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32
◈ 32화. 도굴하러 왔는데요? (2)
김주혁은 솔직히 조금 짜증이 나 있었다.
김주혁이 비고가 있는 포인트로 점찍어뒀던 두 번째 포인트인 의정부에 가서도 비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 시발 존나 튼튼하게 만들어 뒀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맨 처음 학교를 나와 생각할 때는 나름 무너져 있는 게 이해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김주혁이었으나 두 개째가 무너지니 생각이 달라졌다.
‘……아 300년 전 마렵네.’
김주혁은 300년 전 비고를 제작했던 대장장이 ‘라일 잭’을 떠올리며 그를 후드려 패고 싶었으나 이미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300년 전 살던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 있을 리는 만무하니까.
그렇기에 김주혁은 안 좋은 기분을 억지로 환기시켰다.
‘그래, 마지막 비고가 있다.’
총 4개의 비고 중 2개가 망가져 있으니 2개는 멀쩡할 것이다. 라는, 마음속에 멋대로 생겨난 논리로 스스로의 기분을 환기시킨 그는 마지막 비고가 있는 시흥을 향해 움직였고.
‘있다!’
김주혁은 그곳에서 비고를 찾을 수 있었다.
그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뿌린 특수한 구조의 마력 탐지에 걸린 찌릿한 감각.
그것은 분명 300년 전 자신이 만들어 두었던 비고가 온전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역시 라일 잭에게 맡기기를 잘했다니까……! 그래도 그 녀석이 300년 전에는 제일 잘나가는 대장장이였으니까……!’
김주혁은 불과 30분 전,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죽였다 살리기를 네 번 정도 반복한 라일 잭을 칭찬하며 미리 가방에 숨겨 왔던 삽을 꺼내 들고는 마력이 느껴진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김주혁은 곧 자신의 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건 또 뭔 엿 같은 상황이야?”
당장 김주혁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바로 그와 함께 단련을 했던 최아린과 얼마 전 뒤지게 욕을 처먹었던 최진건이었다.
다만 김주혁이 ‘엿 같은’상황이라고 표현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최진건이 좆 같은 짓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주혁아!”
최아린은 당장 최진건의 아래에 깔려서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자신이 오니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김주혁을 바라보고 있었고.
최진건은 그런 최아린의 위에 올라타서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해 주러 온 거야……?”
이어지는 최아린의 목소리.
아니, 도굴하러 왔는데?
라는 답변이 순간 머릿속에 떠올랐으나 최아린의 애처로운 모습을 바라본 김주혁은 우선 고개를 끄덕였고.
“아, 너 전에 그 새끼지?”
그런 김주혁의 끄덕거림을 듣고 보고 있던 최진건은 이내 씨익 웃으며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즐겁다는 듯 말했다.
“전에 단련실에서 나한테 욕했던 새끼 맞지?”
“그걸 또 뭐 새삼스럽게 물어봐? 기억상실증이야? 얼굴 보면 딱 몰라?”
“……얼씨구? 지금 뭐라고 했냐?”
“얼굴 보면 모르냐고, 치매야?”
“이야~ 저번에 따로 조사해보니 존나게 막나가는 스타일이라던데, 진짜 상황 파악 못하고 미친 개새끼마냥 짖는구나?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알고는 있어?”
“알고 있지?”
“그래?”
“엿 같은 근친상간 페도필리아가 자기 여동생 겁간하려고 한 게 뭐가 자랑이라고 그렇게 굳이 입으로 들으려고 해?”
김주혁이 피식 웃으며 이야기하자 순간 멈칫했다 이내 인상을 찌푸리는 최진건.
“……감당 가능하겠어? 고작 최아린 구하겠다고 가져온 게 삽자루면서?”
“아, 이거? 이건 전투에 쓸 게 아니야. 너 묻어 버리려고 가지고 온 거지.”
마치 숨을 쉬듯 상대를 도발하는 김주혁의 말투에 삽시간에 일그러진 최진건은 곧바로 최아린을 제압하고 있던 몸을 일으켜 김주혁에게 달려들었고.
빠아아악!
“커억!”
최진건은 안면을 강타당하고 그대로 땅바닥을 굴렀다.
“잘 구르네.”
“이 새끼가……!”
김주혁의 비웃음 어린 목소리에 땅바닥을 구른 최진건이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한번 달려든다.
검은 마력이 한순간 최진건의 몸을 뒤덮으며 그의 신체 능력을 한계에 가깝게 끌어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김주혁은 순간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했으나 이내 자신의 앞으로 달려들어오는 최진건을 보며 몸을 움직였다.
츳!
순식간에 앞으로 돌진하며 도를 휘두르는 최진건.
그러나 김주혁은 걸음을 한걸음 옆으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그 도를 피하고.
“!”
뻑!
곧바로 그의 품 안으로 들어가 그의 명치를 후려쳤다.
“컥!”
순간적으로 입을 벌리며 허공에 뜬 최진건.
그에 김주혁은 곧바로 그의 면상에 다시 한번 주먹을 꽂아 넣었다.
또 한번 꼴사납게 땅바닥을 구르는 최진건은 급하게 자세를 잡고 일어나려 했으나.
“이번엔 안 되지.”
“!”
빠아아악!
자세를 잡은 그 순간 날아온 발차기에 최진건은 또 한번 얼굴을 맞고 땅바닥을 굴렀다.
“어어? 일어나?”
빡!
“안 돼!”
빡!!
“일어나지 마!”
빡!
다른 곳은 공격하지 않고 집요하게 얼굴을 노려 말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주먹과 발을 움직이는 김주혁.
그에 최진건은 정신없이 후드려 맞으며 이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는다고? 이 내가??’
최진건.
그는 진사(眞史)길드의 공격대장이다.
물론 공격대장이라고 해서 그 직위 자체가 굉장히 높은 것은 아니었다.
진사 길드에는 1명의 길드장과 2명의 총대장.
그리고 12명의 공격 대장이 있으니까.
허나 그렇다고 해서 12명의 공격 대장이라는 직위가 그렇게 낮은 직위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공격대장이라는 위치는 일반적인 위치에서 보면 분명 높은 직위였다.
그리고 최진건은 분명 몇몇 공격대장보다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곤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권력이나 인맥이 아닌 실력으로 공격대장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한 마디로 그의 무력은 다른 이들도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는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고작…… 발할라의 1학년한테……!!’
분명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을 무력을 가지고 있다 확신한 최진건은 김주혁의 손에 말 그대로 놀아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일방적으로.
“이 개 같은 새끼가아-! 컥!”
“그 새끼한테 털리는 병신이 말이 많네.”
욕을 하자마자 그대로 죽통에 발차기를 갈겨버린 그가 재미있다는 듯 씨익 웃었고 공격이 멈추고 나서야 힘겹게 일어선 최진건을 본. 김주혁은.
“오우. 너무 심하게 팼나?”
“이 새끼……!”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최진건의 얼굴을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실제로 그의 얼굴은 완전히 박살이 나 있었다.
당장 앞니 중 몇 개는 어디로 날아가 버렸는지 보이지 않았고, 또한 나름 오똑했던 코는 김주혁에게 하도 얻어맞은 탓인지 완전히 내려앉아 있었으니까.
“……풉.”
심지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최아린마저도 박살이 난 최진건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웃음 터트렸기에.
“이 새끼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다 죽여버리겠다!”
최진건은 몰려드는 수치심에 이성을 잃고 자신의 마력을 전부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쿠그그그극-!
순식간에 울리기 시작하는 대기.
최진건의 주변으로 아까 전보다 더 농밀해 보이는 검은 마력이 순식간에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고, 검은 마력은 순식간에 터져나가며 주변을 검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최진건은 자신의 품속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입안에 털어 넣었고.
곧 그의 앞에 뜨는 알림창이 뜨기 시작했다.
[성좌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의 성유물이 체내에 유입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당신을 인식합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성유물을 인식하고 강림하려 합니다!]최진건은 자신의 앞에 뜨는 알림창을 보며 이빨이 빠진 추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저 녀석들을 모조리 죽인다……!’
최진건이 조금 전 품속에 꺼내 삼킨 것은 바로 일신자(一信者) 쪽에서 계약을 조건으로 먼저 받은 ‘인공 성유물’이었다.
체내에 집어넣는 것만으로 단 한 번, 일신자의 성좌와 가계약을 맺어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성유물.
물론 그런 엄청난 물건인 만큼 제약도 당연히 존재하기는 했다.
‘이 물건을 사용해 계약을 거치지 않고 성좌를 불러내면 영구적으로 능력이 하락한다.’
그 이외에도 며칠 동안은 끔찍한 격통에 시달린다던가, 약간의 환각통에 시달리기도 한다는 주의사항을 들었으나 최진건에게 있어서 그런 것들은 지금 굉장히 사소한 것이었다.
영구적으로 하락한 능력이야 다시 올리면 되는 것이었고, 격통이나 환각통쯤은 참아내면 된다.
‘저 새끼만 죽일 수 있다면 말이야……!’
최진건은 자신의 분노를 있는 대로 끌어낸 김주혁을 비웃으며 자신의 몸속에 있는 마력을 있는 대로 풀었고.
콰가가가각-!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성유물을 인식하고 강림합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강림을 시작함과 동시에 능력 ‘본질을 꿰뚫는 눈’을 활성화 합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오랜만의 강림에 기분이 좋은 듯 이빨을 드러냅니다.]주변의 대기를 때리던 마력은 이내 사방으로 터져나가며 검은 최진건의 뒤로 검은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진건은 검은 형상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자 신의 체내로 빨려 들어오는 불가사의한 힘에 굉장한 만족감을 느끼며 입가를 비틀어 올리곤 김주혁을 바라봤다.
허나 최진건의 생각과는 다르게 김주혁의 표정은 공포감에 빠져 있다기보다는 묘하게 침착해 보였다.
심지어 김주혁의 손에는 언제 꺼내 들었는지 모를 검은색의 검 또한 쥐어져 있었으나 최진건은 입가에 지은 미소를 더더욱 끌어 올렸다.
아무리 침착한 척을 하더라도 최진건은 그가 공포에 빠져 있음을 의심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기에 최진건은 김주혁을 비꼬기 위해 입을 열었고, 그 순간.
[!]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말도 안 된다는 듯 입을 벌립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본질을 꿰뚫는 눈을 비활성화시킵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본질을 꿰뚫는 눈을 활성화시킵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본질을 꿰뚫는 눈을 비활성화시킵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본질을 꿰뚫는 눈을 활성화시킵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기겁합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난 여기서 빠져 나가야겠다고 말합니다!]최진건은.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일시적으로 걸린 계약을 해지합니다!]“자……잠깐 무슨!”
갑작스레 눈앞에 뜨는 알림창에 다급하게 외쳤으나.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본질을 꿰뚫는 눈을 비활성화시킵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성유물의 부름을 거부하고는 모든 힘을 회수하기 시작합니다!]모든 것을 죽이는 용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갑작스레 모든 힘을 회수하기 시작하더니.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완전히 이탈합니다!]그 알림창을 끝으로 완전히 침묵해 버렸다.
그리고.
“그래서, 언제 죽일 건데?”
최진건은 한껏 비웃음을 머금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김주혁을 보며, 이내 공포 어린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