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63
◈ 163화. 양선을 꼬셔라? (1)
현재 대공동의 한쪽에는 거대한 전통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건물의 이름은 바로 무신문(武神門).
물론 멸망의 탑의 성좌들은 무신문이라는 곳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이들이 있을지도 몰랐으나 적어도 일반 성좌들은 무신문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 정도로 무신문은 300년 전 이들에게 굉장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뭐, 사실 임팩트를 가지지 않으려야 가지지 않을 수가 없지.’
도왕은 지어지고 있는 무신문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무신문의 근처에 터를 잡고 무관을 운영하던 그가 당장 생각하기에 300년 전의 무신문은 인터넷이 소실되어 제대로 사용을 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전 세계 사람들이 알고 있을 만했다.
‘……제자들이 한 짓만을 생각하면.’
도왕은 300년 전의 옛날의 기억을 잠깐 끄집어냈다.
분명 300년이나 되었으나 우선 떠올리기만 하면 떠오르는 몇몇 기억들.
그중에는 무신문의 제자들이 김주혁을 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루아침에 한 개의 단체를 박살 내거나.
또한 도시를 박살 내 버리는 경우도 있었고.
거기에 더해 300년 전에 가장 최고의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했던 거대 집단마저도 제자들끼리 개박살을 내버린 적도 있었다.
그뿐인가?
‘생각해 보면 그때는 말도 조심해야 했지.’
만약 무신문의 제자들이 있는 곳에서 무신의 욕을 했다?
그 사람이 그때 당시에 얼마나 잘나갔는지와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예외 없이 명복을 빌기도 했을 정도였다.
아무튼, 그 덕분에 300년 전 무신문은 대부분의 성좌들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가지는 것을 넘어 그 소문이 알음알음 퍼져나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더 특이한 것은.
“야, 거기 제대로 지어! 삐뚤어졌잖아!”
“지랄하지 마! 네가 삐뚤어진 거겠지! 내 건축기술을 무시하는 거냐!?”
“무신문(武神門)을 다시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거잖아! 제대로 만들라고!”
“야! 거기 한자 똑바로 써!”
“내 350년 짬 무시하지 마! 너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논 줄 알아!?”
무신문의 굉장히 놓은 악명만큼이나 무신문에는 미담 또한 많았다.
실제로 현재 무신문을 짓고 있는 이들은 김주혁의 네 제자가 아니라 중립문에 소속되어 있는 다른 성좌들이었으니까.
그것도 서로한테 무신문을 잘 지으라고 열심히 성을 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도왕은 새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알고 있기는 했었는데…….’
물론 무신문이…… 아니, 정확히는 현오 형이 여러 가지 미담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다만 무신문의 악명에 가려져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을 뿐, 실제로 무신은 300년 전의 세상에서 꽤 많은 미담을 쌓았다.
‘뭐, 사실 미담이라고 해봤자 현오 형은 딱히 미담을 원하고 저지른 건 아니겠지만.’
물론 모든 미담을 그에게 들었던 것이 아니었기에 확신할 수는 없었으나 무신의 성격을 아는 도왕은 분명 김주혁이 누군가를 도와주다 미담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그가 김주혁에게 들었던 미담 중 하나는 노예상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부 죽여버렸는데 알고 보니 그 노예상인이 가두고 있던 것이 무척이나 잘나가는 헌터 중 한 명이었다. 라는 이야기도 있었으니까.
도왕이 파악하기로 기본적으로 김주혁의 미담이 생성되는 것은 그런 골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는 새삼스러운 표정으로 300년 전보다 거대하게 지어지고 있는 무신문을 바라봤고.
“정말 무신은 대단하군. 그저 무신문을 짓는 것만으로도 저렇게 보은을 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달려들다니.”
곧 도왕은 자신의 옆에 서서 그런 말을 하는 설난신을 보며 이야기했다.
“……현오 형이 좀 대단하긴 하지.”
“거기에 무신에게 보은을 갚으려는 이들이 저렇게 많은 것을 보면, 무신뿐만이 아니라 무신문 또한 적지 않은 선행을 베푼 것 같군.”
설난신의 말.
그러나 도왕은 그런 설난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런 게 있나?’
적어도 도왕이 생각할 때 무신의 제자들은 미담을 제작하는 데 단 하나의 보탬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애초에 제자들은 현오 형에 관련된 내용을 제외하고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니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그의 제자들을 떠올린 도왕은 새삼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고.
“역시, 무신은 대단해……!”
곧 그는 자신의 옆에서 두 눈을 반짝이기 시작하는 설난신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돌려 만들어지고 있는 무신문의 입구에 좌르륵 서 있는 성좌들의 줄을 바라봤다.
그야말로 엄청난 길이의 줄.
‘저게 전부 무신문 입단 희망자들이라니.’
아직 무신문이 다 만들어지지도 않았건만 벌써부터 줄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바라보며 도왕은 질린 표정을 지었고.
‘무신문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아마 지상도 개판이 나겠군.’
도왕은 그렇게 생각하며 거의 다 완성이 되어가고 있는 무신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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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무신문을 만들었는데 지금 성좌들이 무신문에 들어오려고 줄을 서 있다?”
[무신문의 도살자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습니다, 스승님! 이라 답합니다.]“그럼 아직 뽑은 건 아니고?”
[무신문의 도살자가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이며 아직 뽑지는 않았습니다! 스승님! 이라고 이야기합니다.]도살자의 이야기를 듣고 난 김주혁은 대충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무신문이라…….”
그로서는 굉장히 오랜만에 듣는 그리운 이름이었기에 김주혁은 잠시 고민을 하는 듯하다.
“그래 뭐, 마음대로 해라.”
[무신문의 도살자가 미소를 지으며 반드시 편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스승님! 이라 이야기하고는 어디론가 뛰어갑니다!]그와 함께 떠오르지 않는 알림창을 한번 확인한 김주혁은 이내 어깨를 으쓱였다.
‘위에서 뭘 어떻게 하려는지는 모르겠다만 상황이 상황이니까 쓸 수 있는 패가 많으면 좋겠지.’
사실 조금 냉정하게 평가하면 녀석들을 모아봤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아무튼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분명 나을 것이라는 건 자명한 일이었기에.
‘알아서 잘하겠지.’
김주혁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그 생각을 끝냈고.
그렇게 며칠 뒤.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단련을 계속하고 있던 김주혁은.
[무신문의 도살자가 조금은 급한 표정으로 스승님! 또 대공동 한가운데에 검은 구멍이 생겨났습니다!]곧 지랄이에게 다음 사천왕이 내려온다는 보고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래?”
사천왕이 내려온다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김주혁은 딱히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이야기했다.
“그럼 아마 좀 내려오는 데 시간이 걸릴 테니까 너무 신경 쓰지는 말고 좀 보고 있다가 검은 구멍이 사라지면 이야기해 줘.”
[무신문의 도살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합니다.]김주혁의 말에 별다른 토를 달지 않고 곧바로 사라진 지랄이.
‘좀 빨리 등장하기는 했네.’
그에 김주혁은 그렇게 생각하며 아까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동요 없이 단련을 이어나갔다.
어차피 지금 김주혁에게 검은 구멍이 나타나는 것은 별로 신경 쓸 일이 아니었으니까.
물론 사천왕은 강하다.
그러나 지금의 김주혁은 사천왕을 상대할 수 있는 힘을 얻은 상태였고, 무엇보다 그가 검은 구멍이 생긴 것에 동요하지 않는 이유는 길잡이에게 한 가지 사실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김주혁은 저번에 길잡이에게서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을 들었다.
나쁜 소식은 바로 위쪽에서 아래쪽을 다시금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
그리고 좋은 소식은 바로 위쪽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된 시점부터 이름이 내려오는 속도가 굉장히 더뎌질 것이라는 사실을, 김주혁은 길잡이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어차피 검은 구멍이 생긴다고 해도 빨리 내려오지는 못한다고 했지?’
김주혁은 그렇게 생각하며 길잡이가 했던 말을 회상했다.
‘내가 조금 전에 한 말대로, 이제부터 너희 쪽에서는 이름이 내려왔을 때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을 거야.’
‘이유는 비안으로 아래를 볼 수 있게 된 순간 내가 바로 이름이 미궁 안으로 내려가는 그 통로에 네가 준 이름들로 장난을 쳐놨거든.’
‘물론 통로가 넓으니만큼 통로 자체를 아예 막을 수는 없지만 분명 이름이 내려가는 속도는 무척이나 느려질 테고.’
‘굳이 너희의 시간으로 따지면 대충 4일에서 5일 정도 시간을 벌게 되는 셈이니까 충분히 대비할 만한 시간을 벌 수는 있을 거야.’
“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생길수록 좋긴 하지.”
김주혁은 길잡이의 말을 떠올리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사실 지금 당장 사천왕이 내려오나 3, 4일 뒤에 사천왕이 내려오나 김주혁에게 있어서 큰 상관이 있진 않았다.
김주혁이 기억하고 있는 대로 사천왕의 능력은 대비한다고 해서 막기에는 조금 애매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허나 김주혁이 생각하는 것은 지금이 아니라 이다음.
‘만약 이다음에 성좌들이 대량으로 지상에 몰려들 때라면 분명히 이 기간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거다.’
어차피 김주혁은 위와 맞붙어야 했고, 이미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된 이상 김주혁이 그들에게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거기에 길잡이가 준 정보를 생각해 보면…….’
미궁주는 분명 규격 외라고 생각되는 김주혁을 죽이려 들 거고, 그때가 되면 김주혁이 미처 하루아침에 처리하지 못할 정도의 일을 벌일 수도 있었다.
그때.
‘미리 대비할 수 있을 만한 시간이 조금이라도 주어지면.’
피해를 아예 없앴다고는 하지 못해도 나름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이었다.
‘당장 다른 녀석들한테 경고도 줄 수 있을 테고 말이야.’
아니, 사실 굳이 경고를 줄 필요도 없이 성좌들이 보고 알아서 대비할 테니 김주혁은 딱히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우선 내가 해야 할 일은 기다리는 것.’
어차피 당장 사천왕이 내려오는 것도 아니었고, 길잡이는 분명 사천왕이 내려오는 때에 맞춰서 김주혁을 부를 거라 했기에 그는 우선 차분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아무런 정보가 없는 시점에서 김주혁이 대비할 만한 일은 없었으니까.
‘이번에는 누가 내려오려나?’
김주혁은 사천왕을 떠올렸다.
그가 알고 있는 사천왕 중 한 명이자 제자들에게 처리당했던 장선은 이미 이번에도 제자들의 계약자들에게 허무하게 처리되었다.
한마디로 이제 남아 있는 사천왕은 세 명이었고.
그 세 명의 사천왕은 전부 김주혁이 손수 죽였다.
그렇기에 김주혁은 300년 전 자신이 상대했던 사천왕을 떠올리며 한동안 생각을 하며 단련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오.”
단련이 정확하게 끝나는 타이밍에 그는 길잡이가 있는 낡은 판잣집에 오게 되었고.
“타이밍 좋네.”
“칭찬 고마워.”
김주혁의 한마디를 받아친 길잡이는.
“사천왕 중 누가 내려오게 될지에 대한 정보를 얻었어.”
이내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