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83
◈ 183화. 최종병기 출격 (2)
무신문(武神門).
김주혁의 말에 따라 바르체를 그의 방으로 보내고 그에게 지랄이를 붙여주고 돌아온 나머지 세 명의 제자들은 한동안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현세에 대한 고민.
“……역시, 이래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단 말이야.”
부리가면의 중얼거림.
그에 그 옆에 앉아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투귀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확실히, 저희가 대공동에서 어떻게 하든 스승님께는 큰 도움이 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김주혁의 제자들이 지금까지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당장 김주혁의 제자들은 그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한 일이 많았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제자들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확실히, 그나마 도움이 되는 건 다른 녀석들이 깝치는 걸 억제하는 정도네요.”
이면의 지배자의 말에 드물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부리 가면.
확실히 현세에 다른 길드들이 깝치는 것 정도라면 대공동 선에서 어떻게 할 수 있었기에 분명 김주혁에게 도움이 되었으나.
제자들은 그것보다도 더 큰 도움을 스승님에게 주고 싶었다.
“진짜 지랄이 말처럼 다 조져버리고 싶네.”
쯧, 하고 혀를 차며 중얼거리는 부리가면.
만약 300년 전의 세상처럼 대공동에 죽음이 결여되어 있지 않았다면 그들로서도 스승님을 돕는 것이 한결 더 편해졌을 것이었다.
그러나 대공동에는 죽음이라는 요소가 결여되어 있었다.
모든 것은 분명 300년 전과 별로 다를 것이 없었으나 죽음이라는 요소가 결여되어 있는 것은 대공동의 활동을 상당히 제한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뭐, 애초에 스승님이 이름을 필요로 하시니 죽음이라는 요소가 결여되어 있지 않더라도 죽이기가 힘들고.’
한마디로 대공동에서는 뭘 하려야 할 수가 없는 상황.
그렇기에 그들은 김주혁에게 어떻게 하는 게 도움이 될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었고.
그렇게 그들이 나름대로의 고민을 이어나가는 중 김주혁과 바르체는.
[오랜만이군.]“그러게, 잘 있었냐?”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잘 있었지.]“왜 그렇게 질질 말을 끌어?”
김주혁의 물음.
그러나 바르체는 그런 김주혁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고 싶지만.’
이미 바르체는 무신문에 붙어 있는 상태였고 혹여라도 제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가 그 이야기가 제자들에게 다시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역시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좋겠군.’
바르체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혹여나 이 푸념이 김주혁의 제자들에게 들어가게 될 경우, 바르체의 미래는 굉장히 안 좋아질 게 뻔했으니까.
‘얼마 전이 돼서야 드디어 거꾸로 매달리던 게 풀렸는데 또 그렇게 될 필요는 없지.’
바르체는 그렇게 생각하곤 입을 열었다.
[아니, 아니다. 그보다 무슨 일이지? 할 말이 있다고 들었는데.]화제를 전환하는 물음에 김주혁은 고개를 갸웃했으나 이내 어깨를 으쓱이고는 그가 바르체를 부른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고.
“아무튼, 그것 때문인데 어떻게 생각해?”
김주혁의 설명을 모두 들은 바르체는 답했다.
[한마디로, 지금 네 말은 내가 했던 말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정도로 받아들여도 되겠나?]“뭐 신빙성까지는 아니고, 나도 뭔가 굉장한 이질감을 느껴서 말이야.”
김주혁의 말에 한동안 침묵하는 바르체.
그는 한동안 음, 하는 등의 무엇인가를 정리하는 듯한 소리를 내다 이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저번에 이야기했던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 같다’라는 말은 확실히 신빙성이 있는 말이기도 하다.]“그래?”
[너도 알겠지만 ‘한계’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깨지지 않는다. 가끔 밖에는 필멸자의 한계를 깨고 등선(登仙)하는 이들이 몇몇 있기는 하다만…….]“그럼 내가 등선을 했을 수도 있다는 소리야?”
[그건 아니다. 애초에 등선이라는 건 강함과도 어느 정도 상관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큰 상관이 있는 건 아니다. 그릇의 한계치를 늘리는 건 강함이 아니라 깨달음이니까.]바르체는 그렇게까지 이야기하고 잠시 말을 쉰 뒤 이어서 이야기했다.
[만약 네가 등선을 한 거라면 내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 같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겠지.]“……그럼 대체 난 뭐야?”
[솔직히 말해서, 나도 거기에 대해 선명하게 해줄 대답은 없다. 다만 추측할 뿐이지. 너는 그저 이름을 흡수하는 것만으로도 그릇이 계속 커지고 있지 않나?]“그건 원래 불가능하다고 했었지?”
[이름을 흡수해서 강해질 수는 있겠지만 이름을 흡수해서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다. 그건 절대로 예외가 없다. 그런데도 이름을 흡수하는 것만으로도 한계가 늘어난다면-]“내가 모르는 잃어버린 힘이 있을지도 모른다?”
[정답이다.]바르체의 말에 한동안 고민하고 있던 김주혁은 곧 대답했다.
“그런데, 애초에 나는 이미 전성기의 나를 뛰어넘은 것 같은데?”
김주혁은 아직 흑룡의 이름을 흡수하지는 않았으나 무광이 처리한 녀석들을 흡수하면서부터 확실히 전성기의 자신을 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그건 나도 동의한다. 확실히 지금의 너는 나를 상대했던 전성기를 뛰어넘었더군.]“그런데도 나한테 숨겨진 힘 같은 게 있다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물어보는 김주혁.
그에 바르체가 다시금 고민을 하기 시작하더니 곧 답했다.
[뭐,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 숨겨진 힘이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는군.]“…….”
[물론 그게 무슨 힘인지는 전혀 짐작 가는 게 없다만.]바르체의 말에 김주혁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아.”
곧 무엇인가 떠올랐다는 듯 탄성을 내뱉곤 이야기했다.
“생각해 보니까 최근에 미묘한 게 하나 있었긴 한데.”
[미묘한 것?]바르체의 물음에 김주혁은 얼마 전 옌랑에게 먹였던 연꽃에 대해 바르체에게 이야기해 주기 시작했고.
한동안 그 이야기를 듣고있던 바르체는 흠? 하는 소리를 내며 한동안 김주혁의 이야기를 듣고 있더니 이야기 했다.
[연꽃…… 연꽃잎이라.]“그래.”
[이건, 조금 기억을 뒤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기도 하군. 지금 당장 생각나지는 않는다만 내 나름대로 한번 생각을 해보겠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 길잡이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긴 하다만.]바르체의 말에 김주혁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경황이 없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길잡이는 연꽃잎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는 눈치였고, 왜인지 모르게 그녀라면 이 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다만 문제는, 길잡이에게 물어보고 싶어도 정작 그녀가 대답을 해줄 것 같지는 않다는 점.
‘대체 왜?’
김주혁은 고민해 보았으나 딱히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길잡이는 그 이상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으니까.
‘……이번에 가서 한번 물어봐야 하나.’
김주혁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XXXX
다음 날.
어제 이어나가던 고민을 잠시 접어두고 우선 회복에 집중하기로 한 김주혁은 오전 일찍 단련실에 도착했다.
회복을 한다고 해놓고 도착한 이유?
‘그래도 최소한의 단련은 해줘야 하니까.’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피로하면 기본적인 단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쉬는 것을 메인으로 생각했겠으나 김주혁은 무조건 단련은 하루에 조금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기에 단련실에 나왔고.
거기에서.
“?”
김주혁은 벌써부터 단련실에 나와 미친 듯이 단련을 이어나가고 있는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 거기에 옌랑과 최아린을 보았다.
물론 그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었다.
아델리아 벤트릭과 블랙 캣은 요즘에는 평소보다 빠르게 나와서 단련을 하니까.
거기에다 옌란과 최아린도 원래라면 오전 단련에 조금 늦는 경우가 많기는 했으나 가끔 한두 번은 먼저 와서 단련을 할 때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김주혁이 놀라고 있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 아니라.
“……현신(顯信)?”
현재 단련실에서 단련을 하고 있는 네 명이 모두 현신상태라는 것 때문이었고.
곧 김주혁은 저 멀리서 단련을 하던 중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블랙 캣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단련속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현신상태를 유지하는 연습 중이라 이거야?”
“맞습니다.”
블랙 캣의 말.
김주혁은 은근하게 파란 마력이 발과하고 있는 블랙 캣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생각했다.
‘뭐, 썩 나쁠 건 없어보이는데.’
김주혁은 예전에 제자들에게 현신에 대한 내용을 두 가지 들었다.
하나는 성좌가 자신의 몸을 직접 마력으로 만들어내 본래의 육체를 가지게 되는 현신과,
다른 하나는 성좌가 계약자의 몸에 깃드는 형태의 현신.
보통 전자는 완전현신이라는 말로 부르고 후자는 현신으로 부른다는 이야기는 김주혁도 알고 있었고, 거기에 더해 그 두 가지의 부작용도 잘 알고 있었다.
‘분명 몸을 직접 만들어내서 현신하게 되면 리스크가 크다고 했나?’
김주혁은 예전 부리가면을 처음 봤을 때 그녀가 직접 육체를 가지고 현신한 것으로 굉장히 오랜시간 잠들어 있던 것을 떠올리고는 블랙 캣을 바라봤다.
“그런데 그렇게 현신해 있으면 오히려 너희가 피곤한 거 아니야?”
김주혁의 물음.
그에 블랙 캣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분명 피곤하긴 합니다만, 성좌님께서 힘을 조절해서 사용해 주고 계시다 보니 할 만합니다.”
“그러면야 뭐.”
확실히 제자들이 직접 현신해서 붙어준다면야 아마 단련속도는 지금보다도 더 빨라질 것이었기에 김주혁은 거기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거기에 더불어서’
제자들이 단련을 도와준다면 오히려 김주혁이 해야 할 일이 꽤 줄어들었다.
아무리 김주혁이 제일 강하다고 해도 능력을 가르치는 것은 원래 그 능력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이 봐주는 게 훨씬 좋으니까.
‘그냥 처음부터 이렇게 시킬 걸 그랬나?’
김주혁은 열심히 단련을 이어나가고 있는 네 명을 보며 그렇게 생각한 뒤 이내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도 단련을 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오전 단련이 끝나고 슬슬 점심이 되었을 때쯤.
‘오늘 오후쯤에 흑룡의 이름을 흡수해 볼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점심을 먹기 전 스마트폰으로 이슈를 체크한 김주혁은.
[대형 집단 ‘무신문(武神門)’의 리더는 사실 고등학생이었다!?] [무신문(武神門)의 리더, 고등학생이다.] [국제협회장 ‘무신문(武神門)’의 리더가 고등학생인지 우리도 모른다.] [특보! 무신문(武神門)’의 리더는 발할라에 입학한 학생!] [무신문(武神門)’의 리더는 도대체 누구인가? 혹시 김주혁?] [무신문(武神門)’소속 기사단과 왕권, 리더에 관한 물음에는 단 한마디의 말 없이 침묵해…….]“……이건 또 생뚱맞게 퍼져?”
열심히 흘러나오는 이슈를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