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37
◈ 37화 우선은 참가한다 (2)
[이면의 지배자가 이게 다 뭐냐고 묻습니다.]“어…… 그게, 아무래도 명단인 것 같은데요.”
[이면의 지배자가 격하게 짜증을 냅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격하게 짜증을 냅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격하게 짜증을 냅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격하게 짜증을 냅니다!]“…….”
눈앞의 알림창을 보며 블랙 캣은 서류 봉투 안에 있던 내용물을 다시 확인했다.
‘……명단인가.’
그것은 바로 명단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많은 사람이 적힌 명단.
이름과 그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의 사진이 빽빽하게 적혀 있는 용지를 보며 블랫 캣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이럴 것 같긴 했지.’
애초에 수많은 사람이 오고 나가는 이 마켓에서 비록 그때 입은 옷 같은 특이사항이 남아 있다고 해도 당시에 들어왔던 젊은 목소리의 20대는 사실 찾기가 힘든 것이 맞았다.
‘오히려 이 정도나 줄인 것만 해도 할 일을 전부 하긴 했지.’
사이트부터 시작해서 종업원들, 그리고 정보 상인까지 동원해 모은 정보기는 했으나 고작 몇 개의 특이사항으로 이 정도까지 수색 범위를 좁힌 것은 꽤 대단한 일이었기에 블랙 캣은 이야기했다.
“저…… 성좌님? 우선 그래도 이 정도나 찾았으니 조금만 더 시간을 들이면 어느 정도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거짓이 아닌 진짜였다.
우선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서 찾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주어진 정보가 있으면 찾는 것이 훨씬 빨라질 테니까.
그렇기에 블랙 캣은 그렇게 말했고. 그에 이면의 지배자는 잠시간 아무런 말지 않고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이내 알림창을 띄웠다.
[이면의 지배자가 잠시 생각해 보니 나쁘지 않다고 말합니다.]“그렇습니까?”
[이면의 지배자가 만약 지금 당장 찾았으면 선물이 완성되기도 전에 못 참았을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못 참아? 뭘?
블랙 캣은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들었으나 딱히 그것을 묻진 않았다.
어차피 물어봤자 건물이나 빨리 완성하라는 잔소리를 들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면의 지배자가 최대한 빠르게 찾아보면서 빌딩을 최대한 빨리 만들라고 전합니다.]“알겠습니다.”
블랙 캣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문을 조용히 접어두고 이면의 지배자의 말을 최대한 지켜보기로 했다.
어차피 궁금한 것은 이후에 모두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XXXX
그다음 날, 방과 후 교무 휴게실.
“넌 왜 여기에 있냐.”
“있으니까?”
“……?”
이제는 주어마저도 빼먹고 대화를 시도하려는 최아린에게 한마디 하려던 김주혁이었으나.
“모두 모였나?”
김주혁은 곧 교무휴게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 이상철을 바라보며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이상철은 교무 휴게실에 따로따로 앉아 있는 다섯 명의 학생을 세어보더니 이내 고개를 슬쩍 끄덕이곤 이야기했다.
“모두 모인 것 같군.”
그는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학생들의 맞은편에 의자를 하나 끌어와 앉고는.
“우선 너희가 어떤 경위로 모였는지에 대해서는 전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질문은 나중에 받고 지금부터 학교 대항전에 대한 간단한 일정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곧바로 주제를 본론으로 옮겨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학교 대항전은 지금부터 정확히 2주 뒤다.”
“두 번째. 학교 대항전은 1차, 2차, 3차 이렇게 총 세 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너희 다섯 명은 1차, 2차, 3차에 모두 참가한다.”
“세 번째, 이건 다들 담임에게 들어서 알고 있을 테지만 3차 시험인 대수림의 눈에 들어가 안정적으로 시험을 끝마치고 나오면 기말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이상철은 그렇게 말하고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더니 말했다.
“질문 있나?”
이상철의 말에 조용히 손을 든 것은 바로 유소연이었다.
“뭐지?”
“3차전이 ‘대수림의 눈’이라는 건 알았는데 나머지 1차전과 2차전은 어떤 종목인가요?”
“이런, 그러고 보니 빠르게 핵심만 설명하느라 1차전과 2차전을 설명하지 않았군. 잘 질문했다.”
이상철은 잠시 큼큼거리며 목을 가다듬곤 이야기했다.
“1차 시험은 너희가 입학식 때 치렀던 순위쟁탈전처럼 개인전 형식이 될 예정이고 2차전은 팀 대전이 될 예정이다.”
“팀 대전이라면?”
“아마 저번 년도 학교 대항전을 봤으면 알 수도 있겠다만 지름 2km 정도에 대항전을 치르는 학생이 전부 들어가 팀으로 싸움을 벌일 것이다.”
“특별한 룰 같은 건 없나요?”
“없다. 개인전도 그렇고 팀 대전도 룰은 없다. 팀 대항전에는 너희 모두 대항전 전용 실드 팔찌를 차고 나갈 테니 다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 다른 질문 있나?”
“아뇨.”
“또 다른 궁금한 사항이 있는 사람들은?”
이상철의 물음에 침묵을 지키는 학생들.
“뭐, 그럼 더 이상의 질문은 없는 것으로 알고, 그럼 지금부터 너희 다섯 명은 이제부터 내 특별 지도를 받는다.”
“특별 지도라면?”
오세혁이 슬쩍 손을 들면서 묻자 이상철은 이야기했다.
“말 그대로다. 너희는 이제부터 학교 대항전을 위해 2주간 학교 수업을 빠지고 내 특별 지도를 받게 된다.”
“그 말은 하루 종일 훈련을 한다는 뜻입니까?”
“정답이다. 처음 시작할 때도 말했다만 학교 대항전은 업계의 시선이 꽤 많이 모이는 곳이다. 너희도 아카데미에서 1위가 되었을 때 많은 혜택을 약속한 만큼 아카데미에서도 얻는 게 많다는 이야기지. 그러니까-”
이상철은 엄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학교 대항전의 선발 인원으로 뽑힌 너희들은 최선을 다해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거다. 너희를 위해서도 그렇고 학교를 위해서도 그렇지.”
이상철은 그렇게 말하고는 이어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여기서 또 질문 있는 사람?”
“저요.”
이번에 손을 든 사람은 바로 조금 전까지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주혁이었다.
“뭐지?”
“그 특별 훈련, 꼭 받아야 해요?”
“뭘 하려고 하지?”
“따로 훈련하려고 생각하는데요.”
김주혁의 물음.
그에 이상철은 순간 말을 멈추고 김주혁을 빤히 바라보았다.
‘……확실히.’
김주혁이 지금까지 걸어온 행보를 보아 왔을 때 이상철도 딱히 그가 자신의 특별 훈련을 필요로 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상철이 보기에 김주혁의 레벨은 같은 1학년생들은 옛적에 뛰어넘었으니까.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김주혁만 훈련에 참가시키지 않은 것도 팀워크를 해치는 일이었기에 이상철은 잠시 고민했고 이내 결정했다.
“따로 훈련하겠다고?”
“안 되나요?”
“허락하도록 하지.”
이상철은 김주혁의 능력을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그를 특별 훈련에 편입시키지 않기로 했다.
허나 그렇게 하면 불만이 생길 수도 있는 법.
그렇기에 이상철은 곧바로 다른 학생들을 둘러보며 이야기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따로 훈련을 할 생각이 있다면 김주혁처럼 빠져도 좋다. 다만-”
“……?”
“-어디까지나 학교 수업을 빠질 수 있는 것은 대항전을 대비한 훈련으로 빠지는 것이니 훈련은 발할라 외부에 있는 공용훈련장에서 할 수 있도록 한다. 이의 없나?”
이상철이 김주혁을 바라보며 말하자 그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어찌 됐든 할 수만 있다면야 이득이지.’
어차피 김주혁의 입장에서는 딱히 어디서 단련을 하는지는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단련 장소를 옮기고 지금처럼 수업을 빼고 단련을 하게 해준다는 것은 김주혁에게 있어서 더 좋은 일이었다.
김주혁은 딱히 수업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고 어디든 단련만 할 수 있다면 딱히 상관은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김주혁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럼 내일부터 학생 대항전에 참가하는 다섯 명은 전부 7시부터 공용훈련장으로 나오도록. 이상이다.”
이내 이상철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XXXX
새삼스럽지만 이상철은 발할라에 들어오기 전 클리어 마스터(clear master)라는 이름으로 많은 헌터들에게 경외를 받은 적이 있었다.
클리어 마스터(clear master).
물론 그것은 이상철의 던전 실패율이 고작 1%밖에 되지 않는 것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고 이상철 본인도 그 이름이 썩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그를 조금이라도 잘 아는 동료들은 이상철을 클리어 마스터(clear master)보다는 분석가(Analyst)라고 불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상철의 던전 실패율이 고작 1%밖에 되지 않는 이유는 그가 던전의 공략을 매우 잘하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사실상 팀원들을 분석하는 그의 눈 때문이었다.
어떤 팀원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팀원이 어떤 면에 특화되어 있는지.
어떤 팀원이 어떤 식의 전투를 선호하고 어느 정도의 능력이 되는지.
고작 몇 번 합을 맞춰 본 것만으로도 그런 면면을 귀신같이 파악하는 그의 눈이야말로 그의 던전 실패율을 1%로 끌어내린 실질적인 능력이었다.
그렇기에 이상철은 김주혁에게 궁금함을 느끼고 있었다.
바로 그렇게 다른 이들을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는 이상철의 눈으로도, 도저히 김주혁을 쉽사리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는 순간순간 볼 때마다 달라져 있는 김주혁의 모습에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맨 처음, 그가 김주혁을 볼 때는 어땠는가?
분명 김주혁은 허약했다.
발할라의 1학년 중 1위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이상철은 그의 육체가 틀림없이 그 강함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허나 그 뒤, 입학식이 끝나고 수업에 들어가 본 김주혁은 어땠는가?
‘분명히, 바뀌어 있었다.’
심지어 그 뒤로 수업을 들어갈 때마다 김주혁은 계속해서 강해져 있었다.
그가 굳이 싸우는 것을 보지 않아도, 이상철은 그가 하루가 다르게 분명히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중간고사 때, 이상철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고작 한 달 반밖에 되지 않은 그 짧은 시간에, 김주혁은 맨 처음 입학식을 치를 때와는 전혀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었으니까.
그 때문에 이상철은 김주혁에게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하루 이틀마다 매번 눈에 띌 정도로 강해지는 김주혁이,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렇게 빠르게 강해지는지.
그렇기에 이상철은 내심 이번 훈련 기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했고.
그렇기에 그는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김주혁을 관찰하고자 했다.
‘육체 단련인가.’
첫날.
다른 학생보다 일찍 나온 이상철은 자신보다도 일찍 공용단련실에 나와 육체 단련을 하고 있는 김주혁을 보았다.
김주혁도 그를 보고는 꾸벅 인사를 하기는 했으나 더 이상의 다른 반응은 없었다.
허나 그는 딱히 그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그런 것에 불편해할 시간보다는 김주혁에게 생긴 자신의 궁금증에 더 집중을 하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그렇기에 이상철은 꾸준히 그를 관찰했다.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는 조례시간인 7시가 되어서도 육체 단련을 멈추지 않는 김주혁을 봤고.
점심이 되어 다른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육체 단련을 멈추지 않는 김주혁을 봤으며.
점심이 지나 종례가 되어서까지도 여전히 단련을 계속하는 김주혁을 봤다.
“허.”
그때쯤, 이상철은 저도 모르게 김주혁을 보며 감탄했다.
분명 이상철이 생각하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저렇게 쉬지도 않고 연속으로 강도 높은 루틴을 감당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상철은 감탄했으나 곧 그는 얼마 있지 않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후우.”
5시가 지나도.
“흡!”
6시가 지나도.
“……!”
7시가 지나도.
“!!!”
8시가 지나도, 김주혁의 단련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에 이상철은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고.
오후 9시가 됐을 때.
“자 그럼, 달리기 한번 조져볼까?”
그는 장장 14시간이 넘도록 단련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육체를 혹사하듯 단련한 끝에, 쉬지도 않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곧바로 루틴 달리기를 하러 들어가는 김주혁을 보며.
“……미친.”
질린 표정으로 욕설을 내뱉었다.