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34
◈ 34화. 나는 더 강해질 수 있다. (1)
일신자(一信者).
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악인 집단 중 하나로 꼽히고 있었고, 그렇기에 일신자는 양지에서든 음지에서든 엄청난 시선을 받는다.
양지에서는 엄청난 적대와 두려움, 그리고 공포를.
음지에서는 경외와 동경을.
허나 그런 시선을 많이 받는다고 해도 일신자에 속해 있는 악인들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일신자에 속해 있는 악인은 고작 오십 명 정도.
일신자와 비슷한 급에 있다고 업계에서 지목한 악인 집단 일류종에 속해 있는 악인이 수백 명인 것을 생각해 보면 일신자에 속해 있는 악인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작은 숫자였기에 일신자는 악인들의 동경을 받았고 악인이라면 그 누구라도 들어가고 싶어 하는 집단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일신자(一信者)의 아지트가 있는 북태평양 외딴 섬의 지하.
그중에서도 일신자의 리더가 사용하는 집무실에서는.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이 개새끼야! 라고 미친 듯이 광분합니다!]“죄……죄송합니다!”
악인들 중에서도 ‘TOP10’이라는 자리 안에 들어가는 인물이자 악인들과 계약자들에게 용왕(龍王)이라고 불리는 그.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두 눈을 감고 화를 참는다는 듯 참을 인 자를 세 개 긋다가 긋지 못하고 다시 광분합니다.]“죄송합니다!!”
한니발이, 집무실에서 대가리를 박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성좌가 표출하는 분노.
물론 한니발은 어째서 자신의 성좌가 이토록 분노하는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한번 화를 내기 시작하면 자칫 잘못하단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을.
그렇기에 한니발은 대가리를 박은 채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내뱉었고.
그렇게 한동안 한니발을 갈구던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은.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처신 잘하라고 합니다.]“알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자신은 이제 쉬어야겠다고 말합니다. 너무 피곤하다고 말하며 눈을 감습니다.]“죄송합니다!”
우렁찬 목소리를 끝으로 보이지 않는 알림창에 한니발은 슬쩍 대가리 박는 자세를 끝내려 했으나.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아, 하고 다시 눈을 뜹니다.]또 한번 떠오르는 알림창에 그는 다시 한번 머리를 박을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이제부터 인공 성유물을 뿌리지 말라고 경고합니다.]“예, 알겠습니다!”
그 이후로 1분 이상을 기다려도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 알림창에 한니발은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신경질적으로 의자에 앉았다.
‘도대체 뭐지?’
한니발은 진심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현 상황을 파악해 보려 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어째서 성좌님이?’
아니, 한니발은 뉴스를 통해, 최진건이 청월도를 회수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대충 어떤 그림이 나왔는지까지는 알 수 있었다.
아마 일을 진행하는 도중 무슨 문제가 있을 터였고, 최진건은 일시적으로 계약할 수 있는 인공 성유물을 먹고 성좌님을 불렀을 것이다.
그래.
여기까지는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여기부터였다.
‘성좌님이…… 무엇인가를 두려워했다고?’
그는 영문을 모른 채 계속해서 자신의 성좌에게 용서를 빌었고 그 와중에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말로 추론을 해봤을 때 인공 성유물을 통해 강림한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은 그곳에서 무엇인가를 보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것도 자신이 ‘X 되겠다’라고 느끼는 무엇인가를.
‘도대체 뭐야? 성좌가 위협을 느끼는 무언가가 있다고?’
그렇기에 한니발은 혼란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니발은 죽지 않는 용과 진신계약을 맺고 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자신의 성좌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심지어 그는 자신보다도 그 등급이 높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성좌 중 한 명인 ‘일검의 왕’의 진신과 맞붙을 때도 웃으며 그 진신을 드러낼 정도로 자존심과 투지가 엄청난 성좌였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성좌가 두려워한다?
심지어 자신에게 왜 그딴 일을 겪게 한다고 화까지 낸다?
그것도 장장 3일이 넘는 기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한니발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최진가문에서 있었던 일을 시뮬레이션 돌려보려 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니발의 머릿속에서는 자신의 성좌를 쫄 수 있게 하는 상황이 생각나지 않았으니까.
‘……마음만 같아서는 물어보고 싶지만.’
현재 모든 것을 죽이는 용은 조금 전까지 극대노 상태였기에 여기서 괜히 건드렸다가는 애꿎은 불똥이 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그저 한 가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당분간 최진 가문은 건드리면 안 되겠군.’
한니발은 궁금증을 가라앉히며 자신의 성좌에게 제대로 된 답을 듣기 전까지는 그렇게 행동하기로 했고.
똑똑-
“들어와.”
얼마 있지 않아 들리는 노크 소리에 한니발의 답하자 한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한니발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는 이야기했다.
“어제 말씀하셨던 일에 대해서 보고를 드리러 왔습니다.”
“최진건을 말하는건가?”
“예.”
“말해봐.”
한니발의 말에 남자는 그의 앞에 몇 장의 서류를 두고는 이야기했다.
“우선 직접 최진건과 접촉해 정보를 얻는 것은 협회의 감시가 너무 철저해 불가능하고, 협회에 잠입해 있는 내부의 직원이 최진건을 처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되도록 들키지 않아야 한다고 전해. 아직 협회에는 얻을 게 많으니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현재 저희 쪽에 익명으로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의뢰는 그냥 자주적으로 처리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굳이 나한테까지 말하는 이유는?”
“금액이 매우 큽니다.”
“……금액이?”
한니발의 말에 남자는 그의 책상에 있던 서류중 한 장을 그의 앞에 놓았고.
“……허? 이게 얼마야?”
“금액 때문에 아무래도 확인을 맡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려 봤습니다.”
확실히 남자의 말대로 서류에 적혀 있는 의뢰의 보수 금액은 굉장히 컸다.
그리고 일신자에 의뢰를 넣은 이상 이 금액이 가짜일 리는 없었다.
그동안 일신자는 거짓으로 의뢰를 넣은 자들의 최후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몇 번이나 외부에 보여준 적이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한니발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글을 읽어나갔고.
“……김주혁이라.”
이내 의뢰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는 타겟을 보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XXXX
“주혁아.”
“?”
“주혁아.”
“왜.”
“주혁아.”
“??”
“주혁아.”
“……너 또 싸패로 회귀하냐?”
‘아, 아니네. 그냥 원래부터 싸패였지.’
김주혁이 그런 생각을 하며 물었으나 최아린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얘 또 왜이래?’
그리고 김주혁은 그 뜻모를 미소에 괜스레 불편함을 느끼고 있자 최아린이 한 번 더 입을 열었다.
“주혁아.”
“그만 부르고 본론을 얘기해.”
“히…….”
“웃는다고???”
실풋 웃으며 고개를 슬쩍 튼 최아린은 이야기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게 말하곤 이내 싱글거리는 표정으로 담임의 종례를 듣는 그녀를 보며 김주혁은 생각했다.
‘왜 또 지랄이지? 이건 또 무슨 전조인데?’
물론 무슨 전조라고 해서 김주혁이 불안하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귀찮을 뿐.
‘얘는 왜 갑자기 걔랑 똑같은 짓을 해?’
김주혁은 자신에게 그 지랄을 하던 유소연을 떠올리고는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상으로 오늘 종례를 끝내겠다. 그리고 아마 내일은 아마 아침 조례부터 중대 발표가 있을 예정이니 다들 지각하지 말도록.”
이내 종례가 끝나자 마자 김주혁은 더 이상 기다릴 것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야기 했다.
“나 오늘 단련은 거른다.”
“……왜?”
“할 일이 있어서.”
“할 일이 뭔데?”
“안 알랴줌.”
“그럼 나는 어떻게 해?”
최아린의 말에 김주혁은 내가 그걸 어떻게알아? 라고 대답하려 했으나, 그렇게 말하면 왠지 귀찮아질 것 같았기에 다른 말을 입에 담았다.
“혼자 하던가.”
“응, 알았어.”
“다른 것 하고 싶으면 해도 되고.”
“주혁이가 원한다면.”
“?”
“원한다면 다른 거 할게.”
“……?”
“?”
“아니 그러니까, 왜 거기서 의문이라는 표정을 짓는 거냐니까?”
김주혁의 물음에 오히려 더 모르겠다는 듯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는 최아린.
그런 그를 보던 김주혁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야기했다.
“……저기, 자주적인 생각이라는 게 없어?”
“자주적인 생각?”
“그래, 뭘 하고 싶다. 이런 거 있잖아. 없어?”
“있어.”
“그래? 그럼 하면 되겠네. 그거 해, 그럼.”
“지금 하고 있는데?”
“그게 뭔데?”
“주혁이가 하고 싶은 거.”
“……??”
“??”
“?”
“?”
김주혁은 순간 자신의 논리회로가 무엇인가 잘못된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했으나 그게 곧 쓸데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됐다는 듯 손을 휘적였다.
“……뭐, 너 알아서 해. 그냥 하고 싶은 거 해 하고 싶은 거. 아무튼, 난 오늘은 안 하고 내일부터 다시 할 거야.”
“내일 봐, 주혁아.”
김주혁이 그렇게 이야기 하며 교실 문 쪽으로 향하자 들려오는 목소리.
그에 그는 손을 한번 까딱하는 것으로 인사를 끝내고는 곧바로 기숙사로 돌아갔고.
“후우…….”
굉장히 기대되는 표정으로 기숙사 한 곳에 숨겨 놓은 낡은 책을 꺼내들었다.
신공(神功),
물론 이것은 무협지에 나오는 천마신공 같은, 그냥 배우기만 하더라도 갑자기 신체 능력이 향상되거나 하는 그런 사기적인 무공이 아니었다.
이 책에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가 쓰는 토납법의 효율을 몇 배는 더 좋게 개량한 심법이었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면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
고작 심법 하나로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떤 거냐고.
그러나 김주혁의 입장에서 질 좋은 마력을 몇 배는 더 빠르게 쌓을 수 있다는 것은 그저 단순한 게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결국 바르체랑 싸울 때 동귀어진 한 것도 마력이 부족해서였는데.’
육체 단련도 육체 단련이지만 마력도 마력대로 중요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력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한계 이상의 힘을 끌어낼 때 도움을 주니까.
그런데 김주혁은 그 중요한 마력이 다른 강자들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적었다.
애초에 여러 가지 뛰어난 지원을 받으며 마력을 키운 다른 강자들과는 다르게 김주혁은 땅바닥에서 기어오르며 그저 시중에서 흔히 도는 토납법으로 마력을 쌓았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특이 케이스라는 소리였다.
그 덕분에 김주혁은 다른 강자들과 확연할 정도로 마력 차이가 났기에 심법을 바꾸려 하기도 해본 적이 있으나.
‘그때는 이미 토납법이 완전히 몸에 자리잡아서 불가능했지.’
그가 돈을 벌어 좋은 심법서를 살 수 있었던 시점에 와서는 이미 토납법이 그의 몸에 자리를 잡아버렸기에 김주혁은 울며 겨자 먹기로 토납법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꾸기 씹가능이지……!’
지금의 김주혁은 충분히 신공을 배울 수 있었다.
그의 몸은 아직 토납법이 자리 잡지도 않았고, 오히려 적당한 마력이 생겨 심법을 수련하기에 굉장히 좋은 육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짜로 안 팔고 가지고 있기를 잘했네.’
300년 전, 어차피 필요도 없기에 팔아버릴까 했으나 결국 애증 때문에 팔지 못했던 신공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 몰랐던 김주혁은 금세 책을 펼쳐 책의 내용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끝.”
순식간에 신공 내에 적혀 있던 방법을 독파한 김주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체내에서 자신의 마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맨 처음 토납법으로 마력을 쌓을 때보다도 확연하게 커진 그의 마력은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의 의지를 따라 몸을 돌아다녔고.
그가 본격적으로 신공 속에 적힌 내용을 이용해 마력을 움직이는 순간.
“……!”
김주혁은 본능적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씨익!
자신이, 예전보다도 더 강해질 수 있다는 확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