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85
◈ 185화. 하기 전 정리 시간 (2)
조금은 늦었다고 볼 수 있는 밤의 기숙사에서.
“후-!”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단련실에서 미친 듯이 단련을 하고 있었던 옌랑은 샤워를 하고 나온 뒤 굉장히 편안한 차림으로 침대에 다이빙했다.
그와 함께 옷이 말려 들어가 배가 훤하게 보였으나 옷가지를 내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누워 있는 옌랑.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
옌랑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침대 옆에 있는 서랍을 향해 손을 뻗었고,
곧 서랍을 열어 그 안쪽으로 손을 집어 넣은 옌랑은 곧 그곳에서 푸른색 수건을 꺼내들고는-
“후…….”
-마치 그것이 안정제라도 되는 것처럼 자신의 입과 코를 막고는 숨을 쉬었다.
또 그렇게 지나는 시간.
그렇게 옌랑이 멍하니 허공을 본 지 얼마나 지났을까.
[……도대체 왜 계속 그런 짓을 하는거지?]“으앗!”
옌랑은 곧 들려오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곤 파란 수건을 자신의 허리 뒤에 밀어 넣으며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그것이 곧 자신의 성좌인 ‘눈 속의 깊은 왕’의 목소리라는 것을 깨닫고는 진한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했다.
“아, 진짜……! 들킨 줄 알았자나요!”
괜스레 심장이 쿵쿵뛰는지 받침까지 빠트리며 말하는 옌랑.
그러나 그 모습을 줄곧 바라보고 있었던 눈 속의 깊은 왕…… 아니, 설난신은 이야기했다.
[……애초에 네가 수건으로 항상 그러고 있을 때도 말을 건 적이 많았다만?]“그때는 알림창이었잖아요!”
옌랑의 말.
그에 설난신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설난신은 옌랑의 몸에 현신을 한 상태로, 그녀에게 육성으로 말을 하고 있었으니까.
물론 단련이 끝나고 난 뒤라 딱히 현신을 계속해서 유지할 필요는 없었으나 되도록 현신 상태에 익숙해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옌랑의 말에 그는 굳이 현신을 풀지 않고 있었고.
그 증거로 옌랑의 몸에는 하얀 마력이 은은하게 보이고 있었다.
[뭐, 놀란 건 그렇다 치고, 들킨 줄 안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번에도 이야기했다만 그렇게 찔리면 애초에 그 짓을 안하면 되는 거 아닌가?]설난신의 말.
“읏.”
그에 옌랑은 정곡을 찔렸다는 듯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으나 이내 으그으~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이야기했다.
“애초에 그게 되면 이러고 있지도 않았겠죠……!”
[그런가?]“그래요!”
빽! 소리를 지르는 옌랑.
그런 그녀를 잠시간 바라보고 있던 설난신은 곧 이상하다는 듯 이야기했다.
[그런데 말이다.]“뭔데요?”
이전보다 조금 뾰족해진 목소리.
그러나 설난신은 개의치 않고 말했다.
[차라리 그렇게 주변 눈치 보며 수건 같은 걸 훔치는 것보다는 그냥 당당하게 김주혁을 끌어안는 게 훨씬 낫지 않겠나?]“뭐, 뭐라고요!? 제가 왜요!?”
순간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입을 벌리는 옌랑.
그녀의 볼에 한껏 홍조가 든 모습을 보며 설난신을 이야기했다.
[설마 지금 와서 나한테 자기는 김주혁을 좋아하지 않는다느니 할 이야기는 아니겠지?]“……읏!”
설난신은 옌랑과 계약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다.
그가 옌랑과 계약했던 건 이제 많이 쳐줘봤자 1년이 지났을 뿐이니까.
그러나 그 1년 사이 설난신은 대공동에서 도왕과 노가리를 깔 때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옌랑을 지켜보고 있었고 대공동이 생기기 이전에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알 수 있는 담백한 사실.
자신의 계약자는 무신인 김주혁을 짝사랑하고 있다.
거기에 짝사랑이 묘하게 비틀려 김주혁의 수건을 훔치고 있다!
‘……뭐, 도왕의 계약자는 텀블러를 훔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
굳이 따지자면 텀블러보다는 수건이 애정이 조금 덜 비틀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설난신은 그것에 관해선 판단을 하지 않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란 완벽할 순 없고, 모두 하나 정도는 치부를 가지고 살아가니까.
……무신의 수건을 몰래 훔쳐서 밤마다 습하습하- 하는 계약자의 치부는 좀 큰 게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아무튼 그 부분은 제쳐두고 설난신은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그냥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게 어떤가?]“……당당하게?”
[뭐, 그냥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되는 거지, 어차피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속 편하게 수건만 훔칠 생각은 아니잖나?]“그, 그건 그렇긴 한데…….”
옌랑의 대답.
거기에 설난신은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냐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어차피 김주혁은 그렇게 연애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타입은 아니잖나?]“그렇긴 한데…….”
[내 생각에 김주혁은 외강내유다.]“외강내유……?”
[그래, 외강내유. 딱히 연애에는 관심이 없어서 연애를 단 한 번도 해본 적도 없는 데다가 철벽이지만 우선 한번 무너뜨리고 나면 분명 굉장히 부드럽겠지.]“부, 부드러워?”
마치 홀린 듯 성난신의 말을 반복하는 옌랑.
그에 설난신은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그래, 애초에 연애도 단 한 번도 못해본 둔감한 녀석은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 바뀌는 법이지. 그러니까 만약 네가 대시해서 김주혁을 쟁취하기만 하면 아마 하루종일 붙어 있을 수도 있을 거다.]“하, 하루 종일 붙어 있어……?”
묘하게 홍조를 그리며 침묵하는 옌랑.
그런 그녀를 보며 설난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실제로 무신이 어떤 타입인지는 나도 모르지만.’
사실 설난신은 무신이 무슨 타입인지는 잘 모른다.
애초에 그가 실제로 무신을 본 것은 1년 전이었고, 300년 전에는 그냥 소문만 들어봤을 뿐이었으니까.
그렇다고 또 설난신이 이성관계에 박식하냐? 라고 물어본다면 또 그것도 아니었다.
애초에 설난신은 3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연애는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뭐, 조금은 특이하게 설난신의 주변에 그런 시대임에도 연애를 하는 이들이 많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기는 했으나 아무튼 본인은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다.
한마디로 설난신은 딱히 무신의 연애 타입에 대해서 딱히 그 어느 것도 파악하지 못한 채 뇌피셜을 말했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럼에도 설난신은 딱히 그것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가끔은 그냥 등을 밀어줄 사람이 필요하지.’
옌랑은 분명 천재(天才)지만 이런 이성관계에 대해서는 조금 비틀려 있다는 게 두 눈에 보였기에 등을 밀어준 것이었다.
실제로 옌랑이 계속 저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수건이나 훔쳐봤자 결국 되는 일은 없을 테니까.
‘……생각해 보면 무신은 정말 연애에 둔감하려나?’
거기까지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생각.
그렇게 생각이 이어지던 도중.
“그, 그럼, 뭐부터 해야 하는데?”
뜸을 들이며 입을 여는 옌랑의 말에 순간 설난신은 입을 다물었다.
그로서는 그냥 등을 밀어줄 생각만 하고 있었을 뿐, 구체적은 어드바이스를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잠시 고민하던 설난신은 300년 전, 자신에게 누군가가 했었던 말을 떠올렸다.
‘우선 연애를 하려면 상대방에게 나를 이성으로 인식하게 해라’라는 이야기를.
‘이성이라…….’
그렇기에 한참이나 고민을 하고 있던 설난신은.
[우선, 한번 힘차게 껴안는 건 어떨까.]옌랑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XXXX
사실, 현재 무신문 내부에 있는 이들 중 50% 정도는 무신문의 리더인 김주혁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정말 당연하게도 여러 가지.
당장 나이도 다 차지 않은 일개 뒷배도 없는 고등학생이 자신들의 위에 앉는 게 아니꼬운 이들도 있을 것이고,
그것보다도 순수한 의미로 집단의 미래가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사실 거의 대부분 김주혁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이들은 전자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저택에 앉아 있는 이들은 김주혁에게 불만이 있더라도 그 누구도 앞에서 불만을 토해내지는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성좌들 때문.
계약자들은 성좌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으니까.
무신문에 소속되어 있는 모든 성좌들은 김주혁에게 절대 반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었고.
계약자들은 김주혁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괜히 성좌님의 말에 반해봤자 좋을 것이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들은 무신문이라는 이름 하나에 모인 것이었고.
성좌들 때문에 지금의 무신문은 리더가 없음에도 짧은 시간이지만 무신문으로 모여 있던 것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만들어진지 모를 무신문에 소속된 걸로도 모자라 그 리더가 고등학생이다?
그 덕분에 몇몇 길드장과 가문주는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강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는 중이었고.
그것은 인도의 가문인 ‘라비야’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자 계약자 랭킹 20위권에 위치해 있는 디비야르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들도 성좌들이 일개 고등학생인 김주혁을 앉힌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는 했으나 그래도 불만은 사라지지 않은 상태.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지금부터 저랑 맞다이 뜨실 분 있으십니까?”
김주혁은 모두가 모인 곳에서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뭐, 성좌들이 혹여나 절대로 저한테 대항하지 말라고 했다거나 해서 말을 하지 않는 거면 그건 안심하시고 손 들어주세요.”
김주혁의 말.
손을 드는 이들은 없었다.
그에 김주혁은 또 한번 이야기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딱 봐도 학생 주제에 자기들 위에 올라서냐 하는 사람들과 더불어서 그냥 어떤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제가 싫은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
“그런 사람들은 전부 손을 들어주세요. 그게 몇 명이든 깔끔하게 맞다이로 해결하고 갑시다. 괜히 나중에 찐따처럼 구석에서 찡얼찡얼거리지 말고요.”
아.
“그리고. 더불어서 아까도 말했지만 성좌들이 저를 조심하라거나 절대로 반하지 말라거나 했을 텐데 그 부분에서는 절대 책임을 묻지 않을 테니 불만이 있으신 분들은 손을 들어주세요.”
이어지는 김주혁의 말.
그에 침묵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그 말, 정말인가?”
곧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당연히 정말이죠, 거짓말을 치진 않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상품도 하나 걸죠. 만약 저를 이기면 제 대신 리더의 자리에 앉는 걸로 말입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자리를 마련해 드렸는데 뒤에서 찡얼찡얼거리는 분은 없으셨으면 합니다.”
그에 반색하며 답하는 김주혁의 말에 저택 내부에서 은근히 찜찜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들이 하나둘 손을 들기 시작했고.
[숨쉬는 검이 김주혁의 말에 따르라고 합니다.]그 모습을 줄곧 지켜보고 있던 디비야르는 곧 자신의 눈앞에 떠오르는 알림창을 한번 바라보고는.
“…….”
곧 자신도 손을 들어 올렸다.
그렇게 해서 김주혁의 앞에 나온 이들은 도합 30명.
그리고 그중에서는 굉장히 이름값이 있는 유명인사들도 끼어있었다.
당장 20위권에 위치해 있는 디비야르 본인을 시작으로.
그의 왼쪽에는 계약자 랭킹 8위이자 ‘카르마’길드의 길드장인 ‘이무라 킨사쿠’가 있었고.
그의 오른쪽에서는 현재 러시아에서 꽤 이름을 날리던 원로 계약자인 슈비츠도 있었다.
그 이외에 많은 이들이 하나같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하나같이 굳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김주혁은 굉장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고.
“자, 그럼 한 명씩 상대하는 건 귀찮으니까 전부 한 번에 덤비는 거로.”
김주혁은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까딱거렸고.
잠시 뒤.
“……미친.”
저택 내에는, 외마디 욕설이 나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