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53
◈ 153화. 과일? (2)
좀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옌랑은 과일을 꽤 좋아한다.
그녀가 과일을 좋아하는 이유?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굳이 따져보자면 그냥 과일이 맛있어서 좋아하는 것뿐.
그리고 그런 과일류 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좋아하고 또 선호하는 것은 청포도였다.
물론 다른 과일도 좋아하는 편이기는 했으나 그녀는 만약 청포도가 있다면 청포도를 밥 대신으로 먹을 정도로 좋아하니까.
그렇다면 옌랑은 도대체 왜 새삼스레 과일에 대한 생각을 떠올린 것일까?
그건 바로.
“……응?”
그녀가 오랜만에 단련실에 들어오자마자 볼 수 있던 굉장히 많은 양의 과일 박스 때문이었다.
그냥 많은 것도 아니고 옌랑의 허리 정도까지 쌓여 줄이 세워져 있는 박스.
최근 단련실에 들르는 것이 아닌, 블랙 캣의 도움을 통해 외딴 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보니 단련실에 들르지 않았던 옌랑은 잔뜩 쌓여있는 박스를 보며 의문을 가졌으나.
“아.”
그녀는 아까 전 블랙 캣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단련실에 과일을 쌓아 놨으니 먹을 거면 먹으라고 했던가?’
그녀는 아까 전 자신을 다시 데려다주었던 블랙 캣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는 이내 시선을 돌려 단련실 내부를 돌아보았다.
텅 빈 단련실.
아까 전 단련실에 도착하기 전 블랙 캣에게 김주혁이 단련실에 없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으나 실제로 확인해보니 왠지 옌랑은 기운이 빠지는 듯했다.
물론 왜 기운이 빠지는데 옌랑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으음…….”
그렇게 한동안 텅 빈 단련실 내부를 돌아보고 있던 옌랑은 이내 쩝, 하고 입맛을 한번 다시곤 과일 박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중에서도 그녀의 시선이 가는 곳은 척 봐도 맛있어 보이는 청포도 그림이 그려져 있는 박스.
‘생각해 보면 최근 청포도를 먹었던 적이 없네.’
분명 청포도를 좋아하던 그녀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청포도를 먹은 적이 없었다.
이유는 바로 최근 옌랑이 단련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
사실 옌랑이 굳이 먹고 싶다고 한다면 청포도를 구해 먹을 수는 있었으나 최근 단련에 빠져 있던 그녀는 굳이 청포도를 찾아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그녀는 곧바로 걸음을 옮겨 청포도 그림이 그려져 있는 박스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으음~”
곧 저도 모르게 오랜만에 맛볼 청포도를 떠올리며 자그맣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옌랑.
찌이이익-!
그녀는 곧바로 박스의 테이프를 찢었고, 곧 박스에 담겨 있는 청포도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응?”
옌랑은 곧 청포도 박스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볼 수 있었다.
“……??”
순간 상자 속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는 옌랑.
그녀는 분명 청포도 상자를 염과 동시에 투명한 비닐에 쌓여 있는 청포도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원래 예상하던 것처럼 내용물이 비닐에 쌓여 있기는 했으나, 그것은 청포도가 아닌-
“……돈?”
-돈이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아서 박스 전체가 꽉꽉 차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돈이, 박스 안에 들어 있었다.
“???”
순간 멍한 표정으로 돈을 들어올려보던 옌랑.
“…….”
그녀는 잠시 뇌정지가 온 머리를 굴리다 중얼거렸다.
“……사먹으라는 건가?”
블랙 캣이 분명 과일이 있을 것이라 했기에 의심 없이 박스를 열었는데 보이는 엄청난 양의 돈에 옌랑은 묘한 표정으로 돈을 바라보았고.
“아니, 왜 과일 박스에 달러가 이렇게 많이 들어가 있는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던 옌랑은 이내 박스 가득 차있던 달러를 내려다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려 청포도 상자 옆에 있는 붉은 사과박스를 바라보았다.
‘……이 청포도 박스만 그런 건가?’
그 생각과 함께 청포도 박스를 닫고 곧바로 사과 박스를 향해 손을 가져가는 옌랑.
찌이이익-!
그녀는 이번에는 붉은 사과를 먹기 위해 박스를 개봉했고.
“…….”
확실히 이번에는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달러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 대신.
“……유로?”
그녀가 깐 사과 박스 안에 가득 들어있는 유로화 지폐들을 보며, 옌랑은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XXXX
성좌들이 본격적으로 투기장에 모여 정보를 교류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세계는 기존의 관계와는 다른, 성좌들에 의한 새로운 관계가 구축되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동맹집단.
물론 예전에도 기문과 가문끼리 동맹을 만들거나 길드와 길드끼리 동맹을 만드는 일은 많이 있었으나 성좌들이 길드와 가문의 관계도에 끼어들면서부터 동맹 집단은 무척이나 거대해졌고.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암살단’은 그런 성좌들의 동맹 집단 중에서도 상당히 거대한 집단 중 하나였다.
당장 암살단에 속해 있는 가문만 열두 개, 거기에 더해 길드를 가지고 있는 가문들이 많기에 암살단이 소유하고 있는 길드의 숫자는 무려 열다섯 개나 되는 상태.
한마디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암살단은 그야말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었고.
그런 암살단의 수장인 ‘T.아론’은 결국 성좌 때문에 암살단의 정상에 올라선 것이기는 했으나 그는 현재 엄청난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엄청난 권력을 손에 넣은 T.아론은 현재 발할라 아카데미의 앞에서.
[암살단의 수장이 근엄한 목소리로 절대 실수를 하면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암살단의 수장이 근엄한 목소리로 절대 실수를 하면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암살단의 수장이 근엄한 목소리로 절대 실수를 하면 안된다고 강조합니다!!!]현재 자신의 눈앞에 떠오르고 있는 성좌님의 알림창을 보며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도대체 뭐지?’
그는 자신의 성좌인 암살단의 수장의 성격을 알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암살단의 수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기는 했으나 그는 기본적으로 다른 성좌들과는 다르게 조금 친근한 느낌의 알림창을 많이 띄우는 편이었고.
심지어 그가 수련을 할 때도 분명 도움이 되는 어드바이스를 수시로 하며 그를 도와주기도 하는 성좌였다.
그런데.
‘어째서 성좌님이 이렇게 진지하게……?’
현재 그의 앞에 알림창을 띄우고 있는 성좌는 평소 그를 대하는 느낌이 아닌 조금은 딱딱한 느낌으로 그에게 알림창을 띄우고 있었다.
그렇기에 느껴지는 혼란.
[암살단의 수장이 근엄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로 김주혁을 건들지 말라고 확언합니다!] [암살단의 수장이 근엄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로 김주혁을 건들지 말라고 확언합니다!]허나 그 혼란이 제대로 가시기도 전에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에 그는 한번 더 대답을 했고, 곧 생각을 이어나갔다.
‘김주혁…….’
사실 암살단의 수장이 김주혁의 이야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사실, 그는 자신의 성좌인 암살단의 수장이 그에게 선물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할 때부터 그에게 절대로 김주혁을 건들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으니까.
‘……도대체 그 녀석이 뭐길래?’
물론 아론은 김주혁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애초에 현시점에서 김주혁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모르는 게 이상할 정도로 녀석은 굉장한 유명세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성좌가 김주혁에 대해서 신경 쓰는 것은 뭔가가 이상했다.
‘물론 김주혁에 대한 특이한 소문들도 들려오는 것 같긴 한데.’
아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집단을 통해 김주혁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그중에서는 신기한 소문이 꽤 많이 있기도 했다.
당장 최근에 들은 소문인 김주혁이 ‘기사단’의 앞에 나타난 성좌를 한 번에 처리한 일이라던가.
그전에는 김주혁이 사상 최악의 집단이라고 불리는 일교(一敎)와 연관이 되어 있다던가 하는 소문들을.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 실제로 증명된 것은 없었고.
아론도 사실 자신의 귀에 들어온 김주혁의 정보 대부분이 소문이라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론의 입장에서 김주혁의 소문이랍시고 들려오는 것들이 너무나도 허무맹랑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성좌님들께서 김주혁을 신경 쓴다면 그건 분명히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그뿐만이 아니라 현재 암살단에 속해 있는 모든 성좌들이 김주혁을 조심하라는 알림창을 띄웠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그는 김주혁에 대한 의문을 더해가며 아카데미 내부로 들어왔고.
그러던 중.
우우웅-!
“……로건?”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연락이 온 상대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THE ONE, 로건.
그는 아론과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어 사적으로도 한두 번 정도는 만남을 가지는 이들 중 한 명이었기에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로건?”
[오랜만이군, 아론.]들려오는 로건의 목소리.
그에 아론은 곧바로 입을 열었다.
“먼저 전화를 다 주고 별일이군, 보통은 내가 전화하지 않으면 먼저 연락하지 않는데 말이야.”
[뭐, 나도 나름 바쁜 몸이니까 말이야.]잠깐의 대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은 로건과 아론.
그렇게 얼마 정도 서로의 안부를 물었을까.
[내가 들어보니 김주혁을 만나러 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말이야. 혹시 맞나?]“응? 그걸 어떻게 알고 있던거지?”
[뭐어…… 나름대로 아는 방법이 있지.]로건의 말.
그에 아론은 순간 로건이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다만 지금 만나러 왔지.”
[그렇군.]“그런데 무슨 일 있나?”
[무슨 일이라기보다는, 내가 한 가지 조언을 해주고 싶어서 연락을 한 거지.]“……조언?”
[그래, 조언.]로건은 그렇게 말하며 잠시 고민을 하듯 한동안 침묵하더니 이야기했다.
[사실 어느 정도 길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만 네가 이미 발할랑 아카데미에 도착한 것 같으니 짧게 말하도록 하지.]“……?”
[절대로, 김주혁을 건들지 않는 게 좋을거야.]“……김주혁을?”
[물론 네가 그렇지는 않겠다만 혹시나 하는 상황이 있으니 미리 말해 두는 거야. 절대로, 김주혁이 심기를 건든다고 해서 그를 건드리지 마. 이게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이라는 것도 잊지 말고.]로건의 말.
그에 아론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짓다 이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도대체 김주혁이 뭐길래?”
[그것까진 말하기가 힘들군. 하지만 내 말을 명심하는 게 좋을 거야.]그 말과 함께 해야 할 게 생겼다며 끊어진 전화를 멍하니 바라보던 아론은 자신의 의문이 더더욱 증폭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은 이상했으니까.
그러나 그는 우선 로건과 성좌님의 말을 생각하며 걸음을 옮겼고.
이내 김주혁이 있는 발할라 아카데미의 단련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단련실의 문을 여는 순간.
“끄에엑!”
그는 누군가가 문 밖을 향해 튕겨져 나왔다는 것을 깨닫고는 급하게 몸을 피했고.
곧 그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단련실 밖으로 튕겨나간 존재를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집회장?”
집회장,
현재 총 아홉 개의 가문이 엮여 있는 ‘집회’의 리더이자 계약자 랭킹 10위권에 안에 드는, 계약자 업계에서는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괴물.
그런 그가 추하게 눈을 뒤집어 까고 눈물을 질질짜며 땅바닥을 구르고 있는 모습에 아론은 멍한 표정을 지었고.
“넌 또 뭐야?”
그 직후, 굉장히 빡이 친 표정으로 문 밖으로 걸어나오는 김주혁을 멍하니 바라보던 아론은 곧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그…….”
아론은 기적 같은 상황판단으로 곧바로 집회장에게로 김주혁에게 고개를 돌려.
“저는, 선물을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그는 굉장히 공손한 목소리로 김주혁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