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57
◈ 157화. 등장 (2)
외딴 섬.
“후우…”
최아린은 피곤한 표정으로 자신이 들고 있던 청월도를 집고는 주저앉아 크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있는 외딴 섬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거기에서 보이는 것은 바로 그녀가 지금까지 해왔던 수련의 흔적들.
분명 맨처음 블랙 캣에 의해 외딴 섬에 왔을때만 해도 굉장히 풍성했던 섬은 최아린이 오고나서부터는 민둥산이 되어 있었고.
그 중에서도 그녀는 자신이 조금 전 마지막으로 만들어 낸 흔적을 바라보았다.
“…”
섬 중앙에 있는 거대한 절벽에 크게 그려져 있는 상흔.
분명 절벽에 있는 다른 상흔보다도 크게 나 있는 상흔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최아린은 문득 예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에게 목표점을 보여주었던 김주혁의 모습을.
“아…”
최아린의 기억 속에 김주혁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한 없이 진중한 표정으로 청월도를 쥔 채 정면을 바라보고 있던 김주혁의 모습이.
그리고 그 다음에는 김주혁이 휘두른 청월도와 함께 세상이 세로로 갈라지는 그 모습이, 차례대로 최아린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간다.
“…”
그와 함께 다시 시선을 돌려 자신이 마지막으로 낸 상흔을 바라보는 최아린.
분명 그녀가 절벽 한 가운데에 낸 거대한 상흔은 분명 같은 나이대의 학생이라면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고.
만약 예전의 최아린이라면 이정도 선까지 올라온 것 만으로도 어느정도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채울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였다.’
지금의 최아린은 고작 절벽에 난 거대한 상흔 정도로는 더 이상 만족 할 수 없었다.
현재 그녀의 목표는 가문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주혁이의 옆에, 서고싶어.’
김주혁의 옆에 서는 것이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르게 고작 같은 나이대의 학생들 중에서도 제일 강하다는 말은 그녀에게 별 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이미 그녀의 목표는 전혀 다른 곳에 있었으니까.
“…”
그렇게 얼마동안이나 멍하니 절벽에 새겨놓은 수 많은 상흔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그녀는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하고 단련을 시작하기 전 옆에 꺼내두었던 스마트폰을 들어 올려 이제는 무척이나 익숙해진 김주혁의 팬카페에 들어갔다.
최근 그녀는 휴식시간의 대부분을 이 카페에서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최근 카페에서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회원수가 폭증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요즘 올라오는 게시글을 보는 재미에 빠져있었고.
“~♪♬”
거기에 더해 게시글 사이사이에 올라오고 있는 김주혁의 사진을 저장하는 재미에도 빠져 있었다.
그 덕분에 현재 최아린의 스마트폰은 슬슬 김주혁의 사진으로 인해 용량이 한계치를 맞이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이나 김주혁의 팬카페를 돌아다니며 소위 김주혁 짤을 모으고 있던 최아린은.
“…?”
문득 하늘이 어두워졌다는 것을 깨달았고.
“…!”
곧 최아린은 자신이 보고 있는 하늘에 거대한 검은 구멍이 생겨났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XXXX
“…사천왕이 내려올 것 같다고?”
“그래.”
길잡이의 끄덕거림에 김주혁은 사천왕에 대해서 떠올렸다.
사천왕(四天王).
그들은 멸망의 탑의 5계층에 있었던 4명의 존재들을 부르는 말이었으며, 김주혁은 사천왕 모두를 알고 있었다.
사천왕을 모두 알고 있는 이유?
‘내가 전부 죽였으니까.’
그 이유는 바로 김주혁이 멸망의 탑 5계층을 지키고 있던 사천왕을 모조리 죽여버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사천왕중 한명은 내가 죽이지 않고 제자들이 모여서 죽였지만.’
결국 사천왕들이 어떻게 싸우는지는 전부 알고 있었기에 김주혁에게 있어서 사천왕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위압감이 넘치는 존재들은 아니었다.
‘물론 지금 당장 잡으라고 하면…조금 힘들 수도 있나?’
김주혁은 예전에 상대했던 사천왕들의 강함을 다시금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았다.
“흠…”
적어도 그가 기억하고 있기로 멸망의 탑 5계층에 있던 사천왕은 그가 기억하기에도 꽤 강하다고 평가할만한 녀석들이었다.
한 마디로 만만한 녀석들은 아니라는 것.
‘뭐 만만하지 않다고는 해도 우선 내려와서 한판 붙어보면 그래도 질 것 같지는 않은데.’
사실 현재 시점에서 김주혁은 2차 성좌들의 이름을 흡수해버리면서 전반적인 능력치가 이전보다도 상승했다.
한 마디로 아직 전성기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어느정도까지는 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
그 때문에 한동안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던 김주혁은 이내 슬쩍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생각을 끝내고 길잡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우선 사천왕이 온다는 건 알겠는데 설마 전부 내려오는거야?”
“아니, 한 명이야.”
“한 명?”
김주혁의 되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길잡이.
“그럼 누가 내려오는지도 알 수 있는건가?”
김주혁이 경험해본 바로 사천왕 중에서도 리더 역할을 맡고있는 녀석이 아니라면 그들의 전투력은 기본적으로 전부 고만고만했다.
다만 김주혁이 한 명이 내려온다는 길잡이의 말에 누가 내려오냐는 물음을 던진 것은 바로 사천왕 제각각이 가지고 있는 능력 때문이었다.
그래 능력.
물론 멸망의 탑에 속해있는 녀석들의 능력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다양했으나 김주혁이 무력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레벨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사천왕급에 들어와서는 김주혁이 무력으로 찍어누르기에 굉장히 애매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원들도 있었기에 그는 물음을 던졌고.
그런 김주혁의 물음에 길잡이는.
“장선(奘仙)이야.”
그렇게 이야기 했다.
XXXX
김주혁은 장선(奘仙)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장선(奘仙).
그는 사천왕 중에서도 완력(腕力)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신선이었다.
‘힘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던가?’
김주혁은 장선의 능력을 떠올리며 슬쩍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장선에 대해서 알고 있기는 했어도 김주혁은 장선을 직접 상대해 본 적이 없었다.
장선은 김주혁이 직접 처리한 것이 아닌 그의 제자들이 처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김주혁은 장선의 능력에 대해 알고 있었을 뿐 실제로 장선을 본 기억은 없다.
허나 그렇다고 해도 김주혁은 딱히 장선이 내려오는 것이 걱정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가 알기로 장선은 사천왕 중에서도 제일 약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미 장선을 제외한 다른 사천왕을 혼자서 상대했던 김주혁은 딱히 이 상황이 걱정되지는 않았고.
거기에 이미 길잡이에게 장선을 제외한 다른 성좌들이 현신하지 않을 거라는 소리까지 듣고 단련실로 돌아온 김주혁은 현재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헤엑…헤엑…”
“크하아아악…”
금방이라도 죽겠다는 듯 땅바닥을 기며 우는 소리를 하는 아델리아 벤트릭과 블랙 캣.
거기에 더해 요즘에도 자신이 굳이 입을 열지 않는 한 나타나지 않는 호법들까지.
‘이번에 녀석들도 한번 목표점을 만들어줘볼까?’
사실 김주혁은 이미 아델리아 벤트릭과 블랙 캣에게는 한번씩 자신의 성좌들이 어떻게 싸우는지에 대해 보여주었다.
그러나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것은 목표점이 아니었다.
아니, 엄연히 말하면 김주혁과 제자들의 대련은 아델리아 벤트릭과 블랙 캣에게는 목표점이 될 수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목표라는 것은 아무리 불가능 해 보이더라도 결국 내적으로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부분이 보여야만 그쪽으로 목표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니까.
한마디로 그들이 김주혁과 제자들의 대련을 보며 가졌던 것은 동경과 경외 그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김주혁은 잘 알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김주혁은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 그리고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전호법에게도 목표점을 만들어주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싸울 수 있는 녀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김주혁은 이 상황을 생각해보았다.
4계층의 성좌들이 내려올 것이라는 김주혁의 예상이 완벽하게 빗나간 채 사천왕이 내려오고 있는 이 순간을.
아무리 예상을 해봤자 위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채지 못하는 이상 상황은 언제든지 김주혁의 생각 외로 움직일 수 있었고.
그 상황을 최대한 수월하게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김주혁을 따라 움직일 수 있는 패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그렇기에.
“야, 있냐?”
[무신문의 도살자가 힘찬 목소리로 ‘부르셨습니까 스승님!!’이라고 대답합니다!]김주혁은 힘차게 지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입을 열었다.
XXXX
사천왕, 장선(奘仙)은 기분이 좋았다.
그냥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라 매우 기분이 좋았다.
당장 장선에게는 이름을 받고 정신을 차리자 마자 기분이 좋아질만한 일이 여러 개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정신을 차리자 마자 사천왕과 탑주를 포함한 자신을 컨트롤 할만한 이들이 없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으며.
그 이후 정신을 차리자마자 현세에서 날뛸 수 있는 이름을 받았다는 것에도 기분이 좋아졌고.
멸망의 탑에 있을 때와 다르게 자유롭게 지상을 돌아다니며 살육을 벌일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
그러나.
“…”
그렇게 좋았던 장선의 기분은 현재 한없이 땅을 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기분이 좋다는 듯 웃음기를 머금고 있던 눈가는 한없이 짜증이 가득해져 있었고.
거기에 더해 다른 이들은 짜증이 가득 남아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장선의 앞에 서 있는 총 네 명의 인간 때문.
사실 장선은 처음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던 인간들을 보았을 때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유는 굳이 자신이 인간들을 찾을 필요도 없이 곧바로 살육을 즐길 수 있었으니까.
애초에 살육의 맛을 알고 나서부터 선(仙)의 길을 포기해 괴선(怪仙)이 되어버려 미궁주의 패로 쓰여지고 있던 그는 간만의 살육을 기대하며 미소를 지었었다.
애초에 그가 대공동에서 멸망의 탑에 소속되어 있는 성좌들에게 별 다른 설명을 듣지 않고 곧바로 내려왔던 이유도 한시 빠르게 살육을 즐기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러나.
“…!”
곧 그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네 명의 인간들 중, 네명의 인간들에게 느껴지는 마력에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저 마력을 알고 있었으니까.
아니, 오히려 그가 저 마력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저 앞에 인간들이 흩뿌려대고 있는 마력은.
“이 새끼들…”
바로 300년 전 멸망의 탑에서 자신을 죽였던 그 빌어먹을 년놈들의 마력이라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 사실 때문에 장선은 조금 전까지 기분이 좋다는 듯 짓고 있었던 웃음을 지운 채 한없이 인상을 찌푸렸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는 도망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장선은 다시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그가 살육을 즐기기 위해 곧바로 내려왔다고 해도 멸망의 탑의 성좌들에게 이 세계의 대략적인 상황은 들었고.
‘그럼 저것들이 나를죽였던 년놈들의 계약자라 이거군’
장선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는 자신을 죽였던 년놈들의 계약자를 역으로 죽여버리는 것으로 복수를 하기 위해 오히려 도망치지 않고 마력을 끌어올렸고.
그 다음 순간.
빠아아아아아아악!!!!!!!
장선은, 자신의 머리통이 뜯겨나가는 듯한 고통과 함께 땅바닥에 처박혔고.
“300년 만이네? 힘만 쎈 찐따.”
“!”
곧 그의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장선의 인상은 곧 사정없이 찌푸려질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