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77
◈ 177화. 용, 강림 (1)
블랙 캣의 도움을 받아 온 외딴 섬.
“……저는 그대로입니다.”
“저도요.”
“……나도.”
김주혁은 옌랑이 설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연꽃잎을 만들어 지금까지 자신이 가르치던 최아린과 아델리아 벤트릭, 그리고 블랙 캣에게 먹였으나.
“진짜로? 뭐 조금 더 능력이 잘 사용된다거나, 마력이 조금 더 올랐다거나 하는 거 없어?”
“전혀 없습니다. 혹시 몰라 능력을 사용해 보기도 했는데…… 딱히 변한 건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딱히 능력에 크나큰 변화가 있진 않네요.”
“나도 전혀 없어…….”
정말 유감스럽게도 옌랑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김주혁이 만들어준 연꽃잎을 먹고 나서도 딱히 이렇다 할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막 갑자기 수련하던 게 잘 풀린다든가 하지도 않고?”
김주혁이 이야기를 끝내자마자 옆에 서 있다가 곧바로 묻는 옌랑.
그러나 그런 옌랑의 물음에도 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고, 그런 옌랑을 바라보고 있던 김주혁은 말했다.
“다시 한번 해봐.”
“응? 뭘?”
“다시 한번 능력을 써보라고.”
김주혁의 말.
그에 옌랑은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은 듯했으나.
“……음. 다시 한번?”
왜인지 조금 꺼리는 듯한 표정으로 김주혁을 보며 말했고.
“그래, 혹시 연꽃잎을 먹은 직후에만 그렇게 됐을 수도 있으니까.”
이어진 김주혁의 말에 옌랑은 ‘그렇긴 한데…….’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으나, 이내 여전히 눈치를 보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아마 아까 전처럼 오래는 못 할 것 같은데? 그냥 조금 더 마력을 회복하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오래 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확인만 하려고 하는 거니까.”
김주혁의 말.
그에 옌랑은 뭔가가 묘하게 불만이라는 듯 김주혁을 쳐다보았으나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더니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후우우우-”
한번 크게 한숨을 내쉰 옌랑은 곧 마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화아아아악!
그와 함께 곧, 그녀를 주변으로 새하얀 설원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나.
“흐햐아아아~!”
설원이 만들어지자마자 옌랑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서 엎어져 버렸고.
“?”
“?”
“?”
“?”
순식간에 모두가 머리에 물음표를 띄움과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었던 설원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씨! 왜 그렇게 쳐다봐! 네가 하라며!”
곧 얼굴을 붉게 물들인 옌랑이 김주혁을 바라보면서 악! 소리를 질렀다.
“아니, 나는 능력을 써보라고 했지, 이상한 소리를 내라고는 안 했는데……?”
“마력 고갈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내가 계속하기 싫다고 했는데 네가 계속하라 그랬잖아!!”
억울하다는 듯 외치는 옌랑.
그에 김주혁은 묘하게 뻘쭘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곤 이야기했다.
“뭐, 아무튼 수고했어. 아무튼 이걸로 어느 정도 정보가 모였으니까.”
물론 정보를 모았다고 하기에는 표본이 너무 적고 실험해 보지 않은 것도 많았으나 지금 당장 얻은 정보는 있었다.
‘연꽃잎을 처음 먹인 옌랑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잠재능력이 높아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잠재능력이 높아지지 않은 것보다는 전체적인 능력 상승이 없었다. 라고 말하는 것이 더 옳은 말인 것 같았다.
김주혁은 그렇게 결론을 내고 옌랑을 제외하고 다른 이들의 능력 상승이 없는 이유는 뭘까 하는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려 봤으나 딱히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당장 예상되는 것이 많았으니까.
‘연꽃잎 자체가 만들어지기는 했으나 쿨타임이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그게 아니라면 옌랑의 재능이 높아서 옌랑에게만 잠재능력이 올랐을 수도 있고.’
거기에 김주혁이 미처 체크하지 못한 무엇인가 때문에 아무런 반응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었기에 김주혁은 곧 이 건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어차피 지금 이 시점에서 김주혁이 고민을 한다고 해봤자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길잡이가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김주혁은 길잡이를 떠올렸다.
자신에게 연꽃잎에 대해서 이야기해 준 녀석이라면 분명 무엇인가를 알고 있을 것이었으나, 그는 자신의 품 안에 들어있는 보석을 쓰는 것을 보류하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 시점에서 만나러 가봤자 알려주지 않을 게 뻔하니.’
적어도 그때 길잡이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그녀는 굉장히 확고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자신이 더 이상 알려줄 것은 없다고.
그렇기에 김주혁은 길잡이에게 이 연꽃잎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을 보류하기로 했고.
그 순간.
[무신문의 도살자가 조금은 급한 목소리로 스승님! 이번에도 검은 구멍이 열렸습니다! 이야기합니다!] [무신문의 도살자가 여전히 급한 목소리로 그런데 이번 구멍은 매우 거대합니다! 라며 계속해서 말합니다!]김주혁은 지랄이에게 대공동에 다시한번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XXXX
대공동에 있는 무신문.
“골치아프네.”
조금 전까지 고민을 하고 있던 부리가면은 의자위에서 무릎을 감싸고 앉아 짜증스럽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사저, 이건 확실히 골치가 아픕니다.”
“동의해요.”
“나도 동의, 저번부터 말했지만 진짜 멸망의 탑 새끼들 모조리 조져버릴 수는 없나?”
그들이 고민을 하고 있는 이유.
그것은 바로 대공동의 천장에 열려 있는 거대한 크기의 구멍 때문이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구멍.
구멍의 크기가 클수록 내려오는 이름 또한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무신문의 제자들은 고민을 하고 있었으나.
사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아무리 고민을 하고 있어도 무엇인가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스승님은 뭐라고 하셔?”
부리가면의 물음.
그에 지랄이는 쩝, 하고 입맛을 다시더니 입을 열었다.
“우선 스승님께서는 최대한 다른 성좌들에게 알려 놓으라고 하시길래 우선 무신문 소속의 성좌 말고도 다른 성좌들에게도 모두 말해놓은 상태이긴 한데…….”
“이번에도 용인가 뭔가 하는 그 녀석이 성좌를 모아서 내려오려고 하진 않으려나?”
“사저, 그렇다면 좋겠지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역시 그렇겠지?”
부리가면의 말.
그에 지금까지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이면의 지배자는 어깨를 으쓱이며 이야기했다.
“뭐, 당장 이름들 내려오는 걸 봐서 좀 많은 것 같으면 현신이라도 하면 되지 않나요? 실제로 다른 성좌들한테도 그렇게 말해놓은 상태잖아요?”
“그렇긴 하지. 나는 현신할 계약자가 없어서 하려면 본체 현신을 해야 하지만.”
이면의 지배자의 말에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지랄이.
그에 부리가면은 답했다.
“본체 현신까지 굳이 할 필요는 없어. 멸망의 탑 녀석들이 단체로 우르르 내려가면 애초에 우리 말고도 계약자 몸에 현신할 녀석들이 많으니까 말이야.”
“그렇습니다. 애초에 우리 고민은 내려간 놈들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사전에 조질 수 있을 만한 방법이 없을까에 대한 것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런 식으로 한참이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김주혁의 제자들.
그렇게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을까.
문득 부리가면은 무엇인가 떠올랐다는 듯 이제는 매달려 있지 않고 평범하게 자리에 앉아 있는 바르체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까 이번에 내려오는 사천왕이 용이라고 했었지?”
“그렇다만.”
“그 녀석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봐.”
“……용에 대해서? 사천왕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 것 아니었나?”
바르체의 질문.
그에 부리가면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는 양대가리랑 그 힘만 쎈 무지성이랑 감히 스승님의 옆에서 잡배마냥 처 붙어 있는 미치광이 새끼밖에는 몰라, 애초에 용은 스승님이 혼자 처리하셨으니까.”
부리 가면의 말에 바르체는 그렇군, 이라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이내 이야기했다.
“말 그대로, 지금 내려오려는 녀석은 ‘용’이다. 그놈은 사천왕 중에서도 가장 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다.”
“너보다도 강해?”
부리가면의 물음.
그에 바르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 것으로 그 사실을 부정했다.
“아니, 만약 그 녀석이 나보다 강했다면 멸망의 탑의 탑주 자리는 내가 아니라 용이 앉아 있겠지.”
“그럼 별 고민 없겠네, 애초에 현재 스승님은 이미 300년 전의 전성기를 뛰어넘은 것으로 보이니까 말이야.”
“뭐, 확실히 그렇게 보이기는 하더군.”
부리가면의 말에 바르체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김주혁의 모습을 한번 떠올렸다.
당장 최근 무신문의 제자들을 통해 김주혁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는 겉으로 보기에도 이미 300년 전의 전성기와 근접했거나 그때를 뛰어넘은 것 같은 느낌을 모습이었으니까.
허나 그것에 동의한 것과는 다르게 바르체는.
“하지만, 그건 또 모를 일이지.”
전혀 다른 의견을 냈다.
“……뭐? 그게 무슨소리야?”
“조금 전에도 했던 말이다만, 김주혁이 300년 전의 전성기를 뛰어 넘은 것과 용을 상대하는 것은 또 별개의 일이라고 말한 것이다.”
“……어째서?”
도대체 뭔 소리를 하냐는 듯 되묻는 부리가면.
“그도 그럴 것이 그 녀석은-”
그런 물음에 바르체는 곧 입을 열었다.
XXXX
그 뒤로 며칠 뒤.
[긴급 속보! 악인 집단의 테러 위협! 모든 시민들은 곧바로 대피!] [긴급 속보! 악인 집단! 갑작스러운 테러 선언! 시민들 혼란에 빠지다!] [전 세계 각지에서 갑작스레 시작된 테러 경보!] [국제 계약자 협회장 “현 사태, 전혀 장난이 아니다, 시민들은 모두 신속하게 대피하기를 권장한다.” 발언!]‘난리네’
김주혁은 스마트폰에 좌르륵 떠오르기 시작하는 뉴스를 확인하고는 그렇게 생각한 뒤, 이내 시선을 돌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에 보이는 것은 김주혁이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무척이나 거대한 검은 구멍.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하늘 한가운데에 뚫려있는 구멍은 이질감을 느끼게 했고.
김주혁은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구멍에서 굉장히 강대한 마력이 뿜어져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릿.
고작 한순간이기는 하지만 마치 피부를 베어버릴 것만 같은 진득한 살기가 들어있는 마력이 하늘로 퍼져나가고,
그와 함께 거대한 검은 구멍 안에서, 그 구멍에 걸맞은 거대한 거체가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 보이는 붉은 달과도 같이 핏빛에 물들어 있는 두 눈과 거대한 뿔.
그 뒤로는 검은색의 비늘이 덮힌 거대한 몸통이 끊임없이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그와 함께 검은 몸통이 구멍을 통해 빠져나옴과 동시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 하늘을 유영하기 시작하고.
굉장히 위엄넘치는 얼굴을 한 용이 김주혁을 바라본다.
그렇게 검은 통로로 거대한 용이 빠져나오고 있을 때.
김주혁은 그대로 튀어 올라.
“선빵필승!”
꽈아아아아아앙!!
그대로 검은 용의 얼굴에 죽빵을 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