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39
◈ 239화 천악산 (2)
천악산에 존재하는 세 개의 봉우리에는 각각 세 명의 대요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는 천악산의 약육강식에서 살아남고 살아남아 마침내 요괴들의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굴레에서 벗어나 요괴들의 위에 군림하게 된 이도 있었으며.
그 태생부터가 남달라 천악산에 도달한 그 순간부터 모든 요괴가 공격을 할 의지조차 갖지 않은 요괴도 있었고.
마지막으로, 그 어딘가에서 흘러들어와 자신에게 반항하는 모든 존재와 기존의 약육강식에 굴레에서 벗어나 있는 세 명의 대요괴 중 한 명을 먹어 치움으로써 그 위에 서게 된 이도 있었다.
그 어떤 요괴들보다도 포악하고.
그 어떤 요괴들보다도 잔악하며.
그 어떤 요괴들보다도 힘을 탐하는 존재.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 천악산에 와서도 당당히 세 개의 봉우리 중 한 개의 봉우리를 차지 한 요괴.
천악산에 살고 있는 요괴들은 그런 그를 보며 경외와 공포를 담아 그렇게 불렀다.
오에산의 괴물, 슈텐동자(酒呑童子)라고.
콰앙!
김주혁의 앞에 나타난 슈텐이 더 이상은 이야기할 것도 없다는 듯 주먹 휘두른다.
분명 김주혁이 몸을 뒤로 움직여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들려오는 공기가 터져나가는 소리.
그에 김주혁은 곧바로 촌검을 휘둘러 슈텐의 팔을 내리그엇고-
촤아아악!
“?”
김주혁이 슈텐의 팔을 내리그음과 동시에, 그의 팔은 너무나도 쉽게 잘려 나갔다.
푸확!
그와 함께 터져 나오는 붉은 피.
그에 김주혁은 저도 모르게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슈텐동자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 김주혁은 이번 일검으로 슈텐의 팔을 베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
분명 조금 전 슈텐이 등장했을 때 느껴졌던 기백은 분명 이 주변에 있는 요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그것은 조금 전의 공격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반응하는 것이 1초라도 늦었으면 그 자리에서 머리통이 터져나갈 정도의 소름 돋는 공격.
그런데 그런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쏘아내는 녀석의 팔이 아무렇지도 않게 잘려 나갔다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던 김주혁은.
“허.”
얼마 지나지 않아 슈텐의 팔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복구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
“흐.”
마침 처음부터 잘리지 않았다는 듯 너무나도 멀쩡한 팔을 붙잡고는 흐- 하는 미소를 짓는 슈텐.
“좋아, 좋다고. 아주 좋아!”
그러더니 그는 불현듯 흥분했다는 듯 입가에 찢어질 듯한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내 팔이 잘린 건 정말 오랜만이야! 이거 끝내주는군! 너는 물건이야! 물건!”
마치 지금 이 상황이 정말로 즐겁다는 듯 크하하학! 같은 천박한 웃음을 짓는 슈텐을 바라보며 김주혁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에 슈텐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난 네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 내기를 하자!”
“내기?”
“그래, 아주 간단한 내기지!”
슈텐은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내가 이기면 그 무엇이든 네가 원하는 걸 한 가지 들어주마! 반대로 내가 이기면 네 목숨을 가져가도록 하지!”
“왜 내 목은 거는데 네 목은 안거냐?”
“내 목숨이 필요한가? 원한다면 주지! 이 천악산의 삼악 중 한 명인 이 슈텐의 목! 나를 이긴다면 기꺼이 내어주겠다!”
입가를 비틀어 올리는 소리치는 슈텐.
그에 김주혁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갑작스레 요괴들을 베며 나아가던 중 갑작스레 나타나 공격을 갈기고 팔이 잘리더니, 이번에는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누가 봐도 어처구니없는 상황.
그러나 김주혁은 이 상황이 썩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당장 천악산에 들어오기는 했으나 김주혁은 이곳에서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으니까.
‘조금의 단서라도 구할 수 있는 상황은 나쁘지 않지.’
과연 저 정신병자가 뭘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으나 김주혁은 저 녀석이 스스로 열심히 호칭하고 있는 삼악이라는 단어에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녀석의 강함과 삼악이라는 단어는 김주혁으로 하여금 눈앞의 슈텐이 이 천악산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강자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으니까.
그렇기에 김주혁은 물음을 던졌고.
“네가 나한테 필요한 게 뭔 줄 알고?”
그에 슈텐은 그 특유의 상어이빨을 뽐내는 듯 웃음을 지으며.
“이름을 찾으러 온 거겠지. 아닌가?”
김주혁이 매우 원하는 대답을, 내뱉었다.
“……거,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기는 하네. 그런데, 내가 이름을 찾으러 왔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그에 굉장히 혹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한 김주혁이 이어서 묻자.
“그건 알려줄 수 없지, 이 뒤의 내용은 네가 나를 이겼을 때-”
“!”
“-들으라고!”
꽝!!!
불현듯 입가에 웃음을 잃지 않은 채 달려드는 슈텐.
그에 김주혁은 또 한번 불의의 기습을 시도한 슈텐의 공격을 피해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만약 얻을 게 단 하나도 없이 전투를 이어나간다는 것은 쓸데없는 소모였으나 슈텐이 김주혁에게 던진 떡밥은 그가 힘을 사용하게 하기에 매우 충분한 이유가 되었으니까.
화아악-!
슈텐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김주혁은 그동안 조절하고 있던 마력을 망설임 없이 사방으로 내뿜었다.
이전처럼 그 어떤 것도 담아내지 않겠다며 억눌렀던 때와는 다르게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마력.
그와 함께.
츳-!
땅을 내리찍었던 슈텐의 오른팔이, 또 한번 허공을 난다.
그러나 자신의 오른팔이 날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더욱 미소를 지으며 몸을 들이미는 슈텐.
아직 남아 있는 슈텐의 왼손이 김주혁의 머리를 향해 쏘아지고-
꽝!!
-그 찰나의 순간, 김주혁에게 잘렸던 슈텐의 오른팔이 마찬가지로 김주혁의 심장을 노리고 쏘아진다.
꽝!
거대힌 폭음.
그 어떤 기교도 없는 순수한 물리력이 공기를 때리며 만들어낸 소음은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가며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요괴들을 졸도하게 만들었으나.
꽝! 꽝! 꽝!
정작 그 소리를 만들어낸 장본인은 김주혁을 향해 몇 번이고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콰득!
마침내 그렇게 휘두르던 슈텐의 주먹 중 하나가 김주혁에게 들어갔다.
“큭!”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는 김주혁.
분명 촌검을 들어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말도 안 되는 충격에 김주혁은 저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고.
“크흐!”
마치 지금이 기회라는 듯 슈텐은 더더욱 그 육중한 몸체를 밀고 들어오며 김주혁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내지르고, 내지르고 내지른다.
기교 따윈 없다.
마치 본능에 맡긴 맹수가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 이빨을 드러내는 것처럼, 슈텐은 본능적으로 눈앞에 있는 적을 죽이기 위해서 주먹을 휘둘렀다.
김주혁의 촌검에 의해 슈텐의 오른팔이 잘려 나간다.
그러나 슈텐은 오히려 더 잘되었다는 듯 왼팔로 공격을 이어나간다.
그 왼팔마저도 김주혁의 이어지는 검에 잘려 나간다면, 그다음에는 다리를 사용한다.
그 다리마저 잘린다면 다른 다리를.
그 남은 다리마저도 잘린다면-
콰득!
“!”
슈텐은 자신의 머리를 그대로 내리꽂는 것으로, 집요하게 김주혁을 노렸다.
그 모든 방어를 도외시한 특공.
팔을 잘라도.
다리를 잘라도.
심지어 양팔과 양다리, 거기에 더해 머리를 잘라버려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재생하며 주먹을 휘두르는 슈텐의 모습은 가히 경악스러웠다.
적어도 지금 당장 김주혁의 앞에 보이는 슈텐은, 그가 느끼기에 마치 절대로 죽지 않는 불사신으로 느껴졌으니까.
심지어 자신의 팔다리가 이미 수십 수백 번이나 날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슈텐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팔이 날아가도.
다리가 날아가도.
몸통이, 허벅지가, 배가, 심장이, 머리가-
그 어디가 날아가도, 슈텐의 입가에는 찢어질 듯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다른 이들에게는 목숨을 걸고 전투를 벌여야 하는 투쟁 속에서.
마치 홀로만 그 투쟁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듯 짓고 있는 미소.
그제야 김주혁은 눈앞의 정신병자…… 아니, 슈텐이 어째서 이 천악산의 삼악(三惡)이라고 불리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동시에 어째서 그가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허나.
“후-”
김주혁은 슈텐을 이해함과 동시에 그에게 경외와 공포를 가지기 보다는, 마음은 조금 더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그의 공격이 쉴 새 없이 김주혁을 압박하는 와중에도 그는 끊임없이 머릿속에 흘러 다니는 상념들을 지워내고 마음을 진정시킨다.
그리고, 그렇게 차분해진 머리로 김주혁은 생각했다.
슈텐은 확실히 불사신이라고 불릴 만큼의 재생력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재생력은 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에도 전혀 떨어질 기색이 보이지 않았으니까.
김주혁이 베어낸 슈텐의 몸은 그렇게 잘려 나간 몸이 땅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재생한다.
그야말로 기가 질려버릴 정도의 압도적인 재생능력.
허나 그렇다고 해서 김주혁은 포기하지 않았다.
애초에 포기라는 것은 김주혁의 사전에는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결국 그렇게 머리를 차분하게 가라앉힌 김주혁은, 결국 그 어느 순간 스스로의 머릿속에서.
츳-!
해답을 찾아냈다.
당장이라도 슈텐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허용할 것 같은 김주혁의 품 안에서, 빛과도 같은 속도로 촌검이 튀어나온다.
촤아아악!
이번에 자른 것은 바로 주먹을 내지르던 슈텐의 오른팔.
그러나 슈텐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왼손을 내지-
츳!
-르려 했으나, 김주혁의 촌검은 그의 왼손이 탄력을 받기도 전에, 이미 그의 왼손을 잘라버렸다.
그에 슈텐은 본능적으로 다리를 움직이려 했으나.
“!”
슈텐은 그 순간, 처음으로 이상을 느꼈다.
그 이유는 바로 그가 다음에 휘둘러야 하는 다리가 없었기 때문.
그 뒤를 이어 곧바로 오른 다리가.
그 뒤를 이어 재생되는 왼팔이.
마찬가지로 재생되던 오른팔이.
슈텐의 몸이 미처 재생되기도 전에, 김주혁의 검이 베어진다.
그것이 바로 김주혁이 찾은 해답이었다.
죽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한다면.
더 이상 재생하지 못할 때까지 베어내는 것.
그리고 김주혁은 자신이 찾아낸 해답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형을 가진 무술을 하나, 알고 있었다.
물론 그 무술은 끊임없이 재생하는 괴물을 베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검술은 아니었다.
그가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는 검술은 한없는 약자를 위한 검술.
한 번을 베는 것으로 고블린을 죽일 수 없었던 남자가, 어떻게든 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었던 검술이었다.
한 번을 베는 것으로 불가능하니 두 번을.
두 번을 베는 것으로 불가능하니 네 번을.
네 번을 베는 것으로 불가능하니 여덟 번을.
여덟 번을 베는 것으로 불가능하니 열여섯 번을.
한없이 약한 자가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검술.
그러나 그 검술은 약한 자들이 고블린을 상대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게 만들었고.
또한 멸망의 탑에서 흘러나오던 괴이들을 상대할 수 있었으며.
종래에는 한 도시를 집어삼키려던 거대한 성좌를, 천 번을 베어내는 것으로 죽였다.
천 번을 벤다 하여 붙여진 검술의 이름이, 천살검(千殺檢).
그 검술이, 김주혁의 몸에서 재현되었다.
츠즈즈즈즈즛-!!!
오에산의 괴물, 슈텐동자를 죽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