 로버트가 멈칫했다.
“빌의 새로운 콘솔 게임기가 윈도우 기반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정현우는 그의 물음에 어깨를 추켜세웠다.
“빌이 만드는 게임기라면 당연히 윈도우 기반 아닙니까?”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98을 출시해 컴퓨터 운영체제를 정복했다.
빅토리아 코퍼레이션도 이에 발맞춰 윈도우98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을 대거 선보인 바 있었다.
“찰리는 다 꿰뚫어 보는군요.”
정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건 오해입니다. 그냥 추론한 것뿐이에요. 두 사람의 뜻이 일치했다면 그대로 진행하세요. 다만, 이번 일로 소니나 닌텐도와의 관계가 나빠지면 안 됩니다.”
그는 엑스박스가 절반의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북미 시장에서는 선전하겠지만, 그 이외의 시장에서는 소니를 넘지 못했지.’
엑스박스의 초창기 타이틀은 슈팅과 액션에 치중되어 있었기에 그 외의 타이틀을 원하는 지역에서는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로버트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찰리, 독점 타이틀 3개면 어떻겠습니까?”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한 독점 타이틀을 준비하고자 했다.
정현우가 살짝 목소리를 낮췄다.
“로버트, 세 작품 모두 대작이면 곤란합니다.”
그는 앞서 말한 것처럼 소니와 닌텐도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짜군요.”
“말하지 않았습니까? 소니와 닌텐도도 생각해야 한다고.”
로버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받았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대작 타이틀 하나에 케주얼 게임 셋으로 가겠습니다.”
엑스박스 오픈에 맞춰 다섯 개의 타이틀을 지원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엑스박스가 새로운 콘솔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적은 지원은 아니었다.
“로버트.”
“찰리?”
“실패하면 책임지세요.”
순간 로버트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그, 그건…….”
세라가 그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농담이잖아요. 로버트는 아직도 찰리를 몰라요?”
정현우가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빌이 직접 뛰니까 실패하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콘솔에 들어가는 대작 게임의 장르는 슈팅으로 합시다.”
로버트는 그의 주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주력 장르는 슈팅으로…….”
그는 정현우가 말한 것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로버트, 이참에 PDA를 하나 구입하시죠.”
로버트가 펜을 멈추며 말끝을 높였다.
“PDA는 조금 이르지 않습니까?”
게다가 지금 PDA는 불편하기까지 했다.
“미래는 데스크톱 컴퓨터나 콘솔이 아닌 PDA나 휴대 전화 같은 기기가 결정할 겁니다. 미리 익숙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로버트는 그의 말에 반신반의했다.
“찰리, 정말 그렇게 될까요?”
“기술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10년 안에는 그러한 세상이 올 겁니다.”
정현우는 애플의 아이폰이 언제 나오는지 알고 있었다.
‘지금의 기술 발전 속도라면 더 빨리 등장할 수도 있다.’
그는 애플보다 빨리 스마트폰을 제작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할 생각은 없었다.
‘역사를 너무 비트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
그가 세계 1위의 부호로 있는 것 자체가 역사를 비튼 것이었다.
늘 그 이상은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그럼 돌아가 보겠습니다.”
로버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현우가 두 손을 펼치며 말했다.
“로버트, 식사라도 하고 가시죠. 인터컨티넨탈 호텔 출신 쉐프가 주방장으로 있습니다.”
“그게…… 바로 답을 줘야 하는 일이라서 말입니다.”
로버트가 헬리콥터를 타고 왔다는 것 자체가 급한 일이라는 뜻이었다.
“아쉽군요.”
“저도 카리브의 푸른 바다와 고급 요리를 즐기고 싶었습니다.”
10분 뒤.
로버트가 탄 헬리콥터가 이륙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세라가 급히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찰리, 아이들이 깼어!”
정현우는 그녀의 뒤를 따르며 미소를 지었다.
‘언제쯤에야 휴가를 조용히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군.’
(에필로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