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37
◈ 137화. 그냥 하지 말라면 하지 마! (2)
멸망의 탑의 성좌들과의 싸움이 애매하게 끝난 후로도 성좌들은 몇 번이고 회의실에 모였다.
그 이유는 바로 투기장 내부에서 성좌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만들기 위해서.
이 대공동은 분명 넓기는 했으나 집단 간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넓은 것은 아니었고.
그렇기에 최근 그 어느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성좌들을 제외한 집단과 건물을 가지고 있는 성좌들은 회의장에 모여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해 정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성좌들의 건물 중앙에 지어져 있는 회의장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서로를 향해 고성방가를 내지르고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래, 심지어 5분 전까지만 해도, 성좌들은 서로에게 삿대질을 해대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
“…….”
“…….”
침묵.
그것도 숨 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침묵이, 회의실을 감싸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자, 너무 그렇게 긴장하지 마 모두들, 나 잠깐 한 친구랑 이야기하려고 온 거뿐이니까. 응? 그 친구만 찾으면 바로 나가줄게.”
바로 눈가에 광기가 번들거리고 있는 무신문의 도살자와 그 뒤에 있는 무신문의 광신도들 덕분이었다.
슥-
무신문의 도살자가 주변을 슥 돌아보자마자 거짓말처럼 고개를 숙이는 성좌들.
사실 지금 이곳에 있는 성좌들이 그들에게 쫄 필요는 없었다.
아무리 무신의 제자들이 무섭다고 해도 그들은 고작 네 명이고 이곳에 모여있는 성좌들은 매우 많았으니까.
그러나 그들이 싸우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유는 전과 마찬가지로 다른 성좌들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었다.
당장 이곳에 있는 성좌들이 모두 모이면 몰라도, 한 집단 정도로 무신문의 제자들을 이길 수는 없었으니까.
게다가 무엇보다도 현재 무신의 제자들은 이곳에 행패를 부리러 온 것이 아닌 누군가를 찾으러 왔다 말했다.
한마디로 그 ‘누군가’가 자신만 아니라면 전혀 피해를 보지 않는 일이었기에 그들은 그저 조용히 눈을 깔았고.
무신문의 도살자는 그런 성좌들을 바라보곤 이내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카라스 길드 성좌 나와.”
침묵.
“다 알고 왔으니까 빨리.”
침묵.
“만약 지금 나오면 스승님한테 맹세컨대 이야기만 하고 보내줄게. 진짜로. 근데 만약에 지금 안 나오고 시간이 걸린다면 내가 궁금한 투기장에서는 진짜 성좌를 죽일 수 없을까에 대한 연구-”
“저, 접니다!”
그가 입을 열자마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푸른색의 로브를 쓰고 있는 남자.
그에 도살자는 굉장히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자, 그럼 우리 한번 이야기 좀 해볼까?”
“그, 예…….”
이야기했고.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 카라스 길드의 성좌인 ‘푸른 눈의 지침자’를 데리고 사라진 무신의 제자들을 보며.
“…….”
성좌들은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XXXX
솔직하게 까놓고 말해서 카라스 길드의 길드장인 나카가와 아카다는 눈앞의 남자, 김주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유는 김주혁의 태도 때문에.
‘우리를 일개 정보상으로 보다니…….’
물론 카라스 길드는 정보상이 맞다.
그러나 ‘일개’라는 단어가 들어갈 정도로, 카라스 길드는 어중간한 길드가 아니었다.
그런데 김주혁이 블랙 캣을 통해 이곳에 와 그에게 내건 조건은?
세계 최고의 정보상이라고 불리는 카라스 길드를 시중에 돌아다니는 일개 정보상으로밖에 보지 않는 제안이었다.
‘돈을 더 줄 테니 전속으로 일을 하라니…….’
카라스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가면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김주혁은 잘 모르는 것 같았지만 이미 카라스 길드는 옛적에 돈을 초월했다.
이미 길드에 쌓인 돈은 지금 당장 정보를 팔지 않아도 100년 정도는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쌓여 있으니까.
그렇기에 최근의 카라스 길드는 오히려 자신들이 직접 정보를 팔 사람을 선택해 자신들이 인정한 이들에게만 정보를 팔고 있었다.
한마디로 지금의 카라스 길드는 중립도시 여기저기에 퍼져 있는 어중이떠중이가 아닌, 이미 정보상 길드를 초월한 하나의 집단이라는 소리였다.
그런데 눈앞의 김주혁은 어떤가?
‘아니, 그럴 수도 있겠지.’
이미 카라스 길드장은 블랙 캣이 만남을 주선하러 오기 전부터 김주혁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었고.
그 덕분에 김주혁이 절대로 평범한 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그와 연관되어 있다고 보이는 이들은 그마저도 솔직히 조사에 들어갔을 때 이게 정말인가? 하고 몇 차례나 고민했으니까.
그러나 조사 결과 그는 김주혁과 블랙 캣, 그리고 아델리아 벤트릭이 어떤 모종의 관계로 엮여 있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김주혁의 뒤에 일교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라인업.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엄청난 라인업과 연결되어 있는지 그는 알 길이 없었으나 그런 사실을 알고 있다 보니 그는 김주혁의 태도가 조금은 이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해가 되는 것과 기분이 나쁜 것은 또 다른 문제.
그렇기에 그는 김주혁의 제안을 전혀 받을 생각이 없다는 듯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김주혁을 마주 보았고.
김주혁은.
‘아니, 요즘 애들은 급발진이 취미인가?’
자신을 마주 보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조금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김주혁이 생각해 봤을 때, 자신의 제안은 이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어찌 보면 정보상에게 있어서 김주혁의 제안만큼 좋은 제안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주혁이 카라스 길드에 내건 조건은 자신이 정보를 요청할 때 최대한 빨리 찾아달라는 요청이기는 했으나 정보상 일을 그만두라고는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김주혁이 정보를 요청할 때만 빼면 그냥 평소대로 정보를 팔면 된다는 소리.
애초에 그에게 정보상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 성좌들이 현신할 때뿐이었으니까.
거기다 심지어 김주혁은 자신의 요청에 합당하다못해 과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을 보수로 제시했기에 카라스 길드의 상황을 모르는 김주혁으로서는 그가 왜 급발진을 했는지 이해를 못 했고.
“뭐, 그럼 싫다니까 나는 가볼게요.”
김주혁은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야기했다.
“배웅은 안 하도록 하지.”
그에 대답하는 길드장.
그런 길드장을 보며 피식 하는 웃음을 지은 김주혁은 말했다.
“혹시라도 생각이 바뀌면 마켓으로 오세요.”
“그런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나?”
노골적인 불쾌감이 섞인 길드장의 말.
그에 김주혁은 그대로 몸을 돌리며.
“뭐, 그거야 조금 뒤면 알게 될 것 같네요.”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방을 빠져나갔고,
성좌들의 투기장 한구석에서는.
“우리 서로 불편하게 가지 말고 깔끔하게 끝내자. 응?”
“……예 알겠습니다.”
“그래! 말이 참 잘통해서 좋네! 그럼 곧바로 부탁할게.”
씨익 웃으며 이야기 하는 지랄이의 얼굴을 보며 카라스 길드장의 성좌 ‘푸른 눈의 지침자’는-
‘이런 개시발새끼……!’
-자신을 이런 상황까지 오게 한 자신의 계약자를 욕하며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욕을 장전하기 시작했고.
곧 그렇게 김주혁을 떠나보내고 다시금 집무실로 돌아온 카라스 길드장의 눈앞에는.
[푸른눈의 지침자가 빡친 표정으로 야이 개새끼야! 라고 소리지릅니다.] [푸른눈의 지침자가 빡친 표정으로 진짜 뒤질래 개새끼야! 라고 소리지릅니다.] [푸른눈의 지침자가 빡친 표정으로 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드냐고 개새끼야! 라고 소리지릅니다.] [푸른눈의 지침자가 빡친 표정으로 이 엿같은 새끼야!!!!!! 라고 소리지릅니다.]…
..
.
그런 알림창이, 연속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욕을 쳐먹었을까?
[푸른눈의 지침자가 분노가 맥스까지 차오른 표정으로 너 이 일 제대로 해결 못 하면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아!!! 가로 소리 지릅니다.]그 말을 끝으로 푸른 눈의 지침자는 더 이상 알림창을 보내지 않았고.
한동안 집무실에 서서 멍하니 있던 길드장은.
“……마켓에, 가야겠군.”
이내 그렇게 중얼거렸다.
XXXX
리든.A.테일러의 인생은 최근 굉장히 최고조를 달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든.A.테일러는 최근 급작스레 계약이 해지된 전 ‘호스티스 기사단’의 기사단장인 로드밀러 대신 ‘기사들의 왕’의 계약자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고작 이제 아카데미를 입학해야하는 17살의 나이에 S급 성좌인 기사들의 왕과 계약한 그는 엄청난 천재라며 세간에 굉장한 화제가 되었고.
테일러도 그런 자기 자신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고작 17살의 나이에 S급 성좌와 정식계약을 맺는 일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었고.
최근 갑작스레 로드밀러가 모든 힘을 잃어버리는 통에 테일러의 계약 사실은 더욱더 크게 과장되었다.
아무튼간에 가문에서는 갑작스레 폭삭 내려앉은 위신을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했으니까.
그리고 자신이 가문의 위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는 테일러는, 이미 자신이 다닐 아카데미를 정했다.
“발할라 아카데미……!”
테일러는 모니터 화면에 있는 발할라 아카데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 예전의 테일러라면 발할라 아카데미에 가는 것보다는 히어로 아카데미에 가는 것을 생각했을지도 몰랐다.
애초에 3대 아카데미는 서로 엎치락뒤치락 할 뿐이지 결국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무조건 발할라 아카데미다.’
3대 아카데미는 현재 사실상 발할라 아카데미의 독주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히어로 아카데미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났기도 했기 때문이지만 발할라에 여러 가지 호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발할라 아카데미의 이사장이 마켓의 오너인 블랙 캣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바로 그 누구라도 알 수밖에 없는 세기의 천재, 김주혁이 발할라 아카데미에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김주혁……!’
테일러는 자신이 몇 번이고 보았던 영상 속의 그 모습을 떠올렸다.
홀로 몬스터의 파도를 일검으로 갈라버리는 그 압도적인 모습.
고작 17살이 했다고는 느껴지지 않는 그 압도적인 무력에 테일러는 김주혁의 팬이 되어 있었고.
분명 무리라고는 생각하지만 테일러는 분명 꿈을 꾸고 있었다.
‘김주혁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그렇기에 그는 가문의 위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유를 더해 김주혁이 있는 발할라 아카데미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었다.
그런데.
[기사들의 왕이 진지한 표정으로 가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그렇게 생각하며 발할라 아카데미의 입학원서를 접수하고 있던 테일러의 앞에 떠오른 알림창에 그는 적잖이 당황하며 자신의 성좌인 기사들의 왕에게 물었다.
“……어……네?”
[기사들의 왕이 진지한 표정으로 가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정말 뜬금없이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
“왜요?”
그에 테일러는 순간 말을 멈췄으나, 이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성좌에게 질문을 던졌고.
[기사들의 왕이 빡친 표정으로 가지 말라면 가지 마, 이 시발새끼야!! 라 소리 지릅니다.]그런 성좌님의 반응에 테일러는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