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50
◈ 250화 만다라 (3)
“으음-”
굉장히 낡은 오두막.
사람이 살 수 있다고 단정하에는 너무나도 낡아 만약 실제로 사람이 살기 시작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질 것 같은 그곳에서.
“…….”
종리권은 얼마 전 불청객으로 인해 완전히 깨져 버린 진법을 복구하고 있었고.
“끝이군.”
꽤 시간이 걸렸으나 그는 결국엔 다문천왕이 와 박살을 내버리고 간 진법을 완전히 고칠 수 있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진법을 바라보고 있던 종리권은 이내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움직인 곳은 오두막 근처에 있는 오래된 고목 위.
그곳을 향해 시선을 돌린 종리권은 곧 입을 열었다.
“이제 일이 끝났으니 찾아온 이유를 들어볼까 하는데.”
종리권의 물음에 조금 전까지 고목에 앉아 있던 붉은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여인은 너무나도 자연스레 나무에서 내려와 종리권을 마주 봤다.
무엇인가가 조금 불만인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
그런 그녀를 보며 종리권은 입을 열었다.
“이번엔 조금 화가 나 있는 것 같군. 불새.”
“……그딴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 했을 텐데?”
사정없이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여는 그녀.
그에 종리권은 허허 웃음을 짓더니 이야기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종리권의 말에 불새는 갑작스레 침묵을 지켰다.
“…….”
“…….”
조금 긴 침묵.
그에 종리권이 조금 의아함을 느낄 때쯤, 불현듯 그녀는 조금은 소심해진 것 같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왜 말해주지 않았어?”
“뭘 말이지?”
“…….”
종리권의 말에 굉장히 불만이라는 듯 인상을 쓰는 그녀는 이내 갑작스레 짜증이 팍 솟아오른 듯 소리쳤다.
“도대체 왜 그 녀석이 다시 돌아왔다고 이야기해 주지 않았냐고!”
“그거야 당연히 알고 있는 줄 알았지.”
“뭐?”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는 그녀를 바라본 종리권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을 집으며 이야기했다.
“뭐 너희 둘이 대판 싸우기는 했지만 그것까지 모를 줄은 몰랐거든. 게다가 이미 몇백 년 전부터 싫다는 티를 팍팍 내는데 굳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
종리권이 그렇게 말하자 순간 할 말이 없다는 듯 입을 꾹 다무는 그녀, 주작을 바라본 종리권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서, 그 녀석이 돌아왔다는 것은 또 어떻게 알았나?”
“……현무가 알려줬어.”
“그렇군.”
주작의 대답에 대충 그녀가 어떤 경로로 정보를 입수했는지 파악한 종리권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뭐 현무에게서 왔다면야 녀석이 서금태산에 있는 것은 알고 있을 것 같고. 그래서 그곳에 가기 전에 잠시 온 건가? 정보 확인을 위해?”
종리권의 물음.
그러나.
“흥, 내가 거길 왜 가는데?”
주작은 고개를 홱 돌리며 답했다.
“가지 않을 건가?”
“그러니까, 내가 거길 왜 가냐고!”
“그럼 왜 물어본…….”
거기까지 말한 종리권은 곧 입을 다물었다.
어차피 이야기해 봤자 그녀는 본심을 이야기하지 않을 확률이 굉장히 높았으니까.
한마디로 이 이야기를 꺼내봤자 그냥 귀찮아질 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한 종리권은 고개를 돌린 채 몸을 돌리려 하는 주작을 바라보곤.
‘오.’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에게만 재미있는 생각이고 정작 서금태산에 있는 녀석에게는 그다지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조금, 골려줄까.’
그러나 이미 예전 그 녀석이 입을 다물고 있던 덕분에 혼자 바보같이 몇 시간 동안 입을 열어 조금 쪽이 팔렸던 적이 있던 종리권은 이 기회가 그때의 쪽팔림을 복수할 만한 썩 괜찮은 기회라고 판단했고.
이내 종리권은 곧 정보만 얻은 채 슬슬 떠나기 위해 마력을 일으키고 있는 주작을 바라봤다.
사실 아마 종리권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녀가 서금태산에 갈 거라는 계산이 서기는 했으나 종리권은 그 상태에서 단순히 재미와 약간의 골탕을 먹일 작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그녀가 찾아오긴 했지.”
“……그녀?”
“그, 있잖나? 자네 후배.”
“……내 후배?”
주작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인상을 슬쩍 찌푸리는 듯하더니.
“!!”
곧 깜짝 놀라하는 표정을 지었고, 종리권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얼마 전에 나를 찾아왔길래 이야기나 할 겸해서 서금태산에 있는 그 친구 이야기를 해줬지, 기억을 잃어서 지금 찾고 있는 중이라고도 말이야.”
“왜 그딴 말을 그년한테……!”
“뭐어, 굳이 물어오는데 해주지 않을 이유도 없잖나?”
종리권은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이곤 이야기했다.
“흐음. 아마 시간이 좀 지났으니 지금은 기억을 잃은 그 녀석과 만났을지도 모르겠군, 어쩌면 상황이 조금 재미있어질-”
꽈아아아아앙!!!!
“-수도 있겠어.”
라는 말을 전부 끝내기도 전에 불길을 터트리며 저 멀리로 날아가는 주작을 보며 종리권은 저도 모르게 즐거운 웃음을 짓더니.
“역시, 여복도 적당히 있어야 좋은 것이로군.”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서금태산에서 일어날 일을 떠올리고는.
“자네가 선택한 여복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그렇게 중얼거리며 피식하며 웃음을 지었다.
XXXX
김주혁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와 함께 터져나가는 것은.
쾅!
바로 마을 한쪽에 만들어져 있던 거대한 궁전과도 같은 집.
“으아아아악! 내가 80년을 공들여 만든 궁전이이이이이!!!”
그에 증장천이 발악을 하며 소리를 질러보지만, 오히려 김주혁은 그런 그의 목소리에 더더욱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주변의 마을을 있는 대로 때려 부쉈다.
돌상을.
꽝!
집을.
꽝!
장식물을.
펑!
제단을.
우지지직!!
눈에 보이는 그 모든 것을 하나도 남김없이 파괴하는 김주혁.
물론 광목천과 증장천, 지국천은 그런 김주혁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그의 뒤를 따라갔으나.
“어이쿠!”
광목천의 창을 피해낸 김주혁은 그대로 자신의 옆에 있던 절간을 개박살내 버리곤 순식간에 튀어 버렸다.
“으아아아아아악!! 이 개새끼가아아아!”
진심으로 분노했다는 듯, 있는 대로 마력을 폭발시키며 괴성을 지르는 광목천.
그러나 김주혁은 그런 광목천을 바라보며 비릿한 웃음을 지을 뿐 곧바로 몸을 움직여 만다라를 파괴했다.
“내가 자그마치 20년을 쏟아부어 만든 연꽃이이이이이이!!!”
으아아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김주혁에게 달려드는 증장천.
그러나 김주혁은 여전히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번에는 마을 동쪽에 큼지막하게 서 있는 불상의 옆에 섰다.
“아, 안 된다! 안돼!”
김주혁이 불상에 서자마자 저도 모르게 공격을 멈춘 채 손을 내뻗는 증장천.
“그건 내가 부처께서 내려오면 선물로 드리려 했던 부처상이란 말이다!!!!”
그는 그렇게 비명을 지르며 입을 열었으나.
김주혁은 오히려 그런 증장천의 비명을 즐기듯 입가를 비틀어 올리더니.
“당신의 부처상.”
꽝!! 후드드드득-!
“안 돼에에에에에에에에-!!!!”
“돌멩이로 대체되었다.”
“이 호로새끼야아아아!”
이성을 잃어버린 채 달려드는 증장천.
그러나 김주혁은 그런 증장천의 공격도 너무나도 간단하게 피해 버린 채 만다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
“이 개새끼가! 쥐새끼처럼 도망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싸워라!”
“싫은데?”
꽈아앙!
광목천의 말에 대답하며 또 하나의 집을 허물어 버린 김주혁은 그 상태로 몇 번이나 그들의 공격을 피해 만다라를 작살내고 다녔고.
‘슬슬 전부 부쉈나?’
김주혁은 이제 슬슬 주변을 돌아보며 마을의 북쪽을 제외하면 거진 전부 작살이 나버린 것을 확인하며 뿌듯한 미소를 짓곤.
‘자, 그럼 이제 탈출해 볼까?’
곧 몸을 돌렸다.
“!”
“저 새끼가 도망을 친다!”
“잡아!!!”
김주혁이 몸을 돌리자마자 그의 뜻을 알아채고 귀신같이 따라붙는 셋.
그는 자신에게 달라붙는 세 명의 천왕을 보며 생각했다.
‘역시 이제 슬슬 힘드네.’
물론 그의 체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체력은 만전.
아마 이 각성상태가 끝날 때까지 김주혁은 자신의 체력은 방전되는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날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주혁은 아직도 온몸의 마력이 짱짱하게 들어찬 느낌을 받고 있으니까.
허나 그럼에도 김주혁이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세 명의 천왕 때문.
그들은 현재 김주혁의 노골적인 도발에 걸려 분노에 몸을 맡긴 상태이기는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그들의 움직임은 정교해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바로 이때처럼.
촤아악!
김주혁의 머리를 노리고 찔러 들어오는 창을 고개를 아래로 숙이는 것으로 피한 그는 슬슬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세 명의 무력을 본격적으로 실감하고 있었다.
‘꽤 빠르게 쫓아오네.’
분명 도발로 어느 정도 정신을 빼놨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부터 김주혁을 바짝 쫓을 수 있게 된 세 명의 천왕.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정말 김주혁이 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으나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어차피 현재 김주혁와 세 명의 천왕 사이에는 절대적으로 매울 수 없는 차이점 하나가 있었으니까.
“후-!”
곧 곧바로 몸을 돌려 백색의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와 함께 허공에서 만들어진 발검의 자세.
세 명의 천왕들은 그 모습을 보며 본능적으로 자신의 무기를 들어 올렸으나.
씨익.
김주혁은 그런 천왕들을 노리는 것이 아닌.
“!!!”
만다라의 마을 중앙에 있는 산을 향해-
일식(一式).
츳-!
개벽(開闢).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쿵-! 그그그그그그극!!!
그와 함께 개박살이 나며 무너지기 시작하는 산.
그에 세 명의 천왕들은.
“아, 안 돼!”
“산이 넘어간다!”
김주혁이 공격해 잘라버린 산이, 아직 그나마 살릴 만한 상황으로 남겨져 있는 북쪽을 향해 넘어간다는 것을 깨닫고는 기함하며 산을 막기 위해 달려나갔다.
씨익.
이것이 바로 세 명의 천왕과 김주혁의 차이.
‘지킬 것이 많으면 원래 모든 힘을 내지 못하는 법이지.’
“이 개자식이!!”
김주혁이 헐레벌떡 쏘아져 나가는 증장천과 지국천을 바라보고 있자 달려드는 광목천.
그러나 이미 세 명의 천왕이 한 명으로 줄어버린 이상 더 이상 광목천은 김주혁의 상대가 되지 않았기에.
“그럼 잘 있어라?”
김주혁은 순식간에 광목천의 사정거리에서 뻐져나가 만다라 섬 외부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이 개새끼!!! 멈춰라!!!!”
그에 광분하며 열심히 그런 김주혁을 쫓아 뛰쳐나가는 광목천.
그러나 광목천이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혼자서는 전속력으로 뛰쳐나가는 김주혁을 막을 방도가 없었고.
결국.
“안 돼에에에에!!!”
김주혁은 광목천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너무나도 빠르게 만다라의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어우 힘들어.”
광목천은 봉인막이 쳐진 그 얇은 막 사이로 볼 수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미친 듯이 날아다니고 있던 김주혁의 마력이 마치 찾아볼 수도 없이 흩어짐과 동시에 그의 안색이 점점 좋지 않아지는 것을.
그에 광목천은 그가 몇 번 해본 대로 어거지로 봉인을 뚫고 나가려 했으나.
김주혁은 그런 광목천을 보며 익살스러운 웃음을 짓더니 이내 그의 앞에 붉은색의 동그란 보석 하나를 보여주곤.
“잘 있어~!”
손까지 흔들며 인사를 함과 동시에.
파앗-!
그대로 빛으로 변해서 사라져 버렸고.
“이 개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만다라에는 광목천의 분노 어린 외침이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