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01
◈ 101화. 세계 대항전의 구울 (4)
“모질이 능력 성능 확실하네.”
김주혁은 씨익 웃으며 중얼거리곤 자신의 앞에서 녹아내린 괴물들- 아니, ‘구울’들을 바라봤다.
‘시체 구울이라…….’
김주혁은 그 구울을 알고 있었다.
아니, 알고 있는 것 정도가 아니라 그는 혼자 이렇게 생긴 수천 마리의 구울을 혼자 신나게 학살해 봤다.
그도 그럴 게.
‘확실하네.’
지금 이 세계 대항전의 센터에서 날뛰고 있는 것들은 바로 김주혁이 멸망의 탑 2계층의 중심부인 ‘시체 무덤’에서 봤던 구울이었으니까.
‘그리고 이 녀석들이 여기에 나타났다는 건.’
분명 자신이 아는 그 녀석이 ‘이름’을 되찾아 이곳에서 날뛰고 있다는 증거와 다름없었다.
애초에 이 시체구울은 멸망의 탑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몬스터가 아니라, 2계층 중심부에 있던 어떤 한 이상성욕자가 만들어낸 구울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확실히 더럽게 많긴 하네.’
김주혁은 완전히 녹아서 없어져 버린 구울들을 보았다.
당장 그의 앞에서 녹아버린 구울만 해도 수백.
심지어 센터 중심부 근처에 있던 것만 그 정도고 다른 곳에도 아직 수천 마리의 구울들은 센터를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당장 이 중심부가 조용해졌음에도 아직 외곽쪽에서는 이런저런 소음이 들려왔으니까.
‘쯧, 예전 같았으면 모조리 박살을 내버릴 텐데.’
사실 예전의 김주혁이었다면 구울이 얼마가 됐든 상관없이 모조리 작살을 내버릴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성좌도 족쳐야 하는데 그건 좀 힘들지.’
만약 구울들만 처치하는 거라면 모조리 쓸어버릴 순 있겠으나 분명 300년 전과는 다르게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김주혁은 이곳에 오기 전에 자신의 제자인 부리 가면과 이면의 지배자와 맺은 것과 같은 가계약을 맺었다.
이유는 바로 그녀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
‘옛날에 봤을 때도 편리하다 싶기는 했는데, 진짜 편하긴 하네.’
중독.
그것이 바로 김주혁의 제자인 부리 가면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자. 조금 전 몰려들고 있던 괴물들을 한 번에 정리해 버린 힘의 정체였고.
김주혁은 그런 모질이의 능력이 꽤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든 이유는 단순하게 사용하기가 편하기 때문에.
그녀의 능력은 정말 단순했다.
마력이 독성을 머금게 되고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마력의 성질을 변화시켜 다양한 상태 이상을 유발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김주혁은 그 다양한 상태 이상 중 하나를 선택에 그저 칼에 마력을 담아 몬스터에게 마력을 집어넣으면 된다.
그것으로 끝.
김주혁의 성질 변화에 의해 전이와 경직, 그리고 융해의 성질을 가지게 된 마력은 몬스터에게 주입되자마자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가 모든 구울들을 죽여 버렸다.
‘뭐 성질을 변화시키는 건 조금 귀찮지만.’
확실히 독성을 주입하기 전에 마력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것은 조금 귀찮은 작업이기는 했으나 이미 모질이에게 들어 김주혁은 어떤 식으로 성질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 고생이 무색하리만큼 모질이의 능력은 가성비가 좋았다.
당장 김주혁은 이렇게 한번 몬스터를 찌른 것만으로도 이곳에 모여 있던 구울들을 한 방에 없애버릴 수 있었으니까.
‘자 그럼 곧바로 처리하러 가 볼까?’
김주혁은 저 너머로 들려오는 쇳소리와 무엇인가가 반복적으로 터지는 소리를 들었으나 굳이 그곳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생명을 경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센터 전역에 퍼져 있는 녀석들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처리하기에는 너무 소비되는 시간이 많았다.
거기다.
‘어차피 그 새끼만 조지면 구울들은 전부 없어지니.’
지금 이 사태를 만든 장본인을 찾기만 하면 구울들이 모조리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 김주혁은 다른 이들을 구하는 것보다는 이 문제의 근원을 찾아 빠르게 처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뭐, 게다가 녀석들도 우선 추가 인원을 보내겠다고 했으니.’
김주혁은 마켓을 통과하기 직전 자신에게 말을 걸었던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을 떠올리며 곧바로 도약했고.
“잠깐-!”
도약한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김주혁은 이내 그 목소리를 무시하고는 몸을 움직였다.
만약 지금 잡힌다면 안 그래도 시간이 부족한데 쓸데없는 설명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김주혁은 순식간에 하늘로 도약해-
“스으으으-!”
자신의 주변으로, 마력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마력의 소모를 최대한으로 줄이면서도, 확실하게 이상을 감지해 낼 수 있는 마력감지를.
물론 김주혁이 아무리 마력을 잘 다룬다고 해도 센터의 전체에 마력을 퍼트릴 수는 없었다.
아직 그의 마력은 그 정도의 감지를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으니까.
그러나 센터 전체에 마력감지를 하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 녀석은 센터 중앙 어딘가에 있을 테니까.’
센터의 밖에서 들어온 김주혁이 굳이 센터의 중심까지 들어온 이유.
그것은 바로 김주혁이 이 구울을 만들어내는 ‘이상성욕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이 센터를 돌아다니는 ‘구울’들의 특징에 대해서도.
그렇기에 김주혁은 확신하며 센터의 중심부에서 마력을 퍼트렸고.
-씨익
이내.
“찾았다……!”
김주혁은 자신의 기감에 느껴지는, 굉장히 익숙하면서도 불쾌한 느낌에 입가를 비틀어 올리며 곧바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거대한 건물 바로 아래에 만들어져 있는 보도를 향해 쏘아져 내려갔고.
“흡!”
김주혁은 보도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순간 망설임 없이 촌검의 검집을 역수로 쥐곤-
꽈아아아앙!!!
-그대로 촌검의 검집을 맨바닥에 내리찍었다.
그와 함께 마치 폭탄이 터져나가듯 박살나는 콘크리트 바닥은 순식간에 땅바닥으로 무너져내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콘크리트가 무너져내려 한방에 내려오게 된 센터의 지하에서.
“반갑다? 이 음침한 새끼야.”
“!!?”
김주혁은 300년 전 자신이 손수 목을 쳤던 ‘화차’를 다시금 마주하게 되었다.
XXXX
블랙 캣은 솔직히 말하면 이 상황이 좀 묘하게 불편했다.
현재 그는 자신이 아까 전 성좌님들의 말싸움을 대신할 때를 빼고는 단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았던 아델리아 벤트릭과 함께 있었으니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세계 대항전 센터에 들어간 김주혁을 센터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로 확인하고 있었다.
사실 아델리아 벤트릭이 센터에 지원 병력을 보낸 시점부터 딱히 그들이 센터의 CCTV를 확인할 이유는 없었다.
김주혁은 강하다는 사실을 블랙 캣이나 자신의 옆에 있는 아델리아 벤트릭이 모르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그들이 현재 굳이 협회 지휘본부에 있는 CCTV를 굳이 마켓의 빌딩까지 끌어와 보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성좌 때문이었다.
스승님이 걱정되니까 체크라도 해야겠다고 하는 성좌님‘들’ 때문에.
그래, 블랙 캣의 성좌인 ‘이면의 지배자’뿐만이 아니라 벤트릭 가문의 성좌인 ‘부리 가면’의 요청 때문에 그들은 CCTV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었다.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김주혁을 걱정한다는 명목하에.
‘뭐, 전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블랙 캣은 그렇게 생각하며 김주혁이 보이는 센터의 중심가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수백은 가뿐히 넘어 보이는 몬스터들이 김주혁의 찌르기 한 방에 순식간에 그대로 녹아 없어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저게 ‘부리 가면’의 능력인 중독인가.‘
아까 말했던 것처럼 블랙 캣은 벤트릭 가문과 딱히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으나 그 가문이 어떠한 능력을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애초에 벤트릭 가문은 유명했고, 가문 중에서는 그 세력이 굉장히 큰 곳 중 한 곳이었으니까.
또한 그렇기에, 블랙 캣은 묘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중독이, 저렇게 강한 능력이었던가?‘
블랙 캣의 머릿속에 순간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적어도 그가 알고 있는 ’중독‘의 능력은 저렇게 비정상적으로 강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 장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블랙 캣은 슬쩍 고개를 갸웃거린 뒤 시선을 돌려 아델리아 벤트릭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역시 원래 저런 화력이 나지는 않는군.’
블랙 캣은 말도 안 된다는 듯,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벌리고 있는 아델리아 벤트릭을 보며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만약 중독의 원래 성능이 저랬다면 아델리아 벤트릭이 저런 반응을 보일 리가 없을테니까.
오히려.
‘……왠지 동질감이 느껴지는데.’
블랙 캣은 그런 아델리아 벤트릭의 경악한 얼굴에 왠지 모를 동질감마저 느꼈다.
그러나 아델리아 벤트릭은 그런 블랙 캣의 묘한 눈빛을 제대로 읽을 새도 없이 시선을 오롯이화면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저게…… 도대체 뭐야?’
아델리아 벤트릭의 입장에서, 김주혁이 보여주고 있는 능력의 사용법은 가히 신기를 넘어선 무엇인가였기 때문이다.
물론 아델리아 벤트릭은 현재 김주혁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중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한 김주혁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중독’의 특징인 성질 변환이라는 것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녀가 이렇게 놀라는가?
그것은 바로.
‘……저렇게 완벽하게, 그것도 한 번에 세 가지의 성질 변환을 시킨다고?’
김주혁이 보여주고 있는 성질 변환 때문이었다.
새삼스럽지만 아델리아 벤트릭은 둔재보다는 천재에 가까운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현재 아주 어릴 때부터 부리 가면과 계약을 해 성질 변환을 연습했고, 현재 하나의 성질 변환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벤트릭 가문이 생긴 역사상 가장 빠른 축에 속했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벤트릭 가문의 가주들이 멍청했냐? 라고 묻는다면 또 그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중독’을 사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성질 변환’을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저건, 그냥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데……!’
성질 변환은 우선 극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성질 변환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마력을 어렵게 조립하는 것과 같았으니까.
그리고 그 마력의 조립을 좀 더 복잡하고 어렵게 할수록 마력에 담을 수 있는 성질 변환의 수가 늘어나게 된다.
이론상으로는.
그래, 어디까지나 그녀는 이론상으로는 세 가지의 성질 변환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당장 그녀만 하더라도 중독 본연의 능력 외에 성질 변환을 일으키는 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으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CCTV에 나오는 김주혁의 모습에 경악했고.
‘저게…… 진짜…… 성좌님의 힘……!’
곧 그가 보여주는 진짜 자신의 성좌님의 능력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정도의 소름을 느꼈다.
그렇게 종래.
모든 몬스터가 깔끔하게 녹아내린 뒤.
그 자리에 미소를 지으며 홀로 서 있는 김주혁의 모습을 보며, 아델리아 벤트릭은 압도적인 경외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