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36
◈ 36화 우선은 참가한다 (1)
학교 대항전.
그것은 세계 3대 계약자 양성 기관으로 불리는 한국의 ‘발할라’, 중국의 ‘백련회’, 미국의 ‘히어로즈’가 1년에 한 번 입학한 신입생들의 대표를 뽑아서 치르는 일종의 대회였다.
뭐 사실 말이 대회지, 이 학교 대항전의 목적은 사실상 3대 아카데미의 입지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자신의 아카데미를 홍보하는 것이었다.
‘우리 아카데미에는 이 정도로 강한 학생들이 있다! 우리 아카데미에 오면 너도 이렇게 될 수 있다!’
대충 이런 의미로 말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진짜로 아카데미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학년이나 3학년은 몰라도 신입생인 1학년들은 사실상 아카데미 내에서 아무리 오래 생활해 봤자 3개월을 넘기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허나 꽤 중요한 사실은, 이 학교 대항전은 실제로 사람들에게 꽤나 많은 호응을 끌어냈다는 것이었고.
그렇기에 이 학교 대항전을 아카데미들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고작 순위는 1위 2위 3위뿐이지만, 1위를 차지하는 것을 3대 아카데미에서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장 이름 높은 3대 아카데미 중에서도 1위라는 타이틀은 그만큼 매력적이었으니까.
물론 아카데미에서도 그만큼 매력적인 보상이 많이 따라오기에 그 대항전에 참가하는 학생들도 순위에 따라 굉장한 혜택을 받는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종례에는 ‘이런 것까지?’싶은 것까지.
허나 그렇다고 해서 김주혁은 처음 릴리야에게 말했듯 대항전에 참가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귀찮아. 그리고 시간만 버리지.’
그도 그럴 것일 자신을 홍보해야 하는 일반적인 학생들을 모르겠으나 김주혁의 입장에서 학교 대항전은 그저 자신의 시간을 잡아먹는 귀찮은 일거리일 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주혁은 고작 그런 데 시간을 빼앗기느라 단련을 하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담임인 김이군이 직접 불러 설득을 했음에도 학교 대항전 참가를 거절했다.
분명 그랬는데.
“……참가하겠다고?”
“네.”
“……갑자기?”
“안 돼요?”
“아니. 되지…… 되긴 되는데.”
“되는데……?”
김이군은 골머리를 썩던 도중 갑작스레 교무실에 들어와 입을 여는 김주혁의 말에 저도 모르게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는 뭔 생각이지?’
물론 김주혁이 어딜 가던 엄청난 사고를 일으키는 사고뭉치는 아니었으나 이상하게 김주혁이 뭔가를 하려고 할 때 김이군을 불안함을 느꼈다.
허나 그런 불안한 마음보다는 조금 전 발할라의 교장이 어떻게든 김주혁을 설득하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기에 그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아니다.”
“?”
“아무튼, 학교 대항전에 참가하겠다는 소리지?”
“네. 아, 그전에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뭐지?”
“학교 대항전 하면 3차 시험 때 대수림의 눈에 들어가서 먼저 시험을 본다던데, 그거 맞죠?”
“뭐…… 우선 맞기는 하다만. 왜 그러지?”
만약 학교 대항전에서 대수림의 눈에 들어가 안전하게 빠져나오면 기말시험을 치지 않아도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대수림의 눈은 학생들끼리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눈에서 안전하게 살아나오냐 살아나오지 못하냐를 따지는 절대평가였으니까.
그렇기에 만약 학교 대항전에서 대수림의 눈에 들어가 버텨서 합격을 한다면 그 학생은 기말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었다.
물론 빠져나오는 데 실패한다면 대항전이 끝나고 나서도 기말시험은 봐야 했지만.
“아뇨, 확인이 필요해서요.”
“확인?”
“별거 아니에요. 아무튼, 저는 참가하는 거로 알고 있으면 되는 거죠?”
“그래. 우선 내일 방과 후에 본격적으로 대항전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니 내일은 방과 후에 교관 휴게실에 가 있으면 된다.”
“알겠어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는 기분이 좋다는 듯 콧노래까지 부르며 교무실을 빠져나가는 김주혁.
그런 그를 보며 김이군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이내 엑셀표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다행이군…….’
—-
학생 대항전 참가자 명단.
김 주 혁.
유 소 연.
오 세 혁.
도 정 진.
—-
김주혁과 최아린이 빠져버려 공석이 나 있던 두 자리 중 한 자리가 채워진 것에 김이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마 김주혁을 제대로 영입하지 못했을 경우 조금 전 전화까지 와서 김주혁을 설득하라고 했던 교장이 분명 자신을 갈굴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잠시간 그 표를 바라보고 있었던 김이군은.
‘……흠?’
문득 아까 전 최아린에게 대항전 권유를 했을 때를 떠올렸다.
‘대항전에 나가게 되면 여러 가지 혜택과 더불어 최진 가문의 명성이 다시 올라갈 것-’
‘주혁이, 참가해요?’
‘……아니, 김주혁은 불참한다고 말했다.’
‘그럼 저도 안 할게요.’
‘잠깐, 김주혁이 불참한 거랑 네가 무슨 상관인데?’
‘주혁이가 없으니까요.’
그럼 수고하세요, 라는 말과 함께 교무실을 나갔던 최아린을 떠올렸던 김이군은.
‘어……? 김주혁이 들어왔으니까 최아린도 참가시킬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에 곧 표에 적혀 있는 그녀의 번호를 통해 전화를 걸었고.
-안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김주혁도 참가한다고 하더군.”
-그럼 할게요.
“어?”
-할게요.
“어……어, 그래…….”
뚝.
김이군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너무나도 가볍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은 최아린.
그렇기에 끊어진 스마트폰을 바라보던 김이군은 혹시 김주혁와 최아린이 관계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다 이내 어깨를 으쓱이곤-
‘……아무튼 잘됐네.’
—-
학생 대항전 참가자 명단.
김 주 혁.
유 소 연.
오 세 혁.
도 정 진.
최 아 린.
—-
-꽉 채워진 대항전의 참가자 명단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XXXX
현재 마켓에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공간이 하나 있었다.
그곳은 바로 얼마 전부터 건축이 되기 시작한 건물이 만들어지고 있는 공간.
물론 맨 처음 마켓에서 건물이 만들어지려는 움직임을 보고도 심드렁한 자들이 있었다.
어차피 건물 하나 지어진다고 해서 딱히 마켓이 바뀌는 것도 아닐뿐더러 그저 마켓을 이용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신기한 일’ 중 하나 정도로 치부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앙에 본격적으로 지반 공사를 한 뒤,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마켓에 다니는 이들은 모두 중앙에 지어지고 있는 건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마켓 중앙에 지어지고 있는 건물은 척 봐도 엄청난 높이로 올릴 것 같다 싶은 빌딩이었고.
무엇보다 그 빌딩의 외벽이 전부 ‘돈’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
돈이다.
돈!
1층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가히 수백억은 족히 깨질 것 같은 그 엄청난 양의 돈을, 마켓 내부에서는 건물을 짓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들어난 것만으로도 마켓에 다니는 이들이 모두 그 빌딩에 집중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켓에서는 단 한 번도 사용 용도가 전혀 없는 건물은 만든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마켓의 사람들은 지어지고 있는 건물을 보며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었고 그중 가장 지배적인 의견이 하나 있었다.
그중 한 가지는 바로 ‘마켓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자금력을 과시해 ‘집단’을 만들려고 한다.’는 의견.
물론 그 이외에도 그냥 순수하게 너무 돈을 많이 벌어 쓸 곳이 없으니까 저런 말도 안 되는 사치를 부린다는 의견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집단을 만든다라.”
현재 마켓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하나같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켓은 성좌의 엄청난 능력에 비해 가문이나 집단을 만든 적이 없었고 또한 그 어떤 특정한 이념을 세운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이면의 지배자’가 만든 것은 모든 사람이 조금의 이용료만 내면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거래를 할 수 있는 마켓뿐.
그렇기에 사람들은 이 특이한 행보에 드디어 마켓이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각 집단이나 업계에서는 마켓을 주시하고 있었다.
마켓이 어떤 행보를 걷느냐에 따라 꽤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허나, 정작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마켓의 중앙에서, 그 건설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블랙 캣은.
‘어처구니없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네.’
그렇게 들려오고 있는 소문을 듣고는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집단을 만든다?
‘아니, 전혀 아니지.’
현재 건물을 짓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블랙 캣은 그들이 생각하는 번지수가 달라도 너무나도 다르다고 생각했다.
허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솔직히, 저런 게 지어지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네.’
블랙 캣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을 바라보았다.
정말 말 그대로 돈을 치덕치덕 발라서 올라가고 있는 건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건물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블랙 캣은 스스로가 지시하긴 했으나 아직도 왜 저런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성좌인 이면의 지배자에게 물어본 적이 있기는 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저런 건물을 만드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 블랙 캣의 질문에 이면의 지배자는 이렇게 말했다.
‘선물’이라고.
그 말에 대해 들은 지 꽤 되었음에도 블랙 캣은 그 의미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
도대체 누구한테 준다는 말인가?
자신한테?
절레절레
블랙 캣은 고개까지 저어가며 단언할 수 있었다.
저건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고.
그렇다면 저 선물을 주려는 이는 누구일까?
‘……반지를 팔러 왔던 그 사람?’
절레절레.
마찬가지로 블랙 캣은 고개를 저었다.
반지를 보고 성좌님이 활동이 많아지신 것은 사실이지만 판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저런 말도 안 되는 선물을 준비한다는 것은 명백히 이상했다.
그렇게 얼마나 생각을 이어나가고 있었을까.
[이면의 지배자가 완공까지 얼마 정도 걸리겠냐고 물어봅니다.]블랙 캣은 갑작스레 말을 걸어온 이면의 지배자의 말에 대답했다.
“어제도 말씀드렸으나 최대한 단축해도 반년 정도는 걸릴 것 같습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그것보다 빠르게 만들 수는 없냐고 묻습니다.]“이 정도도 최대치라서 이 이상 더 빠르게 만들기에는…….”
[이면의 지배자가 빨리 만들라고 아우성칩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빨리 만들라고 아우성칩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빨리 만들라고 아우성칩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빨리 만들라고 아우성칩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빨리 만들라고 아우성칩니다!]“……조금 더 속도를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블랙 캣이 눈앞에 쌓여가는 알림창을 보며 힘없이 대답한 순간.
-우웅!
블랙 캣의 책상 위에 포탈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서류 봉투 하나가 빠져나왔다.
[이면의 지배자가 궁금한 표정으로 무엇이냐고 묻습니다.]“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면의 지배자의 말에 블랙 캣은-
“……이건! 저번에 성좌님이 말씀하신 반지를 판매한 자에 대한 정보인 것 같습니다!”
-잠시 서류 봉투를 확인하곤 들뜬 목소리로 답했고.
[이면의 지배자가 어서 열어보라고 재촉합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어서 열어보라고 재촉합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어서 열어보라고 재촉합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어서 열어보라고 재촉합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어서 열어보라고 재촉합니다!]“알겠습니다!”
곧 그는 눈앞에 차오르는 알림창을 보며 서류 봉투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