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86
◈ 286화 내 제자들이 이상하다 (4)
그로부터 한동안 목소리의 이야기를 듣던 김주혁은 그녀에게 들었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결론을 이야기해 보자면 결국 내 진짜 적은 화신이 아닌 그 녀석들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녀석이라는 거네?”
[맞아요. 화신을 부추긴 것도 그 녀석이고, 스승님에게 결국 소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힌 것도 그 녀석이니까요.]“그럼 그 녀석이 제일 중요하다는 소리인데, 그 녀석은 지금 어디에 있는데? 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녀석은 봉인을 당해 있는 것도 아닌 거잖아?”
김주혁의 말에 목소리는 눈을 반쯤 뜨곤 침묵하다 이야기했다.
[아마 봉인당해 있을 거예요.]“……봉인당해 있다고?”
[애초에 그 녀석은 화신들 사이에 숨어 있을 테니까요.]“……그럼 육체를 가지고 있는건 아니라는 소리네?”
[그렇죠. 그 녀석은 봉인되어 있는 화신들 사이에 숨어 있을 거예요. 파라슈라마와 부처는 이미 감염시켰으니 아마 다른 화신에게 있겠죠.]“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그 화신들과 더불어 누구한테 붙어 있을지 모를 그 녀석도 같이 처리해야 한다……라는 거네?”
[맞아요. 사실상 스승님이 해야 하는 일은 변하지 않았죠,]목소리의 말에 김주혁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잠시간의 침묵을 가지더니 물음을 던졌고.
“그런데, 화신들을 감염시키고 있다는 그 녀석의 정체는 뭐야? 도대체 뭔데 화신의 몸을 뺏을 수 있는 건데?”
[그건 저도 몰라요.]김주혁은 곧바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저도 어떻게 그 녀석이 화신의 몸을 뺏을 수 있는진 몰라요. 그 정체도 마찬가지고요. 애초에 제가 그 녀석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건 스승님이 이야기를 해줬기 때문이니까요.]“내가?”
[네. 그러다 보니 저도 알고 있는 건 딱 여기까지예요.]“흐음…….”
고민하는 김주혁.
그러나 그는 곧 윤회의 연꽃을 만졌을 때 만났던 자기 자신을 떠올리고는 우선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진짜 옛날의 내가 그 녀석의 정체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면.’
아마 개화 능력을 얻고 나면 그 녀석의 정체에 대해서 물어보게 될 상황이 생길 것이었기에 김주혁은 우선 이 화제는 넘기기로 결정하곤.
“이걸 만지기만 하면 되는 건가?”
자신의 눈앞에 존재하는 하얀 빛무리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목소리와 이야기를 하느라 미처 잡지 못했던 하얀 빛무리는 일정한 빛을 뿜어내며 김주혁의 앞에 멈춰 있었고.
[맞아요. 손을 대면 스승님의 개화 능력은 다시금 돌아갈 거예요. 동시에 이곳에서 빠져나가게 되겠죠.]“너를 만나려면 다시 진법을 사용해서 안으로 들어오면 되나?”
김주혁의 질문에 목소리는 고개를 젓곤.
[아뇨, 그럴 필요 없어요. 어차피 때가 되면 스승님과 저는 따로 이야기를 해야 할 테니까요. 그때가 되면 전부 알려드릴게요.]이야기했다.
[어째서 제가 스승님의 무의식 속에 있고, 제가 누군지에 대해서 말이에요.]김주혁은 말을 듣고는 곧 망설임 없이 오른손을 올려 새하얀 빛무리를 잡았고.
“!”
새하얀 빛무리를 잡음과 동시에 김주혁은 거대한 빛이 사방으로 터져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XXXX
길잡이는 김주혁이 무의식 속에서 개화 능력을 얻는 기간을 일주일 정도로 상정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일주일도 너무 짧아.’
솔직히 말하면 김주혁이 개화 능력을 얻는 과정은 일주일이 아닌 한 달 정도로 상정하는 게 맞았다.
애초에 개화 능력을 되찾는 것은 분명 그 정도의 시간이 충분히 걸리고도 남는 일이었으니까.
애초에 지금의 김주혁은 분명 칼키라는 이름을 되찾기는 했으나 그 기억은 전부 찾지 못한 상황.
그럼에도 이미 칼키라는 이름을 찾은 김주혁의 무의식 속에는 변화가 일어나 있을 터였고, 그 무의식 속에서 김주혁은 자신의 개화 능력을 찾아야 하는 것이었다.
기억을 급속도로 찾아 잠재되어 있는 그 수많은 기억 속에서 말이다.
‘역시 지금 개화 능력을 얻게 하는 건 조금 무리가 있었나.’
비록 김주혁이 원하고 거기에 더해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조금은 무리해서 강행한 느낌이 있었고 길잡이는 솔직히 김주혁을 무의식 속으로 들여보내고 나서는 조금 후회를 하는 중이었다.
그래, 분명히 후회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벌써 나왔어?”
길잡이는 멍한 표정으로 집무실로 나온 김주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개화 능력을 찾았거든.”
“……벌써?”
길잡이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되물었다.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단시간에 개화 능력을 찾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김주혁이 무의식 속으로 들어간 지는 이제 고작 5시간 정도가 지났을 뿐이었다.
그런데 고작 5시간 만에 한 달 정도는 걸릴 거라고 생각한 일을 처리하고 나왔다고 하니 길잡이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이었고.
“……대단하군.”
그것은 옆에 있던 종리권도 마찬가지였다.
그에 김주혁은 곧 길잡이와 종리권.
그리고.
“……우선 너희는 좀 쉬고 있는 게 어때? 이제 막 기억을 찾아서 피곤하지 않아?”
“쉬고 있는데?”
“아니, 방에서 쉬고 있으라고.”
“나는 스승님 옆에 있는 게 그냥 쉴 때보다 훨씬 더 힐링이 되는데?”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오늘 밤. 확실히 힐링하겠습니다.”
“……그래라.”
김주혁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옌랑과 최아린에게 무의식 속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뒤.
“……또 다른 제자라.”
“신기하군.”
“우리 말고도 있었어?”
“뭐, 스승님이라면 있을 만도 하죠.”
“그렇긴 하지.”
이야기를 듣고 한 줄 평을 하듯 감상을 남긴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김주혁은 입을 열었다.
“그래서 그런데 이 녀석에 정체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없어?”
“나는 저번에도 이야기했지만 네 제자 관계는 잘 몰라.”
제일 처음에 답변한 것은 길잡이.
“그 무의식 속에 있는 제자는 도대체 누구인지 감이 안 잡히는군.”
그다음으로 이야기한 건 종리권.
“나도 마찬가지야~ 스승님의 다른 제자는 몰라.”
“저도요.”
마지막으로 옌랑과 최아린이 답하는 것으로 김주혁은 그 제자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은 우선 한편으로 미뤄뒀다.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데 그 녀석이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해 봤자 아무것도 알 수 없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김주혁에게 길잡이가 물음을 던졌다.
“그래서, 결국 그렇게 해서 개화 능력을 찾았다면, 기억을 전부 되찾은 건 아니네?”
“그렇지. 네 말을 듣고 조금 긴장하면서 들어갔는데 그냥 빛무리 하나를 받고 나왔거든.”
김주혁의 말에 길잡이는 기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더니 이야기했다.
“확실히 개화 능력을 되찾은 것 같긴 하네.”
“그게 보여?”
“보인다기보단 느껴지지. 네가 힘을 찾았다는 게 말이야. 다만.”
“다만?”
“네 기억이 없는데 개화 능력을 제대로 쓸 수 있는지 모르겠네. 혹시 개화 능력의 사용법에 대해서는 들었어?”
길잡이의 물음에 김주혁은 고개를 저었다.
“사용법을 듣지는 못했는데, 그냥 빛무리를 잡자마자 그 무의식 속에서 튕겨 나왔으니까 말이야.”
“흠…….”
“왜 그러는데? 혹시라도 기억을 못 찾으면 방법을 알아도 개화 능력을 쓸 수 없는 거야?”
김주혁의 물음.
그에 길잡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엄연히 말하면 그런 건 아니긴 한데.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네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한참을 고민하더니 이내 떠올랐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면 저번에 네가 말했었지? 윤회의 연꽃을 만지는 순간 자기 자신과 이야기했었다고.”
“그렇지?”
김주혁의 대답에 길잡이는 또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더니 이내 정리가 끝났다는 듯 이야기했다.
“어쩌면 지금 네가 그렇게 쉽게 개화 능력을 얻은 것도 모두 과거의 너 때문일지도 모르겠네.”
길잡이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김주혁이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기도 전에 그에게 한 가지 가설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고.
곧 그 이야기를 모두 끝낸 길잡이는 이내 정리를 하듯 이야기했다.
“……우선 여기까지가 내가 생각한 가설이야.”
“확실히, 그럴듯하네. 그럼 지금 윤회의 연꽃을 만져서 그 녀석을 다시 만나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 건가?”
“지금은 불가능해, 조금 전 설명에서도 말했든 윤회의 연꽃은 다시 봉우리로 변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또 기다려야 해?”
“적어도 펼쳐진 꽃잎이 다시 봉우리가 될 때까지는 기다려야지.”
길잡이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김주혁을 바라봤고.
그런 그녀의 눈을 한차례 바라본 김주혁은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XXXX
그날 밤.
“흐음…….”
결국 휴식을 위해 다시 미궁 아래쪽으로 내려온 김주혁은 오늘 일어났던 일을 짧게 회상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목소리와 했던 이야기.
‘화신들을 조종하고 있는 녀석의 정체라…….’
물론 윤회의 연꽃이 다시 봉오리로 돌아가고 그가 다시 옛날의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다면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긴 했으나 역시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보니 그는 생각을 이어나가고 있었고.
그러던 중.
끼이이익.
“?”
김주혁은 자신의 방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는 시선을 돌려 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김주혁은 자신의 방문을 살포시 닫고 걸어들어오는 최아린을 볼 수 있었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김주혁의 질문.
그에 최아린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까 전에 말씀드렸어요. 밤에 힐링 받겠다고.”
“아.”
최아린의 말에 김주혁은 그제야 그녀가 아까 전에 몇 번이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는 멍한 표정으로 최아린을 바라봤다.
“……뭐, 그러던가.”
이내 자신의 옆자리를 슬쩍 비켜줬다.
뭐 아주 예전의 기억을 되찾지 못하긴 했으나 그도 예전에 다른 제자들과 몇 번 정도 같이 자준 적이 있었기에 딱히 어색한 것은 아니었고.
‘혹여나 이상한 짓을 할까 싶기도 하고.’
옌랑은 너무나도 파격적으로 변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조금 경계심이 올라간 것과는 다르게 김주혁은 딱히 최아린에 대해 경계심이 올라가진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최아린은 분명 바뀐 부분이 있기는 했으나 결국 종합적으로 봤을 때 딱히 크게 변했다는 느낌을 못 받았으니까.
‘맹한 눈빛에 조금 기품이 묻어나오는 느낌만 바뀐 것 같기도 하고.’
그렇기에 김주혁은 별다른 생각없이 최아린에게 자신의 옆을 내줬고.
그에 최아린은 매우 기쁘단믄 미소를 지으며 김주혁의 옆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리고 그뒤로 30분 뒤.
“!”
김주혁은 자신의 가슴팍에 슥 들어오는 손과 동시에 어느새 요염한 표정으로 바뀐 최아린을 볼 수 있었고.
그다음 날.
“……?”
“……왜 그런 표정으로 보는데.”
“아니, 왜 쉰다고 했던 녀석이 이렇게 피곤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나 싶어서 말이다.”
백호는 집 한가운데에 조금 피곤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김주혁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고.
그에 김주혁은 백호를 멍하니 바라보다.
“제자들과의 해후는, 생각보다 힘들더라고.”
그렇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