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302
◈ 302화 아수라는 웃고…있…다? (3)
사막을 가득 채운 아수라 무리의 시선이 일제히 하늘을 바라본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거대한 눈동자.
달을 집어삼킬 정도의 거대한 눈동자는 지상을 빤히 내려다보며 사막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아수라를 바라보다가.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어.]그렇게.
[그럼 이제 죽어.]한마디를 했다.
그저 단순한 한마디.
딱히 마력도 뭣도 들어있지 않은 말.
그러나.
[끼에에에에엑!]눈동자의 말 한마디가 끝나자마자 아수라들은 저마다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기 시작했고.
곧.
콰드드드드득!
조금 전까지 사막을 가득 채우고 있던 아수라들의 몸이 마치 꽈배기처럼 꼬아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저렇게 된다고 생각하면 꽤 그로테스크할 것 같은 모습으로 온몸이 비틀려진 채 사라지기 시작하는 아수라들.
그런 아수라들 사이에서 조금 전까지 김주혁에게 입을 열고 있던 아수라는 매우 당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네 녀석……. 가, 네가 도대체 어떻게 여기에 있다는 말이냐!] [너를 기다리고 있었거든.] [뭐?!] [말했잖아? 네가 겁도 없이 스승님의 이 세계에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스승님한테 받은 명령도 수행할 겸 말이야.]아수라의 급박한 목소리와 다르게 여유롭게 이야기한 눈동자는 이내 점점 몸이 비틀리고 있던 그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래도 아주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이 있네? 이렇게 직접 들어와주다니 말이야.]눈동자의 말에 아수라는 그제야 이 상황이 계획된 것이라는 걸 깨닫고는 어떻게든 이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았으나.
[그렇게 열심히 안간힘을 써봤자 소용없어. 너도 알고 있잖아?] [이런 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마치 미쳐 버린 것처럼 욕설을 사정없이 난무해대며 목을 사방으로 떨어대는 아수라.
그는 점점 자신의 몸이 꽈배기처럼 뒤틀리는 것을 깨닫고는 검은 연기가 가득 흐르고 있는 두 눈으로 김주혁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다-
[칼키!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다시 돌아올 거다! 다시! 다시 돌아올 거라고! 다시 돌아와서 너를 죽이고 네 육체를 탐하고 말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너희의 신도 죽인 존재라 이 말-] [잘가]콰드드드드드드득!!!!
그대로 눈동자의 마지막 말에 온몸이 뒤틀려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아수라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김주혁이 크게 한숨을 내쉬자.
파직!
“?”
곧 김주혁의 눈앞에 파직거리는 스파크가 튀기 시작하더니.
이내 김주혁의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났다.
김주혁과 머리 하나 정도 차이가 나는 키를 가지고 있는 흑발의 소녀.
그녀는 김주혁을 바라보며 씨익 하는 웃음을 짓더니 이내 이야기했다.
“반가워 스승님.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환생하고 나서 처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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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까 전 하늘에 떠 있던 눈동자라 이 말이지?”
“맞아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린 그녀는 웃음을 지었고, 김주혁은 그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다 이내 이해했다는 듯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물었다.
“그래서, 아수라는 이제 완전히 소멸한 건가?”
“네, 완벽하게 소멸했죠.”
“아까 전에 사라질 때 보니 다시 돌아온다고 이를 바락바락 갈던데?”
“걱정마세요. 그럴 일은 정말 추호도 없으니까요. 저는 스승님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내가 틀리지 않았다고?”
김주혁의 물음에 그녀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 아, 하는 탄성을 내뱉고는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면 이건 기억하지 못하실 것 같으니 이야기를 조금 해드릴게요, 안 그래도 제 정체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기억을 되찾고 나서도 네 기억은 네가 있었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지 제대로 된 기억은 없던데.”
실제로 김주혁은 기억을 되찾은 뒤 자신의 심상세계 속에 있는 그녀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기억을 뒤져봤으나 그의 기억에는 그녀에 대한 존재 정도만 인식되어 있고 제자라는 인식만 있을 뿐 그 이외에 다른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기에 김주혁은 눈동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곧 잠시 침묵을 하며 해야할 말을 고르는 듯하더니.
“우선, 제 정체는 ‘아수라’예요.”
그렇게, 서두를 던졌다.
물론 그렇게 서두를 던졌다고 해서 김주혁이 급작스럽게 반응하진 않았다.
어찌 됐던 그녀는 김주혁을 도와줬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는 가만히 침묵한 채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고.
곧 얼마 뒤 김주혁은 이야기를 정리하듯 답했다.
“그러니까 결론을 이야기하면 너는 나한테 도움을 받은 아수라 중 한 명이었다…… 뭐 이런 거네?”
“그렇죠. 정확히는 스승님을 통해 개심해서 아수라가 아니게 되었지만요.”
“그래서 그 녀석들이 너를 알고 있었구만.”
“제 본질은 아수라였으니까요. 악신들은 저마다 그 본질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녀의 이야기에 김주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어서 이야기했다.
“우선 네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알았어. 그럼 곧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서 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건 뭐야?”
“그건 말 그대로예요. 애초에 제가 스승님의 영혼에 붙어서 심상세계에 안착한 이유는 바로 스승님의 명 때문이었거든요.”
“내 명령 때문에……?”
“네. 스승님은 화신들과의 싸움에서 소멸하기 직전 제게 그런 명령을 내렸거든요. ‘심상 세계에 붙어 있다 아수라가 들어오면 처리해라’라고요.”
“……그건 그때 내 육체를 차지하려고 했던 아수라를 처리하라고 한 거 아니야?”
“아뇨, 애초에 그 시점에서 스승님은 아수라가 자신의 몸을 차지하는 것을 막으려고 스스로 육체를 없애버렸어요. 한마디로 스승님은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저한테 명하신 거죠.”
“……그래?”
“네.”
그녀의 말에 김주혁은 순간 자신의 능력에 신통력이 있나? 하는 생각을 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적어도 그가 알기로 자신의 능력 중에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은 전혀 없었으니까.
‘아니면 분명 이런 일이 생길 거라 생각하고 부탁했을 수도 있고.’
그 나름 과거의 자신의 판단에 대해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김주혁은 곧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럼 이제 아수라도 처리했으니 네 할 일은 끝이네?”
“그렇죠? 이제 진짜 아수라도 처리했고 스승님의 과업도 끝났으니까요.”
“아.”
이번에 탄성을 내지른 쪽은 김주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금까지 과업에 대한 것도 깔끔하게 잊고 있었으니까.
애초에 화신들에게는 전부 제각각의 과업이 있었다.
당장 첫 번째 화신인 마츠야의 경우 이 세상이 물로 가득 찼을 때 생명체를 구하는 과업을 가지고 있고.
쿠르마의 경우는 아수라들이 얻으려고 하는 불명의 정수 ‘암리타’를 지키는 과업을 가지고 있으며.
부처의 경우는 온 세상의 사람들을 구원하는 과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칼키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과업은.
‘이 세상이 아수라가 가득 찼을 때, 그 녀석들을 모조리 처치하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칼키가 가진 과업이었기에 그는 딱히 과업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가 신경 쓰지 않더라도 결국 김주혁은 아수라를 처리했으니까.
‘이게 운명인가.’
그런 새삼스러운 생각을 한 김주혁은 이내 시선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려 이야기했다.
“그래서, 이제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저요?”
“그래, 이제 아수라도 전부 처리했잖아?”
김주혁의 물음.
그에 그녀는 음~ 하며 말꼬리를 길게 늘이더니 이야기했다
“우선 저도 할 일이 전부 끝났으니 생각하고 있는 게 많기는 한데…… 우선 스승님한테 받을 것부터 받고 싶은데요?”
“받을 거?”
김주혁의 되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스승님이 이 일이 끝나고 나면 원하는 건 그 무엇이든 한 가지 들어준다고 했으니까요.”
“음. 그래?”
“네!”
힘차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김주혁은 잠시 고민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그래서 들어줬으면 하는 게 뭔데?”
“아, 그러면 잠시 누워주실래요?”
“누워달라고?”
“네”
“여기에?”
“네.”
그 말에 김주혁은 슬쩍 의문을 품었으나 이내 알았다는 듯 모래 바닥에 누웠다.
모래 바닥에 눕자마자 느껴지는 차가운 한기.
그러나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김주혁은 그렇게 누웠고.
“자, 그럼 두 팔을 깍지껴서 뒤로 놓아보세요.”
“깍지를 껴서 뒤로?”
“네, 팔 베개 하시라고요.”
“아.”
김주혁은 그녀의 말대로 곧바로 팔 베개를 만들어 누웠고.
“이제 하늘이 보이시죠?”
“뭐. 먹먹한 검은 하늘에 별 몇 개 떠 있는 게 보이네.”
“저건 제가 임의로 만든 거예요.”
“……그래?”
“네.”
“……근데 부탁이라는 건 이걸로 끝이야?”
“아뇨,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있어요.”
“중요한 건 또 뭔데?”
김주혁의 물음에 그녀는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듯 한참이나 말꼬리를 늘이며 생각하다 이야기했다.
“지금 하늘 보면 별 보이시죠?”
“근데?”
“저 별이 총 몇 개인지 셀 때까지 그 자세에서 움직이면 안 되는 거죠.”
“……그게 부탁이야?”
“네. 하늘 위에 떠 있는 별이 총 몇 개인지 전부 세실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제가 부탁하는 거예요.”
조금 완벽하다는 느낌으로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에 김주혁은 순간 뭔가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느껴졌으나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바라보았고.
그렇게 곧 얼마 있지 않아.
“……너 뭐하냐?”
김주혁은 별을 바라보다 시선을 내려 자신의 위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에이, 절 보시면 안 되고 하늘을 봐야죠. 뭐 별을 안 세고 저를 바라보고 있으면 저야 좋은데.”
“아니, 진짜 뭐해?”
“걱정 마시고 편하게 계세요. 그냥 하늘의 별을 쭉 세다 보면, 그리고 그렇게 별을 세서 모든 별을 전부 세시고 나면 끝내드릴 테니까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순간 식은땀을 흘린 김주혁은 시선을 돌려 하늘을 바라보았고.
“……저기.”
“네?”
“어째 하늘의 별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은데?”
곧 이어지는 김주혁의 말에 그녀는 주섬주섬거리면서도 이야기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아니. 네가 세라면서…….”
“그냥 별을 세고 계세요.”
“아니…….”
그 시점부터 더 이상 김주혁은 이야기하기를 그만두고 하늘을 별을 세었다.
……별을 세다가 순서를 조금 많이 잃어버리기는 했으나 아무튼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하늘의 별을 전부 세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모랫바닥에 누워 별을 세다 보니 허리가 매우 아픈 상태로, 김주혁은 심상 세계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