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20
◈ 120화. 세계를 구한 놈 (3)
김주혁은 블랙 캣을 따라 길을 걸으며 자신의 몸 상태를 관조했다.
‘확실히 괜찮네.’
동시에 나오는 감상.
현재 김주혁의 몸 상태는 그야말로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좋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아까 김주혁이 이름을 전부 흡수하자마자 침묵을 지켰던 이유는 바로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가 생각보다 신기했기 때문이었다.
‘원래는 능력치가 밸런스 있게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물론 지금 이름을 흡수했을 때도 신체능력이 밸런스 있게 오르기는 했다.
그것도 이전에 화자나 홍귀를 흡수할 때와는 다르게 이전과 지금의 차이점이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김주혁의 신체 능력은 잘 올랐다.
그러나 조금 특이한 것은 김주혁의 신체 능력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김주혁이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 이유는 바로.
‘그릇이 넓어졌다.’
김주혁의 신체 능력이 향상됨과 동시에, 그의 그릇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기하네.’
무릇 사람한테는 비유하자면 정해진 재능이라는 그릇이 있었다.
사람마다 제각각 그 크기나 모양은 다르지만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릇이 있고 그 그릇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애초에 그릇이 노력만으로 쉽게 바뀐다면 이 세상에는 천재와 둔재라는 단어가 없어졌을 테니까.
한 마디로 모든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타고난 자신의 그릇을 노력으로 한계까지 채울 수는 있어도 바꾸기는 힘들다.
그리고 김주혁은 이 육체가 가지고 있는 그릇에 꽤 만족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너무 몸 상태라 엉망진창이라 몰랐으나 시간이 지나고 충분한 단련을 통해 알아본 김주혁의 육체는 그 그릇이 꽤 나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분명해, 아주 조금이지만 분명 늘어났다.’
정말 신기하게도 절대로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김주혁의 그릇은 이번에 이름을 흡수하며 조금 늘어나 있었다.
그 말은 곧 이해하기 쉽게 바꿔 말하면 강해질 수 있는 총량의 범위가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것을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김주혁에게 분명히 좋은 일이었다.
‘물론 23개의 이름을 흡수한 것 치고 신체 능력과 마력은 그리 많이 오르지 않았다만.’
그 나머지가 그릇을 넓히는 데 사용되었다면 그것은 분명 손해가 아니었기에 김주혁은 이 점에 대해 길잡이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블랙 캣을 따라갔고.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안녕하십니까.”
김주혁은 이전보다도 굉장히 정중해져 있는 로건을 볼 수 있었다.
“?”
그에 살짝 든 의문.
원래 어제 얼굴을 봤을 때도 어느 정도 그 태도가 정중해져 있기는 했으나 오늘처럼 매우 정중하지는 않았기에 김주혁은 의문을 표했으나.
“그래.”
이내 김주혁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그런 로건을 말을 받곤 자리에 앉았다.
“저번에 말씀하신 걸 가져왔습니다.”
김주혁이 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앞에 목함을 하나 내려두는 로건.
그에 김주혁은 굉장히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로건이 가져온 목함을 열기 시작했다.
달칵.
달칵거리는 소리와 함께 잠금이 풀린 목함.
김주혁은 더 이상 기다릴 것 없다는 듯 곧바로 목함을 열었고.
“오.”
“그게 광검입니다.”
김주혁은 목함을 열자마자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맞네.’
그 안에 있는 것은 바로 김주혁이 익히 알고 있는 검의 모습과 굉장히 흡사하게 일치했으니까.
그런 김주혁을 보며 로건은 광검이 스승님에 관련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말하려 했으나 그가 곧바로 광검을 집어 드는 모습에 우선은 입을 다물었고.
김주혁은 자신이 들어 올린 광검…… 아니, 홍아(紅牙)의 외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바뀐 거 하나 없네.’
홍아의 외관은 김주혁이 예전에 알고 있던 것과 전혀 변하지 않았다.
마치 석양빛을 그대로 담아놓은 듯한 불그스름한 검신도 마찬가지고 그 위쪽에 감겨 있는, 조금은 때가 타 있는 회색빛의 붕대도 마찬가지.
그와 동시에-
[광검이 스승님을…… 찾아줘, 라며 기계적인 음성을 내뱉습니다.]그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김주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으나.
곧.
“……음?”
김주혁은 인상을 찌푸렸다.
XXXX
로건은 이 상황에 굉장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위기감이 아니었다.
공포.
로건은 현재 그 상황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면 로건은 어째서 이 상황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바로 첫 번째는 로건이 김주혁이 필요하다며 요구해 가져온 광검을 들고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면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저 뒤편에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블랙 캣 때문이었다.
물론 하루 전만 같았으면 지금 상황에 무엇인가 잘못되었나? 싶은 생각을 했더라도 이런 두려움이 들지는 않았을 텐데.
‘나, 큰일난 건가?’
로건은 유감스럽게도 어제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김주혁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그 제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것도 한두 개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자신의 성좌인 모든 것을 뚫는 파멸자에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들었다.
그것도 하나하나가 굉장히 끔찍한 이야기들을.
그렇기에 로건은 왠지 모르게 김주혁이 묘하게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식은땀이 생기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고.
블랙 캣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느낌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저도 모르게 속이 타기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에 맞춰 어제 성좌님이 해주었던 이야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뚫는 파멸자가 특히 이면의 지배자의 경우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뚫는 파멸자가 그녀는 예전에 자신의 스승을 개쓰레기라고 모욕했던 상대 집단의 우두머리의 몸 절반을 용암과 연결해서-]툭.
거기까지 회상하고 있을 무렵 들려오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앞을 쳐다본 로건.
그곳에는 김주혁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고, 이내 로건에게 입을 열었다.
“이 광검에 대해서 이야기할 만한 거 있어?”
김주혁의 물음.
그에 로건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블랙 캣을 슬쩍 바라보더니 광검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광검이 어떻게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나부터 해서 최근에 광검에서 어떤 소리를 들었는지까지.
김주혁은 한동안 로건의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오케이, 그럼 거래는 이걸로 끝.”
“아, 알겠습니다.”
조금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로건.
그에 김주혁은 잠시 고민하다.
“아, 그리고.”
“예?”
곧 김주혁은 로건에게 무엇인가를 말했고.
“그건 잘 생각해 보고, 다음에 볼 일 있으면 또 보자고.”
로건은 그런 김주혁의 말을 듣고는 이면의 지배자를 따라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렇게 이면의 지배자의 도움을 통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 로건은.
“저희 성좌님께서 앞으로도 그렇게 정중하게 굴었으면 좋겠다 전해달라고 하십니다.”
이내 블랙 캣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그럼, 또 다음에 뵙도록 하죠.”
이내 검은 공간 속으로 사라진 블랙 캣을 보며, 로건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XXXX
그렇게 로건을 보내고 난 뒤.
김주혁은 묘한 표정으로 목함에 둔 검을 바라보다 다시금 홍아를 집어 들었다.
[광란하는 자가 스승님을……찾아줘, 라며 기계적인 음성을 내뱉습니다.] [광란하는 자가 스승님을……찾아줘, 라며 기계적인 음성을 내뱉습니다.] [광란하는 자가 스승님을……찾아줘, 라며 기계적인 음성을 내뱉습니다.] [광란하는 자가 스승님을……찾아줘, 라며 기계적인 음성을 내뱉습니다.] [광란하는 자가 스승님을……찾아줘, 라며 기계적인 음성을 내뱉습니다.] [광란하는 자가 스승님을……찾아줘, 라며 기계적인 음성을 내뱉습니다.]“흐음…….”
검을 들자마자 김주혁의 눈앞에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알림창.
그에 김주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상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이 경우는 뭐 어떻게 해야 하냐?”
[나한테 물어봤자…… 잘 모르겠다만.]“정말 쓸모없네.”
[……어째 옛날에는 들어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만 최근 들어 조금씩 아파지는군.]뭔가 상처받은 느낌으로 중얼거리는 바르체.
그러나 그런 바르체에게는 일말의 관심도 없다는 듯 홍아를 바라보았고,
“야. 대답 좀 해봐.”
이내 김주혁은 홍아에게 말을 걸어봤으나, 김주혁의 눈앞에는 아까 전부터 떠오르던 같은 알림창만이 계속해서 떠오를 뿐이었다.
그에 김주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금 검의 모습을 바라봤으나.
‘이거 맞는데?’
이 검은 분명 자신이 제자가 사용했던 그 ‘홍아’가 맞았기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런 경우에는 아마 성유물 안에 있는 성좌가 잠들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성좌가 잠들어 있다고?”
김주혁은 얼마 뒤, 로건을 보내고 다시금 돌아온 블랙 캣에게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김주혁의 물음.
그에 블랙 캣은 잠시 고민을 하는 듯 입을 다물고 있다 곧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이유는 워낙 다양해서 저도 짐작을 하진 못하겠습니다만, 계약자들이 존재하지 않는 성좌들의 성유물에서 종종 이런 상황이 나온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럼 이렇게 자동 응답기 마냥 알림창이 나올 때도 성좌가 잠들어 있다고 보면 되는 거야?”
“제가 알기론 계약자가 성유물을 건드렸을 때 반응이 오질 않으면 잠들어 있을 확률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블랙 캣의 대답.
그에 김주혁은 잠시 고민하다 이야기했다.
“그럼 잠든 성좌를 깨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제가 알기로 잠든 성좌를 깨우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한 가지는 우선 그냥 기다리는 거고, 다른 한 가지는 아티팩트를 사용하는 겁니다.”
“아티팩트?”
김주혁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블랙 캣은 설명을 이어나갔다.
“예, 우선 제가 알기로는 ‘중립도시’의 시장인 로라우스가 가지고 있는 ‘연결고리’라는 아티팩트가 성유물의 심상 세계에 강제로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연결고리라는 걸 사용하면 강제로 성유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예,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물론 그 아티팩트를 실제로 사용하려는 사람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왜?”
김주혁의 물음에 블랙 캣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성좌들의 심상 세계는 기본적으로 성좌들이 초대한 이들만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아티팩트를 써서 강제로 들어가게 되면…….”
블랙 캣의 말에 김주혁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알았다는 듯 이야기했다.
“성좌들이 기분 나빠 할 수 있으니까?”
“예.”
블랙 캣의 대답.
그에 김주혁은 곧바로 이야기했다.
“그 연결고리라는 거 얻을 수 있나?”
“우선 말씀만 하시면 곧바로 한번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좀 알아봐 줘.”
김주혁이 말하자, 블랙 캣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김주혁은 계속해서 똑같은 알림창이 뜨는 홍아를 다시금 목함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3일.
[김주혁 님, 저번에 말씀하셨던 4개의 아티팩트를 전부 모았습니다.]“……벌써?”
김주혁은 아델리아 벤트릭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